하이얀 유니폼. 어깨에는 소속팀의 리본을 걸고 달려오는 내 나이보다 어려 보였던 아이가 주자가 되어 달려 오던 신선하고 경이로운 모습 .... 지워지지 않은 3.1절의 기억이다.
3.1절은 일제의 식민통치에 항거해 이나라 방방곡곡 섬천리에서 만세운동을 했던 날이라 그날을 기억하고 다시는 굴곡지고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자는 교훈을 심어주기 위해서 일까 3.1 만세 운동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전국적으로 전개된다.
독립의 붓 / 김남주
독립의 붓을 들어 그들이 무명베에 태극기를 그린 것은 그 뜻이 다른 데에 있지 않았다
다른 데에 있지 않았다 그 뜻 밤을 도와 살얼음이 강을 건너고 골짜기를 타고 험한 산맥을 넘고 집에서 집으로 마을에서 마을로 민족의 대의를 전한 것은
일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한 사람이 일어나고 열 사람이 일어나고 천 사람 만 백성이 일어나 거센 바람 일으켜 방방곡곡에 성난 파도 일으켜 항구마다에 만세 만세 조선독립만세 목메이게 한번 불러보고 싶었던 것이다 빼앗긴 문전옥답 짓밟힌 보리와 함께 일어나 빼앗긴 금수강산 쓰러진 나무와 함께 일어나 왜놈들 주재소를 들이치고 손가락 쇠스랑이 되어 왜놈들 가슴에 꽂히고 싶었던 것이다
동해에서 서해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 삼천만이 하나로 일어나 벙어리까지 입을 열고 일어나
우렁차게 한번 외치고 싶었던 것이다
만세!! 만세!! 조선독립만세!
우리 지역 인근을 기준으로 하면 창녕군 영산에는 3.1 만세운동을 기념하는 3.1문화제를 개최 하였고 밀양에는 3.1 역전 마라톤을 개최해 왔는데 올해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행사 진행은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오래전 이야기다. 첩첩 산골 조선시대는 둔지라 불릴 정도로 외부에 노출 되지 않았던 동네에서 같은 산골 소재 초등학교를 다녔으며 외부와는 완전히 단절된 곳에서 TV도 없는 곳에서 자랐으나 외부 세상을 구경한적이라곤 전혀 없었을때 이야기다.
그날이 3.1절로 기억이 되는데 밀양의 3.1 역전 마라톤이 진행되는 날이었다.
그때만 해도 공휴일은 쉬는 날이 아니고 학교에 기념 행사를 하고 하교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도 그날 3.1절을 기념하고 그 날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밀양시 지역을 마라톤으로 한바퀴 도는 3.1절 역전 마라톤이 진행되는 날 이었던 모양이다.
경찰 오토바이가 선도 하고 저마다의 소속팀 명예를 걸고 달려 오는 건각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함성 속에 주자의 얼굴이 상기 되고 보는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하게 한다.
여러 선수가 일정 구간을 나누어서 달리는 역전마라톤 우물안 개구리 였던 산골 소년에게는 한마디로 그런 경이롭고 멋진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경찰 오토바이의 선도에 이어 여러 건각들이 소속 팀을 대표하여 하나 둘 달려 오고 지역 주민들은 자기 지역 출신의 선수를 향해 열띤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었던 3.1절 역전 경주 마라톤 그 신선함이 아직 껏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건 3.1절을 기념 하는 행사이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은 3.1절 만세운동의 의미에 더하여 역전 경주의 마라톤을 통해 3.1절의 의미를 되세기고 지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안타깝께도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역시 그럴 것이다. 소속 팀의 명예를 걸고 달리는 건강한 건각들의 거치른 숨 소리와 열광하는 지역민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는 들을 수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