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파인애플 키우기
출처: https://m.blog.naver.com/professionaldog/221332946258
I 파인애플
파인애플은 꽃과 잎을 먹을 수 있는, 허브입니다.

신대륙으로 넘어간 개척민이 이 과일을 발견했을 때
솔방울 모양인데 사과 맛이 난다고 해서
pine(소나무) + apple(사과), 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원래의 명칭은 아나나스(Ananas)로
미국과 스페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구권에서는
지금도 아나나스(Ananas)로 불립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개화 시 미국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에
파인애플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프로개는 해외여행을 갔습니다.
어느 음식점에서 ‘파인애플 셰이크’를 시켰더니
'하이네켄 맥주'가 서빙되었다는 슬픈 일화가 있습니다.
내 발음이 안 좋은 것이 아니다,
그들에겐 파인애플이 생소한 단어다,
라고 자기 위안 스킬을 펼쳤습니다.
I 파인애플 키우기 (feat. 물꽂이)
임아트에 가서 파인애플을 사 와야 합니다.
깎아 놓은 것 혹은 윗동이(크라운)가 없는 것을 들고 오면 곤란 합….
푸르딩딩 색이 진하고, 잎이 마르지 않은 아이를 찾으세요.
가운데 잎(위에서 봤을 때 안쪽)을 잡아 당겼을 때
잘 안 빠지면 그놈이 싱싱한 놈입니다.
만약 쉽게 빠진다면, 금방 곪아서 죽게 됩니다.

파인애플을 구매했으면 과육 부분은 냠냠 먹습니다.
키우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위쪽에 남은 크라운(윗동)뿐입니다.

크라운 아래쪽을 칼로 한 번 더 깔끔하게 잘라줍니다.
손으로 비틀어도 되지만, 손이 끈덕거리게 될 거에요.
과육이 남아있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물꽂이 할 때 물도 자주 갈아줘야 하고요.
가능하면 과육 부분은 모두 없애야 합니다.

아래쪽 잎들을 30~50개 정도 과감하게 떼어냅니다.
잎을 떼어낸 모습이 꼭 양파 같기도 하고 명이나물 같기도 합니다.
해외 학술자료를 찾아보면
이 상태에서 거꾸로 매달아 일주일 정도를 말리라고 합니다.
그런 다음 물꽂이를 하라고 하는데요.
제가 말려서 해봤지만,
안 말린 것과 비교해 뿌리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니 말리는 과정 없이 하는 방법을 안내하겠습니다.
컵에 한번 담아 봅시다.

아직은 한 가지를 더 해야 합니다.

겉 순 끝을 가위로 싹둑, 잘라주세요.
안쪽에 새로 나는 작은 순은 자를 필요 없습니다.
이렇게 하면 잎이 성장하지 않고
영양분이 뿌리 만드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그렇다고 잎을 모두 없애면 안 됩니다.
녀석은 살아남겠다고 제 살 깎듯이
잎에 남아있는 영양분을 태워서 뿌리 만들 양분을 만듭니다.

물을 부어서 적당한 자리에 안착시켜줍니다.
그늘, 양지 어느 곳에 두어도 됩니다.
햇빛이 드는 곳에 두는 것이 최상이지만,
그럴 땐 뿌리 부분을 어둡게 해주어야 합니다.
I 물꽂이 관리
잎 부분은 습하지 않게, 다소 건조하게 관리해주세요.
물도 밑동의 반 이하만 잠기게 해서, 물이 잎에 닿지 않아야 해요.
잎에 물이 직접적으로 닿으면 굉장히 높은 확률로 썩게 됩니다.
저는 컵에 대충 넣고 말았지만
밑동이 바닥에 닿지 않게 해주면 더 좋습니다.
뿌리가 생각보다 길게(?) 자라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로 2일에 한 번 정도 물을 갈아 줍니다.
물이 금방 탁해지면 더 자주 갈아주세요.
너무 차가운 물은 좋지 않습니다. 25℃ 내외의 물이 좋습니다.
파인애플 뿌리내리기는
물을 갈아주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중요도 ★★★★★)
적어도 이틀에 한 번씩 물을 계속 갈아주면서
밑동에 새 산소를 공급해주세요.
밑동이 무르거나 불순물이 생기기 시작하면
파인애플을 꺼내서
샤워기의 물살(25도 내외)로 그 부분을 씻어내 주세요.
이렇게 3주 정도 관리해주면
밑동에서 하얀색 뿌리가 나오기 시작할 거예요.
간혹, 환경과 파인애플 상태에 따라서
뿌리가 나오는 데까지 시간이 한 달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간에 잎이 마르거나, 곰팡이가 피거나,
다 죽어가는 것 같아도 포기하지 마세요.
잎 중에 녹색 부분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계속 물을 갈아주면서 지켜보세요.
대부분 마지막에 가서는 뿌리를 내리고 살아나게 됩니다.

3cm 정도 뿌리가 나오면 화분으로 옮겨 심어주세요.
굳이 뿌리가 더 길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옮겨 심을 땐 ‘블루베리 전용 상토(pH 4)’에 심는 걸 권장합니다.
파인애플은 산성토양에서 잘 자라며
일반 상토나 알칼리성 흙에서는 잘 자라지 않습니다.
I 파인애플 화분 관리
파인애플은 25℃ 내외(20~35℃)에서 잘 자라고
15℃ 미만에선 죽지 않지만, 성장을 멈추다시피 합니다.
영하권에선 죽기 때문에, 겨울엔 따뜻한 실내에 두어야 합니다.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면 난처럼, 혹은 알로에처럼 자라기 시작합니다.
잎은 단단하고 매우 튼튼합니다.
뿌리 내리는 데 성공했다면 이후부터는 관리가 쉬운 편입니다.
병충해에도 없다시피 해서 크게 손 안 대고 기를 수 있습니다.
파인애플은 체내에 단백질 분해효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벌레들이 꼬이는 것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벌레들을 죽일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분해효소입니다.
이 때문에 파인애플을 많이 먹으면 혀가 아리기도 합니다.
요리사들은 질긴 생고기를 연하게 할 때 파인애플즙에 담가두기도 합니다.
파인애플 화분에 물은 줄 때는 흠뻑, 충분히 줍니다.
너무 자주 주지는 말고 한 달, 혹은 두 달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합니다.
스스로 체내에 물을 저장하는 식물이라서 물을 안 줘도 쉽게 죽지 않습니다.
적당히 건조해야 뿌리내림도 좋아집니다.

최종 화분 선택은 위아래로 긴 것, 30리터 이상 화분이 좋습니다.
뿌리가 위아래로 길게 자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료는 '타이포 수용제'를 물에 타서 흙에 주는 방식을 권장합니다.
꽂아서 쓰는 화분용 식물영양제를 이용해도 됩니다.
1년에 세 개 정도 사용합니다.
파인애플은 어떤 상상을 하던, 생각보다 크게 자랍니다.
정말×10 크고 우람하게 자랍니다.
방이 작다면, 파인애플 키우는 걸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합니다.

파인애플을 2년 정도 기르다 보면 어느 순간
가운데에서 줄기가 올라오고 보라색 꽃 뭉치가 핍니다.

녀석이 점점 파인애플 모양을 갖춥니다.
다 익은 파인애플을 따 먹으면
또 곁가지가 올라와 새로운 파인애플이 달립니다.
파인애플을 기르는 건 일종의 취미이고 유희입니다.
파인애플을 먹겠다고 2년을 기르는 건 가성비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식물은 곁에 두기만 해도 사람에게 이롭습니다.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할 땐, 더 이롭지 되지 않을까요?
파인애플 코인
2년 존버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