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 정 남
사진 최 정 남
배광심은 여의도로 나는 대구로 향했다. 배광심은 여의도 검찰개혁에 관한 세미나 참석을 위해서이고 나는 대구 정홍표씨의 재판에 참관하기 위해서인데 손범규의원 지역구 사무실은 오늘 하루 비워두기로 했다.
아침 일찍 수원에 도착 지인과 합류하기로 사전 약속이 되어있었는데 그 지인은 삶은 계란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먹을거리를 준비해와 대구 도착 때 까지 긴긴 시간 입을 놀려 주지 않으니 지루하지 아니하여 좋았다. 차창 밖 6월의 풍경은 5월보다 더욱 짙어진 녹색의 향기를 뿜어 대고 있었다.
대구에 도착하니 오후3시반이 조금 넘었다. 오늘재판은 11억 위조 차용증으로 토지 소유권을 넘겨 가버린 사건을 원상회복하는 청구이다. 수많은 우여 곡절 끝에 열리는 오늘의 재판은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는데 그 동안 판사기피 신청이 있었고 그로 인해 새로 배당된 판사가 어떻게 재판을 진행 할 것인가에 대해 매우 긴장된 상태로 마음 조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담당 판사가 나긋나긋 하여 움츠러든 마음이 스르르 풀려버린다.
“피고 김광호가 오늘 재판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기일 통지서를 보내지 않은 대신 전화 통지를 했는데 민사 소송법상 정식 기일 통지서가 아니기 때문에 재판에 불참 하더라도 불이익 당하지 않을 것이 명백하여 출석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판사님은 피고의 불출석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피고 김광호는 차용증 위조사실이 대법원에서 까지 명백하게 밝혀진 이상 그 위조된 차용증으로 이전등기해간 토지를 반환하라는 청구에 답변이 궁해 불출석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그 것을 뒷받침하는 듯 원고의 준비서면에 아무런 답변을 보내지 않은 상황에서 오늘 정식 기일통지서가 아니라는 핑계로 불출석까지 했으니 판사에게 좋게 보일 리는 없을 것이다.
“재판장님 피고는 차용증이 위조 된 차용증인지 여부에 대해 위조되지 않은 차용증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원고의 석명신청에 대해 피고에게 위조 여부를 석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미 대법원에서 까지 위조라는 사실이 밝혀진 이상 근저당 설정등기는 무효가 되는 것이고 그에 따른 이전등기역시 무효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판사님 입에서 이런 정도까지 말이 나왔다면 승소 판결 해 주겠다는 말이다. 나 같으면 아무 말 하지 않고 나오겠는데 그동안 수많은 속임수에 놀란 정홍표씨는 안심이 안 되는 듯 여러 가지 말을 덧붙인다.
6시 넘어 재판이 끝나 서울오기 바쁜 우리는 서둘러 대구역으로 향하려는데 김진회씨가 서울 신사 분들이 여기 대구까지 오셨는데 맨송맨송 보내 버릴 수 없다면서 요리 집으로 가잔다. 김진희씨 타고 다니는 에쿠스 승용차에 타고 대구 시내를 달리니 귀한손님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기분이다.
“여기 등심 4인분 주시고 술은 뭣으로?”
음식은 웨이터에게 말하고 술은 나에게 말한다.
“술 하면 소주죠.”
“아니 맥주도 있는데”
“소주 마시겠습니다.”
“부라보”
소주잔 부딪치는 기분역시 짱이다.
“이진희씨는 술 안하세요?”
“대구역 까지 모셔다 드려야 하는데 술을 마시면 되겠습니까?”
“대구 아주머니들 모두가 미인들이 시내요?”
실없는 농담소리에 웨이추레스 아주머니가 미소 짓는다.
“대구에 애인하나 두고 싶은데요?”
“저 어때요?”
“정말?”
“·······”
기분 좋은 술 취한 기분에 뜻 없이 툭 툭 던지는 농담을 기분 좋게 받아 주는 웨이추레스 아주머니가 예뻐 보인다.
