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켐텍이 2-1로 앞선 가운데 등판한 3지명 변상일(왼쪽)이 킥스 주장 김지석을
꺾고 1차전 승리를 결정했다.
2017 KB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포스코켐텍, 난적
킥스에 3-1로 승리
전기 준우승 아픔을 씻어내려는
포스코켐텍이 챔피언결정전에 성큼 다가섰다. 포스코켐텍은 22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난적 킥스를 3-1로 꺾고 기선을 잡았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오프전에 직행한
포스코켐텍과 와일드카드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전을 거쳐 올라온 킥스. 포스코켐텍은 정규시즌 두 차례 대결에서 킥스에 모두 패했으나 1차전에서 예상
외로 완승을 거뒀다.
오더가 포스코켐텍에 나쁘지 않게 나왔다. 김성룡 감독은
"킥스는 우리에게 상극이다. 우리 선수들이 상대전적에서 좋지 않아 오더를 짜는 데 애를 먹는다"며 "사실 킥스가 올라왔을 때 4대 6 정도로
불리하다고 봤다. 우리가 도전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는데 1차전 오더가 '입맛'에 맞게 나왔다.
▲ 나현의 2국 기용은 김지석을 예상한 선수들의 만류에도 김성룡 감독이 밀어붙인 카드.
백홍석의 돌주먹을 의식한 나현(왼쪽)이 야금야금 조심스럽게 격차를 벌려 나갔다.
12시 정각 동시에 시작한 두 판에서 먼저 2지명 나현이 3지명 백홍석을 꺾었다. 상대전적에서 1패를 당하고 있었으나
6년 전의 기록. '돌주먹' 백홍석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선제점을 안겼다.
주장 최철한은 장고판에서 퓨처스리거 홍기표를 상대했다. 1지명과 퓨처스의 만남은 대개 1지명 쪽의 팀이 밑지는
오더인데 김성룡 감독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최철한의 부진과도 무관치 않았다. 킥스 김영환 감독은 경기 중 "이원영 선수를 예상했는데 최철한
선수가 나와서 망했다"고 인터뷰를 했다.
▲ "최철한 선수가 나와서 망했습니다." '오더 귀신' 김영환 감독이 의표를
찔렸다.
최철한이 상대의 치명적 실수를 찔러 불계승했다. 홍기표는 최근
2연승 등 상대전적이 백중세(3승3패)여서 킥스팀에 기대를 갖게 했으나 중반의 실수가 너무 컸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장고판 2승 후의 첫
패점이 됐다.
킥스는 3국에서 2지명 윤준상을 내세워 5지명 윤찬희를 기용한
포스코켐텍에 한 판을 만회했으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4국에서 믿었던 주장 김지석이 3지명 변상일에게 무너졌다.
▲ 포스코켐텍 주장 최철한(오른쪽)이 상대전적 3승3패인 킥스의 장고판 주력인
퓨처스리거 홍기표를 불계로 제압했다.
변상일의 완승국이었다. 우상에서
파생된 새로운 변화에서 앞서 나간 후 거대한 백모양 속으로 들어온 김지석의 흑일단을 포획했다. 134수 만의 단명국으로 끝내면서 1차전의
마침표도 함께 찍었다.
그 신형은 포스코켐텍 선수들이 전날 연구했던 변화.
변상일의 손은 재깍재깍 나간 반면 낯선 길을 만난 김지석은 시간도 잃고 점수도 잃으면서 고전했다.
▲ 윤준상(왼쪽)이 80대 20까지 앞섰던 실시간 스코어가 70대 30, 60대
40으로 좁혀지더니 급기야 50대 50이 됐다. 마지막엔 윤찬희에게도 끝낼 찬스가 있었다.
아래는 국후 인터뷰 자리에 함께 선 양팀 감독의 말.
"2-0으로 리드할 경우 3~5국은 윤찬희-변상일-이원영의 순으로 미리 정해놓았다. 나는 아마도 '불편한 감독'에
해당할 것이다. 오더를 놓고 한밤중에도 전화를 걸어 선수들의 의견을 묻는 경우가 많다." (김성룡 감독)
"1ㆍ2국 패한 후에도 5대 5 승부로 봤는데 믿었던 김지석 선수가 패한 것이 아쉽다. 내일 2차전 준비를
잘하겠다." (김영환 감독)
▲ "전날 오더를 논의할 때 선수들 대부분이 김지석 선수가 2국에 나올 것 같다며
나현의 출전을 말렸지만(나현은 정규리그에서 김지석에게 2패) 나는 안 나온다는 쪽에 걸었다"는 김성룡
감독.
전반적으로 김성룡 감독의 오더 예측이 적중한 것도 승리의 한 축이
됐다. 전날 정했던 대로 오더를 낸 킥스로선 정규시즌에서 최철한과 변상일을 잡았고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3전 3승의 강승민이 등판하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3번기로 겨루는 플레이오프의 2차전은 23일 속행된다.
9개팀이 더블리그로 경쟁을 벌인 정규시즌의 상위 5개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스텝래더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가리는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5000만원, 4위 2500만원, 5위 1500만원이다.
▲ 포스코켐텍은 1~3지명 모두 랭킹 10위 이내인 막강한 전력과 김성룡 감독의 지략이
어우러져 1차전을 가져갔다.
▲ 와일드카드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전에서 불같은 기세를 보였던 킥스. 정규시즌에서 2승을
챙겼던 포스코켐텍에 1차전을 내주며 벼랑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