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뢰파산(疾雷破山)
벼락이 산을 깨뜨리다
疾 : 병들 질(疒/5)
雷 : 우레 뢰(雨/5)
破 : 부술 파(石/5)
山 : 뫼 산(山/0)
장자 내편 제2편 제물론 제3장
莊子 內篇 第2篇 齊物論 第3章
20. 분별은 의미 없는 것이다.
齧缺問乎王倪曰:子知物之所同是乎.
설결(齧缺)이 왕예(王倪)에게 물었다. “선생께서는 만물이 제 나름대로 옳은 바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
왕예가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그것을 알겠는가?”
子知子之所不知邪.
(설결 왈) “선생께서는 선생이 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
왕예가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그것을 알겠는가?”
然則物無知邪.
(설결 왈) “그렇다면 모든 존재에 대해 안다는 것이 없습니까?”
曰:吾惡乎知之. 雖然, 嘗試言之. 庸詎知吾所謂知之非不知邪, 庸詎知吾所謂不知之非知邪.
왕예가 대답했다. “내가 어떻게 그것을 알겠는가! 비록 그렇지만 시험 삼아 말해보겠다. 내가 안다고 하는 것이 실은 모르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며, 내가 모른다고 하는 것이 실은 아는 것이 될지도 모를 일이지 않느냐?
且吾嘗試問乎女. 民溼寢則腰疾偏死, 鰌然乎哉. 木處則惴慄恂懼, 猨猴然乎哉. 三者孰知正處.
또 내가 시험삼아 너에게 물어보겠다. 사람은 습한 데서 자면 허리병이 생기고 반신불수가 되는데, 미꾸라지도 그러한가? 사람은 나무 꼭대기에 머물면 벌벌 떨며 두려워하게 되는데, 원숭이도 그러한가? 이 세 가지 중에서 누가 올바른 거처를 아는가?
民食芻豢, 麋鹿食薦, 蝍且甘帶, 鴟鴉耆鼠, 四者孰知正味.
사람은 소와 양, 개와 돼지를 먹고, 사슴은 풀을 뜯어 먹고, 지네는 뱀을 달게 먹고, 솔개와 까마귀는 쥐를 즐겨 먹는다. 이 네 가지 중에서 누가 올바른 맛을 아는가?
猨, 猵狙以為雌, 麋與鹿交, 鰌與魚游. 毛嬙麗姬, 人之所美也, 魚見之深入, 鳥見之高飛, 麋鹿見之決驟. 四者孰知天下之正色哉.
암컷원숭이를 수컷원숭이가 자신의 짝으로 여기고, 사슴은 사슴 종류와 교미하고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함께 헤엄치며 노닌다. 모장(毛嬙)과 여희(麗姬)를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여기지만 물고기는 그들을 보면 물 속으로 깊이 도망하고, 새는 그들을 보면 하늘로 높이 날아가고, 사슴은 그들을 보면 힘껏 달아난다. 이 네 가지 중에서 누가 천하의 올바른 아름다움을 아는가?
自我觀之, 仁義之端, 是非之塗, 樊然殽亂. 吾惡能知其辯.
내 입장에서 살펴본다면 인의(仁義)의 단서(端緖)와 시비(是非)의 길이 복잡하게 얽혀서 어수선하고 어지럽다. 그러니 내가 어찌 그 구별을 알 수 있겠는가”
21.지극한 사람은 이해(利害)를 초월한다.
齧缺曰 : 子不知利害, 則至人固不知利害乎.
설결(齧缺)이 말했다. “선생께서 이로움과 해로움을 알지 못한다고 하시니 그렇다면 지인(至人)도 본래 이해(利害)를 모르는 것입니까?”
王倪曰 : 至人神矣. 大澤焚而不能熱, 河漢沍而不能寒, 疾雷破山, 風振海而不能驚. 若然者, 乘雲氣, 騎日月, 而遊乎四海之外. 死生无變於己, 而況利害之端乎.
