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시대, 초연결 시대란 얘기를 적어도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가 거미줄처럼 인터넷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시대를 뜻한다. 이런 IoT 시대를 피부로 느껴볼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집안 기기들을 스마트폰 앱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온 '홈 IoT'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직접 체험해 봤다.
'스마트홈 서비스'가 우리집 안전을 책임진다?
20일 SK텔레콤은 홈기기 분야 대표기업들과 함께 자체 개발한 개방형 스마트홈 플랫폼에 기반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선보였다. 즉, 스마트폰 앱 하나로 집안 여러 기기들을 통합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집안의 기기들은 기본적으로 와이파이(WiFi)망을 통해 연동된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기기 제어 등의 명령을 하면 와이파이 망을 통해 해당 기기에 전달되는 방식이다.
'스마트홈 서비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안전'이다. 부주의 또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노출된 위험을 인지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스밸브의 잠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안전에 특화된 '스마트홈 서비스'를 살펴보면, 가스밸브의 잠김 여부를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는 기능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외출을 하면 '가스불을 끄고 나왔나?'라는 불안한 생각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밖에서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스밸브 잠김 여부를 확인하고 바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또 시간을 설정해 자동으로 밸브를 잠글 수 있는 기능도 적용됐다. 예컨대, 장시간 가스불을 켜놔야 하는 요리를 하는 도중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1시간 뒤 꺼짐'으로 설정해 놓고 맞춰진 시간에 자동으로 밸브가 잠기도록 설정이 가능하다.
▲이산화탄소 누출을 사전에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에어큐브'
아울러 공기질 지표 중 하나인 미세먼지, 이산화탄소의 정도가 높아지면 경고음이 울리고 앱을 통해 환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받아 볼 수 있는 '에어큐브' 서비스도 시선을 끈다.
특히 부엌에서 장시간 머물기 쉬운 주부의 경우 가스레인지 옆에서 자신도 모르게 이산화탄소를 흡입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이산화탄소 누출을 사전에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임산부와 신생아, 유아 등 깨끗한 공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밀폐된 회의실에서 장시간 머무르며 느낄 수 있는 두통, 매스꺼움 등을 환기를 통해 미리 방지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외출 시 집안 현관문의 잠김 여부를 확인하고 무단침입 또는 강도 등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대처할 수 있다.
'도어락'에 적용된 스마트홈 서비스도 공개됐다. 외출을 하고 난 후,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하고 만약 제대로 잠기지 않았다면 터치 한 번으로 집 현관문을 즉시 잠글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됐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도어락'은 문을 닫는 동시에 잠금기능이 작동하기 때문에 굳이 밖에서 문을 잠글일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문 틈 사이에 이물질이 껴서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았던 것이라면 결국 집으로 돌아가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반면 누군가 집 문을 열고 들어오가나 도어락을 강제로 열었을 경우 스마트폰 알림메시지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무단침입자 또는 강도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에서도 전기공급을 차단할 수 있는 '스마트콘센트'
이 밖에 전기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스마트콘센트' 기기도 눈여겨 볼 만하다. 간혹 열고데기나 전기장판을 사용한 후 전원을 켜고 나왔는지 끄고 나왔는지 생각이 안나 찜찜한 기분이 들었던 경험을 해본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 스마트폰 앱을 통해 콘센트의 전기 공급을 차단, 전기로 인한 화재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집 쾌적한 환경, 스마트폰 앱으로 '한방'에
SK텔레콤이 선보인 '스마트홈 서비스'는 안전사고에 대비한다는 측면에서도 유용하지만 시간과 공간에 제약 받지 않고 집안의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앱으로 집안 보일러를 자유자재로 컨트롤 할 수 있다.
먼저 보일러와 연동된 홈 IoT 서비스를 살펴보자.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집안 실내 온도를 체크하고 만약 온도를 더 높이고 싶다면 집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보일러 온도를 설정해 둘 수 있다. 또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싶다면 앱을 통해 미리 온수를 대기시켜 놓을 수도 있다.
어린 자녀들을 위한 효과적인 사용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은 자녀가 하교 후 따뜻한 집에서 있을 수 있도록 하루 종일 보일러를 틀어 놔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 때 스마트폰 앱 상의 보일러 예약 기능을 활용하면 자녀의 하교 시간에 보일러 온도가 자동으로 맞춰질 수 있도록 미리 설정, 우리 아이들이 온기 가득한 집으로 귀가할 수 있도록 조치해 둘 수 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집안 제습기를 미리 가동시켜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에어컨도 마찬가지다. 더운 여름날 집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냉기를 맛보고 싶다면 귀가 시간 전에 스마트폰 앱으로 미리 에어컨을 가동해 더위에서 빨리 탈출할 수도 있다. 아울러 비가 많이 오는 날이라면 집안의 제습기를 미리 가동시켜 습도를 낮출 수 있다.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와이파이 무선공유기, 스마트홈 로고가 부착된 홈기기 등 3가지가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과 무선공유기를 사용하는 고객은 스마트홈 서비스와 연동되는 최신 홈기기를 구매하면 이용할 수 있다. 단, 도어락, 가스밸브차단기 등 일부 배터리 사용기기는 지웨이브(Z-Wave) 브리지가 추가로 필요하다.
SKT의 '스마트 홈서비스', 모든 게 완벽할까?
SK텔레콤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홈기기 제조사들과 협력해 신시장 개척에 나선 것은 높이 평가할만 하지만 2%의 아쉬운 부분들도 눈에 띈다.
가장 먼저 '보안'에 대한 이슈를 꼽을 수 있다. 개인의 모든 생활패턴 등 사생활이 앱을 통해 기록되기 때문에 보안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연결된 모든 사물들이 해킹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조영훈 SK텔레콤 스마트홈 TF장은 "스마트홈 플랫폼의 보안을 철저히 했기 때문에 보안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영훈 SK텔레콤 스마트홈 TF장이 스마트 홈서비스 보안 문제에 대해 답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가 '스마트 홈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홈기기들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한계점도 보인다.
SK텔레콤의 이번 스마트홈 서비스 런칭과 함께 스마트홈 플랫폼이 탑재된 ▲도어락(아이레보) ▲제습기(위닉스) ▲보일러(경동나비엔) ▲가스밸브차단기(타임밸브) 등 4개 제품이 1차로 출시됐으며, 연내에 10여개의 제품이 추가로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타 제조사의 제품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제품만을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홈 서비스가 적용된 보일러를 구매하려면 현재로써는 오직 경동나비엔에서 출시한 제품 밖에 고를 수 없을뿐더러 SK텔레콤이 향후 얼마나 많은 기기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밖에도 소비자들이 금액을 2중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제조사는 기기를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SK텔레콤은 '스마트홈 서비스'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제조사와 SK텔레콤에 2중으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일정 기간 동안은 홈기기 제조사와의 공동 이벤트를 통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며 "향후 서비스 진화 및 적용 제품 확대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기본 이용료는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