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이루고 붓다가 되신 부처님을 고향으로 모시려고 시를 지어 노래한 깔루다이 이야기]
깔루다이 존자는 석가족 출신으로 부처님과 같은 날에 태어나서 어렸을 때부터 죽마고우로 매우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부처님께서 출가하여 성도를 이루시고 설법을 통해서 법륜을 굴리기 시작하였을 때 아버지 슛도다나 대왕(정반왕)의 나이는 이미 90세가 훨씬 넘어 있었다. 그래서 죽기 전에 부처님이 되신 아들의 모습을 꼭 한 번 보고 싶어 했다. 이 때 카필라성에서는 부왕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을 친견하기를 원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석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부처님은 쉽게 카필라 성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으셨다. 정반왕은 부처님을 초청하기 위해서 대신을 한 사람 선발하여 천명의 호위병을 붙여서 죽림정사로 보내기를 아홉 번이나 하였다. 그러나 대신들은 죽림정사를 찾아갈 줄은 알았지만 한사람도 카필라성으로 되돌아올 줄은 몰랐다. 모두들 먼발치에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는 곧바로 출가수행자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이었다. 정반왕이 부처님을 간절하게 그리워하는 것을 보고 깔루다이를 추천한 사람은 출가하기 전의 아난다였다. 깔루다이는 어린 시절 부처님과 함께 흙장난을 하던 친구였으며, 성인이 되어서도 매우 가깝게 지냈기 때문에 부처님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출가하자 정반왕은 크고 작은 일들을 깔루다이와 의논하였으며, 고문으로 임명했었다. 대왕으로부터 죽림정사를 다녀오라는 부탁을 듣자 깔루다이는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다. 그 조건이란 부처님 앞에 도착하였을 때 비구스님이 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는 것이었다. "제가 기필코 부처님을 모셔오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청이 있습니다. 죽림정사로 가는 길은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나 카필라성으로 돌아오는 길은 잊어버려도 좋다고 하락해 주십시오." 60일을 걸어서 죽림정사에 도착하여 부처님을 친견한 깔루다이는 바로 출가를 허락받아 비구수행자가 되었다. 그리고 몇 년 동안은 부처님께 카필라성이나 부왕과 관련된 이야기를 직접 꺼내지 않았다. 대신 많은 시를 지어 부처님께서 지나가실 때 노래로 만들어 불러드렸다. 고향 카필라성을 그리워하는 내용, 부모가 기다리는 내용,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싶어 하는 내용들을 시로 읊었다. 그리고 슛도다나 대왕이 병이 나서 임종이 가까워졌을 무렵에 부처님을 친견하고 시를 지어 올리면서 고향 방문을 청하였다. 깔루다이의 청을 받아들이신 부처님은 많은 제자들과 함께 (60일 이상을) 걸어서 카필라성을 방문하였다.

(경전에서는 60유순이라고 언급 /남전스님) 그리고 시간을 내어 깔루다이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하였다. 이 때 그의 모든 가족과 친인척은 물론이고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청정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믿고 귀의하였다. 이러한 모습에 감동을 받으신 부처님께서 제자 중에서 깔루다이는 가족과 가문을 가장 잘 교화한 제자라고 칭찬하신 내용이 아함경에 나와 있다.
그러나 깔루다이도 처음 수행을 시작할 때에는 잘 적응하지 못하였다. (부처님과 인연 때문에 교만해졌는지 말을 함부로 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수행도 제대로 하지 않음) 특히 그는 때와 장소에 적합한 말을 하는 적이 별로 없었다. 더욱 가엾은 것은 그가 자기의 이런 부적합한 언행의 문제점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답답함을 느낀 다른 비구스님들이 이 사실을 부처님께 보고 드렸다. 부처님은 “깔루다이처럼 아주 적은 지식밖에 없는 사람은 마치 늙어가는 황소와 다름없다. 그는 그저 살만 많이 쪘을 뿐 지혜는 전혀 자라지 않았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경책을 듣고 자신을 알게 된 깔루다이는 열심히 수행하여 다른 수행자의 모범이 되는 아라한이 되었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http://cafe.daum.net/nhsbuddhistschool/CISG/15?q=%C4%A3%B1%B8%20%B1%F2%B7%E7%B4%D9%C0%CC
태를 묻은 거기, 태어난 그곳
승리의 땅 까삘라
낳아 주신 아버님 숟도다나와
황금 같은 살결의 야소다라
심장 같은 아들 라훌라
한 줄에 꿰어 놓은 꽃 타래처럼
목을 길게 하여 기다리는 그이들...
