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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변호사] 01
씬0. 프롤로그
# 호텔 예식홀 (2002년 6월 월드컵 당시. 저녁)
아름답고 아련한 음악 흐르면서... 눈부신 조명 걷히고 샹들리제 드러난다.
많은 수의 하객들 일제히 뒤돌아보면 홀 입구 문 열리고.
눈부신 신부와 교장 선생님 홀 입구에 입장을 준비하며 서있다.
# 대보 회의실 (저녁)
산더미 같은 서류들, 자욱한 담배연기.
대보여직원 유니폼 차림인 우이경, 10여명의 남자 변호사들 틈바구니로 커피 나른다.
변호사1... (실수로 커피잔 넘어뜨린다) “미쓰우, 찐득거리지 않게 빨리 치워줘. 항소서류들 묻지 않게 조심하고”
오영탁... “재떨이 좀 비우라니까, 미쓰우-”
변 혁... “오양건설 2차 기록, 복사 하라는 건? 것부터 해.”
오영탁.. “미쓰우- 이거부터 치우라니까?!!(짜증)”
서둘러 수북한 재떨이 치워가며, 시계 봐가며, 옆구리에 끼고 있던 복사자료 내려놓으며... 바쁘다 우이경.
# 호텔 예식홀
신부 이애리, 교장선생님의 팔짱을 끼면서 신랑인 한민국 쪽 본다.
# 대보 로펌빌딩앞(저녁)
옷도 못 갈아 입고 유니폼 차림 그래도 달려 나오는 우이경. 서둘러 택시 잡아타고 출발해간다.
# 호텔 예식홀
하객쪽 향해 당당하게 서있는 신랑 한민국의 모습. 이마 양쪽에 ‘티침’ 한 개씩 꽂혀있다.
# 도심가(밤)
차 막히자 내려 달리는 우이경.
빌딩 전광판에선 대한민국vs폴란드전의 황선홍골이 터지는 순간이다. 와-!!! 하는 붉은 악마의 함성.
# 호텔앞(밤)
호텔 곳곳 철통 경비 속에 치러지는 결혼식 현장.
옆 건물 창을 열고 아슬하게 올라선 배수진이 6미리 카메라 들고 위험한(?) 리포팅중이다.
배수진... "저는 지금 수천억 자산가로 알려진 젊은 부호 ‘한민국’과 인기절정의 위치에서 연예계를 떠나는
스타 ‘이애리’의 결혼식이 치러지는 씨저스 호텔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 호텔 예식홀(밤)
도착해서 아까 신부가 섰던 입구에 기대서는 우이경. 숨차고도 가슴떨리는 순간이다.
사랑스런 눈길로 신부 이애리가 신랑 한민국을 향해 천천히 입장하는 중이다.
마치 다이애나의 그것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면사포 길이. 끊기지 않고 계속, 계속, 이어지는 그 위로 독백..
우이경 : (N) 내친구 이애리가 오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되었습니다.
저렇게 긴 면사포는 본 적이 없습니다. 끝이 보이지않는 저 면사포처럼 두사람 오래오래 사랑하기를..
지금처럼 내내 행복하기를..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랍니다.
기다리고 서있는 한민국 정면으로 보인다. (마치 우이경과 한민국이 마주 보는 것 같은 형상)
타이틀 “대~ 한 민국 변호사”
재판장 : (E) 2008가단3567 이상호피고 대리인.
씬1. 서초동 법원 000호실 (2008년)
재판장 : 증거 제출해 주시죠.
우이경, 똘망똘망한 얼굴로 속기사에게 서류 건네고.
대보 측 변호사 오영탁, 지루한듯 앉아 있다.
재판장, 속기사에게서 서류 건네받는다.
재판장 : (서류 들춰가며) 해주시죠.
우이경 : 을 4호증, 5호증 봐 주시고요. 원고 측에서 내신 것 중에...갑12, 14, 15호증을 제외하고는 다 사실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갑17호증의 경우엔 피해액수가 590만원이라고 돼 있는데, (원고 측 오영탁 본다) 560만원 아닙니까?
오영탁 : (긴장한다)
재판장 : 지난번까지 560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원고 측?
오영탁 : (당황해한다) 6과 9가 비슷해서 그만. 죄송합니다.
재판장 : (못마땅) 끙.
우이경 : 매달 590만원씩 3년간과 매달 560만원씩 3년간은 천지 차이지요. 비슷 하다뇨? 천만원 넘게 나는 차이를
지금 비슷하다고 표현하십니까? 다른 피해 사유들도 고용주의 월권으로 이렇게 과장돼 있는 건 아닙니까?
씬2. 동-밖, 복도
가방에 서류 집어넣으며 나오는 우이경.
오영탁, 기다리던 비서와 함께 우이경 추월 해 간다.
오영탁 : (들으라는 듯) 우리 로펌에서 경리나 보던 주제에.. (비웃음)
우이경, 그 소리 들었다. 멈춰 선다. 꾸욱 참는다. 굴하지 않고, 대보 일행을 앞질러 걸어간다.
씬3. 법원 택시 잡는 곳
우이경, 택시 기다리고 있다.
얼마뒤에 오영탁, 비서 일행도 우이경 쪽으로 와 선다.
택시 다가오자 우이경, 손들고 세우는데 멈춰선 택시.
우이경 뒷좌석으로 먼저 타려는데.
오영탁 : (택시 손잡이 턱 잡고는) 일도 없어 맨날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주제에, 것도 무료변론이나 하면서,
바쁘지도 않잖어, 미스우는?
우이경 : !! 오변호사님!!
오영탁 : (뒷자리 타고, 비서도 타고)
우이경 : (안되겠다. 앞문 열고 자신도 타는데) 종로구청 입구 쪽 사거리요.
오영탁 : (0L) 을지로요.
우이경 : 기사님 제가 먼저 서서 기다린 거 보셨죠?
오영탁 : (0L) 따블로 드리리다 기사양반.
기사 : (미치겠다) 아 손님들 이럼 제 맘대로 갑니다?!!
팽팽함 속에 어쨌든 출발해 떠나는 택시.
씬4. 도로. 택시안
오영탁 : (비아냥) 이번사건두 무료변론이라면서? 한가해 조-켓어. 부럽다.
우이경 : (참는다)
오영탁 : 커피나 타고 재떨이나 치우던 우경리랑 이러고, 법정에, 나란히 선다는 게,.참,. 쪽팔린다, 증말, 내가.
우이경 : (부르르)
우이경 행선지에 요란하게 멈춰서는 택시.
기사 : 9900원 나왔네요.
우이경 : 9900원이요? 예- (하고는 그냥 내린다)
오영탁 : (창문으로 고개 내밀고, 버럭) 아 차비 안 낼 거야?? 미스우 땜에 여기까지 빙 돌아왔는데?
우이경 : (뒷좌석 쪽으로 다가선다. 매서운 시선) !
오영탁 : !
우이경 : 도로 교통법 위반, 따블 외치며 불법 새치기, 합승까지 하셨습니다. 벌금으로, 보이시죠 미터기? 6600원 내시고요.
오영탁 : 하. (기가 막힌다)
기사 : 9900원이지 왜 6600원이야?
우이경 : (오영탁만 본다)
기사 : (웃는다) 변호사라면서 숫자도 제대로 못 읽어요?
우이경 : (오영탁만 보고) 그러게요 기사님. (차문 툭툭 두들겨 준다) 자 출발~
오영탁 : (바짝 약 올라 우이경 보는데서)
출발해 가는 택시.
씬5. 2층 낡은 건물 앞.
택시 떠나고 남은 우이경. 변호사 사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2층으로 바로 올라가려다, 우이경, 1층 명함가게로 들어간다.
씬6. 명함가게
우이경 : 다 됐어요 아저씨?
주인아저씨 : (도장 파가며 고갯짓) 거기요.
테이블 위에 놓여진 명함 곽.
우이경, 집어 들어 보는데.
우이경 : 어? (이상하다)
주인아저씨 : 난 사무장님이 하래는 대로 했으니까 딴소리 마세요 변호사님.
우이경 : (일그러진다)
씬7. 동-건물 계단, 복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복도. 모두 철거 직전 분위기.
우이경, 변호사 사무실 거칠게 열고 들어간다.
씬8. 동-우이경 변호사사무실
옥희 사무장, 컴퓨터 모니터에 시선 두고 앉아있다.
우이경, 사무장 앞에 선다.
우이경 : 사무장님!
옥희 : (우이경 변호사 홈페이지 들여다보면서) 아무래도 이이,,여기 이줄, 이거때매 일이 안 들어오는 거 같어요.
우이경 : 사무장님-
옥희 : 여기 이거, 굳이 이렇게 대문짝만하게 공개해 놔야겠어요? 아니 37기 사시합격, 27기 사법연수원 졸업 이거면 됐지,
98년 영등포 풍신 여상 졸업, 이게 굳이 필요하냐고요? 대학 못 나온 게 (슬쩍 눈치를 보기는 본다) 자랑도 아니고..
우이경 : 자랑입니다 저한텐.
옥희 : (답답한 듯) 변호사님. 건요 이혼한 제가 오호호호호 여러분 저 이혼했습니다. 자랑스럽지 않으십니까?
하는 거랑 같은 거라구요.
우이경 : (생각하더니) 뭐 이혼도 죄는 아니니까, 것도 숨길필욘 없겠는데요.
(그러다 문득) 아무튼 (명함 곽 내민다) 뭡니까 이게?!
옥희 : (반갑다) 어 나왔네.
우이경 : (확 한 장 들어 옥희 눈앞에 들이댄다)
화면 가득 채우는 우이경의 신종 명함.
“변호사 우이경. 이혼전문. 결혼생활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친근하고 편안한 아줌마 변호사. tel: 010-235-77** 24시간 상담환영.”
라고 쌍둥이처럼 똑같은 문구가 좌우에 박혀있다. 가운데를 쭈욱 찢을 수 있게 돼 있는 형태.
옥희 : 뭐가 어때서요? (천연덕) LA에선 실제 이런 명함 돌리고 그래요 변호사들이.
우이경 : 우리가 언제 이혼전문이었어요? 결혼했어요 제가? 아줌마에요 제가?
옥희 : (되려 큰소리) 안 그러면 계속 이러고, 변호사 사무실 연지 6개월 다 되 가는데,
제 발로 알아서 들어오는 수임건수 하나 없이, 월세 밀려가며 굶어 죽으까요? 같이 변호사님?
