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포항에서 3년만 있다오겠다고 갔던
형님은 44년만에 首邱初心(수구초심)을
음미하게 해주며 고향땅에 가루가 되어 묻혔다.
4년만 살다가 서울로 옮겨가겠다며 인천으로
왔던 적토마는 45년째 살고있고...
뜬금없이 미국으로 훌쩍 떠난지 41년이된 친구
녀석이 역시 뜬금없이 지난주에 귀국하여 연락이
오니 소주잔을 연거푸 마주치게 되었다.
반갑다는 마음도 있지만 6.25전쟁때 헤어진
가족도 아닌지라 눈물도 나지않고 그동안
공백기가 너무 길어서인지 그냥 무덤덤하기만...
가수 옥희가 열창을 했었다.
멀리있는 친척도 이웃사촌만 못 하다고...
친구.형제.부모...등등 자주 만나서 고스톱을 치던
남 뒷담화를 하던 소고기 국밥을 먹던 해야지만
치고받을 얘기의 건수가 쌓이는데 뜸뜸하게
만나면 뜸 안든 현미밥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인생의 시간은 이렇게 삼사십년이 훌쩍
지나가는데 훗날 지난 세월의 아쉬움을 달랜다고
술병 붙들고 있어봐야 마음 아프고 속만 쓰리겠지...
지금 내 주변에 제일 가깝게 있는 사람들과 웃으며
주어진 그날 그날을 건강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굴러가는 낙엽만봐도 웃음이 나던 사춘기도 다들
지난 지혜로운 중년의 입장에서 때로는 논둑길
개똥이나 말똥의 색깔을 갖고 논쟁을 벌여봐야
뭐하겠던가 ? 지금 이 시간도 덧없이 흐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