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인해 국내에서도 방사능 피폭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 머물던 한국 사람들이 속속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17일 인천국제공항에는 방사선 측정기가 설치됐다.
그날 오후 일본 후쿠시마를 떠나 귀국한 사람들 중 세 명에게서 기준치가 넘는 방사선이 나왔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기준치 이상의 방사선이 검출된 세 명 가운데 한 사람의 옷과 신발을 폐기했고, 방사선이 지나치게 많이 검출되는 사람은 병원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방사선도 전염된다’는 소문이 생겨났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 옆에 있으면 담배연기가 날려 간접흡연으로 건강에 해로운 것과 같이 방사능에 피폭된 사람에게서 몸에 남아있던 방사선이 방출되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도 해롭다는 것.
방사선은 정말로 전염되는 걸까? 그렇다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방사능에 피폭된 사람 가운데 주위 사람에게 더 위험한 사람은 어느 쪽일까?
관계당국은 방사선이 전염된다는 소문에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는 “방사선은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되지 않는다”며 “다만 방사능 물질이 옷이나 신발, 머리카락 등에 묻어 옮겨갈 가능성이 있어 검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몸이나 머리카락에 묻은 방사능은 샤워를 하면 제거되고 신발이나 옷가지는 검사 후 방사선이 지나치게 검출되면 폐기한다. 방사선이 지나치게 검출되는 사람을 병원으로 옮기는 것은 치료를 위해서다.
반면 간접흡연을 하게 되면 당뇨병, 비알코올성 간질환은 물론 불임과 유산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여럿 발표됐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모니크 머글리 박사와 스탠포드 대학의 체닝 로버트손 박사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2008년 담배 속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210의 위험성을 밝혔다. 연구진은 담배 한 개비 속에 들어있는 방사능의 양은 가슴 X선 촬영을 1년에 300번 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흡연자와 방사능 피폭자 중 하나를 선택해 옆에 서라고 하면 오히려 방사능 피폭자 옆이 더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