우이경 : “사무장은 이혼경험 재혼녀로 다양하고 풍부한 결혼이혼재혼 유경험자”까지 넣으시죠 왜?
의뢰인을 이렇게 속여도 되는 겁니까?
옥희 : 속이기는, 누가. 아 누가 봐도 (우이경의 위아래 훑는다) 아줌마스럽고,
또 이혼문젤 누가 결혼도 안한 처녀 변호사한테 맡기것냐고요? 여자 변호사는 일단 처음에 이 방법이 딱이에요.
산부인과 가려면 여의사 찾게 되고, 이혼 하려고 들면 여변호사 생각나고 아시잖아요?!
우이경 : (씨. 아무리 그래도) !!
옥희 : (덥썩 명함곽 안기려든다) 얼마간만 이러자구요. 우리도 수임료 받고 일좀 맡아 보자구요. 예 변호사님?
우이경 : (차츰 눈에 힘 풀린다)
옥희 : 우리 애 학원비도 못 줬어요 지난달부터.
우이경 : .. (미안해진다)
옥희 : 가뜩이나 공부 못하는 앤데,.
우이경 : (마음 약해진다)..(명함 곽 받아든다) ..알았어요.
(변호사석으로 간다) 대신 풍신여상 졸업 이거, 홈페이지서 지우기 없기에요.
옥희 : (본다)
우이경 : 상고가 어때서요? 여상이 어때서요? 잘했든 못했든 내리 15,16,17대까지 연짱 대통령이 상고서 나왔는데.
옥희 : (따져본다) ..그런가?
우이경 : 난 우리학교 자랑스럽기만 한데,. (자랑하듯) 우리나라 최고의 여배우도 여상출신이에요.
옥희 : 누구요?
이때 지축을 흔들듯 헬기 프로펠러 소리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자연스레 눈동자 천장을 향하는 우이경, 사무장.
씬9. 도심 상공
아찔하게 높이 솟은 마천루들의 숲. 그 상공. 빌딩 꼭대기마다 헬기 승강장들 군데군데 보이고.
‘헬기’ 한 대가 빌딩숲을 올챙이 마냥 헤엄치듯 날아간다.
마천루 숲 사이로 오솔길처럼 나있는 도로 위로 고급 ‘외제차 지붕’도 움직여간다. 유영하듯 외제차도 달리고 있다.
그 외제차를 쫓는 듯한 누군가의 시선.
그 시선에 아랑곳 않고 스르륵... 적당히 내려지는 차창. 하얗고 보드라운 여자의 팔이 쭈욱 내밀어진다.
바람을 만끽하는 듯, 헤엄치는 물고기마냥 움직이는 그녀의 팔.
씬10. 대한운용 빌딩/옥상 헬기 승강장
헬기 요란하게 날아가 내려앉으려는 곳은 대한운용 옥상. 한민국 펀드의 출시를 알리는 대형광고전광판 보인다.
한민국, 허둥대는 주식운용 본부장의 보고 받으며 서둘러 올라온다. 오류동 그림자처럼 따른다.
주식운용 : 은행장이 한민국펀드는 앞으로 일절 판매하지 말라고 했답니다.
열흘 동안 중국, 인도까지 다녀온다니까 출발 전에 꼭 설득해주십쇼.
한민국 : (비죽 기분 나쁘게 미소 짓는다.)
주식운용 : (간절하다) 열흘이면 우리 다 죽습니다. 시작부터 최대 판매사가 그렇게 나오면 끝이잖아요.
한민국 : (빤히 보다가) 편히 쉬세요 그만.
주식운용 : 예? (나름 좋게 해석하고) 아 예.
한민국, 주식운용 뒤로 하고 성큼 헬기 쪽으로 서두른다. 따르는 인사과, 오류동.
한민국 : 주식운용 본부장 사표 받어.
인사과 : (놀래) 예?
한민국 : 외국계서 경험 있는 사람으로 다시 알아봐. 젊은 애로 좀.
저렇게 전전긍긍 걱정하다 날새는 꼰대들 말고. 20대가 좋겠다.
인사과 : (놀래) 예? 20대가 무슨 경험이 있다고 본부장자릴.
한민국 : (말 자르고) 어차피 일, 내가 다하는데 뭘. 20대 후반 그럼. 아 이번엔 여자면 좋겠다. 이뿌면 더 좋고.
(생각난듯, 콕 찝어서) ‘이’씨는 빼고. ‘애’자 ‘리’자도 이름에 없어야 돼. 연봉? 얼굴 생긴 거 보고 협상한다 그래. 됐지?
(올라타려면) 왜 답이 없어??
인사과 : (벙 쪄 있다)
한민국 : 그럼 당신 자리도 같이 알아봐. (올라탄다. 문 닫기 직전) 그 자리도 여자로. OK?
문 닫고 이륙하려는 헬기.
한민국, 굳이 문 열고 확인한다. 소리 지른다.
한민국 : 두 자리 다 미쓰여야 되! 미쓰‘리’는 안 되고 둘 다- 이씨 여잔 다 싫어, 당분간! 알았지이?
이륙해 날아가는 헬기.
인사과, 남아서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씬11. 헬기안
한민국 : (소리 지른 탓에 숨 거칠게 앉아있다.) 하여간 딱 맘에 드는 인간들이 없어. 우리 회사 한 사람당 평균 연봉이 1억이야.
봐- 저게 어디 1억 짜리들인가?
옥상위에 주식운용 본부장과 수하들이 점점 작아진다.
오류동 : (눈치 보는 목소리) 괜, 찮으신 거죠?
한민국 : (툭) 뭐? ..어제일?
둘 사이 침묵. 한동안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만 들린다.
한민국, 시선 창 밖으로 던진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시내 전경.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한민국 : (버럭, 헬기기장에게) 이봐- 1분당 내가 얼마 버는지 알어, 몰라?
초보야?! 왜케 느려? 당신이 지금 내 돈 까먹고 있는 거 모르냐구-?
그런 한민국의 아래로 앞서의 ‘외제차’ 여전히 달리고 있다.
마천루 숲의 상공에서도 그녀의 차와 팔은 도드라져 보인다.
씬12. 도심 상공
슬그머니 그 뒤를 쫓고 있는 ‘배기자’의 차도 한 화면에 잡힌다.
여유 있던 배기자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지면서, 배기자의 차 앞으로 끼어드는 중국.
집 배달부들의 오토바이 행렬. 오토바이 위용이나 차림새나 고급 중국집 느낌이다.
외제차 마침내 멈춰서는 곳, 대형로펌 대보 앞.
배기자e : (멈춰서는 빌딩 올려다보며) 어?
씬13. 차 안
카메라기자 : (카메라 꺼내가며) 왜요 선배님?
배기자 : ...여긴,
카메라기자 : (배기자 시선 따라 빌딩 올려다본다) ?
배기자 : 어제 다 끝난 거 아니었나?
카메라기자 : (어느새 카메라로 입구 들어가는 이애리를 담고 있다) 뭐요? 이혼요?
배기자 : (퍼뜩! 안되겠다 싶었는지 잽싸게 차문열고 내리는데)
씬14. 대보로펌 빌딩 로비
이애리 여유 있게 검색문을 통과해 들어가고. 중국집 배달부들도 익숙한 듯 통과해 들어간다.
배달부들에 묻어 슬그머니 통과하려던 배기자, 턱 뒷덜미를 잡힌다. 경비다.
경비 : 어떻게 오셨습니까?
배기자 : (눙쳐서) **일보 사회부 기잡니다.
경비 : ‘진심과 거짓말’의 배수진 연예부 기자님, 신분증 좀 주시겠습니까?
배기자 : (빤히 본다) 저 아세요?
씬15. 대보빌딩 입구, 차 안
과격하게 밀려나오는 배기자.
차안에서 카메라에 눈 대고 있던 기자도 놀래 카메라에서 눈을 뗀다.
어림없다는 듯, 기세등등하게 입구 막고 서있는 경비의 모습.
씬16. 동-앨리베이터 안
올라가는 층수 숫자들.
이애리, 혼자 타고있다. 표정이 의미심장하다. 시내 전경이 그녀의 발아래로 펼쳐진다.
씬17. 도로/2층짜리 건물 앞
어떻게 굴러가나.. 용하다 싶을만치의 후줄근한 오토바이, 달리고 있다.
짱개 ‘전이만’, 역시 후줄근한 2층 건물 앞에 오토바이 세운다. 배달통 들고 안으로 들어간다.
씬18. 동-빌딩안
전이만, 계단 올라와 익숙하게 문 열고 들어가는 곳, 우이경사무실의 간판 보인다.
씬19. 우이경 변호사사무실
전이만, 일단 신문지 하나 척 펼쳐 깔아주고. (이혼기사 위로 깔린다) 달랑 자장면 두개 배달통에서 나온다.
테이블 주위로 모여 앉는 옥희사무장, 우이경.
짬뽕 국물도 각기 하나씩, 단무지그릇 세 개씩, 양파그릇도 세 개씩. 가지런히 놔준다.
전이만 : (꾸벅) 맛있게 드십쇼.
비비기 시작하는 사무장, 우이경.
전이만, 우이경 옆에 턱 받치고 앉는다.
옥희 : (시선 안주고) 자네 안가고 뭐하시는가?
전이만 : 저기 그게요. 변호사님.
옥희 : 어허. 또, 또오-?
전이만 : 그럼 어떡해요? 돈 없는 놈은 변호사 문턱이 하늘인데,
우이경 : (크게 한입 먹다가) 왜요? 누가 또 억울하대요?
전이만 : (좋아서 착 옆에 붙는다) 그게 같이 사는 똥개 얘긴데요.
옥희 : (먹던 자장면 면발 볼썽사납게 뚝 끊고는) 야 달랑 단무지 몇 개 더 들구와선 몇 번째냐? 엉? 양심이라는 게 좀 있어야지.
공짜로 니꺼, 니친구꺼, 니친구의 친구꺼, 니친구의친구의거시기거시기꺼 상담 빼고, 우리
옥희E : 6개월 동안 한건도 못했어! 이깟 단무지나 처먹고 살란 말이지 뭐야 니 행태가 지금?!!
한두번두 아니구 이제 니집 개시키까지 들먹여- 엉?!
전이만 : (기세에 쪼그라든다) !!
우이경 : ,.사,사무장님!
그사이 우이경은 짜장면 먹다가 바닥에 깔린 채 그릇으로 살짝 가려져있던 신문의 헤드라인을 보았다. 믿기지 않는다.