왕예(王倪)가 대답했다. “지인은 신통력을 가진 존재이다. 못가의 수풀 우거진 곳이 불에 타도 그를 뜨겁게 할 수 없으며, 황하(黃河)나 한수(漢水)가 얼어붙을 정도로 춥더라도 그를 춥게 할 수 없으며, 격렬한 우레가 산을 쪼개고 바람이 바다를 뒤흔들지라도 그를 놀라게 할 수 없다. 그 같은 사람은 구름을 타고 해와 달을 몰아서 사해(四海)의 밖에서 노닌다. 죽음과 삶도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하는데 하물며 하찮은 이해에 얽매이겠는가!”
○ 齧缺(설결) : 가공의 인물. 天地(천지)편에는 ‘許由之師曰齧缺(허유지사왈설결) 齧缺之師曰王倪(설결지사왈왕예)’라 하여 허유(許由)의 스승이고 왕예(王倪)의 제자로 기록되어 있다.
○ 王倪(왕예) : 역시 가공의 인물이다. 〈天地〉편에는 ‘齧缺之師曰王倪(설결지사왈왕예) 王倪之師曰被衣(왕예지사왈피의)’라 하여 설결(齧缺)의 스승이고 피의(被衣)의 제자로 기록되어 있다.
○ 不知利害(부지이해) : 이로움과 해로움을 알지 못함. 곧 자기 자신에게 앞의 여러 가지 환경 중 무엇이 이롭고 무엇이 해로운지 알지 못한다는 뜻. 예컨대 습기 찬 곳에서 사는 것은 사람에게는 해롭지만 미꾸라지에게는 이롭고, 나무 위에 머무는 것은 사람에게 해롭지만 원숭이에게 이로운 것처럼 무엇이 이롭고 무엇이 해로운지 확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해를 초월하여 존재한다는 뜻이다(劉武).
○ 至人固不知利害乎(지인고부지이해호) : 지인(至人)은 본래 이해를 모릅니까? 固는 본래, 본디의 뜻.
○ 至人神矣(지인신의) : 지인은 신통력을 가지고 있음. 成玄英은 ‘神은 헤아릴 수 없는 작용[神者 不測之用]’으로 풀이했다.
○ 大澤焚而不能熱(대택분이불능열) 河漢沍而不能寒(하한호이불능한) : 못가의 수풀 우거진 곳이 불에 타도 그를 뜨겁게 할 수 없으며 황하나 한수가 얼어붙을 정도로 춥더라도 그를 춥게 할 수 없음. 大澤焚은 큰 연못이 다 타오른다는 뜻으로 보는 주석도 있다. 漢은 한수(漢水)로 현재의 섬서성(陝西省)과 호북성(湖北省) 지역을 흐르는 양자강(揚子江)의 지류(支流)이다(池田知久). 이 구절과 유사한 표현으로 〈逍遙遊〉편의 ‘大旱金石流 土山焦而不熱’이 있으며, 《淮南子》 〈精神訓〉에는 ‘大澤焚而不能熱 河漢涸而不能寒也 大雷毁山而不能驚也 大風晦日而不能傷也’라는 구절이 나온다.
○ 疾雷破山(질뢰파산) 〈飄〉風振海(풍진해) : 격렬한 우레가 산을 쪼개고 세찬 바람이 바다를 뒤흔듦. 飄자는 趙諫議본에 따라 보충하였다(郭慶藩).
○ 若然者(약연자) : 그와 같은 자. 곧 앞의 ‘至人’과 같이 ‘不能熱’, ‘不能寒’, ‘不能驚’의 능력을 지닌 사람을 지칭한다.
○ 乘雲氣(승운기) 騎日月(기일월) 而遊乎四海之外(이유호사해지외) : 구름을 타고 해와 달을 몰아서 四海의 밖에서 놀다. 세속적 이해를 초월하여 절대의 세계에 노니는 것을 비유.
○ 死生無變於己(사생무변어기) 而況利害之端乎(이황이해지단호) : 죽음과 삶도 자신을 변화시키지 못하는데 하물며 이해(利害)의 말단 따위이겠는가. 생사의 문제를 초월했기 때문에 이해의 말단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뜻. 端은 末端의 뜻. 이 구절의 내용과 유사한 표현으로 〈田子方〉편에는 ‘死生亦大矣 而無變乎己 況爵祿乎’가 있으며, 또 〈德充符〉편에도 ‘死生亦大矣 而不得與之變’이라 한 부분이 있다(池田知久).
