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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목요 오지 팀 계획에 따라 '수신제 → 백세봉 → 천세봉 → 만세봉(성태산) → 성주지맥 길 → 문봉산 → 헬기장 → 성주산(장군봉) → 갈림길 → 임도 → 물탕골 → 성주1리 마을회관'의 11km 구간을 6시간 동안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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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산[聖住山]
높이: 680m
위치: 충남 보령시 명천면
성주산은 오서산과 함께 보령을 상징하는 명산으로 예로부터 성인, 선인이 많이 살았다 하여 성주산이라 부르고 있다. 성주산에는 질 좋은 소나무를 비롯, 느티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때죽나무, 고로쇠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휴양림 입구에서 정상 쪽으로 5백 미터 오르면 휴양림을 만날 수 있고, 심연동 계곡 쪽에도 휴양림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이곳에는 성주산 계곡의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더할 나위 없는 휴양지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 일대의 계곡은 예로부터 화장골이라 하여 그 수려함이 잘 알려진 곳이다. 4킬로미터 이르는 우거진 숲과 맑은 물이 감도는 비경은 가히 선경을 연상케 하면서 자연미의 극치를 이룬다.
성주산 휴양림에서 정상까지 올라 산 뒤편으로 내려가도 심연동 계곡과 연결되어 있다. 예부터 깊은 골짜기가 있는 마을이라 하여 심연동이라 이름 지어진 것처럼 골과 골 사이에 흘러내리는 계곡이 깊고 수려하다. - 한국의 산하
2월 2주 차 목요 오지 산행은 부여의 성태산(만세봉)과 보령의 성주산을 연계해 달릴 예정이다. 오지 산행도 하면 할수록 산 소개도 찾아볼 수 없는 진정한 오지 산에 오르는 일이 있는데, 부여의 성태산 또한 한국의 산하 소개에는 없는 산으로 성주산과 연계한 산행기에만 등장한다. 물론 부여군 홈페이지에도 산 소개는 없다. 어디에도 소개가 없는 산은 오지라는 거 외에는 내세울 게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가끔 이런 산을 접할 때마다. 시간과 비용을 지급하고 갈 만한 가치가 있는 산인지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이번 산행은 성태산이 주가 아니라, 보령을 상징하는 명산이라는 성주산이 주다. 추측건대, 성주산만 오르는 건 성에 차지 않은 산꾼이 근처의 성태산을 연계한 코스를 개척하면서 성태산도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이번 산행은 갑자기 잡힌 화요일 지리산 바래봉 눈꽃 산행 후 수요일 하루 정비하고, 바로 하는 산행이라, 체력적으로 힘든 산행이 예상되나, 산이 높지 않고, 거리가 11km에 불과해 큰 무리는 없을 거로 예상한다. 다만, 성주산에서 장군봉을 왕복하는 1.8km 구간이 있는데, 장군봉 왕복은 당일 상태를 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그리고 산악회 계획은 성주산에서 물탕골로 하산해 임도로 2.3km 거리의 성주1리 마을회관으로 내려올 예정이다. 이후 산악회 버스로 2.4km 아래 식당으로 이동한다. 11km에 6시간의 소요 시간을 책정했는데, 빠르면 4시간 반, 늦어도 5시간이면 산행을 끝낼 수 있을 거로 보인다. 해서 빠르게 식당으로 가는 코스가 없을지 비탐 전문 등산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있다. 능선을 따라, 거의 식당 직전까지 내려가는 등산로 가 있다.
주당 멤버에게는 산행 전 그 코스를 강력하게 주장할 예정이다. 그래야 지난 고흥 두방산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당일 날씨는 종일 맑고, 기온은 영하 1℃~영상 5℃, 바람은 2m/s, 약간 추위를 느끼기는 하겠지만, 산행에는 좋은 날씨라는 예보라. 별다른 준비는 하지 않는다. 빠르면 2시 늦으면 2시 40분경 식당에 도착할 수 있을 거로 예상돼, 점심 준비가 필요 없어 보이나, 그래도 만약에 대비해 사당역표 김밥을 준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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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올랐던 산으로 코스가 같거나, 기상이 좋지 않아 산행이 취소되지 않는 한, 매주 목요일 오지 팀 산행에 참석하는 동일한 준비 과정을 거쳐, 6시 43분경 사당역에 도착했다. 이후 승차장의 종합 판매대에서 김밥을 사서, 주머니에 넣고, 화장실에 들른 후 1번 출구로 나갔다. 이른 시간이나, 장거리 통근하는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지나, 한가해 보이기까지 한 공영주차장으로 들어가, 우회전해 들어가야 하는 산악회 버스가 대기 중인 곳으로 갔다. 다행히 성주산행 버스는 제일 앞에 있어, 차를 찾아 헤매지 않고, 배낭을 메고 바로 탔다. 만원 버스라 옆자리가 비지는 않았으나, 지난 두방산행[산행기] 때, 배낭을 아래에 내려놓아도 충분할 정도의 좌석 간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자리에 앉아, 배낭을 내려놓으니, 발을 놓을 곳이 협소해 불편하다. 해서 짐칸에 넣을지 잠깐 고민하다가, 귀차니즘에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했다.
