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데드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코메디 영화가 그렇듯, 개그가 자기 취향에 맞으면 다른건 대충 넘어갈만 하거든요. 전 데드풀의 싼마이한 말장난 개그들을 좋아하다보니, 꽤나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사전지식이 필요한 영화라는 비판을 많이 받던데... 제가 마블 영화는 최근 몇개 제외하고는 거의 다 봤고, 드라마는 아예 손도 안댔고, 엑스멘은 본편은 거의 본거 같고 울버린 시리즈는 로건 포함해서 하나도 안봤습니다. 코믹스는 아예 모르고 유튜브 요약 정보 이런것도 안보고 예고편도 똑바로 안봤습니다. 제 사전지식을 어느정도로 판단해야될지 감이 잘 안잡히는데 잘 잡아줘봤자 중~중하 정도 아닐까요.
그렇다보니 사실 화면에 잡히는 캐릭터들을 전부 아는건 아닙니다. 뭔가 있는거 처럼 잡히는데 누군지는 모를 애들이 태반이였고, 연출로 힘준 애들도 다 아는건 아니였습니다. 설정들? 그냥 영화에서 설명해주는 정도만 알아도 딱히 문제는 없지 않나요? 이쪽은 보고 나와서 검색도 하나도 안해봤는데... 애초에 궁금하지도 않더라고요ㅋ 그러니깐 마블 진성팬이라서 데드풀에 쓰인 설정, 캐릭터 들을 다 모두 깊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데드풀을 볼때 100을 느낄수 있다면 전 대충 7~80 정도만 느꼈을겁니다.
이게 원래 이러면 안되는건데, 왜 딱히 불만이 없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깐 애초에 기대치가 없는거 같아요ㅋ 마블이 이러기 시작한지 꽤 됐고, 그렇게 욕을 하면서도 결국 마블 영화 대부분을 아직 소비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애초에 그럴거 같았고 예상과 요만큼도 다르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적응해서 별로 안 거슬리고 그냥 본거 같습니다, 적응한다는게 무서운게, 첨보는 놈인데 뭔가 카메라가 신경써서 잡아준다 => 또 무슨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왔던 캐릭터인가 보네, 뭔가 이해가 잘 안가는 소리를 막 늘어놓는다 => 뭔소린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런가보다 하자, 뭐 이랬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멀티버스로 관짝 두드리는 이야기도 안 할 수가 없는데, 단물 다 빠졌어요. 애저녁에... 개인적으로는 삼스파는 임팩트도 있었고 꽤나 즐거운 추억팔이, 팬들을 위한 헌사라고 말할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나온 (마블은 아니지만) 플래쉬도 뒷북 느낌이였고, 여기서 더 하는건 뇌절이라고 밖엔.. 애초에 울버린을 다시 끄집어내오는것부터가 잘못된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당장은 팬층이 확고한 배우들과 캐릭터들을 가져오면 좋아해주는 관객들이 분명히 있겠죠. 근데 이건 일회성으로 하고 그쳐야지 이렇게 무한반복할 장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제일 나쁘다고 생각하는게, 이러면 영화나 드라마의 서사에 의미가 없어집니다. 누가 죽으면 다른 멀티버스 가서 데려오면 그만인 세상이라면, 관객들이 영화를 드라마를 보고 웃고 울고 슬퍼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리고 현실적으로 봐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해서 휴잭맨이랑 얼마나 더 할껀데요. 10년 뒤에도 휴잭맨이 스테로이드 빨면서 그 몸 만들어 온데요? 이번에 뉴스 나온 로다쥬는 어떻습니까. MCU에서 로다쥬가 절대적인 배우라는건 누구라도 알겠지만, 끝난건 끝난거죠. 죽은 자식 부랄 만지기도 아니고 멀티버스랍시고 계속 재탕 삼탕 하는건 뇌절이라고 밖엔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전 이 짤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미드를 비판할때 자주 나오는 이야기죠. 뭐 하나 성공하면 2절, 3절을 무한으로 반복하면서 시청층이 지긋지긋해서 하나도 남지 않을때까지 108 뇌절을 반복하는 게 미드 단점으로 많이 지적됩니다. 마블이 현재 하는것도 똑같은거 같습니다. 저 또한 마블의 믿을수 없는 성공에 환호했던 관객중의 하나지만, 인정해야됩니다. 현재 마블은 길을 잃었어요.