◼ 질뢰파산(疾雷破山)
갑작스런 우레가 산을 부수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민의 힘 당대표 경선에 이준석이 나섰고, 5월 28일 본선 후보 5명에도 들었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등을 유지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계속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6월 11일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정말 갑작스런 벼락이 큰 산을 깨어 부순 듯한 느낌이다. 본선 후보 나머지 4명은 화려한 경력을 지닌 분들이 있었지만, 1985년생, 국회의원을 한 번도 못 해본 젊은 청년이 보수당의 대표가 되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 보수당의 당 대표라면 고위공직자, 법조인, 언론인, 기업인, 군대장성, 대통령의 측근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이들이 국회에 진출해서 몇 번 당선되고, 계파를 거느린 그야말로 중진 정치인이 맡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준석은 계파도 세력도 없이 거의 혼자의 힘으로 당선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정보통신망을 잘 활용했고, 방송에 출연해 얼굴이 잘 알려진 장점은 있다.
그가 대표로 당선된 것은 사실 국민들이 만들어 준 것이다. 내건 구호가 공정(公正)이다. 공정은 이준석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먼저 내걸었고, 지금도 자주 쓰는 말이다. 모든 국민들이 정말 간절하게 바라는 바다.
그러나 문대통령이 하는 정치나 하는 행동은 공정과 가장 어긋난 짓만 해 왔다. 예를 들면, 장관을 임명할 때 능력을 발휘해서 국가민족을 발전시킬 전문가는 놔두고 측근 인사, 코드 인사만 계속해 왔다. 청문회를 통과 못한 장관이 32명이나 되는데, 자기가 제시한 일곱 가지 불가(不可) 원칙을 다 어긴 사람들이다.
이런 등등의 사례에 국민들은 지금 너무나 분노하고 있다. 그래서 공정을 내건 이준석을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 준 것 같다.
그러나 이준석은 잘못하면 선민의식(選民意識)에 사로잡혀 “내가 최고다”, “나이든 사람들이 컴퓨터를 알아? 뭐 알아?” 하며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 빠지면 곤란하다. 요즈음 구김살 없이 자란 젊은 사람 가운데는 그런 사람이 적지 않다.
다행이 그는 취임 수락 연설에서 공존(共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각은 바르게 했는데, 중요한 것은 그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다.
정치는 혼자 할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최선의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세종대왕은 22세 때 즉위했다. 그때부터 위대한 업적을 내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훌륭한 임금으로 평가받는다.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은 31세 때 벼슬 중에서 제일 좋다는 정2품 대제학(大提學)을 맡았고, 38세에 우의정이 되어 역사에 남는 명정승이 되었다.
이준석이 나이 어리다고 걱정할 것은 없을 것 같다. 다만 그가 바르게 생각하고, 그 생각을 바르게 실천하는 것이 관건이다.