“고기 4인분 더 주세요.”
4명이 고기 8인분 먹고 또 공기 밥까지 먹고 어둠이 짙게 깔려 있는. 대구역에 도착하니 바로 서울행 열차가 들어온다. 불광동 집에 도착하니 1시가 넘었다.
그리고 어제 일산 손범규의원 일산 지역구 사무실에 일찍 출근하여 시위 용품 설치를 하고 있는데 사무국장이 출근하면서 따따부따 한다.
“우리 의원님 마음이 차츰차츰 변하고 있다고 했는데 또 시위를 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손 의원님 당사자가 직접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모르되 전해들은 말 한마디 들었다고 시위를 그만 둬 버릴 수는 없는 것이지요.”
“참나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 국장이 의원님께 직접 들어 전하는 말을 못 믿으시겠다니 너무 하십니다.”
“의원님이 직접 말씀 해 주시면 철 수 하겠습니다.”
이렇게 옥신각신 하다가 국장은 사무실로 들어갔다. 점심시간이 다 되가는데 배광심 전화벨이 울린다.
“누구라고? 수호천사? 원당역에서 099번 타고 시청 앞에서 내리면 우리 보여.”
잠시 후 수호천사님이 그야말로 우리를 보호해 주려는 수호천사처럼 우리 곁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어쩐일로 여기 까지”
“언니가 고생하고 있는데 내가 안 와보면 수호천사가 아니지”
“그래?”
두 분은 그늘에 앉아 오래간만에 만난 오누이처럼 길고 깊은 예기를 나누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또 사무실 국장이 내려와 시위를 못하게 한다. 그 말에 밀리면 배광심이 아니다. 수호천사님까지 합세하니 그 국장은 속된말로 찍 소리 못하고 들어 가버린다. 잠시 후 경찰이 왔다. 그 경찰에게 밀리면 역시 배광심이 아니다. 배광심의 논리적인 설득에 경찰역시 찍 소리 못하고 사라져 버린다. 점심은 수호천사님이 일식당에서 초밥으로 사 줬는데 맛도 있거니와 초밥은 다른 밥과 달리 가격 또한 대게 비쌌다. 멀리 오셨는데 대접을 못해 드리고 오히려 대접을 받았으니 수호천사님 감사합니다.
내가 대구 내려가는 날 배광심은 검찰소위원회 위원장이신 박영선의원님의 주최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자리는 이 시대의 영웅 황보영태씨 를 비롯하여 최종주씨 등 저명하신 명문인사들이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배광심은 그 뚝심을 발휘 특별수사청 신설 왜 필요한가에 대해 역설 했다고 한다. 또한 유머 있고 재치 있는 소리로 좌중을 대 폭소도가니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배광심이야 말로 이시대의 영웅이 아닌가. 배광심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배광심은 죽은 남편이 경재적인 무능력자 였는데도 불구하고 남편을 하늘처럼 받들어 모셨던 훌륭한 여성이기도 하다.
배광심은 손범규 직속비서관을 의원회관 안내실로 불러내어 ‘손범규의원은 큰일을 해야 한다. 일산지역에서 연탄이나 날라 주는 사진을 올려 전시하는 그런 적은 일만 해서는 아니 된다. 앞으로 대통령이 되실 분은 절대로 그런 적은일 말고 특별수사청 신설 같은 큰일을 해야 한다.’ 라고 설파하여 그 비서관이 손범규의원을 면담주선 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한다. 면담이 이루어질지 여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이런 일을 배광심 아니고 누가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전국의 사법피해자 여러분 다음에 이어지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최 정 남 올림
첫댓글 최정남님, 배광심님, 한영순님 수고 많으십니다.
정홍표님 재판에서의 희소식을 전해주신 최정남님께 감사드립니다. 필승!
오토님 요즘 근황이 근금합니다. 재판은 잘 진행되고 있는지?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