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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민주연대 소속 의원들이 국립 5.18묘지 앞에서 펼침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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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과 경남, 대구경북 등지에서 온 다음카페 아고라 회원 등이 반정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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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항쟁 29주년을 맞아 광주 망월동 5·18국립묘지를 참배하려던 민주당 지도부가 '촛불 시민'과 일부 당원들로부터 항의와 제지를 당했다.
17일 오후 4시께 광주 5·18 국립묘지 앞에는 서로 성격이 다른 두 개의 펼침막이 내걸렸다. 추모의 문 바로 앞에서는 '오월정신 계승하여 민주주의를 지켜내겠습니다'라는 펼침막을 들고 민주당 민주연대 소속 김근태 의원 등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동안 바로 앞에선 부산과 경남, 대구경북 등에서 온 다음카페 아고라 회원들과 '촛불시즌 2' 회원 등이 '광주의 피눈물을 죽음으로 갚으리라'라는 펼침막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주로 외친 구호는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용산참사 살인진압 이명박 정권 퇴진하라", "촛불시민 탄압하는 이명박 정권 퇴진하라",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대한통운 박살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이들은 잠시 후 민주당 지도부가 망월동을 참배하기 위해 당원들과 함께 모여들자 "이명박 정권 눈치나 보는 민주당은 각성하라", "차라리 그럴 거면 한나라당과 합당해라" 등의 구호를 산발적으로 외치거나 "여기가 어디라고 와?", "에이 정신없는 XX들" 하며 야유를 보냈다.
다행히 이들이 다음 행사참석을 위해 자리를 뜨고 민주당 지도부가 참배를 위해 5.18묘지에 입장하면서 물리적 충돌 같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촛불들'은 민주당에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을 '네티즌 김씨'라고 밝힌 이는 "지금까지 민주당이 한 일이라곤 MB정권 당선시켜주고 MB정권이 국민 탄압하면서 민주주의 압살하는 데 도와준 것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에서 왔다는 한 여성 누리꾼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오월 영령 앞에 민주당이 무슨 낯으로 오냐"며 "민주주의 않겠다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과 타협하려면 차라리 깨끗하게 합당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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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박주선, 송영길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박광태 광주시장 등과 함께 국립 5.18묘지를 참배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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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남구 당원 100여 명이 '강운태 복당반대'를 외치며 민주당 지도부가 탄 버스를 가로막고 있다. |
ⓒ <시민의소리>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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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민주당 지도부의 망월동 묘지 참배길을 제지한 이들은 바로 당원들이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5·18 구 묘지인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참배한 뒤 버스를 타고 나오려는 순간 광주 남구지역 당원 100여 명이 이를 가로막고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지도부 버스를 가로막고 "정세균 대표가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철새정치인으로 낙인 찍힌 강운태(무소속) 의원을 복당시키려 한다"며 "만약 강 의원의 복당을 받아들일 경우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결사항전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강운태 복당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지도부가 탄 버스를 가로막은 이들을 제지하기 위해 민주당 당직자들이 나섰지만 이 소동은 약 10분 동안 계속됐다. 이 와중에 양측은 서로 삿대질과 "이러면 되나", "민주당이냐 한나라당이냐, 창피한 줄 알아" 등의 고성을 지르며 격한 욕설을 주고받았다.
새 원내대표 선출과 함께 당의 정신적 모태인 광주 5·18묘지에서 새로운 출발을 기대했던 민주당 지도부. 하지만 이들의 바람은 성난 촛불과 당원들의 항의와 제지로 일그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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