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주례- ( ) 요셉, ( ) 요세피나
(지난 토요일 이곳 아주 아름다운 작은 성당에서 결혼 주례를 서게 되었습니다. 혼배 강론 나눕니다. 신랑 신부의 영어권 친구들이 많이 참례하여 영어로도 강론을 하였지요.)
오늘 두 사람 ( ) 요셉군과 ( )요세피나양은 여러 친지들 앞에서 혼인 서약을 하기 위해 이곳에 나왔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은 두 사람이 나누는 사랑의 축제이며 또한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누는 기쁨의 축제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이 사랑을 영원토록 지속하고자 여기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서 공적으로 서약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 와서 두 사람, ( )요셉군과 ( ) 요세피나 양의 결혼 주례를 서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두 사람은 함께 레지오를 하면서 단장, 부단장으로서 만났다고 들었습니다. 성모님의 군대에서 만났으니, 성모님께서 맺어주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여 당연히 평생 성모님께 충성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신랑 ( ) 요셉군은 건축을 전공하여, 건축 디자인에 관계되는 일을 하고 있고, ( ) 요세피나 양은 학교 선생님이라고 들었습니다. 남의 나라에 와서 건축 디자인이나 학교 선생님이라는 전문직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재원들이라는 의미이지요.
선생님은 단순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삶으로 모범을 보여야 하기에 정말 인격적으로 좋은 자질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에서도 가르치는 일을 해 보았기 때문에 선생님에 대해서는 조금 알지만 신랑 유재욱 군이 전공을 하는 건축 디자인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은 없습니다. 다만 건축의 가장 기본은 디자인이고, 디자인이라는 말은 건축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응용 미술, 엔지니어링, 그래픽 등 여러 창조적인 노력을 하는 분야에서 쓰이는 새로운 물건(기계, 건축, 제품 등)을 개발하고 독창적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을 일컫는 말이라는 것을 압니다. 좋은 디자인에는 보통 예술적인 감각이 필요하면서도 기능적인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하겠지요.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지시하다, 표현하다, 성취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는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합니다.
저에게 건축 디자인이 주는 이미지는 우리가 어떤 것을 창조적으로 고안해 내고 표현하고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굉장히 인간 주도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삶을 디자인하라.” 광고 같은데 뭐 이런 말도 씁니다마는 그 의미는 삶을 계획하고 성취해나가는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해하는 한, 삶, 인생은 디자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의 모든 가능성에 우리 자신을 열어놓는 것입니다. 삶은 우리의 기대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디자인은 우리가 열심히 창조적인 활동으로 노력하면 어떤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삶은 그렇지 않습니다. 더구나 결혼은 우리가 디자인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상적일 것 같지만 결코 아닙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삶이, 결혼 생활이 재미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저런 디자인으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다 성취해나가는 것이 삶이 아니고, 더구나 결혼 생활이 아닙니다. 우리가 나름대로 삶을 디자인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기대나 성취로서의 디자인은 아닙니다. 우리는 어떤 것을 디자인하고 그 디자인대로 이루어지는 삶의 어떤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미래에 대해 열려 있는 태도, 기대보다는 희망을 두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한 마디로 열려 있는 삶입니다.
저는 두 사람, 두 재원들에게 칼릴 지브란이 유명한 ‘예언자’에서 결혼에 대해 들려주는 예지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너희는 함께 태어났나니, 언제나 한결같이 함께 하리라.
죽음의 천사가 흰 날개를 펄럭이며
너희 이승의 삶을 마감하려고 다가올 때도
너희는 함께 있으리라.
그렇다. 신의 고요한 기억 속에서조차
너희는 함께 있으리라.
그러나 너희의 함께 있는 단란함 안에도 공간이 필요하니
하늘 바람이 너희 둘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의 이름으로 서로를 구속하지 말라.
오히려 너희 두 영혼의 해변을 오가는 파도가 되게 하라.
서로의 잔을 가득 채워주되 한 잔으로만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나누되 한 빵만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각자 홀로 머물게 하라.
마치 하나의 음률을 내는 악기의 현이 각기 홀로 있는 것처럼.
결혼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신비 안으로 들어가는 시작입니다. 이제 두 사람은 분명히 서로 다른 두 사람이지만 하나의 인생을 함께 시작하고 함께 이루어 나가게 되니 분명 하나와 하나가 합하여 둘이 아닌 하나가 되는 사랑의 산수, 신비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칼릴 지브란이 들려주는 대로 사랑의 이름으로 서로를 구속하지 않아야 하고, 함께 있되, 서로의 공간을 마련해 주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입니다. 부모, 자식보다도 사실 부부가 더 가까운 사이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에 대한 예의가 더 필요합니다. 가까울수록 더 예의가 필요하고, 서로에게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배려이며 지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늘 이 지혜를 청해야 합니다. ( ) 군과 ( ) 양은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입니다. 우리는 먼저 하느님께 지혜를 청해야 하고, 축복을 빌어야 합니다.
하느님은 분명히 두 사람을 축복해 주시고, 두 사람의 결혼을 통해 두 사람 가족들도 축복해 주십니다.
결혼은 하느님이 마련하신 인간에게 베푸시는 최상의 축복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 축복이 열매는 아닙니다. 하나의 씨앗과 같은 것입니다. 그 씨앗이 열매를 맺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시간들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때로 가만히 받아 주어야 하고 때로 가만히 들어주어야 하고 때로는 그냥 손을 잡아 주어야 합니다.
