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은 바이든 사퇴로 참 시끄럽습니다.
지금은 거의 50대50이라고 보는데요. 저번에 제 글에도 적었지만, 딱 7개 주에서 대선이 결정되기에 생각외로 접전이 될꺼라고 생각하고, 해리스가 대선을 이기되 트럼프가 다수표를 가져가는 시나리오도 보입니다.
나중에 10월쯤에 좀 더 자세히 적어보겠습니다.
오늘은 도박 시리즈의 마지막편입니다. 그 동안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부터 다시 정상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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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제일 큰 포커판을 얘기하자면, (홀덤 룰을 안다는 전제하에) 나는 KK를 들고 있었고, 상대편은 QQ을 들고 있었다. 첫 세장은 KQ8 이었고, 우리 둘다 트리플이었고 나는 일단 최고의 핸드를 가지고 있었다.
배팅을 주고 받다가 4번째카드는 8이 나오고 둘다 풀하우스가 되면서 올인을 했고, 마지막 카드에 마지막 Q가 뜨면서 나는 포카드한테 졌다. 딱 하나 남은 한장이 뜰 경우는 4프로 미만이다. 아무리 복기해봐도 난 잘못 플레이한게 없고 운이 안좋았다.
포커에서는 이런일이 비일비재하고 오래하다보면 정말 조금만한 확률이지만 지는 경우도 있다. 다른 흔한 예를 들자면 AA vs. KK랑 붙고 K이 뜨면서 지는경우도 많았다.
전문용어로 “bad beat”이라고 하는데, 이런 걸 몇번 당하면서 계속 이겨낼수 있는 강한 멘탈 그리고 계속 플레이 할수있는 자금력을 가진 사람은 몇 없다고 본다. 이걸 가능한 사람이 프로인가 싶기도하다. 결국 포커도 제로섬 게임이라 누구한테 뺏어야 되는건데, 쉽지 않다.
포커는 카지노 입장에서는 돈이 안되기 때문에 건물 구석에 박아놓고, 돈 따면 다른 카지노게임을 하라고 설계되어 있다.
나도 항상 이 패턴에 빠져 포커에서 따고 다른 게임을 해서 더 따거나 다 잃거나 였는데, 다시말해 카지노게임은 하면 할수록 결국 잃게 된다. 내가 말하고 싶은거는 포커도 어느정도 도박이고 순수한 스포츠로 보기에는 어렵다는거다.
포커로 돈을 따고 다른걸 참아내는 자제력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될까도 의문이다. 홍진호나 임요한은 이미 게임계에서 탑을 찍고 어느정도 자제력과 컨트롤이 되는 상위 0.1%프로 사람들이다. 괜히 따라할려고 하지 말아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커 한다는 자체가 도박피가 어느정도 있다는 얘기기도 하니깐.
하여튼 내가 손을 턴 계기는 다른사람이랑은 다르게 딱히 큰 일이 있어서는 아니었다. 돈을 잃고 그냥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시작하고, 돈을 따도 그렇게 즐겁지 않았고, 내가 뭐하고 있나 하면서 현타가 왔다.
어느순간 꾸준히 쓰던 도박장부 조차도 쓰지 않았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살았다.
돈을 따도 결국 쓰고 잃는 패턴이고, 내가 평생 이짓하면 죽을꺼 같았고 난 죽기 싫었다. 도박으로 부자는 절대 못된다.
물론 이게 딱 하루아침에 현타가 온건 아니었고, 서서히 오면서 중독이라고 인정하는데까지도 시간이 꽤 걸렸다.
나의 모든 도박 에피소드를 여기에 다 적기에는 길지만, 베가스도 자주가고 부모님한테 중독 고백한적도 있고, 신용카드 현금서비스까지 맥스 찍고 모든 돈 끌어모아서 일주일동안 인생도박하면서 돈 따고 빚 갚은적도 있다.
정말 -100 부터 100까지 다 있었던거 같다. 하지만 남이 보기에는 맨날 여행하고 커리어에서 잘 나가는 사람으로 보였을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상황에서도 몇번의 이직 그리고 커리어에서는 정말 착실히 잘 올라갔다.
그리고 이 점이 제일 무서운점이다. 어느 순간부터 중독자들은 거짓말을 하게되고 이중생활을 살게된다.
결국 자기가 깨달음을 얻고 멈쳐야되는데 사실 이게 말이 쉽지 거의 불가능이다. 그래서 난 정말 행운아다.
재미도 없고 지겨운 나의 회복일지를 일일히 적지는 않겠지만, 한가지 말하고 싶은거는 중독자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외로움이다. 많은 중독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치료를 하면서 느낀게 세상에는 외로운 사람이 많고, 가끔은 의미없는 인사가 누구한테는 힘이 될수도 있다는 점이다.
