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여명의 한인 변호사가 새로 탄생했다.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이 한 해에 두 차례 실시되고 있어 올해만 해도 200 여명의 변호사가 새로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한인 변호사 양산시대를 맞은 느낌으로 한인 변호사가 불과 몇 명으로 손꼽히던 타운 초기와 비교하면 실로 격세지감이다.
한마디로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생각이다. 법률서비스의 수요가 가장 많은 나라가 미국이다. 고위 공직자, 사회 지도자 중 변호사 출신의 비중이 특히 큰 사회가 미국이다. 변호사는 또한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인권을 지키는 전문직 종사자다. 때문에 법을 다루는 전문인력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커뮤니티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보다 많은 한인 변호사들이 계속 배출되어야 한다. 경쟁을 통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또 주류사회에도 계속 진출해 한인 커뮤니티의 외연을 그만큼 넓힐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인 변호사 양산은 시대적 요청일 수도 있다. 대부분이 ‘맘 & 팝’비즈니스에서 시작된 게 한인 상가다. 한 세대가 지난 현재 한인 상권은 엄청나게 성장을 기록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건 주류사회와 접합 부문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접합점의 확대는 그러나 때로 다른 커뮤니티와의 갈등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90년대의 한·흑 갈등이 한 예로, 이는 다민족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으면서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과정이다.
보다 많은 한인 변호사가 탄생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뿐이 아니다.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한인 사회와 주류사회와의 접촉은 앞으로 계속 넓어져 가고 있다. 동시에 미주 한인과 한국 사회와의 네트 워킹 망도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류사회 진출의 교두보로서, 또 때로는 미주 한인 사회의 권익 대변자로서 한인 율사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더 커지는 것은 필연의 흐름이다.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한인 법조계도 그렇다. 한인 변호사들은 아직은 너무 한쪽 분야로 몰렸다. 판사로 진출한 한인 변호사는 손꼽을 정도다. 고위 공직자로 발탁된 케이스도 별로 없다. 게다가 한인 변호사는 해마다 양산돼 이제는 대군단을 형성하고 있으나 커뮤니티에 대한 봉사는 미미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변호사 양산시대를 맞아 원대한 꿈을 갖고 한인 사회와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한인 변호사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