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세계 100대 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
"평가기관 믿을 수 없다"…부풀리기 의혹도 |
일부 지표에 한정…전반적 평가 불가능 지적 |
순위에 급급 말고 현실에 맞는 발전 전략 필요 |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학 순위 매기기에 문제를 제기한다. 대학이 가진 다양한 장점들을 단순한 일부 수치만 가지고 평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 평가기관의 신뢰성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006년 10월 현재까지 전 세계 대학의 종합적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기관은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와 중국 대학인 상하이자오퉁대학 두 곳이다. 지난 8월 순위를 발표한 뉴스위크의 경우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 더 타임스와 상하이자오퉁대학 두 곳의 조사결과를 다른 지표로 재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단독 평가로 보기는 어렵다. 이들이 실시하고 있는 세계대학평가는 과연 얼마나 믿을만한 것인가? ◆세계대학평가 무엇으로 평가하나? = 상하이자오퉁대학과 더 타임스의 평가지표는 논문인용지수 외에 평가지표가 전혀 다르다. 상하이자오퉁대학의 ‘세계 대학 학술순위’는 2006년 현재 △졸업생 수상실적 △교수 수상실적 △높은 인용빈도 △‘네이처’와 ‘사이언스’ 논문 게재수 △SCI 논문수 △교수 1인당 연구성과를 지표로 하고 있다. 이중 수상실적은 모두 노벨상이나 이에 필적하는 수상경력을 의미한다. 도서관장서수는 올해 평가에서 제외됐다. 더 타임스의 ‘세계대학순위’는 △동료교수 평가 △채용담당자 평가 △외국인 교수 비율 △외국인 학생 비율 △교수 1인당 학생수 △인용빈도를 지표로 하고 있다.
각 지표를 종합적으로 놓고 보면 상하이자오퉁대학의 평가지표는 90%가 연구성과에 치중돼 있으며 교육결과(10%)를 제외한 나머지 지표는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 더 타임스의 경우 대학의 ‘평판’에 50%를 할애하고 있으며 연구, 교육투자 중 교직원에 대한 투자, 학생 선발 특성에 대한 부분을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적 투자나 교육성과,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의미하는 최종적 교육성과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세계대학평가 지표를 놓고 대학 관계자들은 세계대학평가가 일부 지표에 한정돼 있어 대학의 전반적 평가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웅 광주과학기술원(GIST) 국제화센터장은 “연구업적이 많이 포함된데 반해 교육 인프라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며 교육의 질적 평가의 허점을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다국적 기업 취업률을 가지고 교육 인프라를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편 더 타임스가 평판을 조사할 때 실시하는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표본이 지나치게 적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유민봉 성균관대 기획조정처장은 “지난 5월 열린 QS 세계대학평가 설명회에서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인원수나 분포를 질문하자 QS측은 답변을 회피했다”며 “더 타임스 순위에서 실제로 20%나 반영되는 ‘채용담당자 평가’에 참여하는 패널 수는 고작 330명뿐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유 처장은 또, “이러한 평가를 위해서는 모두 동일한 환경에 있다는 전제 하에서 실시해야 정확한 평가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각 국가, 지역의 대학 실정과 환경이 다른 상태에서 실시하는 평가결과를 객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평가분야와 기준 책정에 따라 순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세계대학평가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남익현 서울대 기획부실장은 “평가지표를 바꾸면 서울대가 하버드대학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자오퉁대학의 순위처럼 교수 1인당 연구업적이 아니라 연구비 1억당 연구업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 교수 1인당 업적의 경우도 대학 경영이 잘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지만 자본의 생산성을 평가하는 ‘연구비 1억당 연구업적’도 중요한 평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하버드대학에 비해 예산이나 기금이 적어 ‘연구비 1억당 연구업적’을 놓고 볼 경우 서울대가 하버드대학보다 국제적 연구논문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된다고 남 부실장은 설명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국내 대학들은 “대학의 가이드라인을 위한 평가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서울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순위에 오른 대학들은 평가 결과를 분석해 발전전략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김경웅 GIST 국제화센터장은 특히 충분한 인프라는 갖추고 있지만 아직 홍보가 부족한 대학들에게 이러한 평가는 아주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나 포스텍(포항공대)과 같은 대학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만 역사가 비교적 짧아 홍보가 반드시 필요한 대학들”이라며 “이러한 평가를 통해 대학을 점검할 뿐 아니라 대학의 존재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 순위를 높이겠다는 미명아래 무작정 인프라에만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도 이들은 입을 모았다. 유민봉 성균관대 기획조정처장은 “교육·연구 인프라를 국제적 기준에 맞춰 발전시키면 순위는 자연스럽게 올라가겠지만 우선순위는 각각의 대학 현실에 맞는 발전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세계대학평가가 대학들에게는 일종의 시험대로서 주마가편 채찍질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스스로를 점검하는 계기로 삼는 것은 좋지만 맹신하거나 순위 올리기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학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하지만 그 결과가 전 세계인들로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는 민감한 사안인만큼 어떤 평가도 모든 대학을 공평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한계점과 사업성 개입의 의혹 뒤에 마냥 숨기에도 결코 녹록치만은 않은 것이 대학의 현실인 것만은 분명하다.
|
첫댓글 어쩌라고병신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