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의 노래(悔謠)
時如流水不再歸(시여류수불재귀)-시간은 흘러가는 물과 같이 돌아오지 않는다.
以爲氣衰結離別(이위기쇠결리별)-그렇게 늙어가며 언젠가는 떠난다.
諸願幸以學而動(제원행이학이동)-모두가 행복을 원하여 공부하며 움직이지만,
那基末化後悔乎(나기말화후회호)-어찌하여 그 끝은 후회가 되었는가?
乃今夜經而入眠(내금야경이입면)-그렇게 오늘의 밤은 지나가고 잠에 든다.
乃今月落而日出(내금월락이일출)-그렇게 오늘의 달이 지고 해가 뜬다.
乃朝起床而食事(내조기상이식사)-그렇게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는다.
乃歸日常而勉勞(내귀일상이면로)-그렇게 다시 일상을 맞이하여 힘써 일한다.
작자미상(作者未詳)
내 배꼽을 내가 물려해도 입이 닿지 않는다!
한의학에서 한약재로 쓰이는 사향(麝香)은 막힌곳을 뚫고 강력한 혈류촉진
작용을 하는 최고급 약재(藥材)이다.
빠른 시간에 전신으로 기운을 통하게 하는 큰 효능이 있어서
갑작스런 쇼크나 중풍으로 인한 인사불성 정신혼몽 등에
활용하면 빠른 효력을 볼 수 있다.
일반사람들이 갑자기 졸도로 쓰러진 사람에게 우황(牛黃)이
중심 약재로된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을 먹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 알고 있다.
우황(牛黃)은 약성질이 차기 때문에 흥분을 가라앉히는 되는
효과가 있지만 혈관이 막힌곳을 뚫는 데는 적당하지 않다.
원래는 중풍이나 갑자기 의식을 잃는 사람에게는 사향(麝香)이
주 약재인
“사향소합원(麝香蘇合元)”을 사용하는 것이다.
사향(麝香)은 위에서 말한 대로 약성질이 따뜻하고 일시에 혈액순환과 기운을 통하게 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구급약으로 “사향소합원(麝香蘇合元)” 대신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을 알고 있는 것은 한의사들의 책임이 크다.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에는 사향(麝香)이 소량이거나 또는 전혀 없고
우황(牛黃)이 중심 약이기 때문이다.
“사향(麝香)”은 사향노루(麝香麞) 수컷의 하복부에 있는
향낭(香囊-불알)을 쪼개어 말린 것을 말한다. 중추신경을 강하게
흥분시키므로 성적(性的) 흥분(興奮)을 재촉하는 최음제(催淫劑)로
사용하고 있다.
마치 사람에서 나는 “암내(腋臭症-액취증)”와 같은 것이다.
암내는 이성(異姓)을 유혹하는 최음제(催淫劑)의 체향(體香)인데
이것이 암내가 심하면 제음제(制淫劑)로 변하는 것이 문제다.
사향(麝香)은 암노루를 유혹하는 최음제(催淫劑)다.
가공을 하지 않은 사향(麝香) 덩어리는 역겨운 누린내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지독하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사향을 수노루에서만 얻을 수 있고
그 냄새가 코를 찌르기 때문에 노루 글자인 록(鹿) + 찌른다는 글자인
사(射)를 합하여 사향노루 “사(麝)”자의 글자를 만들었다.
이것을 묽게 하고 가공하면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사향(麝香)은 “싸고 싼 사향이 천리 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소량의 사향을 겹겹이 밀봉해도 멀리 오랫동안 냄새를 발산시키는 특성이
있다.
영어로는 머스크(musk) 라고 부르는데 동서양에서 예부터
성욕(性慾)을 일으키는 미약(媚藥)으로 사용하여 왔으며 향수와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하여 왔다.
