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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신경성 실신은 가장 흔한 실신 유형으로 ‘신경 심장성 실신’이라도고 불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A씨(55세·여)는 여름에도 밖에서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 어느날 지하철을 타고 있던 A씨는 식은 땀이 나고 핑 돌더니 자리에서 쓰러졌다. 응급실에 와서야 그는 다행히 정신을 찾을 수 있었다. 여름철 온열질환 때문이었다고 생각했지만 ‘미주신경성 실신’이라는 생소한 진단을 받았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가장 흔한 실신 유형으로 ‘신경 심장성 실신’이라고도 불린다. 극심한 신체·정신적 긴장으로 혈관이 확장하고 심장박동이 느려져 혈압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더불어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게 되는 병이다.
이 병은 인구 1000명 당 약 20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신 전조 증상으로는 △목이나 얼굴의 열감 △피부 창백 △식은 땀 △과호흡 △수족냉증 △심박수 감소 등이 있다.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환기가 잘되는 곳으로 이동해 앉아있거나 누워서 휴식해야 한다.
이 병의 원인은 △덥고 습한 환경 △오랫동안 서 있는 작업·환경 △수분 섭취 부족 △극심한 긴장·스트레스 등이다. 이에 따라 실신을 경험한 환자는 여름철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덥고 습한 환경은 호흡을 더 답답하게 만들고, 땀이 나면 체내 수분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몸에 무해한 증상이고 금방 의식이 돌아오기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진 않다. 다만 쓰러지면서 머리를 부딪혀 뇌진탕, 뇌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실신이 연간 3~4회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심장 및 뇌혈관 질환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이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을 예방하려면 종아리, 허벅지 등에 의료용 탄력 스타킹을 착용해 혈액 순환을 돕거나 염분 섭취를 늘려 혈액량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다. 여름철 장시간 서 있는 활동은 피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도움 된다. 또 몸의 무리가 갈 정도의 심한 운동은 삼가고 스트레스를 받을 시 안정을 취하는 편이 좋다.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미주신경은 우리 몸에서 혈압을 유지하고, 소화를 돕고, 심장을 뛰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조회시간에 픽 쓰러지는 경우처럼 특히 여름철 열을 많이 받고 (열대야로)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서 실신이 잘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치료나 처방은 없으나 실신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은 뇌 말초신경 손상이 의심돼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며 “실신이 일어날 것 같으면 누운 뒤 머리를 심장 아래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예방법으로는 더위에 자주 노출되지 않고, 물을 자주 먹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