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에 사회/시사 뉴스를 보니 지난 작년에 있었던 부산 여중생 폭력사건을 두고 사법부에서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으로 바꿨다더군요.
이 기사를 보고 난 생각이 크게 두 가지 였습니다.
1. 가해자 측에 빽 있는 사람이 있거나,
2. 사법부 내 나이 먹은 사람, 판사들 중에 아직도 학폭에 대해 가벼이 보는 꼰대적 사람이 판결 했거나.
...
전혀 자랑할 건은 아닙니다만 저도 과거 학창시절 소위 말하는 일진들에게 학폭을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가 아마 초6 이었을 텐데 아주 ㅈㄹ맞은 경험이란 경험은 다 했죠.
그 당시는 그야말로 개판이었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체벌로 어떻게든 애새끼들 다스리는 게 가능했을지도 모른데
제 어렸을 때 즈음이 본격적으로 그 옛날식 체벌에 고통받던 세대가 이제 부모가 돼서 내 새끼들까지 그런 교욱이나
취급 받을 수 없다며 교내 체벌등에 민감하고 한창 이슈화 시키던 시기거든요.
게다가 당시 6학년 내 선생들 중에 남자 선생님은 한 분도 안 계셨고, 아시겠지만 초6 쯤 되면 요즘은 더 하지만
제 때도 발육 좋은 애들은 성인 여성의 키 수준은 됐던지라 더 선생들을 만만하게 보고 선생님들이 어떻게든 상황을
조율해보려해도 자기네들을 어떻게 구속할 수단이 없다는 걸 알고 아주 ㅈㄹ맞은 짓은 다 하고 다녔습니다.
수업 중 난장판 만드는 건 기본이요, 일부 ㅁㅊ 놈들은 걍 수업하던 도중 교실 문 박차고 나가서 지들 꼴리는 데로
쳐 놀기도 했고 저는 뭐 다행인지 몰라도 가난뱅이였던지라 갈취는 안 당했습니다만 갈취행위도 빈번히 있던걸로 압니다.
이런 개판 중간에 뭐 사건 사고가 벌어져도 마법의 단어 하나로 대부분 뚝딱 해결되었지요.
" 아직 애들이다. "
이 말이 얼마나 요즘 세상이 달라졌는 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내뱉는 꼰대의 결정체 중 하나일 겁니다.
요즘 애들이 얼마나 조숙하냐구요?
어지간한 성적 지식은 초등학교 고학년 될 시기 (4~5학년)에 깨우치고 학원교육의 힘인 지 자기 나름의 유불리도
판단해서 지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행동 잘 하고 그럭저럭 말 뽐새나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유야무야할 까도
잘 구슬려냅니다.
개인적으로 딱 만 9살 까지는 애들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보지만
10대에 접어드는 그 순간 일본 서브컬쳐계에서 흔히 사용되는 '천연' 이 아닌 이상 알 건 다 알고 판단력이 선다는 겁니다.
당장 몇 개월 전에 초등학생들이 자기들 나이엔 어지간한 범죄 저질러도 소년법 때문에 처벌 안 받는다는 걸 알고
범행을 저질렀는 데 그 애들 예상대로 처벌이 위 사건과 같은 저지른 행위에 비해 아주 가벼운 책만 받았죠.
저는 개인적으로 엄벌주의를 무조건 찬성하는 쪽은 아니지만 적어도 학폭과 관련되어서는 더 엄숙히보고 죄질을 성인과
견주어 봐야 한다고 봅니다.
당장 성인만 되어도 몸싸움해서 서로 상해 입으면 이래저래 돈 나가고 빨간 줄 그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데
그보다 더한 집단 폭행을 저질렀어도 위의 건 처럼 가벼이 끝내버리니..
특히 저런 판결이 불러오는 최악이 뭐냐 하면 바로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변한다는 겁니다.
소년법 폐지는 애교 수준이고 앞,뒤 생각 안 하고 사형제 실시요구나 영미권처럼 미친 형량을 구형하라가 대표적이죠.
원래 대중은 감정적이고 성급한 면이 있습니다만 적어도 제 생각엔 그들이 이리 강경해질 만큼 현실과 법규정의 괴리감이
심하다는 걸 알 수 있는 반증이라고 봅니다.