물론 마블 현재 상황을 보면 왜 이러는지 이해도 갑니다. MCU를 하나의 큰 세계로 묶어주는건 누가 뭐래도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였습니다. 그 둘의 은퇴 이후 그만큼 인기나 대중성이 있는 캐릭터가 없다는게 마블의 가장 큰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블랙펜서의 체드윅 보스먼의 사망, 그리고 그걸 수습해야할 블랙펜서 2에서 슈리, 아이언하트의 캐릭터가.. 좋게 말해서 매력적이지 못했죠. 샹치는 주인공이 이도저도 아니였고, 이터널스는 애초에 주인공이 누군지도 모르겠고요. 저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큰 역할을 해줄꺼라고 생각했었는데 인기가 애매하죠. 캡틴 마블은 영화가 끔찍하게 망해버렸고요. 거기에다가 메인 빌런으로 낙점 되었던 캉이 배우 문제로 나가리 되면서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입니다. 사실 아이언맨의 적통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스파이더맨이 있긴 한데.. 이게 좀 애매한게 스파이더맨은 그대로지만 피터 파커가 사라지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생각하고 보면 멀티버스의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마블이, 억지를 쓰는 이유도 이해가 어느정도는 됩니다. 도저히 써먹을 캐릭터가 없어서 울버린을 일회성으로라도 어벤저스 중심 캐릭터로 써먹을껀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닥터둠이 뭐하는 놈인지는 전혀 모릅니다만, 어떻게든 이번 어벤저스에서는 멀티버스라는 개념을 좀 틀어막아줬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멀티버스를 이용한 여파로 세계선이 무너진다던가, 멀티버스를 통해서 다른 지구에서 현재 지구를 위협한다거나 해서, 멀티버스를 어떻게든 틀어막아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 섞인 예상을 해봅니다.
첫댓글 영화 내용 중에 데드퓰이 멀티버스 재미없다고 하는 부분이있어서 은근 기대중입니다.
제발 다 조져줘
ㅋㅋ저도 그게 통쾌했어요 아 마블애들도 알긴 아는구나 하는 느낌
@MC홍댕 저도요 ㅋㅋㅋ
어이가 없는건 자기들도 멀티버스 써먹으면서 비판을 하는게 데드풀 답달까..ㅋㅋ 묘하더라고요ㅋ
울버린 영화 같았어요. 주인공은 로건 느낌?? 그냥 그랬어요..
개인적으로 시간여행과 멀티버스가 독이되었다고 봅니다
전 개그코드가 안 맞나봐요. 가장 좋다는 1편도 괜찮게 봤지만 그리 좋지는 않았거든요. 마블의 영화들을 나름 잘 팔로우해왔지만 불쑥불쑥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그리 반갑거나 재밌지도 않았네요. 데드풀 캐릭터는 좋은데 영화를 좋아하긴 쉽지 않을 듯
시간여행과 멀티버스는 삼스파 제외하곤 다실패하는듯ㅠ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의 인기만 놓고보면 슈퍼히어로 업계에선 DC의 배트맨이나 슈퍼맨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최고입니다만 현 mcu내에서 인피티니 사가 시절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와 같은 간판 역할을 하기엔 영화판권 자체가 소니에 있어 마블이 빌려 쓰는 마당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죠. 더군다나 소니도 베놈 3부작이나 모비우스, 마담 웹(진심 역대 최악의 슈퍼 히어로 실사 영화라고 봅니다. 뉴뮤턴트나 판타스틱포 리부트 영화보다도 더 엉망인...), 크레이븐 더 헌터등등 스파이더맨 세계관의 영화를 계속 만드는 것만 봐도 스파이더맨을 써먹고 싶어하고 MCU와도 연계되고 싶어하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스파이더맨 판권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인가 보네요. 소니 쪽에서 욕심 내는것도 이해는 가고, 마블 쪽에서도 놔줄수 없는것도 이해가 가고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