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운문사 사리암(邪離庵)
지난 주말 정초고 해서 집안의 안녕과 마음의 평정심을 위해 힐링삼아 겸사겸사 다녀온 사리암이다.
창원에서 빠른길 네비게이션을 찍어 보니 가는 길이 예전과 달라졌다.
김해 양산을 지나 언양으로 해서 석남사 까지 가서 석남사에서 운문산 방향으로 가는 길을 안내 하는데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요즘에야 길이 워낙 잘 되어 있으니 약간 둘러 간다는 생각은 들지만 도착 하는 시간은 훨씬 빠른 편이다.
석남사에서 운문사 쪽으로 가는 길도 옛날 같으면 비포장 임도에 꼬불꼬불 돌아 간 적이 한번 있었는데 이전에 가보니 터널이 뚤리고 도로 정비가 참 잘 되어 있었다.
창원에서 운문사 가는 길은 어디를 가나 큰 차이가 없이 걸리는 시간이라 기왕이면 편한 고속 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가지산 운문산 억산 등 영남의 알프스 답게 산도 높고 구모도 엄청난 산으로 밀양 울산 청도 경주에 맞물려 있고 계곡도 깊어 운문사 계곡 얼엄골 표충사 석남사 계곡등을 품은 곳이다.
사리암으로 가기 위해서는 운문사를 지나야 갈 수 있다.
세월이 변한 탓인지 아니면 보는 눈이 달라진 것인지 그도 아니면 나이 탓인지 전이도 몇번 다녀 온 곳이지만 전에 느낄 수 없었던 산빛과 자연에 대한 감흥이 다르다.
운문사 외곽 주차장 매표소 부터 시작된 송림은 운문사를 지나 사리암 주차장 까지 환상의 트레킹 길이다.
덕지덕지 거북등 처람 각을 지우며 늙어감을 눈으로 보여주며 몇 백년의 세월을 보냈을 법한 노송과 계곡의 물소리 하며 솔바람, 계곡 위로는 상수원 보호 구역이라 그럴까 인가가 없고 물은 맑아 명경지수를 이루었으니 사리암 주차장 까지 가는 길 대략 4km 정도를 일러 운문사 솔바람 길이라 부른단다.
宿雲門寺閣/孫逖(운문사에서 묵으며)
香閣東山下(향각동산하)
동산 아래에 절간 하나
煙花象外幽(연화상외유)
안개 속 꽃, 세상 밖의 그윽한 멋이라오
懸燈千嶂夕(현등천장석)
온 산에 저녁이 되면 등불이 내걸리고
卷幔五湖秋(권만오호추)
오호에 가을지면 휘장을 걷네
畵壁餘鴻雁(화벽여홍안)
화려한 벽 그림에는 기러기가 여유롭고
紗窓宿斗牛(사창숙두우)
비단깁 창문엔 북두성과 견우성이 잠들어 있소
更疑天路近(갱의천로근)
이곳이 하늘 가까운 길 아닌가 하여
夢與白雲遊(몽여백운유)
나 꿈에 흰 구름과 놀았소.
진한 골향이 차내 까지 베여들어 온다.
잠깐 내려 걷고 싶은 충동이 유혹이 앞섯지만 그 날의 목적이 따로 있었기에 걷고자 하는 마음은 다음으로 미루었다.
마음이 심란한 어느 날엔가 일상의 한짐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가서 힐링과 휴식의 시간을 통해 비우고 가벼움을 얻고 오리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아직은 계속 이지만 운문사도 그렇고 사리암도 그렇고 목적은 다를지 알 수 없지만 인산인해 사람으로 넘쳐나고 북새통이다.
기도를 위해 오는 사람 휴식을 위해 오는 사람 등등 산자수명하니 누군들 찾지 랂을 손가?
사리암 주차장 부터 사리 암 까지 가는 길은 급경사에 도로가 없는 곳이니 걸어서 갈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임도길 1km정도를 걸어 올라가면 나머지 1km정도 거기서 부터 사리암 까지는 급경사에 갈지자 형의 길로 모두가 계단이다.
오래전 다녀온 기억에는 자연 그대로의 폭이 좁은 산길에 계단은 없었고 중간 중간 경사가 심한 구간에 부분적으로 돌을 놓아 계단 길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콘크리트로 완전 보수를 해 놓아 사람이 다니기에는 블쳔함이 없도록 해 놓았다.