당장 술 마시고 뭐 사고쳤다하면 심신미약이라고 감형해주고 덮어주는 관행만 보더라도 뭐..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문제에 있어서 사법부가 그런 판단을 유지하는 건 현행법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의 가치관/경험에서
비롯된 면도 있지 않을 까 싶습니다.
(적어도 제가 알기로) 예나 지금이나 우등생은 학폭을 안 당하거든요.
본인들이 가까이서 보거나 겪은 게 없거나 적기에 아직도 심각성에 대해 인지를 못 한다는 거죠.
한국에서 지금 판사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면 상당히 배우고 돈도 좀 가진 집안 출신이 적지 않을텐데,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선생님과 학교의 총애를 받습니다.
가해자란 새끼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 탄로나지 않길 바라고 그런 방향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럼 당연히 주변 어른들이 눈 여겨보는 애는 거르게 되죠.
그래서 저는 살면서 성적 우수한 애들이 일진 짓하며 학폭을 저질렀으면 저질렀지 당하는 경우는 전혀 본 적이 없어요.
이런 괴림감의 차이를 느낀 게 지난 썰전서 이 폭력사건 관련해 유 작가가 말한 자신의 생각인 데, 이 문제를 두고 엄중한
쪽으로 가야한다는 말들에 대해 그다지 필요성을 못 느끼더군요..오히려 앞서 제가 말한 대중의 감성만 생각한 건지 강경한
방향으로 갔을 시의 부작용이나 자기가 감방에 들어갔을 때 경험을 두고 뭐라 말 하는데 그 언변 좋고 글 솜씨 괜찮은
유작가가 저따위 허접한 논리를 세우는 거 보고 실소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흔히 무슨 악질 사건이 일어나고 위와 같은 경책만 있으면 이런 반응이 자주 나옵니다.
" 니 새끼가 그 꼴 당했어도 그리 말(판단) 할 수 있냐 " 고.
소위 역지사지란 말이 있습니다만 결국 이해라는 이름의 노력/배려에 불과하지 경험자의 실제에 비하면
결국 세발의 피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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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글이 길어졌습니다만 제 생각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청소년들의 학교폭력과 관련해서는 확실히 보다 엄중한 쪽으로 가야합니다.
요즘엔 뭐 학폭위라 해서 교내에 전담기구를 만들고 한다지만 만든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파훼되고 유야무야되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적 해결책이란 게 증명됐고요.
예시로, 제가 학폭위의 실태 관련 다큐에서 본 건 데 학폭 가해자한테 피해자 쪽에 접근금지를 명령 했는데
여전히 걔들은 피해자를 가해했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자 측 어머니가 학폭위에 항의하니 뭐라 답변이 돌아왔는 지 아십니까?
' 어머님, 접근금지는 교내에서 유효한 거지 학교 밖에서는 관할 밖이에요 ! '
네 그렇습니다. 가해 학생들이 교내에서 건들지 않고 교외 으슥한 곳에서 패기 시작한 건 데 '교내' 폭력은 아니니
(적어도 자신들은) 문제없다는! 이란 학폭위 측의 당당하고 병신같은 반론을 들은거죠.
사실 굳이 이런 예시를 안 들어도 사실 벌써 수 년 전 학폭 문제를 수면위에 떠오르게 한 대구 중학생 자살 뒤
사회에서 마침내 이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음에도 결국 무엇 변한 게 있는 지 생각해봐도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 사람마다 실효성에 대해 의견차가 있다지만 엄중 처벌이 가지는 의미는 제법 된다고 봅니다.
당장 성인들도 단순히 대가리가 커져서 그런 게 아니라 자신에게 패널티가 부과되는 게 두려워 과격행위를
꺼리게 되는 데 요즘 시대에 애들도 그만한 판단력은 가집니다.
이젠 예전처럼 온정적이지 않다라고 못을 박아두면 모든 학폭을 막을 순 없겠지만 최소한 그들의 행동력을 줄일 수 있는
효과는 있으리라고, 적어도 지금 마련돼 있는 시스템들보단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든 지 자신의 삶에 패널티가 부과되는 걸 바라는 경우는 없거든요.
아무튼 간에 이번 사건의 피해 학생은 정말 큰 PTSD, 트라우마로 고생하겠죠..