옥희 : (태도 바뀌어) 예 변호사님.
우이경, 먹던 짜장면 그릇 옆으로 확 치운다. 제대로 드러나는 신문1면의 “이애리, 한민국의 이혼기사” !!!
우이경 : (놀래)
옥희(E) : (왜이러나?) 변,호사님?
우이경 : (허옇게 질려서는) 히익-!!!
씬20. 대보로펌 안
화려한 중국요리들 회의실 탁자위로 펼쳐져 있고.
둘러서있던 변호사들, 비서들의 시선, 복도로 당당하게 지나쳐 가는 이애리 쪽으로 쏠린다.
남자 변호사들의 입이 헤벌쭉 해진다.
이애리, 꼿꼿하게 걸어간다.
변호사 이름 써진 각 룸들 지나치지만 누구에게도 시선 한번 안 준다. 오히려 그들이 일하다 말고 애리에게 시선 준다.
대표변호사 룸 앞에 멈춰서는 이애리.
씬21. 우이경 사무실
우이경 : (신문 1면 바들바들 펼쳐들고) 이,이,,이애리가 이혼했어요??
씬22. 대표변호사 사무실 내부
이애리E : 어제 이혼했어요.
변호사들, 직원들 일하는 모습 창으로 보인다.
블라인드 내리는 최대표. 돌아선다.
최대표 : 알고 있습니다.
이애리 : 제 전남편은.
최대표 : 대한민국에 모르는 사람 있습니까?
이애리 : 머리, 꽁지 생략하고, 가운데 토막만 얘기할게요 그럼.
최대표 : 아 그전에 한가지,
이애리 : (본다)
최대표 : 어제 이혼할 때까지만 해도 따로 변호사가 있지 않았습니까?
이애리, 묘한 미소 짓는다. 일어나 창가로 간다.
긴 손가락으로 블라인드 사이 벌려보는데, 여비서 몇 호기심에 귀를 쫑긋 세우고 붙어있다.
애리와 시선 딱 부딪치자 놀래 떨어져 흩어지는 비서들. 다시 블라인드 닫고.
이애리 : (돌아선다) 이혼은 중요한 게 아니죠.
최대표 : (그럼?)
이애리 : 이혼은 그 정도의 변호사면 충분해요. 어제까진 연습이었고, 전쟁은 이제부터죠.
전쟁에는 그에 걸맞는 무기와 용병이 필요하잖아요?
최대표 : 전쟁이라면 ..재산분할?
이애리 : (맞다)
최대표 : 보통은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을 요구하는데, 왜 이혼한 다음날, 기다렸다는 듯, 아, 죄송합니다.
이애리 : 맞아요. 기다렸습니다.
최대표 : 동시에 진행하지 않은 이유가 따로 있는 겁니까?
이애리 : 돈 아까워 이혼, 안 해줄 사람이거든요.
최대표 : (설마) 한민국이요?
이애리 : 네, 한민국이요.
최대표 : (믿기지 않는다) 한민국이 단지 돈 때문에?
이애리 : 네 단지 돈 때문에.
# 인써트
신문가판대 위클리경제잡지 등에 표지 모델로 나온 ‘한민국’ 치솟는 주가 곡선과 함께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TV뉴스, 여앵커 나온다. (한민국의 자산운용사, 일하는 모습, 자산운용사의 올라가는 주식가격 등 보여진다)
여 앵커 : 2008년 40세미만 대한민국 젊은 부자 100인의 명단과 함께 순위가 공개됐습니다. 이는 국세청의 6월말
종합소득세 신고에 기준한 것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한민국 펀드가 5년간 700%에 달하는 수익률과 함께
한민국 펀드의 폭발적인 인기로 신뢰도가 상승한 대한운용사의 주식이 크게 오른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결혼이후 뛰어든 영화관 사업도 확장일로에 들어서 한민국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3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가 신고한 주식평가액과 펀드 배당액은 무려 2000여억원에 달합니다.
이애리 : (눈빛이 번뜩인다)
최대표 : (그녀의 눈빛을 읽는다) 얼마를 생각하시는 겁니까?
둘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흐른다.
순간, 테이블 위에 올려놨던 핸드폰이 진동으로 뱅그르르 돌아간다. 이애리의 것.
최대표 : 받으셔도 됩니다.
이애리 : (우이경이라는 네임명 뜨는 것 본다) 제 인생이 걸린 문제에요.
씬23. 우이경 사무실
우이경, 핸드폰 들고있다. 열심히 신호가는 소리.
씬24. 대표변호사 룸
이애리 : 쭉정이 변호사는 상대하지 않을 겁니다. (툭 핸드폰 꺼버린다)
씬25. 우이경 사무실
우이경 : (뚜뚜뚜뚜 소리 보아가며) ..? (걱정가득) 잠적했나?
옥희 : (옆에 귀신같이 붙어있다) !!
씬26. 대표변호사 룸
이애리 : 최고의 변호사를 구해주십시오. 이 분야 최고액이 될 테니까.
최대표 : !!!
씬27. 우이경 사무실
우이경, 전화 안 받자 포기하고 불어터진 자장면 먹는다.
옆에 착 붙어있는 옥희 사무장.
옥희 : 친했어요?
우이경 : (자장면 한 입 물고는 멍)
옥희 : ! 그럼 같이 여상 나왔다는 최고의 여배우가..?
우이경 : (이애리 걱정되는.,. 끄덕)
옥희 : 친했냐고요?
우이경 : 결혼식 때 저만 불렀더라구요. 이상하게? (자기가 생각해도 이상하다)
옥희 : 근데, (속 터진다) !! (버럭) 아 근데 이혼할 땐 왜 변호사님 안 불르냐고요?
결혼할 때 변호사님만 불렀으면 이혼할 때두 변호사님만 불러야지?! 변호사친구 뒀다 뭐해?
우이경 : (이씨.) 친구가 이혼했는데, 사무장님은 그딴 장사해먹을 생각 밖에 안 나세요?
내 친구라구요- 지금 얼마나 힘들겠어요?!
옥희 : 이혼 거 별거 아네요.
우이경 : 이혼이 어떻게 별게 아네요?
옥희 : 해봤으니까 나두.
우이경 : 자랑이지 그게.
옥희 : 아..(아깝다) 진작 정보 좀 알았으면 얼마나 좋아요? 이애리 이혼 변호사 했다 그러면 홍보 빵빵하게 되지,
그 다음 날루 여기저기서 이혼변호 해 달라 난릴텐데. 아 그간 뭐했어요 대체?? 친구 이혼하는것도 모르고??!
우이경 : (버럭) 소식 없으니까 잘 사는 줄 알았죠-
옥희 : 뭐 더 할 거 없대요?
우이경 : (먹다 검은 것들 마구 튀어 나온다) 사무장님!!!
씬28. 인천공항 (봄)
입국게이트를 막 빠져 나오는 한민국과 여배우.
카메라들 구름떼 같이 몰려든다. 놀래 플래시 피하는 한민국, 여배우.
오류동, 그림자처럼 한민국을 보호하지만 역부족이다. 되려 한민국이 여배우를 감싸 용의주도하게 빠져 나가고 있다.
와중에 넘어지는 기자 등 소동이 인다.
자막으로 “한민국, 여배우 고혜미와 스캔들. 이혼 초읽기” 뜬다.
화면이 왔다갔다 빨라졌다 되감았다 바뀐다.
(그림위로) 리포터 배수진의 멘트도 왔다갔다 한다.
배수진 : 수천억 자산가인 한민국과 배우 이애리의 이혼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6년 전 결혼했던 두 사람은
최근까지 숱한 스캔들과 소문을 양산하다 급기야 오늘, 비밀리에 톱스타 k양과 동행 입국하는 장면이 취재진들에..
씬29. 강남 나이트클럽 주변 (밤)
몰카처럼 화면 흔들리며 나오는 나이트클럽 외경.
안으로 들어가자 화면이 더 흔들린다.
리포팅 멘트 나오고. 얼굴 뿌옇게 만든 웨이터들 변조음성 나오고.
배수진 : 한민국이 폭행을 휘둘렀다는 나이트클럽에 나와 있습니다.
웨이터 : 비서들은 막상 꿈쩍 안했어요. 되려 한사장이 손님 여러 명을 상대로
씬30. 법
신문 귀퉁이에 실린 한민국의 법위반 기사. 대한빌딩 앞에 보이는 횡단보도 길.
배수진 : 금융계의 이단아 한민국 대한운용 대표가 점심시간 여의도 자신의 회사 앞 횡단보도를 무시한 채 무단횡단을 하다
경찰에 걸려 벌금 3만원 딱지를 떼였습니다. 상습적인 법위반으로 무려 20회에 걸쳐 범칙금 부과를 받았지만
한민국대표는 3년이 넘도록 한번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씬31. 결혼식 당일 사진
호텔 곳곳 철통 경비 속에 치러지는 결혼식 현장.
옆 건물 창에서 배수진이 아슬하게 찍는다. 출입구 한쪽에서 초대장 확인하는 모습들,
우이경이 초대장 내밀고, <대보>여직원 유니폼 입고 덤벙대며 들어가는 모습도 나온다.
나중에 홍보용으로 돌린 두 사람의 결혼식 동영상 몇 장면이 나온다.
배수진 : 언론은 물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고, 신랑신부 친필의 초대장이 없이는 들어갈 수 없는 지경이라
지금 저를 비롯한 기자들은.. 신부측은 연예계 하객은 단 한명도 부르지 않..
씬32. 케이블 tv 편집실
편집기 앞에 앉아서 조그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 배수진. 카메라 문 열고 들어온다.
카메라 : (옆에 앉으며) 한민국 친부 확인설은 어떻게 된 거에요?
배수진 : 방배동 집으로 옛날에 데리고 있던 비서가 애를 안고 찾아왔단 얘기가 있는데,
한민국 측에서 어떻게 대처를 했는지 순식간에 소문이 사그러들었어. 것도 그냥 난 연기는 아니었을 텐데.
(그림본다) 오래 견딘거지.. 이애리가. 6년이면.
이어서, 이애리가 대보로펌으로 들어가는 장면 나오고 있다.
카메라 : 여전히 이뿌네.
배수진 : 대보는 그간 기업들만 상대했지 한번도 이혼변호를 맡은 적이 없는데 말야..
카메라 : 저기 언론에 무쟈게 비협존데.
배수진 : (뚫어지게 그림 보고 있다) .. 대체 <대보>에는 왜 갔으까, 이애리가?
