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도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듯합니다.
소만을 앞두고 아직 비어있는 들판은 가뭄에 버석거리는데...^^*
엊그제 들여다 본 텃밭에는 길고양이들이 배설물을 처리한 흔적과 함께
시들어버린 모종들이 안쓰러워보였습니다.
얄미운 어미 고양이들이 귀여운 새끼들과 함께 떼지어 우거진 수풀로 사라지데요.
요즘에야 ‘어미’라는 말을 ‘어미 소’, ‘어미 개’처럼 짐승에도 두루 쓰고 있지만,
옛날에는 사람의 ‘자식’과 짐승의 ‘새끼’를 구별해서 썼던 것처럼 ‘어미’도 사람에게만 썼습니다.
짐승의 어미는 사람과는 달리 ‘어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어이 원숭이와 새끼 원숭이’, ‘어이 돼지와 새끼 돼지’라는 말을 썼지요.
‘어이’는 지금도 우리 국어사전에 “짐승의 어미”라는 뜻으로 올라있는 표준말입니다.
우리말에는 짐승의 새끼를 가리키는 말들이 꽤 발달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접미사 ‘아지’를 뒤에 붙여 쓰는 ‘강아지’, ‘송아지’, ‘망아지’ 같은 것들이지요.
맨 처음으로 땅 위에 머리를 내민 식물의 싹에도 ‘아지’를 붙여서 ‘싹아지’라고 하는데,
강원도나 전라도 지방에서는 이것을 소리 나는 대로 ‘싸가지’로 쓰고 있습니다.
‘싸가지’는 ‘싹수’와 같은 말입니다.
적폐청산에 관련되어 이 싸가지가 보이지 않는 몇몇 사람들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데,
도로 땅속으로 집어넣을 방도가 없어 유감이긴 합니다.
그런가 하면 전혀 이름을 달리해서 부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병아리’가 그렇고, 꿩의 새끼인 ‘꺼병이’가 그렇습니다.
‘꺼병이’는 ‘꿩’을 뜻하는 ‘꺼’와 ‘병아리’를 가리키는 ‘병이’가 합쳐진 말로서
‘꿩의 병아리’를 말합니다.
그 밖에도 호랑이의 새끼를 ‘개호주’라 하고, 곰의 새끼는 ‘능소니’라 부릅니다.
바닷물고기인 고등어 새끼는 ‘고도리’라고 하고, 명태 새끼는 ‘노가리’라고 부릅니다.
이 가운데 우리 주위에 더이상 호랑이나 곰이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개호주’, ‘능소니’ 같은 우리말들은 거의 잊혀가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