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송정역과 광주역을 이어주는 광주선 셔틀열차(통근열차)가 2023년12월 18일 2779 열차로 마지막 운행을 끝냈습니다. 광주역에 KTX가 빠지고 기존 광주역에서 고속열차를 이용하던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셔틀열차는 지난 7년간 광주송정역-광주역을 연결하는 발로 활약했습니다.
광주션 셔틀열차는 총 3칸인데요. 디젤기관차나 KTX랑 비교하였을때 아담한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통통거리는 디젤 엔진소리가 매력적이어서 제일 좋아한 기차였습니다.
셔틀열차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하나 남은 통근열차로서, 마지막 완행열차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셔틀열차의 종운으로 완행열차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셔틀열차 종운으로 인해 광주선에는 많은 철도동호인들이 찾았는데요. 열차에서, 역에서, 기차가 잘보이는 다리에서... 많은 철도 동호인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셔틀열차의 마지막을 담기 위해 철도동호회에서 정모를 개최하였는데, 열정과 열기가 어마어마했습니다. 바쁜 와중에서도 철도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모임을 주최한 철도동호회 운영진, 촬영으로 인해 신경이 많이 쓰였을텐데 도움을 주신 코레일 직원 여러분, 마지막을 담기 위해 찾아온 많은 철도 동호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통근열차의 매력이라고 하면, 통일호의 감성이 남아 있다는 점인데요. 통일호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통근열차는 과거 통일호로 활약하였고, 2004년 고속열차 개통후 통일호의 폐지로 통근열차라는 명칭을 가지고 지금까지 이어왔습니다.
과거 철도청 패찰, 지금은 사라진 대우중공업(현 현대로템), 지하철 손잡이, 통일호의 느낌을 연상케 하는 크로스시트, 천장에 있는 선풍기... 옛날 감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열차에서 내리기전 얼른 운전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봤는데요. 아날로그 속도계, 디지털시계 등을 보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허가없이 기관실을 멀리서 사진찍은 점 양해를 구합니다.)
철도동호인이라면 '애차'라고 해서 마음에 드는 기차를 하나씩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저 또한 애차가 있는데, 바로 통근열차인 9552호입니다. 학창시절 철도에 대한 관심을 키워준 첫 열차라 의미가 남다릅니다.
2004년 7월 24일, 2135 통근열차
짧은 여행이었지만 순천역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으로 혼자 기차를 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떨리고 설레는 순간이 아직도 지금도 머릿속에 아른거리고, 통근열차를 탈 때마다 그 시절이 떠올라 행복했었습니다.
이때 탑승한 9552호 차량은 저의 첫 애차이고, 추억이 있는 차량입니다.
바로 그 9552호 차량이 9553호와 함께 마지막 운행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경원선 종운식에서는 함께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외롭지 않게 꼭 함께해주고 싶어 마지막 열차를 담기로 했습니다.
열차번호는 2780, 광주송정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입니다. 맨 앞칸은 9553호가 맡았습니다. 세 개의 라이트를 켜며 출발 준비를 합니다.
2780열차 출발, 열차는 마지막 손님을 태우러 광주송정역으로 갑니다. 다시는 갈 수 없는 길이기에 저 멀리 보이는 빨간 불빛을 보니 마음 한쪽이 아련합니다.
극락강역에서 마지막열차, 2779 열차를 만났습니다. 맨 앞칸은 9552호, 마지막 열차를 이끌고 갑니다. 마지막 통근열차를 담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철도 동호인들, 철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열차에 탔습니다. 9552호와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해 맨 앞칸에 탔습니다.
통근열차와 이별할 순간이 왔네요. 광주역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이 내린 통근열차에는 적막만 가득합니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 통근열차
너는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지만
너가 주었던 추억과 흔적들은
나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거란다.
잘가, 통근열차야!
(1996~2023)
첫댓글 디젤동차의 역사가 이렇게 끝나다니 아쉽네요...
이번주에 바다열차 마지막 운행을 마치면 디젤동차도 역사를 마무리 짓겠네요. 친환경 대중교통 이슈와 내구연한 초과로 내연기관 철도도 하나씩 사라져 가네요. 시내버스 느낌의 통통거리는 소리가 매력적인 CDC동차, 기억속에서 남게 되어 아쉬움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