배수진, 이애리가 살짝 뒤를 궁금해 하며 돌아보는 장면에서 스톱 잡는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이애리 얼굴에서 스틸.
씬33. 남해상 헬기안
남해의 섬들과 바다가 수려하게 펼쳐진다.
요란하게 들리는 프로펠러 소리.
한민국, 노트북 펼쳐놓고 코스피 확인중이다. 오른 종목, 내린 종목에 심하게 ‘일희’‘일비’하다가
한민국 : (급하다) 멀었어 기장-?
기장 : 예, 다와 갑니다.
핸드폰 불빛이 반짝이자 전화 받는 오류동.
오류동 : 네- 말씀하세요- (프로펠러 소리땜에 안들린다. 한민국에게) 회산데 뭐라는지 시끄러워 안 들립니다.
이어 발신조명 들어오는 한민국의 핸드폰.
한민국 : (핸드폰 열고) 나야- 뭐라구? (안들린다) 시끄러워 귀청 떨어지겠네.
(기장에게) 이봐- 이 프로펠러 좀 멈춰봐. 날개 좀 멈춰보라고--
기장 : (황당) 예-?
오류동 : 아 문자가 들왔습니다.
한민국 : (다짜고짜 오류동 핸드폰 빼앗아 연다)
문자 내용, 화면을 꽉 채운다. '사모님이 대보로펌을 다녀갔습니다.'
한민국 : (엥?)
오류동 : (난감한 표정)
한민국 : (생각하다) 대보? 대보엔 왜?
오류동 : (표정)
한민국 : 니가 시켰냐 이딴 짓?
오류동 : (입 꾹-)
한민국 : 너두 내려. 뛰어 내려 너두-
기장 : (아 저 두 사람 불안해 죽겠다)
한민국 : 끝난 여자 뒤는 왜 밟구 난리야 신경쓰이게에-?!!
기장 : 저 대표님, 곧 착륙합니다. 안전벨트 확인해..
한민국 : (OL) 돌려-.
기장 : (설마) 에?
한민국 : (버럭) 돌리라니까?!!
기장 : 아(니), 저(기), 그
오류동 : 은행장님은 어쩌시고요?
한민국 : 한민국 펀드 안 판다 그럼 나머지 우리 펀드들 몽땅 그 은행엔 주지마. 즤들이 어쩔 거야. 고객들이 찾고 난릴 텐데 씨.
내가 잘못 생각했어. 갈 필요없어. 아 뭐해 차 안 돌리고?!
기장 : (미치겠다) !!
한민국 : 뭐하러 내가 빌러가냐? 팔아달라고 사정 안 해. 10년 준비해 내논 거야. 자신 있어.
자회사 것만 팔아서 어디 장사 해보시라 그래. 실력 있는데 우리가 뭐 아쉬워서, 하!
오류동 : 행장님 은근히 기다리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한민국 : 더 잘 됐네 그럼. 아 빨리 안 돌리고 뭐해?! 돌려서 이왕이면 서울 이애리 집 마당에 내려줘. 거 가서 저녁먹자.
식식대는 한민국 표정에서.
씬34. 510호 우이경 아파트 (저녁)
집에서 케이블 보는 우이경. 여기저기 리모콘 눌러봐도 온통 이애리 이혼소식이다.
마침 배수진 기자의 채널 ‘진심과 거짓말’에서 나오는 내용.
맥주캔 마셔가며 소파에 쭈그리고 올라앉은 우이경의 얼굴 위로 멘트 흐른다. 더 이상 편할수 없는 옷 꼬라지, 머리 꼬라지.
배수진E : 어제 이혼한 이애리의 이혼배경과 파경설 이후 초스피드로 끝난 이혼합의의 내용에 궁금증이 더해가고 있습니다.
양측 대리인 모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가운데, 그간 한민국대표를 둘러싼 숱한 루머와 스캔들로
이애리씨의 6년 결혼생활이 평탄치 않았음은 짐작이 가는 대목입니다. 현재 대형 매니지먼트사의 물밑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고, 이혼 이후 과연 다시 연예계에 복귀할지도 초미의 관심삽니다.
우이경 : ..어쩌다 애리는 저런 남자랑.. (시선 떼지 않고) 돈이 좋았나?..증말 사랑하긴 한 걸까? (캔 비운다. 꺼억)..행복했으까?
안 되겠다 다시 번호 누르는 우이경. 신호 간다.
신호 가다가 또 툭 끊긴다.
우이경 : 이상하다.. 아까도 이러든데?..
이때 울리는 초인종소리.
우이경 : (휙 고개 돌리고) 누구야 이시간에? 혹.. (눈 커진다) 애린가?
씬35. 동-현관앞, 거실
현관 열어주면, 모자 쓰고 선글라스 쓰고, 묘령의 여인처럼 서있다. 이애리.
우이경, 누군가 싶다.
이애리 : (천천히 고개 든다. 눈 한쪽 찡긋) 나 좀 숨겨줘.
우이경 : 어? (당황) 여,여기에? (뒤를 본다)
--인써트. #동-화장실.
변 혁, 샤워중이다. 콧노래 흥얼거린다.
이애리 : 스캔들 땜에 기자들 집 앞에서 진 치고있어. (행복해 보인다) 며칠만?
우이경 : (어쩌지 싶다가) 어. 그래.
이애리 : (환하게 웃어준다. 사랑에 빠진 그녀의 웃음. 생각난 듯) 결혼 발표 전까진 너두 쉬~!
우이경 : (헉!) 너 진짜, 겨,결혼? 그, 대,한민국이랑??
이애리, 긍정의 미소. 들어와 소파에 앉으려는 걸,
우이경 : 일단 방에 가서 편한 옷으로 갈어 입어. (떠민다)
이애리 : 니 선배언니는 언제 들와?
우이경 : 어? 안 들와 며칠. 출장 갔어. 잘됐다 마침. 응. (어색한 웃음)
떠밀려 이애리, 방으로 들어가고.
우이경, 급한 김이다. 화장실 문 벌컥 열고
씬36. 동-화장실
변 혁, 놀래 화들짝 돌아선다.
변 혁 : 야 야 야 야-
우이경 : (변 혁 옷가지 머리위로 상납하며) 부, 부탁이에요.
변 혁 : (얘가 왜이래?!)
우이경 : 며칠 외박 좀 해주세요. 변 변호사님.
변 혁 : (말도 안돼) 뭐-?
--#35. #36. 6년전의 우이경은 순진하고 다소곳, 순종파, 순정파다.
씬37. 동-현관 (저녁)
우이경, 옛 기억을 떨치려는 듯 고개를 흔든다. 문 앞에 서있다.
우이경 : (조심스레) 애리니?
그때처럼 문 확 열어주는 우이경.
부동산아줌마 : (반색) 색시 집에 있었네?
우이경 : (벙?!!) 누구세요?
씬38. 동-거실 (저녁)
안으로 밀고 들어온 부동산아줌마, 집 살 사모님. 맘대로 이 방, 저 방, 열어보고 둘러보는 두 사람.
우이경 : (따라다니며) 저, 저기요. 저 집 내논 적 없는데요.
부동산 : 알어요. 이제 내놓으면 되죠.
우이경 : 네?
부동산 : 산단 사람 나섰을 때 팔아야지, 아 신랑은 아직 안 들온 모냥이네?
신랑하고 상의해 보고, 값은 이 사모님이 시세대로 잘 쳐주신다니까 걱정말고요. 알았죠?
우이경 : (정색하고) 아줌마.
부동산 : 그 가격에 평수도 딱 적당하죠 사모님?
사모님 : 그러네요.
우이경 : (버럭) 아줌마-
부동산,사모님 : (아 깜딱야) !!!!
씬39. 아파트 현관 밖 (저녁)
쫓겨나듯 나오는 부동산아줌마, 집 살 사모님.
거칠게 쾅 닫히는 현관문.
부동산 : (포기 않고 문 두드린다) 신랑이랑 상의해 보라니까요?
벌컥 열리는 문.
우이경 : 신랑 죽었거든요-?! (문 쾅 닫는다)
부동산,사모님 : (황당해 서있다) ?!!
부동산 : (포기않고) 아니, 변 혁씨가 이집 주인 아네요?
씬40. 동-안 (저녁)
우이경 : (소리 지른다) 변 혁인지 변 똥인지 아무 상관없거든요?!! (억울하다) 아줌마- 이집 제집이거든요!?!!
식식 거실지나 부엌으로 가는 우이경.
우이경 : 아직 융자 받은 것두 다 못 갚았는데, 팔고 나가서 이만한 집을 어디가서 구하란 말야?
(물 한잔 들이킨다) 1억 4천에 샀는데, 오래되 후져서 올라 봤잘테고, 거들고 서울서, 보나 마나 전세지? 미쳤어?
(돌아선다) 아니, 내놓지도 않은 집에 쳐들어와서 왜 저래 대체?? (씨-)
씬41. 아파트 이촌공인중개소 앞 (저녁)
아파트 입구 부동산께로 오는 두 여자.
부동산 : 저 아줌마 보통 아니네요. 시세대로 준다는데도 말도 못 꺼내게 하니, 어뜨케요 사모님?
사모님 : (짜증난다) 9억에서 얼말 더 달라는거야 그럼?!
씬42. 대보로펌 빌딩 전경 (저녁)
저녁인데도 모두 불이 들어와있는 상태.
씬43. 대표변호사 룸 (저녁)
최대표, 회전의자에 돌리고 앉아 생각에 잠겨있다.
플래시백 # 이애리 : 이 분야 최고액이 될테니까.
# 이애리 : 최고의 변호사를 구해주십시오.
미니스커트의 늘씬한 비서 뒷모습, 또각또각 최대표 책상 앞에 멈춰 선다. 메모 내려놓는다.
최대표, 돌아보는데
이애리 : 말씀하신 연락첩니다.
최대표 : (헉,) !!
순간 최비서가 이애리로 보였다.
비서 : ??
최대표 : (수습하고) 수고했어.
비서 : (나간다) 네.
최대표 : (메모 집어든다. 한동안 보다가 전화기 집어든다) 근데 얼마를 줘야 변 변이 올라나?
(고민이다. 잠시 전화기 내려놓는다)
마침 문 열고 들어오는 오영탁 팀장.
오영탁 : 부르셨습니까?
최대표 : 변 혁이 알지 자네두?
오영탁 : (순간 인상 별로다) 입사해서 제 밑에 있던 친구니까 뭐,
최대표 : 자네만큼은 줘야 오겄지 짜식이? 파트너 자리두 하나 내주고?
