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이란, “삭발염의(削髮染依) 曰 緇요, 입산수도(入山修道) 曰 門이라”하여 “삭발하고 먹물옷을 입어 입산하여 도닦는 스님들의 문중”이라는 뜻이며, 佛門 혹은 空門과 같은 뜻이다. [치문]이란 책은, [치문경훈警訓]의 약칭이며 중국 역대 고승들의 “후학들에게 경책하는 법어 모음집”이다.
지월병안(指月炳安, 1911~1973) 스님
하심(下心)
해인총림 해인사 행자실에는 지월스님의 글씨 한 점이 걸려있다. 출가초심을 내고 생활하는 행자들에게 지침이 되는 가르침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하심(下心)이란 글씨이다. ‘자기를 낮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살다보면 하심보다는 ‘나를 드러내는’ 상심(上心)을 하기 쉬운 게 사실이다. 지월스님은 오직 스스로를 낮추고 낮추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실천하는 것이라 여겼다. 출가의 첫발을 내딛은 행자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하심이다. 행자실에 있는 지월스님의 하심이란 글씨의 ‘아래 하(下)’는 아래로 길게 늘여 썼다. 그리고 ‘마음 심(心)’은 정상적인 모습이다. 낮추고 낮추어야 본래 마음(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지월스님의 깊은 뜻을 발견할 수 있는 상징적인 글이다.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마땅히 머묾 없이 그 마음을 내어야 한다.”
이 세상과 걸림 없이 足輪下 放百億光明
화엄경 제9장 광명각품에
종양 족륜하 방백억광명 從兩 足輪下 放百億光明
진리는 발바닥으로 깨닫는 것이지 머리로 깨닫는 것이 아니다.
발바닥에서 빛이 나온 것이 아니라 발바닥으로 깨닫는다는 말이다.
저 인과연기 운명의 수레바퀴를 열면 빛을 보리라.
석가는 죽을 때 양발을 관 밖으로 내 놓으라고 했다.
아난이 돌아와서 그것을 보고 깨달았다.
아난이 본 것은 부처님의 두 발바닥이다.
머리가 좋아서 많이 기억했는데 진리는 깨닫지 못했다.
발바닥이 부족했던 것이다. 실천에 약했다.
쉼 없이 굴러가는 운명의 수레바퀴
이 법륜法輪을 열면 알리라.
영원을 돌아다니다 지친 신 神이 쉬러 돌아오는 자리.
경각산 佛재
이름 없이 이름 모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오고 간 이곳이야말로
탐진치 삼독을 여의고 청정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신령한 영혼이
머문러 간 곳이다.
心體本空寂 無來亦無去
심체본공적 무래역무거
마음과 육신이 본래 공하고 오고 감이 없으니
일도출생사 一道出生死
일체무애인 一切無碍人
아이 一峯,
학생 鎬健,
원불교 金赫,
승려 無畏
무외 無畏
아무 걸림 없이
세상 두려움과 떨림 없이
이 세상 부정과 부조리에
정의가 강물과 같이 흐르게 하여라
사대천왕의 轄을 외치며
天堂佛刹 逍遼自在 천당불찰 소요자재
천당이건 부처님의 품이건 자유롭게 계시리다.
인과연기 因果緣起 이실법계 理實法界
일하시는 하나님의 명령 받들어 일하시는 진달래 無畏
진달래
나는 진달래
님의 짐은 내질래
2023. 8. 9(수) 씨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