▶️ 疾(병 질)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병질엄(疒; 병, 병상에 드러누운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矢(시; 화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본래 화살 상처를 뜻하였지만, 전(轉)하여 넓은 뜻의 앓다, 미워하다의 뜻으로 쓰이고, 또 음(音)을 빌어, 제빠르다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疾자는 ‘병’이나 ‘질병’, ‘괴로움’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疾자는 疒(병들 녁)자와 矢(화살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大(클 대)자 옆으로 矢자가 그려진 모습이었다. 이것은 사람이 화살에 맞았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大자 대신 疒자가 쓰이면서 지금의 疾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고대에는 일반적인 질병을 疾이라 하고 심각한 질병은 病(병 병)이라고 했다. 화살에 맞는 것은 목숨을 잃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빨리 치료하면 목숨을 건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질주(疾走)라는 말도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疾(질)은 ①병(病), 질병(疾病) ②괴로움, 아픔 ③흠, 결점(缺點) ④불구자(不具者) ⑤높은 소리 ⑥해독(害毒)을 끼치는 것 ⑦빨리, 급(急)히, 신속하게 ⑧병을 앓다, 걸리다 ⑨괴롭다, 괴로워하다 ⑩해치다, 해롭게 하다 ⑪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우려하다 ⑫나쁘다, 불길하다 ⑬미워하다, 증오하다 ⑭꺼리다 ⑮시기하다, 시샘하다 ⑯빠르다, 신속하다 ⑰진력하다(있는 힘을 다하다) ⑱민첩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고칠 료/요(療), 병 나을 유(癒)이다. 용례로는 몸의 온갖 병을 질환(疾患), 신체의 온갖 기능의 장애로 말미암은 병을 질병(疾病), 빨리 달림을 질주(疾走), 밉게 봄을 질시(疾視), 강하고 빠르게 부는 바람을 질풍(疾風), 병세가 매우 위중함을 질극(疾革), 다급한 소리를 질성(疾聲), 병으로 인한 고통을 질고(疾苦), 오래도록 낫지 않아 고치기 어려운 병을 고질(痼疾),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상한 돌림병을 괴질(怪疾), 추위를 느끼는 병을 한질(寒疾), 매우 중한 병을 가질(苛疾), 질병에 걸림을 감질(感疾), 눈병을 안질(眼疾), 다리가 아픈 병을 각질(脚疾), 고치기 어려운 나쁜 병을 악질(惡疾), 질병을 숨기고 드러내지 아니함을 휘질(諱疾), 앓은 지 오래되어 고치기 어려운 병을 구질(久疾), 고치기 어려운 나쁜 병증을 말질(末疾), 그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면서 있는 어떤 좋지 않은 버릇이나 병을 문질(門疾), 빠른 말소리와 급히 서두르는 얼굴빛이라는 뜻으로 당황하는 말투나 태도를 이르는 말을 질언거색(疾言遽色), 사납게 부는 바람과 빠른 번개라는 뜻으로 행동이 날쌔고 과격함이나 사태가 급변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질풍신뢰(疾風迅雷), 모진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강한 풀이라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처지에서도 뜻을 꺾거나 굽히지 않는 절개 있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질풍경초(疾風勁草), 빠르게 부는 바람과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일컫는 말을 질풍심우(疾風甚雨), 원수처럼 미워함을 일컫는 말을 질지여수(疾之如讐), 배나 가슴이 아픈 고치기 어려운 병이라는 뜻으로 털어 버릴 수 없는 근심과 걱정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복심지질(腹心之疾), 없애기 어려운 우환을 일컫는 말을 심복지질(心腹之疾), 근심과 걱정과 질병과 고생을 일컫는 말을 우환질고(憂患疾苦), 물고기는 배부터 상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배앓이나 설사를 비유하는 말을 하어복질(河魚腹疾), 병을 숨기고 의원에게 보이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자신의 결점을 감추고 남의 충고를 듣지 않음을 비유하는 말을 호질기의(護疾忌醫) 등에 쓰인다.
