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인구의 50퍼센트가 15세 미만이라니??
“역사의 몽유병에서 깨어나라” - 버드 미 상원의원의 준엄한 부시 비판
[속보, 세계] 2003년 02월 14일 (금) 10:00
로버트 버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웨스트 버지니아주)이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무모하고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현역 의원이 상원 본회의에서 이라크 공격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미국내 전쟁반대 목소리가 어느정도인가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버드 상원의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 연설에서 이라크 공격이 보복테러를 가져올 수 있다며 부시 행정부는 “역사의 몽유병”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버드 상원의원은 특히 이라크 전쟁은 단지 미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제공격을 가하는 예방 전쟁으로서, 이번 전쟁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미국 외교정책은 물론 세계사에 있어서도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어느 나라에 대해서든 공격할 수 있는 전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부시 행정부의 선제공격 독트린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잘못된 시점에 만들어진 혁명적 독트린”으로 규정, “잠재적인 위험국가에 대해 선제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은 국제법과 유엔헌장에 대한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본토 안보 불안, 경제침체 심각히 우려
버드 의원은 ‘인내심의 예술’로 불렸던 외교가 위협과 흑색선전 일색이 된 것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한 국가의 수장을 피그미로 부르고 모든 나라는 악마로 칭하는 것은 미국에 이로울 것이 없다”며 “오랜 동맹국이었던 유럽국가의 동의와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버드 의원은 보호주의적 무역입법으로 유명한 2000년 ‘버드 수정안’의 주인공이다. 국내정책에 관심을 집중하는 의원답게 이날 연설에서도 전쟁으로 악화될 미국내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본토 미국인들이 보복테러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불안정한 방법과 소방상황을 언급하면서 그는 “부시 행정부가 본토 방위에 대한 투자를 미뤄왔고 국경수비를 강화하는 것에도 인색했다”며 미국인들의 안전은 생각지도 않은 채 이라크 공격에만 몰두하는 부시 행정부를 비판했다.
버드는 또 필수적인 국민 서비스 인력이 부족하고 경제가 요동치며 연료비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부시 행정부가 갈아치운 참담한 기록에 대해 심판이 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전체 인구의 50%가 15살 이하의 어린이인 이라크에 군사적 공격을 가하는 것을 “도덕적 전통”으로 미화하는 부시를 심판해야 한다며, 그러한 상황에서도 침묵을 지키는 미 의회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