어떻게든 환경에 맞춰 가장 편한 자세를 잡은 후 책을 보며, 차가 출발하기를 기다려, 7시 정각이 되자, 버스가 출발한다. 그런데, 인솔 대장을 대신해 사당에 인원을 점검하는 주당 멤버가 3명이 타지 않았으니, 2~3분만 기다렸다가 가자고 해, 그대로 멈췄다. 그런데, 그 시간이 지나도 타지 않아, 버스는 그들을 태우지 않고 양재로 출발했다. 당연히 예정보다 3분가량 늦은 7시 13분경 양재에 도착했는데, 양재에서도 1명이 타지 못했다. 취소도 아닌 불참자가 4명이 넘는 것에 놀라, 주변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예상대로다. 지하철 2호선에 문제가 생겨, 20분가량 열차가 다니지 못해, 버스 출발 시간을 맞추지 못한 거다. 갑진년 첫 산행이었던 하동 금오산[산행기] 때도 4호선에 문제가 생겨 불참할 뻔한 이후, 집에서 나오는 시간을 10분 빨리하고 있는데, 지하철에 문제가 많다.
양재를 출발한 버스가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우는데, 죽전도 1명이 타지 못해, 모두 지하철 고장 때문인지는 모르나, 불참자가 총 다섯이나 됐다. 어디다 하소연도 하지 못하는 그들의 분노를 뒤로 하고, 죽전을 떠난 버스에서 책을 보다가 눈이 아프면,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기를 반복하다가, 어디쯤 왔는지 궁금하면, 잠깐 손으로 유리에 낀 습기를 닦고 창밖을 봤다. 그러다가, 20분 동안 휴식을 위해 버스가 휴게소로 들어가, 주차한 차에서 내려 여기가 어딘지 고개를 들어 휴게소 명패를 봤다. 천안논산고속도로의 '정안'이다. 왜 여기지? 서해안을 타야 하지 않나? 어쨌든, 화장실에 들른 후 바로 버스로 돌아와, 핸드폰의 지도를 확인했다. 서해안보다는 천안논산이 더 빨라 보이기는 하다. 당연히 기사는 내비게이션이 지시하는 대로 왔을 테니, 더 빠르고 짧은 코스로 왔을 거다.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자, 늘 그렇듯이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의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한다. 거의 흙산이나 다름없어, 위험 구간은 없으나, 다만, 성주산 정상 직전의 암릉은 주의해야 한다는 거 외에는 별다른 내용은 없다. 그리고 원하면 산악회 계획인 성주산에서 물탕골로 하산하지 않고, 식당으로 바로 가는 백운사 능선 코스로 가도 좋다고 했다. 다만, 인원 점검을 위해 백운사로 가는 산꾼은 반드시 대장에게 알려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게 다 주당 대장이자 산행 대장이 건의해서 받아들여진 거로, 애초에 없던 백운사 능선으로 하산하는 B 코스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이후 다시 불이 꺼지고 들머리를 향해 달린 버스는 9시 50분경 들머리 입구에 도착했으나, 길이 좁아 인솔 대장의 계획과는 달리, 마을 입구에서 내렸다. 고로 계획한 들머리보다 500여 미터 아래에서 산행을 시작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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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다른 일행이 산행 준비를 하는 동안, 고속도로를 벗어나고 조금 지나, 등산 준비를 마친 나는 등산 앱을 기동한 후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앱으로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203m, 성주산의 높이가 677m니, 표고 차는 474m에 불과하다. 접근이 어려워서 그렇지, 높은 산은 아니다. 그리고 들머리가 높아, 올려야 하는 높이도 서울의 청계산보다 낮다. 그걸 확인하고, 산을 깎아 만든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아닌, 개울 옆으로 난 시멘트 포장도로로 마을을 향해 위로 올랐다. 와중에 오른쪽 논 건너, 보호수로 지정된 듯한 소나무가 있어,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는 했으나, 거리가 멀어 잘 안 보인다. 그렇게 주변을 감상하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성태산의 백세봉이 아닐지 추측하며 가, 9시 58분 계획한 들머리에 도착했다.
