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오디오] 앰프 : 자디스 오케스트라 레퍼런스 SE

[jopus]

Jadis 오케스트라 레퍼런스 SE

 프랑스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인 자디스는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제품의 꾸준한 개발이나 새롭고 다양한 라인업의 등장은 적극적이지 않지만, 출시된 제품들은 대부분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선정될 만큼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자디스 제품의 이미지는 항상 화려함과 귀족적인 향기를 지니고 있어 소유욕구를 자극한다. 

 이번 리뷰 제품인 Full 오케스트라 레퍼런스 SE 제품은 동사의 보급형 라인업 중 가장 인기 있는 인티앰프 모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상위 모델인 i35나 DA50 보다 한 단계 아래 레벨이지만, 제품의 컨셉과 디자인은 동일 선상에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자디스를 충분히 경험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미 오케스트라는 꽤 오랜 시간 사랑 받아온 제품으로써 초기 제품이 EL34를 출력관으로 사용하였지만, 지금은 KT88을 출력관으로 채용하고 있는데, 출력관의 변경을 통한 출력은 높아졌지만, 무엇보다 더욱 깊이 있게 잘 다듬어진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으며, 오케스트라 레퍼런스 SE 버전을 통해 다시 한번 이 제품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주고 있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살펴보면 외관 디자인은 I35의 여유와 다른 콤팩트 한 첫 인상에 주목하게 되는데, 자디스의 전통적인 스텐샤시 베이스와 전면 골드 패널에 노브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으며, 넉넉한 제품 사이즈에 비해 소형 사이즈의 트랜스포머들은 오히려 디자인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측면은 우드로 마감하여 작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 부각에 노력한 제품으로써 고풍스러우면서도 귀족 풍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컨셉이다. 

 그리고, 전면 패널에는 셀렉터, 밸런스, 볼륨 노브 이외에 다른 라인업 제품과 달리 베이스와 트레블 볼륨이 장착되어 간단히 톤을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인티앰프이지만, 프리부에 별도의 진공관을 사용하지 않고 패시브 타입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성능 보완의 역할도 있다. 파워단을 구성하는 드라이브용으로 쌍3극관인 12AX7을 사용하였고, 자디스 로고가 각인된 쿼드 메치드 KT88을 채널당 두 개씩 사용하여 전형적인 푸시풀 타입으로 완성되었다. 

 자디스 제품이 주로 자기바이어스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오케스트라에서는 독특하게 고정 바이어스 방식을 채택하여 내부에서 출력관의 교체시 바이어스 조정 하도록 하였으며, 출력은 채널당 40W로 KT88을 통해 충분한 출력을 제공하고 있다.

 상급기종의 여유 있는 출력 트랜스포머 사용과 달리 타이트한 설계의 출력트랜스포머가 장착되어 있다. 그리고, 사운드 스케일이 제법 큰 편이고, 주파수 특성은 10Hz에서 40kHz로 철저히 KT88을 통한 재튜닝이 이루어져 있다. 이 밖에도 5개의 충분한 라인입력과 1개의 라인 출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디스 모든 앰프가 그렇듯이 내부 배선은 PCB를 사용하지 않고, 하드와이어링 배선으로 제작되어 있다.

 이번 시청은 달리의 헬리콘 400MKII 스피커와 소스기기는 티악 UD-501 DSD DAC을 사용하고, 음원 재생은 맥북프로에서 오디르바나와 복스 프로그램을 통해 고음질 재생 중심으로 이루어 졌다.

 먼저, 마틴 테일러가 연주한 ‘마이너 스윙’을 들어보면 어쿠스틱 기타의 현의 울림은 디테일을 강조하기 보다는 질감 표현을 중심으로 편안하고, 여유 있게 재생되었으며, 전체적인 저역 에너지를 강조하기 보다는 풍요로움으로 연출되었는데, 체격에 비해 음의 전개는 제법 상위 모델에 못지 않는 넉넉한 표현으로 다가 왔다. 

 이어서 자끄루시에 트리오가 연주한 바흐의 이탈리아 콘서트를 들어보았는데, 피아노와 스네어 드럼의 재생이 돋보였으며, 트리오 연주 만에서 느낄 수 있는 리듬과 함께 KT88 특유의 중고역의 두께감이 피아노 사운드에 잘 반영되어 있었다. 파워를 강조하지는 않지만, 베이스와 드럼 심벌의 표현은 한발 물러서 있지만, 자디스 특유의 윤기 있는 사운드로 제생되었다.

 쥴리아노 카르미뇰라의 바이올린 연주로 들어본 비발디 ‘사계’ 여름 중 프레스토는 이번 시청 중 가장 오케스트라 레퍼런스 SE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해준 곡이었는데, 바이올린의 두께감과 정확한 활의 표현력들이 리얼하게 전개되었다. 마치 3극관 싱글에서 들었던 현의 질감처럼 강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와 인상적이며, 전체적인 사운드는 소편성곡과 재즈곡에서 자디스의 음악성을 중심으로 한 개성이 적극적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KT88을 주로 사용하였던 상위 모델에서 느낄 수 있었던 KT88의 여유와는 다른 콤팩트하고 디테일과 중저역의 두께감 있는 사운드를 오케스트라를 통해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기억할 만한데, 편안하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에 빈티지적 또는 지극히 진공관앰프의 사운드 매력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오케스트라 레퍼런스 SE는 KT88을 사용한 상급기종의 사운드와 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한 제품이면서도 가격적인 부담을 최소화하였고, 무엇보다 자디스가 추구하는 KT88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제품이다.

[글. 오디오평론가 장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