난 어렸을때 이민생활에 부자 백인동네에서 외롭고 심심하게 자라면서 커서는 그게 도박중독으로 이어진게 아닌가 싶다.
살면서 누가 날 딱히 반겨주지도 않았던 삶에서 카지노가면 VIP처럼 대접해주는 느낌이 너무 좋았던거 같다.
하지만 이건 다 페이크다. 난 그렇게 잘나지도 않았고 그냥 호구였을뿐이다.
혹시 누가 이 글을 읽고 한번이라도 자기 도박 삶에 생각을 하게된다면 난 만족이다. 그리고 주위에 누가 힘들어 하고 있다면 그냥 도박꾼이라고 손가락질하지 말고 좀 더 따뜻하게 다가가서 그냥 대화라도 한번 해줬으면 한다.
하지만 밥을 사주면 사줬지, 돈은 주지말아라. 주위사람한테 돈 빌릴정도면 이미 갈때까지 간거다. 다시 말해 난 운이 좋은 놈이다. 만약 위에서 잠깐 언급한 인생도박을 했을때 다 잃었다면, 아마 지금 이렇게 글을 쓸수도 없을것이다.
누군 나의 이야기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만한 내용이라고 하겠지만, 사실 도박꾼들 사이에서는 흔한 이야기고 내 얘기는 최고의 해피엔딩이다.
지금은 매일매일 개 산책을 하고 런닝을 하고 주말이 되면 와이프랑 맛집가는 소소한 일상이 너무 행복하다.
카지노 생각이 안난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다시 가면 지옥시작이라는것도 잘 안다. 이 글을 어떻게 마무리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한줄로 정리하자면 세상엔 쉬운돈도 공짜도 없다. 카지노가 잘해주는건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 이 글 하나로 누가 도박을 멈추지는 않을거라고. 그래서 중독이 참 무서운거다.
그러니 시작도 하지말아라.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 글 새겨듣겠습니다
마지막에 Q가 떠서 지면 어떤 기분일지..
아니다 예전에 저도 스키장 갔다가 밤에 치는데 아집 잡고 3포카드에게 잡힌적 있어요.
그 이후론 거의 안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공익광고보다 더 유익한 글이었어요. 이겨달라#4님 멘탈은 정말 엄청나시네요
골프장만 가면 유리멘탈이네요 ㅋㅋㅋ
오! 기사회생한 에피소드도
추가해주셔요!!!
간만에 집중하고 잘 읽고 갑니다!!₩
그냥 미팅하고 상담하고 별거 없습니다. ㅎㅎ
잘은 모르지만.. 말씀하신 "인생도박"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회사돈 횡령하고, 지인들 돈으로 돌려막기 하다가 망하고... 그러는 거겠죠?
저는 사장 비서의 "딱 1주일 후에 돌려줄게"라는 말에 속아서 빌려줬다가, "사장한테 얘기한다"라고 협박 끝에 겨우 겨우 받아낸 적이 있었습니다.
몇개월 후, 회사내 다른 직원들의 피해 금액이 3십만불이 넘고, 회사돈도 횡령했다는 얘기를 듣고 경악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 후로는 왠만하면 돈 빌려달라는 건 다 짤라버립니다.
인생도박이다기 보다는 대부분은 아마 서서히 잃다가 결국 횡령, 사기등 범죄까지 가는거 같습니다. 카지노한테 돈 빌리는것도 엄청 쉽고요.
@이겨달라#4 진짜 인간의 끝을 보게 되더라고요. 한 친구 와이프가 어느날 연락이 왔었습니다. "너 xx한테 얼마 빌려줬어. 솔직히 말하면 받을 수 있고, 지금 말 안하면 못받는다" (제가 소개시켜줘서 결혼한 커플이었어요. 와이프도 친구였어서 반말). 그래서 솔직히 말해줬는데, 몇달이 연락이 없더군요. 그 후, 와이프가 연락이 왔습니다. "넌 이제 채무관계 다 끝난거지?" "응? 나 돈 못받았는데?" "무슨 소리야. 내가 XX를 너희 집 앞에 데려가서, 걔가 너희집에 올라가서 돈 주고 왔었잖아!"
네... 저희 집에 와서 전화하는 척 하고.. 콘도로 들어와서 저 만나는 척 시간 끌고.. 그 돈은 또 도박으로...
그 친구는 그 후, 도박 끊고 현재는 잘 살고 있습니다. 첫째는 브라운 대학교 입학... ㄷㄷㄷㄷ
@UnbeataBull 나도 아는 형인가...
@폴[烈] ㅋㅋㅋㅋㅋㅋㅋ
빠져나오는 과정이 정말 쉽지 않으셨을텐데 대단하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깨달음을 얻으셨군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