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서울 강남구의 사교육 1번지 교서동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 3명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학교와 학원, 부모의 기대와 압박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웠다. 몇 페이지를 넘기지 않아도, 그들의 감정과 고통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교실 창밖으로 손바닥만 한 하늘이 보인다. 그 옆자리로는 우뚝 솟은 건물들 아니, 누군가의 집이라 불리는 아파트가 빼곡하다. 하필 눈앞에 보이는 게 아파트뿐이라니. 아파트 단지 안에 자리 잡은 학교는 매력이 없다. 담장처럼 둘러진 아파트와 수백 개의 창문들, 그 안의 사람들에게 감시받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분명히 아파트에는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빠가 살고 있을테고 그들은 이곳, 교서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를 끊임없이 압박하고 있을 것이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란다. 학생이 공부 말고 할 게 뭐가 있어? 공부만 잘 해봐. 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은 거야. (8쪽)
책 표지만 봐도 숨이 턱 막히는 표지이다. 도서관에서 읽은 책이라서 보여줄 순 없지만, 아파트로 가득 찬 그 표지는 읽는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앞에 언급했던 3명의 아이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사실 요즘 주변 친구들에게 진지한 이야기를 꺼내보면, 자신이 왜 살아가는지, 어떤 이유로 공부하는지 잘 모르고 살아간다. 그저 부모님이 하라니까, 학교는 가야 하니까, 공부해야 대학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어릴 때부터 일찍 꿈을 찾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는 나에게, 그런 친구들이 조금은 안타까워 보인다.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은 그저 공부하는 로봇을 만드는 것 같다. 아는 대학생 오빠, 언니들에게 물어봐도 성적 맞춰서 학교 들어왔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주변만 봐도 그런 환경이었다.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다시 되돌리기에는 너무 멀리까지 와버린 상황. 지금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험공부가 아니라, ‘나’를 다시 찾는, ‘나’를 다시 회복하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 3명의 아이는 앞에 놓인 여러 문제를 잘 이겨내며 버틴다. 비록 힘들지라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작가의 마음인 것 같다. 끝까지 ‘나’를 버리지 않고 꿈과 희망을 찾아 그것을 멋지게 이뤄내길 원하는 작가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대한민국의 다음 세대인 우리 학생들이, 행복하고 웃음 가득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매일 행복할 순 없겠지만,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기성세대들이 바로 서길 원한다. 기성세대들이 바로 서고, 다음 세대들이 회복됨으로써 우리 대한민국에서 더 빛나는 미래가 펼쳐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