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6일 토요일, '세모(歲暮)'란 말이 실감나는 날입니다. 내일이 올해의 마지막 주일이고…. 이 해가 꼭 닷새 남았군요. 이룬 것 없이 한 해가 저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여러 가지 한 일들 중 손에 꼽고 싶은 것이 김천역 찬양전도입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계속한 사역입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마지막 찬양전도를 잘 마무리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었다.
이 찬양전도를 생각하면 희비(喜悲)가 엇갈립니다. 그만큼 쉽지 않았다는 말이 되겠지요. 그래도 기쁜 일이 더 많았고, 제 목회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찬양전도를 쉴 때면 이튿날 주일 예배가 더 힘들었습니다. 효도를 하지 못한 집 나간 탕자처럼 예배에 대한 능률이 반감되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감이 결여되는 것 같은.
"예수 믿으세요!" 올해 마지막 찬양전도여선지 구호가 더 우렁차게 나왔다. 함께 한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오늘이 금년 마지막 찬양전도였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 다섯 사람 외에도 대구의 여창회 집사님, 대전의 임은숙 사모님이 오랜만에 소리를 합했습니다. 윤호 형제 등 장애우들도 여러 명 이른 시각에 나왔더군요.
기타 반주 없이 생목소리로 찬양을 했습니다. 악기의 도움 없는 찬양은 그만큼 어렵습니다. 그래도 진득하게 밀고 나갔습니다. 중간쯤 목소리가 터지더군요. 저뿐 아니라 참여자 모두 그랬습니다.
성탄절 다음 날이어서 우리는 캐롤 송으로 흥을 돋우었다. 여창회 집사님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어 지나가던 사람들의 이목을 잡았다.
어제가 성탄절이었잖아요. 찬양 말미에 우리는 경쾌한 캐롤송으로 돌려 노래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환한 얼굴로 노래를 따라 불렀습니다. 이런 반응은 찬양을 하는 주체 입장에서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 즈음 한 청년이 슬그머니 먹을 것을 두고 갔습니다. 던킨 도너츠입니다. 이름 모를 그 청년, 우리의 찬양전도에 은혜 받았다는 반응 같아 감사했습니다. 이런 일이 종종 있습니다. 올 해의 찬양전도 마지막 선물이어서 코끝이 찡해 왔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함께 해서 찬양전도를 더욱 빛나게 한 김영자 권찰 부부와 강영순 집사
이 빵은 함께 찬양한 장애우들 몫입니다. 장애우들을 잠깐 생각합니다. 이들은 찬양에 어눌합니다. 어떻게 보면 하지 않음만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이들의 찬양만큼 아름다운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사들의 목소리가 이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하늘나라 질서는 세상 것과 많이 다를 것이란 말들을 많이 합니다. 눅 16장에 나오는 '부자와 거지 나사로' 비유는 이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찬양도 여기에서 멀리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도로 찬양전도를 마무리했다.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아 마음이 가뿐했다.
지난 한 해 저희의 김천역 찬양전도를 위해 마음으로 또 물질로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 인사 올립니다. 저희들의 소식을 듣고 기도해 주신 전국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들은 김천역 찬양전도의 귀한 동역자들이십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