오영탁 : (말도 안된다) 예?
씬44. 호텔 전경 (저녁)
전경 안으로 급하게 들어와 멈추는 고급 세단.
오류동, 서둘러 나와 문 열어주기 위해 가고.
한민국의 차 앞으로 더 급하게 들어와 멈춰서는 차. 이애리의 차다.
오류동이 열어 주기도 전에, 벌써 먼저 차 문 열고, 식식 앞서 들어가는 한민국.
이애리, 그런 한민국을 본다.
옆자리에서 생수병을 집어 마개를 열고, 급하게 반 병 가량을 들이킨다. 심하게 찡그리는 얼굴.
생수병 든 채 차에서 내리는 이애리.
씬45. 동-1층 앨리베이터 앞 (저녁)
기다리고 서있는 한민국, 오류동.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 한민국 옆에서 멈춘다.
한민국, 이애리를 본다.
문 열리는 앨리베이터.
한민국 : 여기 있어.
오류동 : (고개 숙이고)
올라타는 두사람.
씬46. 동-앨리베이터 안 (저녁)
나란히 앞만 보고 서있는 두사람.
이애리 : 여기 우리 결혼식 올린 호텔이네요.
한민국 : (잊고 있었다) 그랬나?
이애리 : (풋, 갑자기 웃음이 나온다) 당신 그러다가 다음 결혼식두 여기서 하겠어요?
한민국 : 뭐야?? (기분 상했다)
이애리 : (여유있다. 얼굴이 달아오른다)
씬47. 동-스카이라운지 룸 (저녁)
웨이터 물 잔 내려놓고 물러간다.
한민국 : (일단 물 한잔 들이키고) 어제 이혼했어. 오늘 대(보 하려다 멈칫)
(속으로) 가만, 대보얘길 하면 내가 속 좁게 뒤를 밟은 게 되잖아?
이애리 : 대? (생수병, 마저 마신다) 대 뭐요?
한민국 : (속으로) 까짓 체면이 중요해? 대(보 하려다 또 멈칫).. (속으로) 중요하지. 쪽 팔리잖어 사실.
이애리 : (궁금한 표정) ?
한민국 : 대, 체 어쩌자는 심뽀야?
이애리 : (뜬금없다는 듯) 뭐가요?
한민국 : (빤히 본다. 속으로) 이거 봐라.
이애리 : (순진하게 본다)
한민국 : 대체 앞으로 뭐하고 살 작정이냐고-?
이애리 : 걱정 돼요?
한민국 : (표정관리)
이애리 : 안그래도 앞으로 뭐 먹고 살지 걱정이에요. 당신 회사 CF 계속 하까? 당신 경쟁회사서 벌써 CF 들오긴 하는데,
한민국 : 미쳤어?!!
이애리 : 하긴, 그래두 6년을 산 의리가 있지.
한민국 : 했단 봐. 죽어 나한테!!
이애리 : (풋- 또 웃는다)
한민국 : 웃지마-
이애리 : (더 크게 웃는다)
한민국 : (버럭) 재밌어 지금?? 오늘 대(보 얘기는 죽어도 안 나온다 입에서)
이애리 : (웃다가, 웃었는데, 눈물이 핑 돈다.)
한민국 : !
이애리 : (고개를 돌린다. 눈물을 감춘다)
한민국 : 당신 연기해 지금? 왜 웃다 울다 해? 동시에 그게 되구, 하, 참, 배우는 배우네 당신.
이애리 : (잔인하다 그 말이)
한민국 : 그 눈물은 진짜야?
이애리 : (모욕) .. (다시 웃기 시작한다. 웃음이 나온다)
한민국 : (삐닥하니 앉아서는) 다시 보지 말자구. (일어선다) 나한테 할 말 없어?
이애리 : (웃음 멈춘다)
한민국 : 간다 그럼.
이애리 : 후회되지 않아요?
한민국 : 뭐가?
이애리 : (표정)
한민국 : 결혼한 거? 이혼한 거? 확실히 해. 나 뿌연 거 안개낀 거 싫어하잖어?
이애리 : .. 둘 다요.
한민국 : ! (어려운 질문이다)
이애리 : (기다린다)
한민국 : 후회 안 해, 둘 다.
이애리 : (표정. 일어선다) 나두요.
마주보는 두사람 시선에서.
씬48. 동-호텔 지하 주차장 (저녁)
오류동, 차안에서 생각난 듯 약을 챙겨먹는다. 시계 본다.
씬49. 호텔 입구 (저녁)
한민국 : (전혀 맘에 없지만 툭 내던지듯).. 데려다 줘?
이애리 : 다음에요.
한민국 : (이상하다) 다음에?
이애리 : 네.
한민국 : (피식) 다음이 어딨어 우리한테? 다음은 없어.
이애리 : (표정)
한민국, 미련없이 돌아서 차에 오른다.
남겨진 이애리. 긴장이 풀리는지 살짝 중심을 잃었다.
이애리 앞으로 멈춰서는 그녀의 차. 발레파킹요원, 세워주고 가려는데.
이애리 : 대리기사 좀 불러줘요. (생수병 들어본다) 술을 좀 했거든요.
(뒷좌석에 타고, 빈 소주병 두 개 사이에 생수병 던져 놓는다.)
씬50. 한민국의 차 안 (저녁)
오류동 : (본다. 어떻게 됐냐는 시선)
한민국 : 별일 아닐 거야. 대보는 신경 꺼 그냥. 공연한 짓 했어 늬들.
오류동 : 예.
한민국 : 오바한 거라고.
오류동 : 예.
한민국 : (창 밖으로 시선 돌린다) 여기서 결혼했어?
오류동 : (백미러로 본다)
한민국 : (정말 생각 안난다) 나 여기서 결혼했냐구?
씬51. 씨저스호텔 리샨셔스 홀 (2002년 6월)
예복셔츠 입은 한민국의 모습, 거울 속으로 들어온다. 거울 보러 들어와서도 시선은 노트북 증시상황 쪽이다.
한민국 : (핸드폰에 대고) 무도제철 사. 지금! 빨랑! (끄고)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관자놀이 양쪽을 연신 눌러준다. 벌컥 열리는 문.
숨찬 우이경이 신부 이애리를 찾고 있다. 대보여직원 유니폼차림.
우이경 : (한민국의 뒷모습만 보고) 어, 여기도 아니네? (나가려는데)
한민국 : 물 한잔 갖다줘.
우이경 : (누구? 나한테 시키나?) 아니 저, (문에 달린 명패 확인하니 신랑대기실이다) 아,안녕..
한민국 : 진통제 한 알하고. 카페인 없는 걸로. 삼미제약 걸로.
우이경 : ! 근데, 왜 그걸 저한테 시키세요?
한민국 : ! 머리 아프니까.
우이경, 너무 당연하다는 어투에 말문 막힌다.
한민국, 양쪽 관자놀이 더 세게 눌러준다.
우이경 : (망설인다) 많이 아파요?
한민국 : (인상 찡그리고) 얼른-
우이경 : (들어와 한민국 앞에 선다)
한민국 : ! 좀 사다 달래니까 왜 들어와?
우이경 : (뚱해서는) 지금 밖은 기자들 땜에 전쟁터에요. 간신히 들왔어요. 또 못나가요.
(주머니서 꼼지락. 10개 붙은 티침 꺼낸다)
한민국 : (뭔가 이건?! 얼핏 보기에 무슨 밴드 같다. 침은 아직 안 보인다.)
우이경 : 자.
한민국 : (의혹의 눈초리) ?!
우이경 : 돈만큼 의심도 많으시네.
한민국 : !!
우이경 : 계속 아푸시든가 그럼. (나가려면)
한민국 : (할 수 없다. 일단 해보라는 시늉)
우이경 : (한민국의 오른쪽 관자에 먼저 꾹)
한민국 : 아-!!
우이경 : (몰래 웃는다. 정색하고) 머리 많이 아프셨나 보네요. (왼쪽두 꾹)
한민국 : 아-!! (이씨!!) (빤히 본다)
우이경 : (도 빤히 본다. 쌕 쌕.. 둘 코 닿을듯)
한민국 : (팁 꺼내 건낸다) 고마워.
우이경 : ..예?
한민국 : (우이경 가슴께에 난 주머니에 돈 마구 쑤셔넣으며)
우이경 : 어,어,엄마어머머 왜이러세요-ㅅ?!!
한민국 : 맘에 들어.
우이경 : (가슴 양팔로 가린다)
한민국 : 이 호텔말이야.
우이경 : (식식)
한민국 : 직원 교육 잘 시켰어 아주.
우이경 : (뭔 소린가 싶다가, 자기 차림새 훑는다) ! (자기가 봐도 호텔 여직원 같다.)
한민국 : 근데, 이러고 식장에 들어가라고?
우이경 : 호텔 직원 아니에요 저!
한민국 : (아랑곳 않는다) 사진도 찍을 텐데?
우이경 : 신부 친구라구요 저!!
한민국 : (그제사 빤히 본다) 같이 여상 나온?
우이경 : (식식) 그럼 같이 군대 나왔을까봐?!
한민국 : (빤히 본다) 쩝. (나가려다 문 께에서 멈춰 선다) 거 나머지 것들도 나한테 팔면 안되나?
우이경 : (싫다) 왜요?
한민국 : (생각하다) 됐어. (나가 버리고)
우이경 : (뭐야 저 인간 증말!!)
씬52. 동-신랑대기실 밖
한민국 : 머리 안 아프네 진짜. (신기하다)
로비를 가로질러 신부 대기실 쪽으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뒷모습.
빼곰히 고개 내밀고 우이경, 그런 한민국 보고 있다.
마침 폴란드전의 한골이 더 터지는 순간이다. (황선홍골)
일제히 로비에 함성이 터지고. 하객들 부둥켜안고 흥분의 도가니.
한민국도 멀찌감치서 골인순간을 확인. 두 손 번쩍 들어가며 누구보다 큰소리로.
한민국 : (흥이나서) 대~한 민국! ..(버럭) 대~한민국!!!
씬53. 우이경의 침실 (밤)
침대 옆 서랍장위에 놓인 결혼식 사진 들여다 본다.
한민국,이애리 옆에 우이경 부케 들고 서있다.
우이경 : (밉살맞게) 대~한민국 해 쌌더니. (액자 서랍열고 던져 넣어버린다)
우이경, 자기 머리도 지끈댄다. 으..
양쪽관자에 자기가 능숙하게 티침 꽂는다.