▶️ 雷(우레 뢰/뇌)는 ❶형성문자로 壨(뢰/뇌)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비 우(雨; 비, 비가 오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천둥 소리가 거듭된다는 뜻을 가진 田(전)으로 이루어졌다. 우렛소리, 전(轉)하여 우레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雷자는 '우뢰'나 '천둥', '사나움'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雷자는 雨(비 우)자와 田(밭 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雷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천둥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재미있는 발상이 적용되었다. 천둥소리는 귀로는 들리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소리로만 들리는 천둥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논밭 사이로 소리가 휘돌아 나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소전에서는 날씨와 관련된 글자임을 뜻하기 위해 雨자와 3개의 논밭이 그려졌었지만, 해서에서는 밭이 하나로만 표현되면서 지금의 雷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雷(뢰/뇌)는 ①우레(=천둥), 천둥(뇌성과 번개를 동반하는 대기 중의 방전 현상) ②큰소리의 형용 ③사나운 모양의 비유 ④위엄(威嚴) 있는 모양 ⑤빠른 모양 ⑥성 위에서 굴리는 돌(무기) ⑦(북을)치다 ⑧(돌을)내리 굴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우레 진(震), 벼락 벽 霹), 벼락 력(역)(靂)이다. 용례로는 포탄이나 탄환 따위와 같은 폭발물의 화약에 점화시키기 위하여 안에 충격에 의하여 발화되는 특수한 물질을 넣은 쇠붙이로 만든 관을 뇌관(雷管), 천둥 소리를 뇌성(雷聲), 천둥소리가 나며 내리는 비를 뇌우(雷雨), 연꽃을 달리 이르는 말을 뇌지(雷芝), 우레를 맡고 있다는 귀신을 뇌신(雷神), 우레를 맡고 있다는 신을 뇌사(雷師), 천둥이 울려 퍼지는 것처럼 시끄럽게 떠듦을 뇌동(雷動), 옳고 그름의 분별도 없이 남을 따름을 뇌동(雷同), 탄식하는 소리가 우레와 같다는 뜻으로 크게 탄식함을 뇌탄(雷歎), 땅 속에 묻어 그 위를 사람이나 전차 등이 지나면 폭발하도록 장치한 폭약을 지뢰(地雷), 군함이나 잠수함 등을 목표물로 하여 발사되는 물고기 모양의 수중 폭발물을 어뢰(魚雷), 벼락이 떨어짐 또는 떨어지는 벼락을 낙뢰(落雷), 한랭전선의 급격한 상승 기류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뇌우를 계뢰(界雷), 창자에 들어 있는 가스나 액체가 이동하는 때에 꾸르륵 창자를 울리는 소리를 복뢰(腹雷), 몹시 맹렬한 우레를 신뢰(迅雷), 격심한 천둥을 경뢰(驚雷), 많은 우레의 뜻으로 우렁찬 소리를 비유하는 말을 백뢰(白雷) 또는 만뢰(萬雷), 세찬 천둥과 격심한 벼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노뢰(怒雷), 여름철에 지면의 일부가 다른 부분에 비하여 과열되어 소낙비 구름을 일으켰을 때 생기는 우레를 열뢰(熱雷), 한랭전선이 지날 때 생기는 천둥을 한뢰(寒雷), 천연이나 자연의 소리 곧 바람 소리나 빗소리 따위를 천뢰(天雷), 아무런 생각도 없이 남의 의견에 찬동함을 일컫는 말을 뇌동부화(雷同附和), 우레처럼 만났다가 번개처럼 헤어진다는 뜻으로 잠깐 만났다가 곧 이별함을 이르는 말을 뇌봉전별(雷逢電別), 뇌의雷義와 진중陳重의 굳음이라는 뜻으로 대단히 두터운 우정을 이르는 말을 뇌진교칠(雷陳膠漆), 우렛소리와 같이 큰 이름이라는 뜻으로 세상에 높이 드러나 알려진 이름 또는 타인의 성명을 높여서 이르는 말을 뇌성대명(雷聲大名), 일을 해치움이 벼락같이 날쌔고 빠름을 일컫는 말을 뇌려풍비(雷勵風飛), 우레 소리에 맞춰 함께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뚜렷한 소신 없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을 의미하는 말을 부화뇌동(附和雷同), 자기의 주견이 없이 남의 말에 아부하며 동조함을 일컫는 말을 아부뇌동(阿附雷同), 질그릇과 솥이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천둥이 치는 소리로 착각한다는 뜻으로 무식하고 변변치 못한 사람이 아는 체하고 크게 떠들어댄 소리에 여러 사람이 혹하여 놀라게 된 것을 이르는 말을 와부뇌명(瓦釜雷鳴), 사납게 부는 바람과 빠른 번개라는 뜻으로 행동이 날쌔고 과격함이나 사태가 급변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질풍신뢰(疾風迅雷), 코 고는 소리가 매우 큼을 우레 소리에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비성여뢰(鼻聲如雷), 땅 속에 홈을 파서 사면에 약협을 묻은 후 작은 돌을 쌓고 적이 가까이 오면 저기 착화로 폭발시켜 돌이 날아가게 한 지뢰를 일컫는 말을 투석지뢰(投石地雷), 죄 지은 놈 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았다는 뜻으로 나쁜 짓을 한 사람과 함께 있다가 죄 없이 벌을 받게 된다는 말을 악방봉뢰(惡傍逢雷), 모기가 떼지어 나는 소리가 뇌성을 이룬다는 뜻으로 소인배가 사실을 왜곡하여 열심히 남을 욕함을 이르는 말을 취문성뢰(聚蚊成雷) 등에 쓰인다.