목숨을 다하여 일생을 사랑하며 그리워하네.
넘치게 보고 싶은 나의 그이를
오래 오래 그리워하다
모시고 싶어서 보낸 그 사람들에게
눈을 크게 뜨고 기다린다 전해달라고
일만의 병사 중에 제가 마지막으로 와서
이제 모시옵니다.
때는 겨울이 바뀌어 여름이 오기 전
모두가 즐거워하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어린 새잎들은 반짝반짝 불꽃처럼 윤기 나고
숲 가득 꽃 색깔로 풍성합니다.
늙으신 아버님, 그 옛 궁전의 사람들
뵙게 하고 싶어 청하옵니다.
이제쯤 가실 때가 되었습니다.
어디를 바라보아도 모두 즐거워하는 이 아름다운 계절
시원한 산들바람이 꽃향기를 나르고
벌들은 분주히 꿀을 나르네.
북풍이 남아 있고 이슬이 다하지 아니하며
더위는 아직 심하지 아니합니다.
햇살은 사방에 가득히 넘치고 구름은 없네.
천둥도 비구름도 모두 숨어서
안개가 오르내리는 때는 이른 봄
삼계의 가장 높으신 오! 우리 부처님!
파두마 연꽃 같은 두 발을 옮겨가시면
울퉁불퉁 먼지 나는 그 험한 길도
우리 님 편안히 가시도록 옆으로 비켜나리.
바라밀 공덕이 높으신 나의 주인님
깨끗한 그 길로 가시어라
멀리 한 곳으로 비켜나서
가시는 곳 지루하지 않게 고운 모래를 깔아
즐거운 여행이 되시옵소서!
볼록볼록 한들한들 새잎이 피는
아름다운 계절이 되었습니다.
가시는 그 길, 나무는 곧고
가지들은 우거져 그늘이 짙어졌습니다.
새 눈과 봉오리 더러는 피고
어린 열매들은 조롱조롱 맺혔습니다.
불길이 피어나듯
숲 속을 밝게 비치는 갖가지 꽃들은
종알종알 송이송이 피어서 웃음 짓고
묵은 잎은 나무 아래에 새잎은 가지마다에
제각기 향기를 자랑합니다.
산들바람은 가지를 흔들고
숲은 모두 새잎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묵은 잎은 떨어지고 새잎은 피어서
계절 따라 가지가 우거졌네.
꽃봉오리를 따라 바라보면
겨울이 남아 여름이 되기 전 더위도 심하지 않고
이슬이 멈추는 이 좋은 시절에
따뜻하고 편안한 친척들
우리 그 님을 뵈옵기 적당합니다.
이제 가실 때가 되었습니다.
여행길 구비마다 새가지, 새잎이 산뜻합니다.
사방에는 들꽃 피어 밝게 웃음 짓고
벌 나비는 꽃을 찾아 꿀을 나르네.
꾀꼬리 앵무새는 쌍을 지어 날아 숲 속에 모여들고
연꽃의 오리들도 봄을 즐기네.
여기 저기 짝을 찾아 자기 노래 부르며
날아오르고 날아내리네.
갖가지 모습으로
나무 위로 나무 아래로 서로 찾아다니네.
부르러운 흙, 좋은 그늘
잎들은 무성하여 공작이 노래하네.
http://cafe.daum.net/mahayeonsutra/g90D/17?q=%B1%F2%B7%E7%B4%D9%C0%CC
라자가하에 도착한 깔루다이는 강물처럼 성을 드나드는 비구들의 행렬에서 옛 친구의 모습을 확인하였다.