한국의 산하나, 산과 관련된 사이트뿐만 아니라, 구글링해도 산행기에 거쳐 가는 코스로 나오는 성태산이라, 등산로 찾기도 쉽지 않은 오지라 생각했는데, 만수산 종합 인내도’와 이정표가 서 있어 놀랐다. 우리만 모르고 있었지, 이 지역에서는 많은 사람이 찾는 산이라는 얘기다. 하긴 딱히 내세울 게 없는 동네 뒷산이라면! 어쨌든 안내도의 지도를 보고, 우리가 가야 할 코스를 짚어봤다. 그런데, 성주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안 보이고, 그나마 성주지맥으로 지맥꾼에게는 좀 알려진 성주산이 아니라,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만수산이 중심인 안내도다. 고개를 갸우뚱하고, 일단 그걸 기록으로만 남기고, 이정표의 지시에 따라,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쪽 포장도로로 산으로 향해, 10시 3분 만세봉 2.6km 이정표에서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해, 조금 지나자 한국의 모든 산이 그렇듯 급경사로 바뀐다.
가쁜 숨을 헐떡이며, 10시 9분 능선에 올라서니, ‘반고개’ 사거리다. 만세봉까지는 남은 거리는 2.2km! 기온이 낮다는 예보에 따라, 바람막이에 조끼까지 입고 있었는데, 벌써 흘린 땀으로 눈이 따가울 정도라 가던 걸음을 멈추고 이정표 앞에 있는 의자에 배낭을 내려놓고, 조끼를 벗어 거기에 넣었다. 그런데, 이정표야 그렇다 해도, 곳곳에 의자가 있는 쉼터를 보니, 지자체에서 꽤 정성을 들인 산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수도권 등산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건 높이, 조망, 재미 등 뭐 하나 내세울 게 없는 산이라 그렇지 않을까? 어쨌든 앞서가는 선두의 뒤를 따라 한 줄로 서서 급경사를 올라가, 10시 17분 의자가 있는 쉼터로 성태산, 즉 만세봉 1.7km 이정표와 안내도 있다. 역시 그 안내도는 성주산이 아니라 만수산이 주고 성주산은 아예 찾을 수가 없다.
쉼터를 지나 3분가량 가자, 앞에 임도다. 역시 산을 망치는 건 등산객이 아니라, 산림조합과 산림청이다. 그 임도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가 급경사를 200m가량 오르자, 나뭇가지 사이로 봉우리가 보인다. 정확히는 모르나, 성태산도 구글링이 안 되니 백세봉, 천세봉이 될 턱이 없고, 다만 앞선 산꾼의 산행기에서 본 그 백세봉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럼, 왼쪽의 쌍봉 중 하나가 천세봉?! 그렇게 추측하며, 앞서가는 선두의 뒤를 따라 급경사 능선으로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는데, 정상이 멀지 않아 보임에도, 등산 앱이 반응을 안 한다. 해서, 주변 환경 설정을 하지 않아 그런 거로 생각하고, 설정을 해줬다. 그리고 백세봉은 이미 늦었으니, 천세봉이 가까워지면 반응할 거로 기대하고, 동영상을 찍으며 정상으로 향해, 10시 33분경 도착했다.
일행 중 한 쌍이 먼저 도착해 인증을 찍고 있는 백세봉에 도착해 보니, 정상석 대신 나무 기둥에 매단 '행여봉, 475m'라는 표지와 같은 나무 기둥에 박은 '백세봉, 491m' 표지가 있다. 애초 행여봉이었으나, 지자체에서 만세, 천세, 백세를 맞추기 위해 백세봉으로 바꾼 티가 확 난다. 다만, 높이는 지자체에서 만든 백세봉의 491m가 맞지 않을까? 어쨌든 그 한 쌍의 도움으로 백세봉 인증을 찍은 후 좌회전해 1.2km 거리의 만세봉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정표에는 만세봉만 있지, 천세봉은 없다!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본 모든 이정표에 백세봉, 천세봉은 없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쌍봉 중 하나가 천세봉이라 추측하며 길을 재촉해, 10시 38분 '만세봉, 1,0km'의 '금곡저수지 갈림길'을 통과하고, 10시 52분 금곡마을 갈림길을 통과했다. 성태산까지 남은 거리는 0.2km!
