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지마, 믿지마! - 엉터리 구인광고 때려잡기
'월 수입 3백'의 유혹에 속아 넘어간 친구들의 경험담은 쓰라린
세상을 알기 위해 치른 댓가 치고는 너무도 가혹했다. 오늘도 음지에 몸을 숨기고 선량한 우리를 향해 촉수를 드리우고 있는 엉터리 구인광고와 그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
세상일이란 것이 원래 서로 속고 속이는 거라지만, 이건 정말 해도 너무하다. 친척집을 찾아 서울을 처음 찾은 시골 처녀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양심불량 택시기사의 바가지 요금이었고, 길 좀 물어보겠다며
다가온 인상 좋은 청년이 던진 돌연한 질문은 "도를 아십니까?" 였다니..
누가 말을 건네는 순간 그가 물으려는 것이 '길'인지 아니면
'도'인지 금새 파악해야 하는 도시인들은,
이 각박한 땅에서 살고 있다는 이유로 모두 어설픈 관상쟁이가 되어야만 했다. 곳곳에 숨은 촉수들을
피해 다니는 그들에게 '닳고 닳은'의 수식어가 붙기까지 겪어야 했던 전혀 영광스럽지 않은 상처들은 누가 알아줄까.
학교를 갓 졸업한 '구직 대기자'들이 갈 길을 찾아 헤매는 동안,
이들을 노리는 촉수들은 곳곳에서 유혹의 몸짓을 꿈틀댄다.
아무 곳이나 취직만 되면 좋겠다며 인터넷 구직사이트와 생활정보지를 뒤져 보지만, 그런 광고 속에서 괜찮은 직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임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마냥 놀 수만은 없어서 선택하는 직장이, 방학 동안 사회 경험을 쌓겠다고 찾아가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모두 그렇고 그런 '불량 회사'들이란 걸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후.
더 이상은 곱게 당해줄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부터 소개하는 순진한
어린 양들을 유혹하는 '엉터리 구인광고'의 유형을 살펴 보고, 이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알아 보자.
1. 엉터리 구인광고의 유형들
"월수 xxx만원 보장"
끝에 '보장'이라는 단어가 붙은 구인광고는 일단 제쳐 두자. '보장'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바로 앞에 쓰여진 'xxx만원'은 아무 의미도 없는
숫자가 되어 버린다. '월급 150'과 '월수 150 보장'을 비교해 보라.
150만원을 준다는 것과(이 중에도 물론 함정은 있다), 150만원을 벌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는 말은 전혀 다르다. 물론 이 '보장'은 'xx 하고
oo 해서 yy 하면 15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뜻. 그리고 초보자인 우리들이 그 'xx 하고 oo 해서 yy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절대 영업 아님"
이 문장을 다시 풀이하면, "우리가 하는 일은 절대 공개할 수 없음" 정도가 되겠다. 예를 들어 다단계 업체들이 말하길, 그들은 절대 '영업'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믿음 사업', '인간관계 관리'만 하고
있을 뿐이다.
"직접 내사 후 상담 요망"
무슨 일인지 공개하지 않고 일단 와보라는 식의 광고에는 사정 없이
가위표를 그리자. 전화로 문의했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 없이 "일단 오셔야 됩니다" 라고 이야기 할 때에는, 당신이 원하는 일이 아닐 확률
99%.
번역, 워드, 재택 근무 등
자신이 특별한 경력이나 자격증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워드 입력이나 번역 아르바이트 등 재택 근무로 하는 일은 포기하자. 워드 입력의 경우 '프로그램 구입' 혹은 '가입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 후
일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경우가 많고, 번역 아르바이트는 학원 수강생
모집 광고가 대부분이다. '수강한 후에 일을 주겠다', '돈을 내면 일을
주겠다' 는 말을 믿고 싶다면 상상해 보라. 호랑이가 여우에게 '일단
굴 안에 들어와서 이야기하자'고 말하는 장면을 말이다.
1년 내내 모집중
생활정보지의 구인 정보에 일주일 이상 계속 실리는 광고는 '구인'보다 '영업'에 가까운 광고들이다. 근무환경이나 보수가 형편없는 일이거나, 사람을 끌어 모으는 일 자체가 이들의 '영업'인 경우도 많다. 그리고 마치 도배를 하듯 한 지면의 여러 곳에 같은 광고가 실린 회사도
요주의.
2. 괜찮은 아르바이트 구하기
'정말 괜찮은' 일자리는 생활정보지에 소개되지 않는다. 자리가 생기기 무섭게
또 다른 사람이 채워지고,
더 좋은 자리라면 일하던
사람의 소개를 통해 다음
사람으로 연결되기 때문.
보통 '아르바이트'를 채용하는 자리는 근무 시간이
많지 않거나 직업으로 삼기에 꺼려지는 일이 많기 때문에, 자신의 입맛에 꼭 맞는 일자리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경마장에서는 토요일과 일요일만 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하는데, 시간에 비해 수당이 높은 편이고 주말에만 하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으며 일할 수 있다. 하지만 결원이 잘 생기지 않아, 일자리를 얻기 쉽지 않다는 것이 단점. 여름의 해변 리조트와 겨울의 스키장은 대표적인 '레저 아르바이트'로, 보수가 높은 편이고 무료로 레저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청 아르바이트,
엑스트라 등의 아르바이트는 자신이 원하는 날 약간의 시간만 할애하면 꽤 높은 수당을 받을 수 있다.
피처 웹 에디터 이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