씬54. 인천공항 입국 게이트
입국 게이트 열리고, 변 혁, 성큼성큼 가방 끌고 걸어 나온다. 얼마만에 밟는 서울 땅인가?
주저 없이 걸어가는 변 혁. 핸드폰 열고 번호 누른다.
씬55. 대보 오영탁 파트너 룸
오영탁, 전화 받는다.
변 혁E : 변 혁입니다.
오영탁 : 오- 6년만이군. 어디야?
씬56. 모범택시 안
변 혁 : 아직 LA입니다.
오영탁 : 낼 모레 입국인데, 거기 정리는 잘 돼 가고?
변 혁 : 정리할 거 뭐 있습니까? 흐흐 여자들이 매달려서 며칠 더 걸릴 수도 있구요.
오영탁 : (비하쪼) 결혼도 안한 총각이 이혼전문된 거 보면 참 용하단 말야.
변 혁 : 그래요? 저는 오변호사님이 여적 이혼 안 당하고 사신다는 게 더 용합니다. 흐흐흐..
달리는 모범택시.
씬57. 우이경 사무실
똑 똑 노크소리 선행하고.
검은 썬글라스로 얼굴을 다 가린 썬글라스녀, 들어선다.
썬글라스녀 : 저,.여기가.. (둘러본다)
책상에 있던 우이경, 혼자있다.
썬글라스녀 : (둘러본다)
우이경 : (얼마만에 손님인가?) 일단 이쪽으로 앉으시죠.
책상 사이에 두고 마주앉는 두사람.
우이경 : 어떤 일로,.?
썬글라스 : (핸드백서 명함 꺼내 건낸다)
우이경 : (명함 보고는) 여의도서 일하시는구나. (자기도 명함 건내려 집어드는데, 새명함이다. 질끈 눈 한번 감고는)
저도 여기. (건낸다)
썬글라스녀 : (우이경의 명함본다) 이혼전문이세요?
우이경 : (멈칫),.예?
썬글라스녀 : (썬글라스 벗는다. 심하게 맞아 멍든 눈)
우이경 : (직감) 예.
썬글라스녀 : 명함이 왜 양쪽이 쌍둥이에요?
우이경 : (명함 들어 실금 나 있는 반을 쭉 갈라보인다) 공평하게, 누구도 억울한 사람 없이
두 사람을 짝 갈라서게 해드린다는 뜻으로.
썬글라스녀 : (맘에 든다) 제대로 찾아왔네요 변호사님?
우이경 : (표정)
씬58. 모범택시 안
오영탁E : 이애리 쪽에선 맘이 급한 모양이니까, 공항에서 바로 이애리부터 만나보게.
핸드폰을 만지작만지작 하던 변 혁, 뜬금없이 기사에게 묻는다.
변 혁 : 기사님,
기사 : 예-
변 혁 : 몸은 하난데, 가야할 곳이 두 군데라면, 급한 곳과 중요한 곳 중 기사님은 어딜 먼저 가시겠습니까?
기사 : 아 그야 급한 데부터 가야지요.
변 혁 : 서부이촌동으로 가주십쇼.
기사 : 급한 데가 서부이촌동이에요?
변 혁 : 중요한 뎁니다 거기가.
씬59. 2층건물 입구
상담 마친듯, 썬글라스녀, 우이경 서있고.
우이경 : (벌써 한 편 됬다) 기운내세요.
썬글라스녀 : (썬글라스 끼고있다) 그럼. (간다)
썬글라스녀의 뒷모습을 보고 서있던 우이경. 명함 꺼내 또 들여다본다.
우이경 : (쩝. 편안하고 친근한 아줌마 변호사 문구 눈에 들어온다)..(씨,.) 제대로, 함, 해보지 뭐.
식식 어딘가로 가려는데.
배달통 들고 오는 짱개 전이만 봤다.
우이경 : 새 명함 나왔다. (턱 주고는)
짱개 : (얼결에 받아든다)
우이경 : 수고. (식식 가던 길 간다. 파마하러 가는길)
짱개 : (입 내밀고, 새 명함 빤히 들여다보는 모습)
동료직원E : 배 기자-
씬60. 케이블 tv 사무실 (저녁)
배수진, 들어오고 있는데. 동료직원, 전화기 들고 배수진을 부른다.
동료직원 : 배기자 찾는데?
배수진 : (건네받고) 네 배수진입니다.
수화기너머 : (다짜고짜) 이름은 변 혁이구, LA서 이혼전문 거액의 위자료, 재산분할 소송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대보에서 스카웃 제의 받고 곧, 입국할 예정이구요.
배수진 : ! 대, 보요?
수화기너머 : 네.
배수진 : (이거다) !! (눈빛이 달라진다) 누구십니까 그쪽은? 이애리가 대보를 찾은 이유가 그럼?
수화기너머 : (툭 끊기는 소리)
배수진 : 여보세욧-
뚜뚜 들리는 신호음.
배수진 : (몸에 소름이 확 돋는다. 필이 온다. 전화기 든다) 편집실? 내일 생방 오프닝 바꾼다. 내려 가께 지금.
(끊고는 일사분란, 선반에서 테입들 챙겨가며) 너는(동료직원) 인터넷으로 변 혁이라는 변호사 좀 써치 해.
법률사무소명하고, LA로 직접 통화 시도해봐. 얼른!
동료직원E : 어.
씬61. 도로변. 공중전화 부스 (저녁)
돌아서는 중년 남.
오영탁 : 어디 들어올 때부터 고생 좀 해봐라 짜식. 건방지게..
씬62. 우이경 아파트 건물 입구 (저녁)
쓰레기 봉투, 음식물 쓰레기 낑낑 들고 나오는 우이경. 뽀글뽀글 파마까지 했다. 영락없는 아줌마 형상이다.
입에 물고 빠는 ‘설레임(아이스크림)’ 봉지.
씬63. 아파트 입구 이촌공인중개사 앞 (저녁)
변 혁, 다가와 멈춰 선다.
씬64. 동-안 (저녁)
부동산 : 510호? 510호 이사 안 갔지- 이사 하래도 얼마나 막무가낸데, 왜요?
변 혁 : !! (의외의 수확이다)
씬65. 아파트, 쓰레기 버리는 곳 (저녁)
변 혁, 가방을 끌고 아파트 마당으로 들어온다.
우이경, 일단 멈춰 선다. 양쪽에 쓰레기들 내려놓는다. 고개 뒤로 확 젖힌 채 아이스크림팩을 쪽쪽 다 마신다.
변 혁, 그 앞을 지나간다. 우이경을 그냥 스쳐 지나간다.
우이경, 빈 아이스팩 물고, 쓰레기들 다시 집어 들고 간다.
변 혁, 멈춰 선다.
둘, 등 돌리고 선채다.
변 혁 : ..설 마..?
우이경 : (빵빵한 쓰레기 봉다리 기운 좋게 휙 날린다) 골 인.
변 혁 : (다가와 선다) 맞나?
우이경 : (또 한 개의 쓰레기 봉다리 버리려다, 다가선 변 혁 본다) ?
변 혁 : 아닌가?
우이경 : (눈을 의심한다) ?!?!
변 혁 : 혹시,. 510호사,세요?
우이경 : (저목소리. 세상에) !! 이,이,이,이,이 변 똥 쳐죽일눔!!!!! (두 손으로 번쩍 쓰레기 봉다리 머리 위로)
변 혁 : 맞네.
우이경 : (들어 올린 봉다리 수거함 안에 패대기쳐 던져 넣는다, 식식 돌아선다)
식식 돌아서 뒤도 안돌아보고 가는데,
변 혁, 따라온다.
변 혁 : 같이 살자 우리. (씨익)
우이경 : (멈춰 선다. 힘 있게 날아가는 따귀 한 대.)
변 혁 : 아냐. 말이 헛 나왔다. 결혼하자 우리! (씨익)
우이경 : (식식. 한 대 더 찰싹!)
변 혁 : (아프다) 사랑한다. (씨익)
우이경 : (못 박듯 힘주어) 입. 닥. 쳐.
변 혁 : (웃음기 거둔다)
저만치 부동산 아줌마, 우이경의 따귀 세례를 숨어본다. 놀래 커진 눈.
씬66. 아파트 복도 (저녁)
우이경, 성큼성큼 앞서가고.
변 혁, 가방 끌고, 여유 있게 따라온다.
우이경, 열린 엘리베이터 냉큼 집어타고 클로즈 눌러버린다. 변 혁 바로 앞에서 닫히는 문.
씬67. 동-510호앞 (저녁)
저만치 변 혁 오고 있지만, 서둘러 열쇠 열고, 들어가는 우이경.
씬68. 동-안, 현관 밖 (저녁)
잠금 위, 아래, 둘 다 단단히 채운다.
식식, 거실로 올라와 숨을 고르는 우이경. 현관문으로 카메라 다가간다.
위 잠금, 풀리고. 아래 잠금, 풀린다. 스르르 열리는 현관문.
들어오는 변 혁.
우이경 : (헉, 놀래 주춤)
변 혁 : 열쇠도 고대로고.
침실로 들어간다. 나란히 놓인 싱글침대 보인다.
변 혁 : (오~) 내 침대두 고대로네.
우이경 : (점점)
변 혁 : 나 기다렸네 뭘? 6년동안. 기다린 거 맞네.
우이경 : (눈에 잔뜩 힘주고 변 혁 앞에 마주선다.)
변 혁 : (자신있다) 니 맘두 고대로인 거 다 아니까, 앙탈 고만해.
우이경 : (한 대 더 칠 기세. 숨소리 거칠다)
변 혁 : (한쪽 볼 내밀어준다. 더 때리라는 시늉) 자 오늘은 니 맘대로 해. 실컷. 너 하고 싶은 대로.
우이경 : (본다)
변 혁 : (고개 숙여준다. 더 쭉 내밀어준다) 자.
우이경 : (본다)
변 혁 : (본다)
변 혁의 가방 끌고 현관 밖에 내놓고 서있는 우이경.
마지못해 나오는 변 혁.
변 혁 : 근데, 결혼 했어?
우이경 : (표정)
변 혁 : 결혼 했었어?
우이경 : (부르르)
변 혁 : 안했는데 나는. (한 호흡) 너 때매.
우이경 : (쾅. 요란하게 닫히는 현관문)
씬69. 동-안방 (밤)
침대위에 쪼그리고 누은 우이경. 잠이 안온다.
씬70. 포장마차 (밤)
가방 위에 걸터 앉아 떡볶이 먹는다.