이정표도 만세봉, 성태산으로 명칭을 통일하지 못했다. 그런데, 성태산까지 200m에 불과한데, 그 구간에 천세봉 만세봉 두 봉우리가 있다는 얘기다. 그럼 멀리서 본 쌍봉 중 앞에 있는 게 천세, 뒤가 만세다! 그런 추측을 하며, 숨을 헐떡이며 나무 기둥을 박아 밧줄로 만든 안전 가드를 따라 올라가자, 완만한 능선이다. 그리고 그 끝에 있는 봉우리가 천세봉이라 생각되는데, 역시 등산 앱이 반응을 안 한다. 해서 설정에 문제가 있는지 다시 확인했으나, 이상은 없다. 어쨌든 이름을 가진 봉우리 중 하나라 동영상을 찍으며 가, 11시 정각에 도착했다. 널따란 평상이 놓인 쉼터가 있는 천세봉 정상에는 백세봉과는 달리, 꽤 큰 정상석이 버티고 있었다.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일행이 모두 떠나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남겨야 했다. 이후 0.1km, 즉 100m 거리의 만세봉 즉, 성태산으로 향해, 20여 미터를 가자, 이번 산행 처음으로 등산 앱이 반응한다. 성태산 만세봉 반경 50m 내란다!
마을 입구와 등산로 입구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었던 눈이, 해발 400m를 넘어서부터 간간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500m를 넘는 음지는 러셀이 필요할 정도로 바뀌었다. 특히 천세봉을 지나 만세봉으로 향하는 구간부터는 아이젠을 꺼내야 하지 않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할 정도였다. 능선 위의 눈길로 동영상을 촬영하며 만세봉으로 향해, 우리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정상에 11시 3분경 도착했다. 앞서 도착한 일행의 도움으로 인증을 남긴 후 다 같이 만세봉 정상석을 배경을 단체 사진을 찍었다. 성태산의 상봉인 만세봉 정상 또한 갈림길로, 직진은 옥가실, 좌회전하면 문봉산이다. 당연히 우리는 좌회전해 2.5km 거리의 문봉산으로 향했다. 그런데, 쌓인 눈으로 이 길이 쉽지 않다. 해서, 주변에서 마른 나뭇가지를 주워 지팡이로 삼아 길을 재촉했다. 그리고 한참을 내려가자 다시 눈이 사라지고 낙엽 쌓인 등산로로 바뀐다. 미끄럽기는 낙엽이나 눈이나 마찬가지지만.
앞서가는 선두의 뒤를 따라 주변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며 가는데, 다시 올라가기 힘들게 내려가도 너무 내려간다. 그런데 울창한 숲 사이로 저 아래 보이는 게 임도다! 그것도 임도 갈림길로 고개는 백세봉 직전 임도에서 봤던 것과 같은 '성태산·만수산 등산 안내도'가 있고, 꽤 넓은 공터 중앙에는 보호수로 보이는 고목이 서 있다. 그 모든 걸 기록을 남기고, 임도를 건너 문봉산을 향해 다시 등산을 시작해 조금 올라가자, 앞의 다른 봉우리와는 다르게 바로 눈길이다. 능선 위의 눈 쌓인 등산로로 가쁜 숨을 조절하며 급경사를 25분가량 올라가자, 등산 앱이 문봉산 정상이 바로 앞이라고 음성으로 알려준다. 늘 그렇듯이 그 팝업을 캡처한 이후 동영상을 촬영하며 문봉산 정상을 향해 올라갔는데, 반경 50m라기에는 너무 멀다. 그리고 정상이라 생각되는 곳에 도착했는데, 정상석은 없고, 우리의 '준·희'가 나무 기둥에 매단 '성주지맥, 문봉산, 632m'만 보인다.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10여 미터를 가자, 가면 갈수록 앞이 소란스러운데, 도착해 보니, 정상석이 있는 공터로 '준·희'의 표지가 있던 곳이 정상은 맞지만, 정상석을 세울만한 공간이 없어, 그보다 조금 낮지만, 꽤 넓은 공터에 정상석을 세웠다. 그리고 우리 일행이 그 공터에 자리 잡고 앉아 점심을 먹고 있다. 먼저 도착한 일행의 도움으로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긴 후, 우리의 다음 목표는 성주산인데, 언뜻 보기에 정상석 옆 이정표와 안내도 어디에도 관련 정보가 없어, 그걸 하나하나 유심히 살폈다. 애초 문봉산 정상도 갈림길로, 직진은 성주산, 좌회전은 상수리재로 간다. 그런데, 성주산을 가리키는 방향 지시가 떨어져 눈에 덮여 보지를 못했다. 그리고 지도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 두 번이나 봤던 나무 지도로 '성태산·만수산 등산 안내도'다. 지도를 유심히 살펴보다가 깨달았다. 여기서부터 보령시, 이전은 부여군이다. 고로 보령에 속하는 성주산이 빠지고 부여의 만수산이 주인 지도로 지자체 접도 구역 산이나 봉우리에서는 흔히 보는 광경이다.