암자길 중턱에는 약수터도 조성을 해놓아 오가는 이의 목마를을 해결 할 수 있도록 해놓았고 사리암에 다가설 수록 깍아지듯 천길 절벽위에 조성해놓은 암자를 마주 하며 무엇이 이리도 높은 곳으로 절간을 불러 들인 것일까 의문을 갖게 했다.
대략 해발 550m넘어 보이는 곳에 사리암이 자리 한다.
절간 입구에 들어서서 위로 올려다 보면 수직으로 뻗어 오른 전각이고 아래로 내려가 보면 천길 낭떨어지에 떨어지는 작은 폭포라, 아마도 일전에 내린 봄 비 탓 이리라.
그렇게 해서 마지막 올라선 계간 937계단 이다.
누구던 예외 없이 그 많은 계단을 밟아야 만날 수 있는 곳이 사리암 나반존자다.
사리암은 나반존자를 모신 기도 도량으로 알려져 있으며 설악산 봉정암 남해 보리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기도처로 입소문이 나있고 그래서 기도빨이 잘 받는다 하여 정초나 입시 시즌이면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사리암 맨 위에 위치한 법당에는 부처님도 모셔져 있지만 특이 하게 나반존자상이 있는 곳으로 창을 내어 창을 통해 나반존자상을 향해 참배를 드릴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고 나반존자상 좌측에는 제법 큰 구모의 사리굴이 있어 그기에도 기도를 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우리도 나반존자 상에 참배를 드리기 위해 제법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는데 아마도 그시간이 한 30분 정도는 되었던 모양 이다.
그렇게 사리암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나와 사방을 둘러 보니 풍광이 눈에 들어 온다.
첩첩 산중 겹겹의 산 그리고 절간 주변에 산재한 노송과 무너져 가는 고목들에 더하여 산중에도 봄은 오는지 매화 꽃이 피었고 새싹이 움튼다.
하산길 몸도 마음도 홀가분하고 가볍다
사리암을 오를때 보이지 않았던 주변의 자연의 변화가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한다.
군데 군데 진달래가 피었고 생강 나무도 수줍은 듯 노오란 꽃잋을 물었고 간혹 산새소리가 정적을 깨우기도 했고 또 흐르는 계곡물 소리에 눈길을 돌리니 물은 맑아 명경지수라 언젠가 다시 오리란 마음의 약속을 하게된다.
운문사 솔바람길을 스쳐 지나오는 내내의 잠시 걷고 가라는 유혹이 시선을 붙잡았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 사리암(邪離庵)
고려 초의 고승 보량이 930년(태조 13)에 창건하였다. 조선 후기인 1845년(헌종 11)에 정암당 효원이 중창하였다.
1851년(철종 2) 10월 13일 증명법사 동호, 지윤과 승려 만점, 선화 등이 나반존자상을 봉안하였으며, 같은 해 독성 탱화를 제작해 안치하였다. 그 후 영험이 있는 나반존자의 기도도량으로 부상하였다.
승려 신파가 천태각을 건립하였다. 1924년에 증축하고 1935년에 중수하였다. 1965년 경봉선사가 산신탱화를 봉안하였으며, 금호선사가 천태각 밑에 중수비를 건립하였다. 1980년에는 비구니 혜은이 3층의 요사를 신축하였으며, 1983년 관음전, 자인실, 정랑 등을 개축하였다.
천태전 밑에 있는 사리굴은 운문산 4굴의 하나이다. 현재 운문사의 말사로 불교의 나반신앙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되는 사찰이다.
⊙ 나반존자
독성수(獨聖修) 또는 독성존자(獨聖尊者)라고도 한다. 독성은 홀로 인연의 이치를 깨달아서 도를 이룬 소승불교의 성자들에 대한 통칭으로 사용되었으나, 나반존자가 ‘홀로 깨친 이’라는 뜻에서 독성 또는 독성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나반존자라는 명칭은 석가모니의 10대 제자나 5백 나한의 이름 속에 보이지 않고, 불경 속에서도 그 명칭이나 독성이 나반존자라는 기록을 찾아볼 수 없으며, 중국의 불교에서도 나반존자에 대한 신앙은 생겨나지 않았다. 나반존자에 대한 신앙은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신앙형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