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행복을 맛보았네!
(송현 로마노 신부)
1814년5월 4일 프랑스의 나폴레옹(1769-1821)은 연합군에 패배하여 엘바 섬에 유배되었습니다.
이듬해 2월. 탈출에 성공한 그는 파리에 입성하여 다시 권좌에 올랐습니다.
이후 영국을 침략했다가 1815년 6월 워털루 전투에서 패한 뒤
남대서양의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생애를 끝마치고 있었습니다.
지난날 세계를 제패했던 영운은 남들 앞에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어렵사리 영국의 한 기자가 그를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세월을 떠올릴 때 당신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나폴레옹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알프스 산맥을 넘을 때였지.
잠시 전투가 그친 어느 주일 아침이었네.
산 아래 작은 성당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졌는데 그 소리에 이끌려 성당 안으로 들어갔었네.
나는 그때 눈물을 흘리며 인생최고의 행복을 맛보았네!
천하의 나폴레옹도 잠시 동안의 휴식을 취할 때.
그것도 하느님 안에서 안식을 누릴 때에 최고의 행복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의 말처럼 휴식은 순수한 기쁨을 주는 동시에
자신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열어주는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서는 바쁘다는 것이
유능함의 증거..로 자리 매김을 하면서 누구나 바쁜 삶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근면과 성실이 삶에 있어 중요한 덕목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참된 의미와 인간의 존재가치는 분주함 속에서 묵묵히 상실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특권이 있다면 그것은 하느님 안에서 온전한 안식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상의 삶에 충실하면서도 매일 매일 주님과 함께 머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하루에 단 십 분만이라도 그분 앞에서 육신과 영혼의 휴식을 반드시 취해야 합니다.
바깥 세계의 소음과 불빛에서 벗어나 깊은 침묵 속에 잠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삶이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주님 앞에 비춰볼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은 각기 다양한 형태로 사랑과 봉사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직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영적인 힘이 충만해야 합니다.
영적이고 내면적인 수액.
곧 주님이 주실 은총과 축복은 우리의 활동이 빗나가지 않고
온전한 결실을 맺도록 이끌어줍니다.
하느님 안에서의 휴식을 통해 육체와 영혼이 맑고 푸르게 활기를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