그를 쫓아 죽림정사로 들어섰지만 에워싼 비구들은 좀처럼 부처님에게 다가갈 기회를 주지 않았다. 칠 일 동안 꼬박 멀리서 바라보아야 했다. 부처님의 모습은 커다란 코끼리처럼 위엄이 넘치고, 부처님의 목소리는 보름달처럼 밝고 상쾌했다. 깔루다이는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합장하고 있었다. 그제야 부처님은 옛 친구에게 손짓하셨다.
“가까이 오라 깔루다이. 부왕께서는 안녕하신가?”
“부왕께서는 늘 아들 걱정만 하십니다.”
“그대는 나의 가르침이 마음에 들지 않는가?”
“아닙니다. 저 또한 기뻐하고 있습니다.”
깔루다이 역시 비구가 되었다. 세간의 즐거움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몸소 맛보고 즐기게 되었다. 그러나 숫도다나왕과의 약속도 잊지 않았다. 늘 남쪽을 향해 앉던 부처님이 간간히 북쪽을 향해 돌아앉기 시작했다. 기회를 엿보던 깔루다이는 한가한 시간에 부처님께 다가가 가슴에 담아두었던 말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발 아래 예배하고 여쭈오니 허락하여 주십시오,”
“말하라, 깔루다이.”
시 쓰는 재능이 뛰어난 깔루다이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노래하였다.
태어나 태를 묻은 곳
승리의 땅 까삘라
낳아주신 아버지 숫도다나
황금 같은 야소다라와 심장 같은 라훌라
한 줄에 꿰어진 꽃목걸이처럼
목을 길게 늘이고 기다리는 이들
너무나 보고 싶은 당신을
오래 오래 그리워하다
저더러 전하라 하셨습니다.
뜬눈으로 당신을 기다린다고
겨울이 가고 여름은 오기 전
모두가 즐거워하는 아름다운 계절
어린 새잎들은 불꽃처럼 반들거리고
색색의 꽃들이 숲을 단장합니다.
시원한 산들바람 향기 나르고
벌들이 분주히 꿀을 나르는 시간
당당하신 분이여, 유행을 떠나소서
친족에게 먹구름 모두 숨어버리고
사방 가득히 찬란한 햇빛
아침이면 달콤한 이슬 맺히고
저녁이면 시원한 북풍이 부는 때
당당하신 분이여, 로히니강을 건너소서
사꺄족과 꼴리야족이 당신 모습 보게 하소서
부처님은 말이 없었다. 깔루다이는 애닮픈 곡조로 거듭 노래하였다.
농부들 밭을 갈고 씨앗 뿌리며
풍성한 수확을 꿈꾸는 계절
거친 물살 헤치고 바다로 가는 상인들
항아리 가득 보석을 담고 돌아올 꿈을 꿉니다.
지혜의 주인이여, 자비를 베푸소서
부디 저의 꿈을 이뤄주소서
노래는 끝없이 이어졌다.
촉촉해진 깔루다이의 눈가를 바라보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까삘라로 가리라.”
깔루다이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삼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 부처님
붉은 연꽃 같은 두 발을 옮기시면
울퉁불퉁 먼지 나던 험한 저 길도
우리 님 편히 가시게 고운 모래 깔리리라.
※깔루다이(Kāludāyī):‘깔라(Kāḷa) 우다이(Udāyī)’의 연성(連聲)인데,‘Kāḷa’는‘까맣다’는 뜻이다. ‘우다이(Udāyī)’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여럿이라 구분하기 위해 그의 특징을 붙인 것이라 하겠다. 불본행집경에 숫도다나가 ‘국사의 아들 우다이와 찬나(Channa) 이 두 사람은 어려서부터 싯달타와 함께 흙장난을 하고 놀던 사이이니, 이 두 사람을 내가 지금 사자로 보내리라’고 한 것으로 보아 찬나도 함께 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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