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오늘의 주제가 성공하기 쉬운 성격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저 인생을 무겁지 않게, 쉽고 심플하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죠.
인생을 쉽게쉽게 사는 사람들은 성격적으로 무슨 특성을 지니고 있을까?
돈과 성공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는 세상에서,
왜 어떤 사람들은 돈과 성공에 연연하지 않는 것일까?
유유자적한 인생
인간은 크게 두 부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① 인생을 평생 오르막길처럼 오르며, 정상을 꿈꾸는 사람
② 인생을 평생 평지처럼 걸으며, 큰 욕심 없이 사는 사람
이 두 부류는 완전히 다른 사고 방식을 지니고 있는데,
가령, 전자는 산을 오르는 이유가 당연히 정상에 가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산에 와서 정상까지 오지도 않고, 기껏 산기슭에서나 놀다 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해요.
반면, 후자는 산을 오르는 이유가 단순히 힐링과 놀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산에 와서 충분히 즐거웠으면 됐지, 굳이 힘들여 정상까지 올라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죠.
인생의 난이도는 당연히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는 후자 쪽이 훨씬 더 쉬울 겁니다.
성격 심리학에는,
모든 성격은 장단점을 지닌다, 고로 성격은 중립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명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신중한 성격 심리학자들도
신경성과 정신 건강 간의 역 비례 관계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즉, 신경성이 높을수록, 정신 건강이 떨어지며,
신경성이 낮을수록, 정신 건강이 우수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죠.
신경성이란 성격은 쉽게 말해, "위협 감수성"을 의미합니다.
신경성이 높은 사람들은 위협에 대한 역치가 낮아서
조금만 낌새가 이상해도 스트레스 반응이 확 하고 올라와요.
반면, 신경성이 낮은 사람들은 위협에 대한 역치가 높기 때문에,
아무리 상황이 안 좋아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게 되죠.
※ 여기서 역치란, 비유하자면 방파제의 높이와도 같다.
방파제의 높이가 낮으면, 작은 파도에도(위협) 물이 범람하겠지만(스트레스),
방파제의 높이가 높다면, 큰 파도에도 충분히 물의 범람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신경성이 낮은 사람들은 그만큼 방파제의 높이가 높은 사람들인 것이다.
따라서, 낮은 신경성이야말로 삶의 난이도를 쉽게 가져가기 위한 최우선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삶의 난이도를 결정짓는 성격 변수들 중,
신경성의 지분이 50%~70% 정도 차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나머지 네 성격들에 대해서도 찬찬히 한 번 살펴 봅시다.
개방성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얼마나 강한가, 즉, "인지 감수성"을 의미하는데,
통상적으로 보자면,
호기심이 많을수록 굴곡이 심한 인생을 사는 경향이 있습니다.
호기심을 충족시켜나가는 과정에서 그만큼 임팩트 있고 멋진 경험을 할 때도 있지만,
괜한 호기심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안 좋은 경험을 할 일도 생기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누군가로부터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여기에 호기심이 동한 고 개방성인들은 그 기회를 덥썩 물어
부자가 되거나, 사기를 당해 큰 돈을 날리거나 식의 패턴을 보이지만,
저 개방성인들은 워낙에 보수적이고 안전하며 보편적인 것들을 추구하기 때문에,
리스크 있는 선택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그저 복지부동하며 무사안일한 인생 패턴을 보이게 돼요.
이처럼, 개방성이 낮을수록 사건사고에 휘말릴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미루어본다면,
비록 삶이 흥미진진하진 않더라도, 저 개방성인들의 인생이 보다 더 안전하고 평탄한 길일 겁니다.
삶의 난이도와 관련된 가장 흥미로운 성격 팩터가 바로 성실성인데,
성실성은 말그대로 얼마나 성실하게 목표 행동을 추구하느냐,
즉, "성공 감수성"에 대한 성격 요인입니다.
이게 흥미로운 이유는,
성실성 내의 두 중심축인 자제력과 성취욕 간의 관계성 때문입니다.