변 혁 : (매워 죽는다. 땀뻘뻘) ,.이맛이야. (최고라는 손가락 세운다) 아줌마, 바로 이맛! 6년동안 제일 먹고 싶었던 거.
(맛있게 먹는다)
씬71. 아파트 전경 (아침)
새소리, 화창한 햇살. 우유 배달부 지나간다.
씬72. 동-침실 (이른 아침)
우이경, 간신히 잠들어있다. 누군가의 새근대는 숨소리 들려온다.
눈이 번쩍 떠지는 우이경.
사잇길 지나 변혁의 침대.
벌떡 일어나 앉는 우이경. 믿기지 않는다.
내집같이 곤하게 잘 자는 변 혁.
우이경, 자고있는 변 혁을 발로 확 밀어버린다.
쿵. 아래로 굴러 떨어져서도, 깨지 않고 잘-만 자는 변 혁.
변 혁 : 왠만하면 파마약 좀 괜찮은거 써라. 냄새가 진동을 하드라.
우이경 : (식식) 열쇠 내놔!
변 혁 : 나 너 털끝 하나 안 건드렸다.
우이경 : 열쇠 내놔!!
변 혁 : (코고는 소리)
식식 발소리 요란하게 방을 빠져나간다.
변 혁, 침대 아래서, ..씨익. 여유 있다. 기어 올라와 다시 우이경의 침대서 잔다.
씬73. 아파트 입구 (아침)
변호사 뱃지 달아가며, 식식 출근하는 우이경.
부동산 아줌마, 아는 척 하려는데, 휙 지나쳐간다. 제정신 아니다.
왜 저래 또 하면서, 스포츠신문 펼쳐드는 부동산. 1면 기사, 대문짝만하게 실린 “이애리의 이혼2라운드!”
씬74. 몽타주
“재산분할 청구소송!!”
“이혼전쟁이 시작되다!! ”
“대보에서 맡을 예정.”
“초유의 재산분할 청구액 예상.”
-# 하이마트.
쇼윈도에 나열된 수 십대의 TV에도 일제히 나온다.
“대보, 미국에서 거액의 위자료 전문 경력의 변호사 스카웃 예정!!”
변 혁 때문에 식식 대고 가던, 출근길의 우이경도 멈춰 선다. 헉! 입이 벌어지는 모습.
“결혼 전 cf니, 영화니, 드라마니 최고 상종가를 달렸던 이애리, 최소 100억 예상”
“결혼 후 금융재벌 한민국이 벌어들인 자산총액 초미의 관심사!” 등
신이나서 휘갈긴 스포츠신문으로, 떠드는 tv연예뉴스로..차례로 그 내용 긴박감 있게 보여진다.
E) 불티나게 울려대는 전화 벨소리.
씬75. 대한운용사 전체 사무실 전경 (아침)
일제히 울려대는 전화기들.
백여명의 직원들, 전화 받느라 아무 일도 못한다.
씬76. 대한운용사 빌딩 전경 (아침)
전경 안으로 들어오는 한민국의 차. 한민국, 출근길이다.
한민국, 내려서 경비 에스콧 받으며 안으로.
오류동은 차 몰고 지하로 들어간다.
씬77. 동-1층 로비 (아침)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서는 한민국.
저만치 로비 직원들도 전화 받느라 안간힘쓰고 있다.
씬78. 동-25층 사무실 (아침)
한민국, 엘리베이터 내려 사장실 쪽 들어서고.
저만치, 전화기에 불나고 있는 사무실 상황들 확 한눈에 들어온다.
대표룸 쪽으로 계속 걸어가면서.
한민국 : 한민국 펀드가 반응이 빨리 오나부네. 첫날부터 난리잖어? (좋아서)
여비서 : (안절부절이다)
한민국 : 수탁액 추이, 보고, 시간마다 해 오늘은. 아냐, 30분마다 해. 오전에 1000억 되면 오늘 전체 점심 쏜다 내가.
비서 : (애매한 표정)
비서의 전화기도 막 울려댄다.
한민국 : (대표 룸 손잡이 잡는다) 뭐해 전화 안 받고? (열고 들어간다)
비서 : ..아 예. (전화 받는다)
씬79. 대표 룸 (아침)
사장실 안으로 들어오면서 요란하던 전화소리 뚝 끊기고, 조용해진다.
한민국, 자리에 앉고,
오류동 문 열고 들어오면서 다시 요란한 벨소리들 들렸다가 사라진다. (문 닫는다)
보고하는 오류동.
오류동 : 대표님.
한민국 : 들오면서 봤지? 행장한테 사정 안 해도 봐-, 보라구?!
오류동 : (굳어있다)
한민국 : 괜히 헬기 기름 값만 날렸네. (애처럼 들뜨고 신나있다) 요즘 같이 고유가 시대에 말야.
그 돈으로 오한이, 오민이, 오국이 팥빙수라도 사줬으면 얼마나 좋아.
오류동 : (말 못하고 고개 숙인다)
한민국 : (이상하다) !
씬80. 우이경 아파트 (아침)
변 혁, 기지개 켜가며 집안을 둘러본다.
덩그마니 다시 짐 싸서 신발장 앞에 놓여진 자신의 샘소나잇 가방. 메모 매달려있다. (*메모 내용)
우이경E : 나가. 여기 내 집이야. 당장 나가!!
변 혁 : 여기가 왜 니 집이야? (메모 뜯어내고는 똘똘 구긴다. 피식) 내 집이지.
씬81. 대한운용사 25층 사무실 (아침)
벌컥 사장실 열리고, (다시 들려오는 요란한 전화소리들)
득달같이 사무실로 나오는 한민국.
사무실 전경이 쫙 펼쳐지는데, 그제사 들리는 직원들의 음성.
주식본부 : 회사 측 입장이라뇨? 아직 내려온 어떤 지시도 없습니다.
마케팅본부 : 이쪽으로 전화하지 말아주세요- 아 글쎄 대표님 부재중이십니다.
리스크관리팀 : 대표님의 개인자산 금액을 저희가 어떻게 압니까? 안다해도 당신같으면 터놓고 말하겠냐구욧-
(식식) 아 모른다니까요 우리는!!?
총무과 : 이러시면 업무방해죄로 아 증말?!!, (전화기 코드 빼버린다)
한민국의 얼굴이 점점 벌겋게 달아오른다. 화가 치밀어 오른다.
플래시백 # 호텔 입구.
한민국 : ..데려다 줘?
이애리 : 다음에요.
한민국 : (이상하다) 다음에?
이애리 : 네.
한민국 : (피식) 다음이 어딨어 우리한테? 다음은 없어.
이애리 : (의미심장한 시선과 표정)
한민국 : (뒷통수 맞아 잠시 벙한 상태)
오류동 : (..) 전화할까요?
씬82. 이애리 집 (아침)
요란하게 울려대는 집전화기. 텅 비어있는 거실.
씬83. 대보빌딩 (아침)
전화통이 몸살 앓기는 대보도 마찬가지 상황.
파트너룸 맞은편의 비서들 책상 위 전화기는 바쁘다.
파트너들, 변호사들, 웬일인가 싶다.
최대표, 죽 늘어선 변호사룸과 비서데스크 사잇길 걸어가면서
최대표 : 변 혁이는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왜들 벌써 난리야? 변호사 물어보면 아직은 대외비니까 모른다 그래. 알았지들?
파트너 룸의 오영탁만 한 켠에서 슬그머니 웃고 있다.
씬84. 무비박스 영화관 건물 전경
전경 안으로 들어오는 변 혁. 화려하고 제법 큰 멀티플렉스 상영관.
훤칠한 정장 차림이다. 상영 중인 영화 간판들 쭈욱 훑어내린다.
씬85. 동-양귀비 관
(*명품 영화관 애비뉴엘 같은 곳.)
변 혁, 문 열고 들어오는데 텅 비어있다.
몇 안되는 최고급의 좌석과 테이블, 양 벽에는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있는 영화배우들의 대형 얼굴사진들이 벽을 메우고 있다.
한가운데 이애리 전성기시절의 얼굴도 보인다.
이애리E : 내일 들어오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사진 속 이애리가 그의 뒤에 서있다.
변 혁 : (돌아본다) !
이애리 : (본다) !
변 혁 : 마음이 급해서요. 하루라도 일찍 시작하면 승률도 그만큼 오르지 않겠습니까?
이애리 : (표정)
두사람의 첫 만남.
씬86. 대한운용 빌딩 옥상
상공에서 내려다본 마천루들의 숲.
여의도 금융가, 증권가 빌딩들 사이에 대한운용 옥상 보이고.
그 모서리에 한민국이 홀로 서있다. 초조해 보인다.
오류동, 서둘러 다가와 한민국의 귀에 뭔가 속닥인다.
한민국의 표정, 비장해진다.
오류동, 물러가고. 덩그마니 남은 한민국.
한민국 : 제법이야 당신(이애리).. (비죽 삐져나오는 비열한 웃음소리)
씬87. 영화관 양귀비 홀
이애리, 입가에 보일 듯, 안 보일 듯 (분노의) 경련이 인다.
정중앙, 미니테이블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이애리 : 내가 원하는 건 하나에요.
변 혁 : (표정)
이애리 : 저 무대 위에서 한민국이 나를 향해 무릎을 꿇고 입술을 바닥에 대고 용서를 비는것?
(시원하게 맘껏 웃어 주다가,.. 정색하고) 따위 필요 없어요.
변 혁 : 맞습니다. 이혼 시 아내는 결혼생활 중 취득한 재산의 반 혹은 삼분의 일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이애리 : (되려) 얼마를 생각하십니까?
변 혁 : (...)
이애리 : 500억.
변 혁 : (당황, 내색은 안한다) 500억은 대한민국 판례상 전무한 기록입니다. 정확히 한민국은 결혼기간 동안 벌어들인 돈이
2000억 이상이고, 그 기간 동안 의뢰인으로 하여금 연예계생활을 금해왔어요. 결혼 전 의뢰인도 연간 수십억을 벌었으니,
계속 배우생활을 했다면 6년간 100억 정도는 벌었다 가정한다 쳐도..글쎄요.. 좀 무리한 액수가 아닐까 싶은데.
순간, 테이블 위로 올려놓는 서류 한 장.
변 혁의 눈빛이 달라진다.
정확히 무엇인지는 화면에 보여지지 않는다.
세상에! 눈이 커진, 희색이 도는, 달라진 변 혁 표정.
