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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과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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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국내답사 여행 후기 스크랩 정기답사사진 [전북/완주]정말 곱게 늙은 절집, 완주 화암사
길손2 추천 0 조회 254 08.05.14 16:27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불명산 기슭의 숨은 천년고찰, 완주 화암사(花巖寺)

 전북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 1078  /  063-261-7576

화암사 오르길의 세월지난 이정표 ⓒ copyright soodong-p

 

화암사(花巖寺)는 신라 진성여왕 3년(694년)에 일교국사가 창건하였으며, 설총도 한때 이곳에서 공부하였다고 전한다. 극락전(보물 663호)은 1425년 성달생의 시주로 건립됐으며, 중국 남조시대에 유행했던 하앙식건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것이다. 우화루 또한 고대 건축 양식의 특징을 살필 수 있는 건물로 보물 제 662호로 지정되어 있다. 광해군 때 만들어진 동종은  호영이 주조한 것으로 절이나 나라에 불행한 일이 일을 때에는 스스로 소리를 내어 위급함을 알려주었다고하여 자명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출처:문화재청)


가지런한 <ㅁ>자 화암사 경내는 단촐한 소박함이 더없이 멋들어진 절집이다. 유일하게 통하는 대문을 들어서면 스님들의 기거처인 적묵당과 석축위에 그대로 쌓아 올려 세워져 밖에서 보면 2층의 구조이나 안에서 보니 한층의 누각으로 세워진 우화루와 맞은 편에는 우리나라 유일의 하앙(하앙은 처마와 기둥 사이의 공포와 달리 천장 내부에서부터 서까래와 같은 방향으로 길게 뽑아 공포부분에서 지렛대와 같은 작용을 해 처마를 길게 빼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극락전의 처마 깊이는 3미터가 넘는다. 이같은 국내에서 유일한 건축양식으로 일본과 중국에서 흔히 목격된다. 화암사 극락전의 하앙구조 출연으로 중국건축술이 한국을 거쳐, 일본에 전파됐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었다.그 이전까지는 중국의 기술을 그대로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주장을 해왔었다.)구조로 지어진 극락전이 자리한다. 그 옆으로 불명암이 경내를 잡고 조금 앞으로 명부전이 우화루의 옆에선다. 극락전의 뒤로 바람소리 듣기 좋은 대숲이, 삼신각을 돌아 작은 언덕을 오르면 화암사중창비가 나오는데 그 곳에서 바라보는 불명산의 모습은 가히 그림과 같다.

 

화암사 내사랑    
                              안 도 현

인간세 바깥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미워하는지 턱 돌아앉아
곁눈질 한번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화암사를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세상한테 쫓기어 산속으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길로 가고 싶었습니다
계곡이 나오면 외나무다리가 되고
벼랑이 막아서면 허리를 낮추었습니다

마을의 흙먼지를 잊어먹을 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 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구름속에 주춧돌을 놓은
잘 늙은 절 한 채

그 절집안으로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그 절집 형체도 이름도 없어지고,
구름의 어깨를 치고가는 불명산 능선 한자락 같은 참회가
가슴을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마을에서 온 햇볕이
화암사 안마당에 먼저 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세상의 뒤를 그저 쫓아다니기만 하였습니다

화암사, 내 사랑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

 

우연치 않은 답사의 기회로 ?은 가슴 깊이 새겨지는 아련한 절집을 만난다.

어디에서 어디 갔던 길이었는지 버스에 몸을 실은 길손은 알 수가 없었고 어느 한가한 시골길을 달리고 좁은 농로를 따르더니 넓직한 주차장에서 객들을 내려 놓는다. 주위에는 늦은 봄의 소식을 전하듯 온통 초록의 물결이 넘실 대는 싱싱한 나무들뿐이다. 금방이라도 쥐어 짜면 초록의 색에 물들것 만 같은 그런 맑은 초록이다.

 

5월 화암사 가는 길, 맑은 초록을 한다. ⓒ copyright soodong-p

 

주차장에 내려서니 목적한 절집의 입구인듯 하다. 화암사의 주지스님이 적어 놓은 녹슬고 지워진 현판이 눈에 먼저 든다. 여기서 부터 20분, 적당한 산행을 하게 된다. 초록의 나무 숲, 빛이 내리지 못할 정도의 수목이 울창한 산 길을 따르니 작은 개울을 만나고 일주문도 아닌 석축이 덩그러니 길손을 반겨 주는데 그 모습이 멀찍이서 대충 ?어 본다면 석장승과 그 모습이 같다. 이곳이 오늘의 마지막 답사이니 급하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 마음과 몸이 급하면 길과 이정표만을 ?게 되는데, 그나마 이정표도 없다. 아마도 길손 혼자 였다면 필경 길을 잃었으리라. 이정표가 없으니 하늘을 보고, 길을 보고, 바위를 보고, 나무를 본다. 새소리가 들리고, 물소리가 들리고, 바람소리와 초록의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10분을 가니 하얀색 철계단이 놓여있다. 그냥 바위길을 계속 걸었으면 좋으련만, 대충 찍어도 작품이 될만한, 그 자리에 철계단은 또아리를 틀듯이 놓여있다. 여행후에 확인 해보니 과거 80년대 초반에 완주군수가 이길을 오르다 크게 다친적이 있는데 그 후에 산사를 ?는 다른 이들에게도 배려를 위하여 이 철계단을 놓았다 한다. 이럴때 생각 나는 말이 '친절도 지나치면 병' 이라는 말이다. 텅텅거리고 그 계단을 힘겹게 밟고 오르니 작은 개천을 건너 공터위에 절집의 전각인 우화루(보물662호)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언뜻 보기에 절집은 아니고 무슨 서원의 느낌을 한다. 그 옆으로 난 대문으로 오르니 대문에는 대문시주기가 한글로 한자한자 각자되어 있는 모습이 정겨움 마저 느끼게 한다. 그렇게 첫발을 놓은 화암사다.