자제력은 목표 행동을 미루지 않고 얼마나 빨리 착수할 수 있느냐의 부분으로,
성실성에서 가장 중요한 하위 요인이라고 볼 수 있고,
성취욕은 목표 수준이 얼마나 높고 구체적인가에 대한 부분으로,
자제력만큼은 아니더라도 성실성 내에서 굉장히 중요한 하위 요인에 해당돼요.
자제력과 성취욕 둘 다 높은 사람들의 캐릭터가
인생을 오르막길처럼 오르며 결국에는 성공하는 케이스이고,
자제력은 낮은데 성취욕은 높은 캐릭터가
인생을 오르막길처럼 살지만 결국 중도에 주저앉는 케이스라면,
자제력은 높은데 성취욕은 낮은 캐릭터가 바로
인생을 평지처럼 걷지만 부지런해서 가 볼만한 데는 다 가 보는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 욕심은 없지만 부지런해서 항상 자신의 기대치 이상을 달성하는 사람들)
이렇게 본다면,
근면하되 야심이 없는 사람들의 인생 난이도가 보다 더 수월하리라 예상해 볼 수 있겠죠?
내향적일수록 삶이 더 쉬울까? 외향적일수록 삶이 더 쉬울까?
이 부분은 학자들마저도 설왕설래가 있는데, 제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자면,
딱 중립적인 성향(양향성)이 가장 무난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사회생활이 어느정도 강제되는 삼십대 중후반까지는 외향적인 성격이 유리한 게 맞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가 줄어들게 되면,
오히려 인간관계에 딱히 구애받지 않는 내향인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돼요.
내향인들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는 종족이기 때문에,
노년으로 갈수록 외로움을 잘 타지 않고 나이에 맞는 잔잔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즉, 인간관계를 잘하고 좋아하는 게 유리한 측면이 있는 반면,
그 인간관계가 잘 돌아가지 못할 땐,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게 오히려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반면, 인간관계를 중요시하지 않는 일면은 곧 인간관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죠.
가령, 코로나 시대에 정신 건강 의학과에서 우울증 약의 처방률이 급증했는데,
이는 외부 활동이 강제로 금지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외향인들의 정신 건강 하락으로부터 기인한 문제였습니다.
내향인들은 코로나 때나 그 이전이나 마스크 쓰기가 불편한 것 빼곤 딱히 삶의 변화랄 게 없었겠지만요.
딱히 내향적이지도 외향적이지도 않다는 게 개성이 없는 애매한 성격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상황에 따라" 어떨 때는 준 외향인처럼, 또 어떨 때는 준 내향인처럼 활동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양향성을 갖춘 사람들이야말로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가장 적응력이 뛰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호성 역시 내외향성과 마찬가지로 학자들 간에 설왕설래가 있습니다.
친 우호성 학자들은 착한 사람들이야말로 시간이 지날수록 아군이 늘어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삶의 질이 상승한다고 보는 반면,
반 우호성 학자들은 나보다 남을 더 챙기는 착한 사람들의 속성 상,
남들에게 배신당할 일도, 이용당할 일도 훨씬 더 많기에 삶의 질이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종합해보자면, 결국 내 주변 사람들이 어떤가에 따라서 삶의 질이 결정된다는 겁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면, 고 우호성인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고,
주변에 나쁜 사람들이 많다면, 고 우호성인들의 삶의 질은 하락하겠죠.
즉, 고 우호성인들의 삶은
내가 통제하기 힘든 주변인들의 상태(비 통제 요인)로부터 좌우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삶의 난이도가 더욱 더 어렵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반면, 저 우호성인들은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든지간에,
일관적으로 나 개인을 위한 인생, 즉, 자기중심적인 인생을 살아나갑니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있든, 나쁜 사람이 있든, 그런 환경에 신경쓰지 않고,
그저 내가 잘 살기 위한 의사결정, 즉, 통제 가능 요인에만 집중하는 것이죠.
따라서, 비 통제 요인(타인)에 얽매여 있는 고 우호성인들보다는
통제 요인(나) 쪽에 집중하는 저 우호성인들의 삶에 대한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더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OCEAN이 53551이면 상당히 극단적이죠? ㄷㄷㄷ 무던한데 고 우호성입니다. MBTI까지 머가리 꽃밭이라는 ENFP라 뭔가 일관성 있는듯 합니다 ㅎㅎ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항상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책도 잘 보고있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