그래서 남녀를 불문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은 사향을 몸에
지녔다고 하였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을 사랑의 노예로 만든 조세핀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조세핀이 미인이 아니었는데도 나폴레옹이 조세핀과의 사랑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조세핀이 죽은 지 70년이 지난 후에 그가 사용했던 침실에서 사향내가 물씬 났다는 것으로 볼 때, 사랑의 미약(媚藥)인 사향으로
나폴레옹을 사로잡았다고 할 수 있다.
로마제국을 건설한 시저가 이집트를 정복하러 갔다가 오히려
클레오파트라의 치마폭에 휘감기었으며,
시저를 비난하며 재차 정벌에 나섰던 안토니오마저 클레오파트라의 사랑의 포로가 되어 버렸다.
클레오파트라 역시 미인은 아니었으나 사향(麝香)을 원료로 한
화장술이 천재였다고 전한다.
중국에 까지 널리 알려진 조선 명종시대에 천하의 명기 황진이(黃眞伊)도
시(詩)와 가무(歌舞)에 능하였다고 하였지 미인이라는 말은 없다.
화장도 하지 않은 채 늘 수수한 옷차림이었음에도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황진이가 죽고 난 후 개성의 그녀 집을 방문한 한 선비가 그녀의 방에서
누린내 비슷한 묘한 냄새가 코를 찌르더라고 기록해 놓았는데, 이 냄새가
바로 사향의 향기였던 것이다.
사향(麝香) 이야기가 너무 길었다.
이처럼 귀한 사향(麝香)을 몸에 달고 다니는 “숫 노루”는 항상 사냥꾼에게
쫓기는 생활이었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내가 이 향낭(香囊)만 없으면 목숨이 위태로울 것도 없다”
하고 자기의 “향낭(香囊-불알)”을 물어뜯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입이 닿지 않아 물어뜯을 수가 없었다.
“서제막급(噬臍莫及)”이라는 고사가 여기서 나온 말이다.
-배꼽을 물려고 해도 입이 닿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이 그릇된 뒤에는 후회(後悔)하여도 아무 소용(所用)이 없음을
비유(比喩)한 고사다
중국 춘추 시대 초(楚)나라 문왕(文王)은 신(申)나라를 치기위해
출발했다.
신(申)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등(鄧)나라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되다.
마치 일본이 만주를 치기위해 우리나라를 지나가야 하는 것과
같았다.
문왕은 먼저 사신을 등나라에 보내어 통과를 양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등나라 왕 무골호인은 초(楚)문왕과는 아저씨 조카 사이였다.
그래서 지나가기를 허락하였다.
이때, 등(鄧)나라 충신 추생(騅甥), 담생(聃甥), 양생(養甥)이라고
하는 세 사람이 등(鄧)나라 왕에게
“초나라가 신나라를 친 다음에는 반드시 등나라를 칠 것이니
절대로 길을 허락하면 안 된다”고 간언하였지만 듣지 않았다.
그로부터 꼭 십 년 후에 문왕은 부대를 이끌고 갑자기 등나라를
침공했고, 얄팍한 인정을 믿고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있던 등나라는 단번에 멸망하고 말았다.
“서제막급(噬臍莫及)”은 위의 고사(故事)에서 나온 말이다
이제 2013년 계사(癸巳)년이 다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지난 한해,
아니 수많은 세월들 속에 “숫노루의 사향”같이 많은 돌이킬
수 없는 일들 속에 살아 왔다.
뉘우치고 다짐하면서--
“이것이 내 성격이요, 내 장점이요” 하면서 우쭐대고 한 일들이
세월이 훨씬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참 부끄럽고 바보스러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내 입이 닿지 않게 멀리 떨어진 사향(麝香)의 시간들 !
미인(美人)은 얼굴때문에 망하고
장사(壯士)는 힘 때문에 쓰러지고
부자(富者)는 돈 때문에 죽는다고
입으로는 말하면서도
내일이면 여전히 지난일은 잊어버리고 오늘을 내멋으로 내고집으로 뽐내며 살 것이다
이것이 인생이다 !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