한 여인이 꿈을 꾸었는데 시장에 가서 새로 문을 연 가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게 주인은 여인을 반갑게 맞으며 인사했습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이 가게에게 무엇을 파느냐고 여인이 묻자 가게 주인이 대답했습니다.
“당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팝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여인은 한참 생각 끝에 인간이 바랄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여인이 말했습니다.
“마음의 평화와 사랑과 지혜와 행복, 그리고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세요.”
그러자 가게 주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미안하지만 가게를 잘못 찾으신 것 같군요. 부인, 이 가게에선 열매는 팔지 않습니다. 오직 씨앗만을 팔지요.” 가게 주인은 바로 하느님이셨습니다.
인생에서의 열매들인 마음의 평화, 사랑, 지혜와 행복은 인간이 만든 가게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직 하느님의 가게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무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거저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그 씨앗을 우리가 심고 가꾸어야 거두어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두 사람이 처음부터 열매만을 먹으려고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다시 말해, 지금 당장 너무 행복만을 추구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다만 그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씨앗, 하느님이 오늘 두 분에게 주시는 그 씨앗을 두 분의 땅에 심고, 거름을 주고 물을 주고 싹이 나는 것을 바라보며 기뻐하십시오.
그리고, 주변에 잡초가 나거든 뽑아 주십시오. 밀과 가라지가 구별하기 힘들듯이 행복이라는 싹과 주변에 자라나는 잡초, 그럴 듯 하게 보이지만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잡초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잡초가 더 왕성하게 자라고 더 푸르게 보이고 더 그럴듯한 모양새를 갖고 있지요. 유혹의 잔이 더 달콤하게 보이는 법입니다.
하느님께 늘 청하십시오.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는 풀과 잡초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도록.
여기까지 제 강론 1부이고요. 제가 이곳 영어권 친구들을 위해서 영어로도 짧은 강론을 준비했습니다.
Today we came to celebrate the wedding in which Joseph and Josephina make a commit themselves to each other before God and their relatives and friends. I know that they love each other. The wedding ceremony is a kind of public announcement that they love and will love each other unto the death. God is love, and all human love is from God's love. In God, a man and a woman are drawn in unique fashion to each other, so that they yearn to share themselves totally-mind and heart, flesh and spirit- the way they share with no other in heaven or on earth. From now on, Joseph and Josephina will begin a life that should never end, but a life they have never experienced. Nor have I experienced it.
However, after I met a lot of couples who shared their marriage lives, I have a kind of proxy experiences ecstatic and saddening. And after I had long meditation on what God has said and is saying to us, I could say this to Joseph and Josephina: You should live first for each other and then for others.
First, I urge you Joseph and Josephina to live for each other. Listen carefully to the Genesis story which you may have missed the mystery. After fashioning the first man, Adam, God declares: "It is not good for the man to be alone; I will make him a helper fit for him," someone corresponding to him, a counterpart. God shapes a creature at once different from the man and strikingly similar. In a burst of high imagination, the Scripture pictures God fashioning the other out of the man's very body. Note Adam's reaction; when first the first man sets eyes on the first woman, he exclaims in ecstasy: "This one, at last, is bone of my bone and flesh of my flesh!" "This one"-three times he shouts it-here is man's joyous surprise as he welcomes his one equal on earth, his peer and companion. Here, the author adds, is affinity, an attraction, so strong that it will loosen the strongest bonds in early life, the bonds that bind to parents and home: "That is why a man leaves his father and his mother and cleaves to his wife, and they become one flesh.
You may remember the John chapter 17 in which Jesus prayed for his disciples that they may all be one as Jesus and his father are one. I think this passage is perfectly fit for the couple. From now on, by your act of love, whatever you do should be a yes to the other. I will tell you a beautiful story which has been succeeded from the early church.
The lover knocked at the door of his beloved.
'Who knocks?' said the beloved from within.
'It is I' said the lover.
'Then go away. This house will not hold you and me.'
The rejected lover went away into the dessert.
There he meditated for months on end, pondering the words of the beloved.
Finally he returned and knocked at the door again.
'Who knocks?'
'It is you.'
The door immediately opened.
Second, I urge you Joseph and Josephina to live for the others outside. I just remind you of what our Lord Jesus Christ said. Not an invitation, but a command: "Love your neighbor as you love yourself"
I know that Joseph and Josephina are people of profound compassion. Have all the times compassion for others. You should remember that there are many people around you who longs for love, for an ear that will listen, for a hand that will touch, for eyes that will not shrink from them in embarrassment. I know that each of you already feels deeply for the unfortunate. But today must mark a fresh phase in your compassion. You hearts and your hands will continue to move out to others, but from here to eternity you will move out to others together-your hearts linked, and your hands clasped. You see yourselves as bonded to serve. Whatever one does in love, the other shares.
I cannot tell you precisely how you are to serve. So much depends on who you are and where you are, what the need is and what our Lord calls you to do. But you must serve; for the marriage is not a selfish union, simply two-in-one-flesh, but it is one-for-all, one for community, especially for a Korean community. I really want Joseph and Josephina to live first each other and then for others outside. God Bless You! Thank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