 

경내를 둘러보고 뒤로 돌아 서는 순간, 승합차가 한대 서 있다. 저 차는 어디로 올라 왔을까? 라는 생각에 길을 ?으니 화암사 오르는 길은 네곳이나 된다. 가장 편한길은 오늘 올랐던 철계단이고, 그 다음이 철계단 옆으로 조금 더 올라 ?을 수 있는 바위길이 있고, 불명산을 휘돌아 올라 다를 수 있는 임도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지금은 쓰지 않아 어디쯤인지도 모를 옛 화암사길이다. 차량을 이용하여 임도를 통해 편히 오를 수 있는 길이 있으나 굳이 알리고 싶지 않다.

화암사는, 깊은 산속, 때 없이 지나온 천년의 고찰을 ?을때, 조그마한 불편은 감수하고 조금의 땀은 흘릴만 하며, 그만한 가치를 지닌 절집 인것이다.

 

화암사는,

정말 곱게 잘 늙은 절 한채다.  기나긴 시간의 흐름에 그대로를, 벗겨진 단청의 빛 바랜 색동도, 불명산 깊은 곳에 자리한 가람의 모습들도 아끼고 아끼고 싶은 곳이다.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 일년 사계를 모두 보고 싶은 마음속에 간직 된 절집인 것이다.

 

덩그러니 서 있는 석축이 화암사가 지척임을 뜻하는 듯하기도 하니 그 모습이 장승과도 같다. ⓒ copyright soodong-p

 

1백47계단이라 하는 철계단, 바위와 물을 아래에 두고 허공을 걷는다. ⓒ copyright soodong-p

 

화암사 우화루, 석축위에 그대로 쌓아올린 민흘림기둥이 자연스럽다. ⓒ copyright soodong-p

 

 세월의 흐름에 늙어가는 우화루와 달리 초록의 여린 잎은 너무도 싱그럽다. ⓒ copyright soodong-p

 

절집에서 만난 한글, 민초의 공양을 조금씩 모아 세운 대문. 이리 반가울수가^^;; ⓒ copyright soodong-p

 

 대문을 들어서니 네모반듯한 경내에 극락전과 철영재 그리고 불명암이 자리한다. ⓒ copyright soodong-p

 

 극락전의 현판이 하나씩 걸려 있는데 하앙구조라는 독특한 구조덕인듯 하다. ⓒ copyright soodong-p

그 독특함으로 극락전의 기와는 여느 전각과 달리 더 길게 나와 있어 더 깊숙히 들어가 있는 듯하다.

 

 ⓒ copyright soodong-p

 

 우화루를 나와 문간채를 끼고 도는 돌담. ⓒ copyright soodong-p

 

 화암사 뒤에 자리한 대숲,  ⓒ copyright soodong-p

크거나 굵지 않으나 살랑이는 여린 대숲이 화암사의 고운 마음 그대로이다.

 

 화암사 동백 ⓒ copyright soodong-p

 

경내의 뒤뜰에는 홍매화가 심어져 있다. ⓒ copyright soodong-p

 

 ⓒ copyright soodong-p

 

 화암사 중창비에서 바라본 불명산, ⓒ copyright soodong-p

그 모습은 산이 아닌 물속의 수초의 모습을 한다.

 

 내려오는 길, 철게단위에서 산의 모습에 취해.. ⓒ copyright soodong-p

 

 철계단이 시작되는 지점 옆, ⓒ copyright soodong-p

절벽 위 바위에 세겨진 글자를 따라 다시 경사를 힘겹게 올라서면..

 

 철계단이 놓이기 이전의 화암사 오르는 옛길이 나온다. ⓒ copyright soodong-p

 그 길에서 바라보는 화암사 오르는 길,  ⓒ copyright soodong-p

다음 여름에는 이길을 선택해 보고 싶다.

 

 옛길에서 바라본 지금의 길, 계단.ⓒ copyright soodong-p

 

 다시 가보고픈 화암사,

마음 무거울때 거풀 벗기러 가려한다. 우화루의 세월 묻은 기둥에 기대고 싶고, 극락전에 두손 모으고 싶다.

시원한 불명산의 푸르름에 내 가슴속을 씻어내고 싶다.

 

☞ 길손의 旅.行.自.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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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5.14 20:44

    첫댓글 언제 또다시 가볼수 있을까 화암사...그 절집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애잔하다....

  • 08.05.15 14:30

    백과 사전과 자연도감처럼 학술적인 후기를 잘 읽고 갑니다^^* 다음 답사에서 또 만나요^^*

  • 08.05.19 07:57

    얼마 전에 설악산 화암산엘 다녀온 뒤라 화암사란 이름이 정답게 다가왔습니다. ... 완주 화암사! 꼭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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