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장중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긴축 장기화에 대한 우려에 장중 2%넘게 하락하며 2,410선을 내줬다. 2023.10.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3일(현지시간) 미국증시가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1% 이상 급락하자 이어 4일 열린 아시아 증시도 한국의 코스피가 2% 이상 급락하는 등 전세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를 넘어서 고착화할 것이란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일 미국증시는 국채수익률(시장금리)이 16년래 최고치로 치솟자 다우가 1.29%, S&P500은 1.37%, 나스닥은 1.87% 각각 하락했다. 특히 다우는 올 들어 상승 폭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반전했다.
심각한 표정의 미증시 트레이더들. ⓒ 로이터=뉴스1© 제공: 뉴스1
이는 표면적으로는 채권수익률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 채권의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09%포인트 급등한 4.77%를 기록했다. 이는 16년래 최고치다.
◇ 미 투자자들 고금리에 항복 :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 투자자들이 연준의 고금리 정책을 이제 받아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전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연내 한차례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상을 하고 내년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주식 투자를 줄이지 않았었다.
◇ 연준 간부들 잇달아 고금리 장기화 경고 : 그러나 최근 연준 간부들이 잇달아 고금리 장기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는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을 더 하고 이를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했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내년 연말까지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 ⓒ 로이터=뉴스1© 뉴스1
앞서 전일에도 연준 간부들이 잇달아 고금리 장기화를 경고했었다.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당초 투자자들은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을 한차례 더할 것이지만 내년 상반기부터는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줄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연준 간부들이 잇달아 고금리 장기화를 경고하고 나섬에 따라 이 같은 기대를 접고 주식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문제는 고금리 장기화가 아니라 고착화 : 고금리가 장기화가 아니라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속출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미국인들은 지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5년간 비정상적인 초저금리 시대를 살아왔다. 2007년 이후 초저금리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실상 제로 금리로 떨어졌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이제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이라며 “고금리가 장기화를 넘어 고착화할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월가의 황제' 다이먼 “7%대 금리 준비해야” : 미국의 기준금리가 7%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제공: 뉴스1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은 지난달 25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7%로 올릴 수도 있다”며 “세계는 이에 아직 준비가 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은 이날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유력지 타임스오브인디아(TOI)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아직도 높다"며 "최악의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7%로 올릴 수 있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속 물가상승)이 함께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7%까지 올릴 수도 있음에도 세계는 이에 아직 준비가 안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금리가 정상범위로 되돌아가며 고금리 장기화가 아니라 고착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 범위다.
2ⓒ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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