궁금증을 해소한 후 배낭을 나무에 걸어두고, 사당역표 김밥을 꺼내, 간단히 끼니를 때웠다. 그리고 떨어져 나간 이정표가 가리켰던 성주산 방향으로 길을 재촉했다. 그 길은 지난 바래봉 산행[산행기]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눈이 쌓여 진행이 쉽지 않았다. 눈 쌓인 등산로로 10여 분을 가자, 그나마 트이는 전면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보인다. 성주산이다. 이번 산행에서 처음 보는 방해받지 않는 봉우리의 모습이다. 그리고 10분가량 더 가니,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임도가 보인다. 아마 저 임도가, 산악회에서 하산 코스로 잡은 물탕골 임도일 확률이 높고, 성주산 왼쪽에 있는 봉우리가 왕복해야 하는 장군봉이 아닐까? 그런데, 서북쪽으로 미세먼지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정상이 눈에 덮인 산은 뭔지 궁금해 이 글을 쓰며 지도로 확인했다. 오서산이다! 그 모든 걸 기록으로 남기며, 길을 재촉해, 12시 27분 이정표가 있는 심연동 갈림길을 지났다. 장군봉, 즉 성주산 정상까지 남을 거리는 0.9km!
갈림길을 지나 바로 앞에 있던 봉우리를 우회하는 등산로로 다시 10분가량 가니, 이번에는 눈은 없으나 밧줄이 설치된 암릉이다. 인솔 대장이 언급한 정상 직전의 암릉이 아닐까? 그 암릉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며 올라가자, 오른쪽으로 절벽에서 튀어 나간 바위 전망대가 있다. 당연히 지나칠 수 없어, 약간 위험해 보이나, 그 전망대로 갔다. 그러자, 미세먼지가 원망스러운 전경이 펼쳐진다. 지나온 모든 능선과 그 좌.우.뒤로 파도치듯 펼쳐진 능선이 보인다. 하지만 미세 먼지로 시야가 좋지 않다. 그래도 그 모든 걸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밧줄이 설치된 암릉을 기어오르자, 다시 눈 덮인 등산로다. 그리고 앙상하나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밤송이 같은 봉우리가 보인다. 그 봉우리를 잡아먹을 듯 째려보니, 정상에 커다란 비석 같은 게 서 있다. 성주산 상봉 장군봉이다. 다 왔다!
신이 나서 완만한 경사의 눈 쌓인 등산로로 정상으로 향해, 12시 57분 등산 앱이 성주산 정상 반경 50m 내라고 음성으로 알려준다. 늘 그렇듯이 동영상을 찍으며 올라가는데, 정상 직전은 바위 앞에 안내문이 두 개나 서 있어, 동영상 촬영을 중단하고 사진으로 남겼다. 성주산 역암이다. 마치 시멘트에 자갈을 섞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그 역암과 안내문을 기록으로 남긴 후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정상으로 향해, 1시 1분 먼저 도착한 일행으로 정신이 없는 성주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석에 의하면 성주산 상봉 장군봉이다. 하지만, 여기서 900m 더 가면 장군봉이 또 있다. 진정한 장군봉은 900m를 더 간 봉우리인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자체에서 상봉의 이름을 장군봉으로 붙였다. 해서 성주산에는 장군봉이 둘이다. 처음 계획은 진정한 장군봉을 왕복하는 것도 고려했는데, 지맥 종주가 목표도 아니고, 상봉도 아닌 왕복 1.8km 봉우리에 오를 이유가 없다고 결정했다. 어쨌든 먼저 도착한 일행의 도움으로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긴 후 정상석 절벽 끝에 있는 전망대로 갔다.
