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야 넌 수도를 했거늘 어찌 사람을 지켜주지 못하고 김희연이랑 사람을 홀렸느냐
여기 이 터 에서 태어나 인간들의 무덤 앞을 지키며 살았나이다
산군이 처사님을 해하려 할때 저 역시 처사님을 해하려했고 처사님에 감응되어 진천에서 처사님의 밤을 지켰나이다
그렇구나
완산주에 있을 때 동굴속에서 떨던 가여운 아이였구나
그랬나이다
니 옆에 있던 도망갔던 아이가 산군이더냐
그랬나이다 어미가 죽고 인간에 대한 깊은 원한을 인간을 해치며 살다 진천까지 갔나이다
홀연히 대숲을 걷던 처사님을 보고 처사님을 해하려다 니는 날 먹어 니 살이 될 것이냐 업장이 될것이냐
란 처사님 소리에 놀라 완산주 거둘려하고 지 어미 묻어준 처사님을 기억하곤 처사님께 귀의했나이다
처사님 밤을 지키던 산군은 영험한 해각의 여의주를 만들어 마침내 산신령이 되었어야 하는데 호착군에
죽임을 당하고 서방 원귀가 되었나이다
무슨소리냐
해각의 순간 품던 여의주가 원한에 싸여 인간의 피만 탐하는 악귀가 되었나이다
아 흰옷의 소녀와 같은 시기에 그 원혼이 담겼구나 우찌할꼬
자시가 넘어 축시가 되어가는 우주엔 오직 간석오거리 공원만 깨어있다
처사앞에 엎드려 흐느끼는 여우와 어둑서니 차사 설움에 잠겼다가 고개를 빳빳하게 든 소녀
그리고 꿈속조차 흥얼거리며 서러운 멜로디만 가끔 토해내는 잠든 청년..
순찰경찰조차 없는 완벽한 적막에 우주에 역사는 시작된다
서럽게 울고 있는 희연에게 다그치듯 묻는다
니 죽음을 말해보라
여기 홈플러스 앞에서 교통사고가 났어요
니 그럼 사고로 죽은거 아니냐
아저씨는 내 친구 여우랑 어둑서니 오빠도 엎드리게 만들면서 아무 것도 모르네
발칙하다 맹랑하게 웃는다
희연 영가는 차사보면서 말한다
저 아저씨가 뭔데 차사언니는 엎드리세요
피식 차사는 어의없다는 듯 웃는다 죽어서도 철 모를 수 있다는 듯..
니 현상보니 알겠다 진 면목은 착한 딸 아니더냐
아저씨 제법 보는 눈 있네 이쁘기도 하구요
허허 그러냐..
이거 갑자기 원귀와 대화가 웃음판으로 변한다.
엎드린 어둑서니랑 여우가 웃음 참는 듯 어깨가 들썩이고 차사는 난감한 듯 검은 기운을 풍긴다
갑자기 나타난 도깨비..
처사형님 나 왔어요 김서방도 왔어요 하고 보따리를 푼다
도채비야..저 청년 옆으로 가거라.
어둑서니야 여우야..지금 이 공원에 사람이 없지 않느냐
너희들이 막은 것은 맞구나.
예 저희셋이 저기 누어있는 회찬이 지키기 위해 막는건 맞사오나 이미 하늘이 풀려 술시가 조금 넘으면
뭇 영혼들 조차 여기에 모여 있나이다
단풍나무를 보며 처사는 말한다
나오거라
예..하고 인민복 입은 영혼들이 쏟아진다
거기도 나오너라
예 하고 군청색 입은 영혼이 쏟아지는데 박처사에게 군대식 경례를 한다
그만 두거라
넌 중령이였구나 난 현생에선 병장이다
다 나오거라...
무수히 쏟아지는 혼령들...
너희들 오래된 영가들도 그러하냐
예 충성..그러합니다 라고 하니 난 정여립인디 아가야 난 임오군란이시 하며 서로 계급질 한다.
육이오 혼령이 밀린다
갑자기 시대증 검사하는 혼령들..
다들 물러가라
아저씨가 대장이네요
성렬이가 날 죽였어요
성렬이가 누구냐
인천경기도 그리고 전국 에서도 최고라네요
하면 그 무서운 사람이 왜 널 죽이겠느냐 원한이 있는게냐
우리오빠가 변했거든요
사람은 잘 안 변한다 어떤 식으로 변한 것이냐
우리 회찬씨는 의사 엄마 검사 아빠속에 자라 기층민중생활 잘 몰 랐어요
약한자 삥 뜯고 강한자 상납하다 쪽쪽이를 문 아가를 우연히 보았나봐요
그 아가는 홈플러스 앞에 누어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까까 하며 먹던 것 내밀며
아저씨꺼 하며 오만원권을 내 밀었어요
그 옆에 있는 아빠로 보이는 남자는 꽤재재한 행색인데 그 모습에 우리 딸 잘했네 하고 박수 치는 모습에
회찬씨가 감동 받았나 봐요
저 어린아가도 남을 도아주는데 왜 난 남을 못 살게 굴었는가..하며 다시 자기 얼굴 그려달래요
그래도 소매 깃에 그림 나오는 아저씨 다시 그려도 같아요
그 아저씨 무섭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