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화.
러시아 어가 귀에 스치듯이, 마치 얼음 위를 달리는 스케이트 소리처럼 들립니다.
1990년,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 갔을 때
아, 답답하다. 러시어어 배워볼까 하다 금방 포기했어요. 알파벳과 헷갈려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더라구요.
그 후 또한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갔었지만 완전 수박 겉핥기였고...
2019년 8월 러시아 블라디보그톡에 갔었고...
이제 본격적인 러시아 여행 가볼까 했더니 코로나...ㅠㅠ
1900년, 20세기를 앞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습은
가스등을 켜고, 말을 타고 달리고
많은 사람들이 꽝꽝 언 운하 위를 스케이트 타고 다닙니다.
곧 가스등은 전등이 될 테고
마차는 차로 바뀌게 될 거라면서 시대의 변화를 얘기하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죠.
귀족과 평민의 차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 가난한 자와 부자의 차이...
영화는 신분의 차이가 어마어마한 마트베이와 알리스의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알리스는 공부를 하고 싶어하지만, 결혼을 강요받고 있었고
마트베이의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
가스등 불을 켜는 아버지는 폐결핵에 걸렸지만 돈이 없어 치료 한번 못 받고 있으면
본인은 배달을 하는데 제 시간에 못 가(귀족의 행차로 길이 통제되는 바람에)해고되고 말죠.
(스케이트 신고 상자를 등에 메고 케잌 배달을 하는 모습이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니 재미있네요.)
결국 소매치기단에 합류하게 되는 마트베이.
얼음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신고 다니며 기상천외한 소매치기 행각을 벌이는 소매치기 단의 대장이라 할 수 있는 알렉스는 브르조아를 멸시하는 인물- 근데 주인공보다 훨씬 눈에 띄고 매력적이네요.
러시아의 멋진 건물, 독특한 복식, 귀족들 연회 행사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동화 같은 풍경에 풀어놓은 가볍지 않는 사회성 짙은 스토리가
좀 뻔한 듯하긴 했지만 끝으로 갈수록 흥미진진.
우여곡절 끝에 파리행 기차를 타고
목숨을 잃을 지경에 이르렀지만(총을 맞았는데) 마트베이의 아버지가 주신 은색 스케이트 날 덕분에 목숨을 건지고
알리스는 그토록 원하던 공부를 하고...해피엔딩이어서 즐겁게 봤습니다^^
이 겨울에 딱 어울리는 영화.
첫댓글 저 남자가 마트베이인가요? 좀 느끼...
어쨌든 둘이 파리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 그렇게 되는 건가요?
포스터는 너무 별론데 남자주인공 순박하니 괜찮아요. 느끼하지 않음.ㅋ
여자가 공부해서 교수가 되는데 당시 러시아에선 여자가 대학에 갈 수도 없었고 여교수도 없었다고...
어쨌든 영화, 볼만해요^^ 독특한 러시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