당연히 아래 전망대보다 더 멀리 더 높이 올라왔으니, 대상은 같지만, 보이는 시야가 달라, 역시 그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다. 일행이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는 모습도 기록을 남긴 후 단체 사진을 찍는 거로 성주산에서 해야 할 모든 걸 마치고 하산주가 기다리는 둡바를 향해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 시각이 1시 6분이다. 처음에는 앱의 지도를 확인했음에도 길을 잘못 들어, 인적이 전혀 없는 진정한 장군봉 방향으로 50여 미터를 갔다가 일행이 그 방향이 아니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백운사 능선으로 제대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 능선을 따라 내려가, 이정표가 있는 심연동 갈림길에 도착했다. 직진은 백운사, 좌회전이 산악회가 계획한 물통골로 하산하는 길이다. 백운사로 능선을 따라 계속 가면 봉우리 몇 개를 더 넘어야 하지만, 바로 식당으로 가, 하산주를 마실 수 있다. 반대로 좌회전해 물탕골로 내려가면 내리 하산이나, 임도로 2km 넘게 가야 하고, 모두가 도착할 때까지 버스에서 기다려야 한다.
당연히 주당은 하산주라 직진해 백운사 방향으로 향했다. 애초 백운사 코스가 주당 대장과 내가 주장한 코스다. 그리고 같이 움직이던 일행도 대중 심리에 휩쓸려 이유도 모른 채 백운사 방향을 선택해 결과적으로 예상을 훨씬 초과하는 총 12명이 물통골이 아닌 백운사를 향해 내려갔다. 고로 나머지 13명만 물통골로 갔다. 왼쪽과 오른쪽 아래로 임도가 보이는 즉, 임도에 둘러싸인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자, 뒤로 성주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후 계속 가자, 비석을 보고 정상석이라 착각한 터를 잘 잡은 묘를 지나자, 예상대로 등산로는 임도로 내려간다. 그리고 임도를 건너 다시 능선을 들어서 300여 미터를 가지, 어떠한 표지도 없는 갈림길이다. 직진 방향은 인적이 거의 없고 좌회전 내려가는 방향으로는 인적이 많아, 앱의 지도로 확인했다. 맞다. 여기서 좌회전 내려가면 백운사다!
낙엽 쌓인 급경사를 거의 뛰다시피 내려가자, 어느 순간부터 너덜로 바뀐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철조망으로 보호하고 있는 집터 비슷한 게 있다. 집터의 정체를 일행과 대화를 나누며 가까이 다가가 보니, 출입 금지 경고문이 철조망 앞에 있는데, 과거 탄광이 함몰한 곳으로 위험하니 들어가지 말라는 내용이다. 말인즉 우리가 서 있는 아래가 탄광 즉 갱도고, 그 갱도 붕괴 사고가 있었던 곳이라는 거다. 우리가 놀란 건 충남 보령에 탄광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해서 이 글을 쓰며 구글링해 보니, 국내 제2의 탄전이 보령이고, 그걸 기념해 최초의 석탄박물관을 이 성주산이 있는 성주면에 세웠다는 기사를 발견했다[기사]. 탄광의 흔적을 기록으로 남기며, 과거 차량이 다녔겠다고 짐작되는 너덜을 내려가, 백운사 20여 미터 전방에 도착해 보니, 곳곳에 탄광의 흔적이다. 탄광의 채굴 갱도가 있는 곳으로 지반 침하 우려 구역으로 위험하니 주의하라는 경고문이 서 있다.