변 혁 : 어떻게 이런?!
이애리 : (희미한 미소) 해볼 만 하죠?
변 혁 : (믿기지 않는 듯, 입꼬리 올라가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애리 : (일어선다)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가려면)
변 혁 : 잠시만.
이애리 : (멈춰선다) ?
변 혁 : 1000억으로 합시다. 자신 있어요.
이애리 : (순간, 차갑게 식는 얼굴) 호언장담은 소심보다 모자란 미덕이죠.
연예계 생활 내내 난 이런 호언과 장담에 늘 상처받았습니다. 뜬구름 잡자는 게 아니에요.
앞 뒤 못 가리고, 무조건 많이 받자구, 풍선처럼 제시한 금액이 아니라구요.
변 혁 : 1001억으로 합시다 그럼.
이애리 : (점점!!)
이애리의 핸드폰이 쉴 새 없이 (진동으로) 울려댄다. 한민국 이름 뜬다.
변 혁 : 실제로 1999년에 풍년공학의 사모님이 이혼소송과 함께 우리나라 가정법원 사상 최대 규모인
1000억원의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낸 선례가 있어요! 그때 이미 저 주니어변호사로 그 사건 함께 진행한 경험이 있구요!
이애리 : (흔들린다)
변 혁 : 뭐든 넘버1이 좋지 않습니까? (눈 맞추고)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니까.
이애리 : !!!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간다)
씬88. 대한운용 복도
무서운 기세로 걷는 한민국.
여비서, 오류동, 따른다.
한민국 : 대보 이 시키들!! 풍호랑 연결 아직 안됬어-?
비서 : 지금 전팀이 Y그룹 비자금 사건 땜에 풀가동이라 맡아줄 수 없,다네요.
한민국 : 야- 이제껏 우리가 갖다 바친 수임료가 얼만데 안 해?!
비서 : 정말 죄송하다고,
한민국 : (오기) 그래? 쓰레기들. 넙죽넙죽 돈 받아 쳐먹을땐 언제고, 돈 만 밝히는 쓰레기 변호사들!
씬89. 한민국 차 안
통화중이다.
황변호사E : 저희는 이혼변호의 경험이 부족합니다. 다음번에 기횔 주시면
한민국 : 다음번에 또 이혼하면 니들한테 맡겨달라 그 소리야 지금?!! 한번 더 하까 이혼? 됬어. (거칠게 끊고)
오류동 : 지난번 골프 치신 대학모임의
한민국 : 오변?
오류동 : 전화 하까요?
한민국 : 싸웠어 일요일 날 대판. 골프챌 휘두르면서 날 죽일 작정이더라니까?! 그게 깡패지 변호사야?!
오류동 : (입 다문다)
한민국 : 아니 이것들이 말야. 대보라니까 겁부터들 먹고, 요리조리 피한다 이거지 지금? (식식)
한민국, 호주머니 안에서 지갑 꺼낸다.
지갑 깊숙한 곳, 아직 간직 돼있는 사진 한 장 꺼내는데. 결혼식 당일 신부대기실 사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둘 모습. 옆에 우이경이 멋쩍게 껴있다.
한민국, 이애리만 애증으로 노려본다.
씬90. 우이경 사무실
우이경, 책상에 머리 싸매고 앉아있고.
옥희 사무장 들어온다.
옥희 : 아우 더워 아우 더워. (부채질 하던 신문 쪼가리 휙 우이경 앞에 던진다. 당연 이애리 이혼2라운드 기사다.)
우이경 : (한수 더 뜬다) 아우 더워 더워! 쪄죽겠다 쪄죽어!!
옥희 : ? (예상 밖 반응.) 친구라드니, 전화 일부러 안 받았구만 그러고보니?
우이경 : (식식 사정없이 사무실 서성여가며) 한번 정도는 상의 할 수 있었잖아? 그래두 친군데?! 변호산데?!
옥희 : (안타깝다) 누군지 그 변호산 좋것다. 에어컨두 없는 사무실에서 내가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우이경 : ..근데, 사무장님.
옥희 : 아까 주인 왔다 갔어요. 복덕방에 내 놨대 여기.
우이경 : (멈춰선다. 툭) 변, 변이 왔어요.
옥희 : (버럭) 이대로 문 닫을꺼에요 정말??
우이경 : 변 변이 미국서 돌아왔다니까요.
옥희 : (그제야) ! 대보때 동,거하던 거시기 그,그 변 변?
우이경 : (끄 덕)
옥희 : (입 벌어진다) 그래서요?
우이경 : 그래서요?
옥희 : 예전 경리때 버려진 여자가, 지금, 변호사 되있는건 알어요?
우이경 : 아뇨. 아직?
옥희 : (답답하다) 변호사님이 예전의 우이경이 아니라는 거 보여줘야죠?!!! 것부터 말해요!
우이경 : (표정)
씬91. 영화관 전경
안으로 들어와 멈춰서는 한민국 차. 차문 닫고 내려선다.
식식 죄없는 영화관 건물을 매섭게 노려보고 들어간다.
씬92. 영화관 내 이태리식당
문 벌컥 열고, 흥분해 들어오는 한민국.
이애리, 기다리고 있다. 혼자 있다.
거친 기세로 이애리 앞에 서는 한민국.
한민국 : (숨소리 거칠다)
이애리 : (화사하다)
한민국 : (노려본다)
이애리 : (화사하게 웃어 보인다)
한민국 : (속으로) 어떻게 이 여자는 결혼식 당일과 이 순간의 표정이 똑같을 수 있을까? (정신 차리고) 없던 걸로 하자.
이애리 : ?
한민국 : 없던 걸로 하자 이혼.
이애리 : (표정)
한민국 : 아직 사인에 잉크도 안 말랐어. 이혼 없던 걸로 하고, 우리 다시 잘 해보자.
이애리 : (본다)
한민국 : (애쓴다) 어?
이애리 : (미소)
한민국 : (따라서 어렵게 미소)
이애리 : 앞으론 내 변호사와 얘기해 주세요.
순간, 그녀의 뒤로 다가서는 남자,
한민국 : !!??
변 혁 : 변 혁입니다. 잘 해 봅시다. (손 내밀면)
한민국 : (갑자기 휘청 다리가 후들거린다) !!!! (씨!!)
씬93. 영화관 건물 앞
한민국, 뭐에 한 대 맞은 듯 축 쳐져 나온다. 믿기지 않는다 이 상황이. 휙. 뒤돌아본다.. 어쩌지??!!
씬94. 우이경 아파트 마당
우이경, 생각에 잠겨 터덜터덜 들어온다.
변 혁E : (당당하다) 왜 자꾸 나가래? 여기 내 집이야! 내집! 등기 뗘봐. 이집 주인이 변 혁으로 나오지 우이경은 없다?
엄연한 내 집두고 내가 왜 나가냐? 나갈라면 니가 나가.
우이경 : 보나마나 이러고 버틸 텐데..? (머리가 지끈댄다. 파마머리 잡아당긴다)
부동산, 기다렸다는 듯. 우이경 앞으로 불쑥.
부동산 : 색시!
우이경 : (관심없다)
부동산 : 다운 계약서 쓰고 그럼, (눈치본다)
우이경 : (걷기만)
부동산 : 9억 5천에 하자. 어때?
우이경 : (잘 못 들었나?)
부동산 : 9억에 계약서 쓰고 5천은 현금으로. 딴 집보다 5천 현금 더 받는거야 그럼 색시는!
우이경 : (멈춰선다) ..워,..워,워워..워월마라고요 내집이? 지금 내집이 구,구구,구구구억이라고욧?
부동산 : (왜 이래 새삼스레?) ??
씬95. 동-510호안
우이경, 추리닝으로 갈아입는다. 멍해 서있다.
우이경 : (고개를 세차게 내젓는다) 정신 차려. 정신 차려.
(안되겠다. 지끈대는 양쪽 관자에 티침도 한 개씩 꾹) 아! (꾹 눌러준다) 아!
득달같이 핸드폰 재다이얼 버튼 누른다.
우이경 : (받자마자 또 득달같이) 사무장님? 그래요. 좋다구요. 인정한다구요. 나
아직 변 똥 한테 미련 무쟈게 남아있어요. 아직 많이 좋아해요.
씬96. 이애리 차 안
신호대기 중 멈춰서있다. 나란히 타고 있는 두사람 뒷모습.
우이경E : 나뿐 놈이라도 사랑했구, 사랑하고 있으니까, 맞아요. 네. 말씀대로 은근슬쩍 넘어가지 않을거에요!
이애리 핸드폰 들고있다.
변 혁, 무슨 일인가 싶어 이애리의 표정을 살핀다.
씬97. 510호안
우이경 : 이집이 진정 내 집이라는 걸, 법적 소송을 걸어서라도 증명해 보일 거예요.!
이전의 우이경이 지금의 우이경이 아니라는 거 보여줄 겁니다!!
(주먹 불끈) 퐈이팅!!! (탁. 요란하게 핸드폰 닫는다) 어디 들오기만 해봐라. (식식)
씬98. 이애리 차 안
이애리 : (핸드폰 내린다) ?!
변 혁 : (본다)
씬99. 510호현관께
띵 동~ (초인종소리)
마침내!
우이경 : 왔다!! (추리닝 위에 변호사 뱃지 꾸역꾸역 서둘러 달아가며) 너만 변호산줄 알지? 이거 왜 이래. 나두 변호사다. 로이어!
가슴에 내 뱃지 보여? 보이지?
현관 문 확 열어주는데,
열고나서도 고개숙여 자신의 ‘뱃지’ 만지작 돋보이게 하고 있는데.
우이경 : (헉!!)
한민국 : ! (우이경 가슴에 시선 고정)
우이경 : (한민국의 시선 느낀다. 이쒸!! 양 손으로 가슴 가린다)
한민국 : (손 치우고, 우이경 가슴께로 아예 코를 박는다) 당신, 변호사야?
우이경 : (에..?)
한민국 : (양쪽 관자에 붙어있는 티침도 확인한다. 지난번 당했던 것처럼 자기도 한쪽 꾹 눌러준다)
우이경 : (코닿을 듯 가까운 한민국의 얼굴) !
한민국 : 아 변호사냐니까 당신?!?
우이경 : 애리 변호사가 아닌데요.
한민국 : 그럼 누구 변호사야.
우이경 : 그건 의뢰인 보호차원에서 말씀드릴수 없습니다.
한민국 : 내 변호사해 내 변호사해 대~한민국 변호사.
팽팽하게 마주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