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 무엇을 먹고 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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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을 따는 계절 가을이 왔다. 갑자기 웬 감 소리냐 하실 분도 있겠지만 나는 한반도의 과일 중에서 감을 제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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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한국에 온 후부터 가을 하면 푸른 하늘과 빨간 단풍보다 달달한 감을 더 먼저 생각한다. 또 한국의 가을은 감처럼 달콤한 계절이라고 말한다. 맛있는 감이 없다면 가을의 푸른 하늘과 붉은 단풍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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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이 무르익는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아마 나 혼자서 해마다 감을 30㎏ 이상씩 소비할 것이다. 그래 봤자 10㎏짜리 3박스다. 하루 나가서 일하면 1년 동안 실컷 사 먹을 만큼의 돈을 버는 땅이니 부담도 없다. 또 고마운 분들이 보내 주는 것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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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내가 한 달 노임 280원을 받아 장마당에 나가면 겨우 사과 다섯 알을 사고 30원이 남던 때와 비교하면, 하루 8시간 일해서 1년 내내 과일을 사 먹을 수 있는 한국이 바로 천국이다. 한국 사람들은 이미 천국에 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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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엔 과일이 없으니까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이 와도 평범한 인민은 과일 한 알도 먹어 보지 못한다. 오히려 북한에서의 가을은 춥고 배고픈 이 겨울을 또 어찌 살아남을 것인가를 걱정하는 근심과 걱정의 계절이다. 그래서 나는 한국은 생천국이고 북한은 생지옥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인간이 살아서 맛보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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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와서 처음에는 살이 딱딱한 단감은 안 먹고 홍시만 먹었다. 이제는 단감도 좋다. 그래서 한국의 가을은 정말 단맛 나는 계절이다. 내가 좋아하는 술 안주도 감 몇 알이면 더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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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풍족한 대한민국의 사람들은 당연한 걸 가지고 뭘 이리 수선을 떠나며 웃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국 사람 중에는 자기들이 얼마나 좋은 땅에서 사는지 모르고 이 땅을 ‘헬 조선’이라고 헐뜯는 어리석은 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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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북한에서도 외국에 다니면서 많은 과일을 먹어 봤지만 정작 한반도에서 나는 감은 한국에 와서야 처음 먹어 봤다. 북한에서는 감을 구경도 못 했다. 물론 북한에도 감은 있다. 황해남도 연선 지대에서 조금 난다. 하지만 일반 백성이 감을 먹는 건 꿈도 못 꾼다. 이제는 평양에서도 감나무를 일부 재배하지만 정원의 관상용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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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탈북인들 중에도 북에서 감을 먹어 본 사람이 있겠지만 북한 주민 2300만 명 중에는 감을 보지도 못한 사람이 90%가 넘는다. 북한의 대중적인 과일은 사과·배가 거의 전부다. 밤도 거의 없어서 추석 때는 장사꾼들이 중국에서 들여와야 제삿상에 겨우 몇 알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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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한국과 북한은 기후 차이가 크기 때문에 북녘엔 과일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아는 척을 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남북한의 기후 차이는 조금 알아도 북한이라는 사회를 너무 모르기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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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모든 차이는 기후나 온도의 차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정치 체제가 빚어낸 불행한 결과라는 것부터 알아야 한다. 북한도 한국처럼 토지의 사유화를 허용하고 농산물 생산과 판매의 자유를 주었다면 주민이 저렇게 1년에 과일 한 알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거지 나라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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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그 자유가 있었기에 농민들이 스스로 각종 과일을 재배하여 동지 섣달에도 딸기와 수박을 먹을 수 있는 동화 속에서나 나오던 기적을 이루어 낸 것이 아닌가. 북한에도 그런 자유가 있었다면 황해남도 지역에서 감 농사를 대대적으로 하여 전 국민이 얼마든지 감을 먹을 수 있었을 것이야 자명한 일이 아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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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북한도 농장마다 과수 작업반을 두어 포도나 배를 가꾸기는 한다. 그러나 비료와 농약이 턱없이 부족하고 농민들이 자기 것처럼 가꾸지를 않으니 과수 재배란 말뿐이고 간부용으로 조금 생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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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감 소리를 하다가 남북 간의 정치 문제로 넘어간 것은 과일도 독재의 땅에서는 절대로 날 수가 없다는 그 평범하고도 위대한 진리를 잊지 말기를 바라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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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한 알도 자유를 먹어야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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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귀중한 자유민주국가 대한민국이 지금 북중의 간첩들과 종북 좌파들에 의하여 뿌리째 흔들리고 있음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경고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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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