바로 아래가 백운사고, 백운사부터는 임도라,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주었으나. 이후로는 필요가 없는 지게 작대기 자연으로 돌려줄 때가 됐다. 해서, 경고문 앞에 그걸 꽂는 거로 자연으로 돌려주는 의식을 마치고, 왼쪽 아래에 보이는 백운사로 갔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거라, 대개 사찰의 산신각이나, 삼성전은 위에 있는 게 보통이라, 가까운 산신각부터 가려고 가장 높이 있는 절집으로 갔는데, 산신각이나 삼성각이 아니라, 세 칸짜리 극락전이다. 그렇다고 산신이 거할 만한 건물이 보이지 않아, 극락전으로 가 본존불이 거하는 건물의 출입은 좌우고 정문은 신고자를 위한 거라, 정문을 열어보았다. 안에서 잠겼다. 해서 옆문을 열려고 보니, 없다. 대신 정문 옆의 작은 문이 출입문이라, 그걸 열고, 내부를 둘러봤다. 당연히 본존불인 아미타불이 있고, 옆이 아니라 오른쪽 벽에 관음보살, 그리고 그사이에 산신도를 배치했다. 고로 극락전과 산신각이 같이 있는 건물이다.
먼저 극락전의 아미타불에게 신고한 후, 산신에게 무사 산행을 감사하는 인사를 하고 극락전에서 떠나, 감로수가 어디 있나 찾아봤다. 극락전 아래에 수도가 보여 그리로 가서, 수도를 틀어, 시원한 물로 배를 채웠다. 그리고 먼저 떠난 일행을 따라 임도로 하산주가 기다리는 둡바로 향했다. 뿌리에서 갈라져 자라다가 허리쯤에서 다시 합친 합장송(合掌松)이라는 연리목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며 내려가, 2시 21분 백운사 버스정류장을 지나, 2시 31분 둡바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마감했다. 마감인 3시 40분까지는 1시간 10분 정도 여유가 있다. 말인즉, 멍청히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버스가 물통골로 하산한 일행을 데리고 온 후, 그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하산주를 마실 수 있다.
3
두부 바를 줄여 '둡바'인 식당으로 들어가 화장실에서 씻은 후 네 명씩 짝을 지어 식탁을 하나씩 차지하고 앉았다. 산행 전 버스에서 예약해, 음식은 준비가 됐으나, 예약 시간보다 1시간이 넘게 일찍 도착한 산꾼이 예상보다 많아, 약간의 혼란은 있었으나, 우연히 12명이 내려와 4명씩 짝을 지어 앉는데,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먼저 나온 밑반찬을 안주로 충남의 지역 소주인 '이제 우린'을 바탕으로 만든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축하하는 건배를 했다. 그런데, 밑반찬이 예술이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나온 수육두부 또한 예술이라, 밑반찬과 수유두부를 안주로 '우린' 정신없이 마셨다. 그리고 이어 순두부까지 안주로 추가다.
그렇게 마시다 보니, 물탕골 팀이 도착했을 때는 안주도 거의 떨어질 상황이라, 수육두부를 하나 더 주문해 후발 팀과 다시 술을 마셔, 최종 '이제 우린' 열 병과 맥주 한 병을 마시고, 4시 27분경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로 갔다. 그리고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 깨어보니, 평택휴게소다. 평택? 서해안 아닌가? 휴게소에서 볼일을 보고 다시 버스에 타 잠이 들어, 일행이 깨워서 보니, 양재에서 2차를 하잔다. 그렇게 하기로 하고 다시 잠이 들었는데, 양재라고 내리라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정신없이 짐을 챙겨 막 출발하는 버스를 세워 국립외교원 앞에 내렸다. 그리고 식당으로 가 2차를 하고 깨어보니, 대화역이다. 당연히 버스든 지하철이든 끊긴 시간이라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해 12시가 넘어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대화에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간 것도 거의 5~6년 만인 거 같은데...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 팀 계획에 따라 '수신 버스정류장 → 수신제 → 반고개 사거리 → 임도 → 백세봉 → 백금리 갈림길→ 금곡저수지 갈림길 → 금곡마을 갈림길 → 천세봉 → 만세봉(성태산) → 성주지맥 길 → 문봉산 → 심연동 갈림길 → 헬기장 → 성주산(장군봉) → 심연동 갈림길 → 백운사 → 백운사 버스정류장 → 둡바’의 13.6km(램블러) 구간을 4시간 41분 동안 탐방했다. 이동 4시간 30분, 휴식 11분!
처음 생각보다는 전반적으로 괜찮은 산행이었다. 다만 짙은 미세먼지로, 시야가 넓지 않았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지를 좋아하지 않는 등산객에게 권할 만한 산은 아니나, 대간이나, 100 명산을 다 올라 더는 갈산이 없는 산꾼이라면 꼭 한 번은 달려야 할 산행이다.
산행이 아니라도 성주산 부근에 갈 일이 있다면, 둡바라는 두부 식당에 들러 두부 맛은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