자기가 입은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두고 국가가 처벌하겠다 나선 건 좋다 치는 데 가해자들이 받는 피해가
고작 저거라니...자신이 입은 피해와 상대가 입은 피해가 최소한 동등하거나 보다 강해야 된다는 응징적 관념은
무려 고대 바빌로니아, 함무라비 때 부터 있던건데 말입니다.
판사란 자들이 그게 법이고, 일처리 형식이라지만 맘대로 재단해서 피해 학생만 애꿎은 병신으로 만들고 가해자는
편하게 숨을 쉬는 세상 꼬락서니보면 참 세상 뭣 같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첫댓글 피해자가 멍청(?)해서 당하는거라고 생각하는거 아닐까요? 가해자는 영리하다고 생각하고 권장하고요...
과거 이거 올랐던 거 대충 봤던 적이 있었습니다.
http://cafe.daum.net/shogun/8jpK/100109
http://cafe.daum.net/shogun/8jpK/100084
충동 조절장애가 있는 상황이고, 약물 관리가 필요합니다. 보호처분은 그 때문에 나왔을 걸로 보입니다. 게다가..
피해자가 가해자들의 처벌을 원하질 않습니다. 아마 환경적으로 소외되거나 무관심한 처지에 있고 그럼 저렇게 두둘겨 맞고 다녀도 그 그룹에 기를 쓰고 남을려고 하기도 합니다. "니들 애가 처맞아도 저럴 거냐"는 건 핀트가 어긋난 이야기란 겁니다. 애초에 그런 애들은 이렇게 무관심한 대상이 아닐 것이기에..
알려주신 글을 보니 여러모로 복잡하게 얽힌 사건이군요. 근데 그렇다해도 도를 넘은 폭행이 사라지는 건 아니기에 좀..내심 복잡하네요.
이 경우처럼 사실 복잡한 관계가 있다 해도 학폭중에도 그저 폭력과 갈취를 즐기는 족속들도 적지 않고 저도 과거 피해자다보니 이 건에 대해선
강경해야 한다는 입장은 쉬이 무를수가 없네요 허허..
@VOCALOID 時代 어떻게 관리해야 하느냐는 당연히 차이가 있겠죠.. 님의 경험도 있고.. 당연히 존중합니다.
단지 많은 경우 "판사들이 얼토당토 않은 판결을 내일 때"는 거의 대부분의 판사들이 법리적으로 또는 자세히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납득할 사유들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겁니다.
가능성(?) 중에서 빼먹으신게 있는데 그게 사실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져.
미성년을 왜 성인과 같은 기준으로 심판하지 않는지에 대한 현대법의 성립에 대해 좀 더 알아보시는게 어떨까요?
늘 생각을 하신다고 했는데 늘 가장 큰 요소를 빼먹고 생각하면 그런 음모론적 생각에 도달하게 되는게 아닌가 합니다.
뭐 빽이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요. 일개 소년사건에서 양형과 판결을 좌지우지할 빽이 있다고 보기엔 거시기합져.몇십년 전이면 모르겠지만...
저도 1번은 흔히 돌고도는 얘기다보니 걍 생각난거고
거의 2번쪽에 무게를 두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델카이저님이 알려주신 링크들
보면 본문의 사건은 복잡한 속내가 있었다는건 알았네요.
성인하고 미성년을 완전히 같은
법의 심판을 받자고 생각하는건
아닙니다. 다만 최소한 소년법개정등 건들긴 해야된다봅니다.
이와 관련해서 문구를
더 쓰려다가
역시 엄벌에 무게를 두고 피력하는
글인데 일단 이건 넘기자하고
스킵했죠.
혹시 현대법 성립에 관련해서 추천해주실 책이나 자료있으면
알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ㅎ
그냥 피해자가 너죽고 나죽자며 칼들고 푹찍하는게 최선의 해결책이긴 합니다. 물론 그럴 깡이 있었다면 애초에 괴롭힘을 안당했겠지만;;;
음 제경우 핸드폰 테러까지 당했는데 그떈 좋게 넘어갔지만 지금 생각하면 앞뒤 사정안봐주고 ㅈ같이 해줄걸 생각이 드네요 ㅡㅡ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돈있거나 집안 괞찮은 애들은 괴롭힘 덜 받고 오히려 못사는 애들이 많이 당하는듯 합니다. 괴롭혀도 뒷탈 없다고 생각하겠죠.
그러니 판사애들도 그딴 판단내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