▶️ 破(깨뜨릴 파, 무너질 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돌석(石; 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皮(피,파)로 이루어졌다. 破(파)는 돌이 부서지다, 나중에 돌 뿐이 아니라, 사물이 깨지다, 찢어지다, 찢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破자는 '깨트리다'나 '파괴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破자는 石(돌 석)자와 皮(가죽 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皮자는 동물의 가죽을 벗기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石자가 더해진 破자는 '돌을 벗기다', 즉 '돌을 깨부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破자는 '(일을)망치다'나 '흩트리다'와 같이 상황이 그릇됐음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破(파, 피)는 (1)깨어지거나 찢어지거나 또는 상하거나 한 흠집 (2)사람의 흠집이나 결함(缺陷) (3)풍수지리의 득(得)이 흘러간 곳 등의 뜻으로 ①깨뜨리다, 깨다 ②부수다, 파괴하다 ③째다, 가르다 ④지우다, 패배시키다 ⑤일을 망치다 ⑥쪼개지다 ⑦갈라지다 ⑧흩뜨리다 ⑨다하다, 남김이 없다 ⑩깨짐, 깨는 일, 깨진 곳 ⑪악곡(樂曲)의 이름 그리고 ⓐ무너지다(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부술 쇄(碎)이다. 용례로는 찢어지고 터짐을 파탄(破綻), 깨뜨리어 헐어 버림을 파괴(破壞), 가산을 모두 잃어버림을 파산(破産), 판국이 결딴남을 파국(破局), 한자의 자획을 풀어 나누는 것을 파자(破字), 깨어져 못 쓰게 됨을 파손(破損), 파괴하고 멸망함을 파멸(破滅), 깨뜨리거나 갈라져 터짐을 파열(破裂), 깨어진 조각이나 부서진 조각을 파편(破片), 격식을 깨뜨림 또는 그리 된 격식을 파격(破格), 무표정하거나 굳어 있던 얼굴빛을 부드럽게 하여 활짝 웃음을 파한(破顔), 깨뜨림 또는 깨어지게 함을 파각(破却), 찢어진 종이로 인쇄나 제본 등의 공정에서 손상하여 못쓰게 된 종이를 파지(破紙), 심심함을 잊고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어떤 일을 함 또는 그런 일을 파한(破閑), 약혼을 파기함을 파혼(破婚), 깨어지거나 떨어지거나 하여 흠이 있는 과실을 파과(破果), 무찔러 깨뜨림을 돌파(突破), 폭약을 폭발시킴을 폭파(爆破), 규정이나 관습 등을 깨뜨려 버림을 타파(打破), 진리가 될 만한 것을 밝혀 듣는 사람의 납득하도록 궤뚫어 말함을 설파(說破), 쳐부숨으로 태권도에서 벽돌이나 기왓장 따위를 맨손이나 머리로 쳐서 깨뜨리는 일을 격파(擊破), 보아서 속을 확실히 알아냄을 간파(看破), 험한 길이나 먼길을 끝까지 걸어 나감을 답파(踏破), 구멍을 뚫고 폭약을 재어 터뜨려 바위 등을 깨뜨림을 발파(發破), 중도에서 꺾이지 않고 목적지까지 다 달림을 주파(走破), 풍파나 장애물에 부딪쳐서 배가 부서짐을 난파(難破), 글을 막힘 없이 죽 내려 읽음을 독파(讀破), 수치를 수치로 알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파렴치(破廉恥),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곧 세력이 강대하여 대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를 일컫는 말을 파죽지세(破竹之勢), 얼굴이 찢어지도록 크게 웃는다는 뜻으로 즐거운 표정으로 한바탕 크게 웃음을 이르는 말을 파안대소(破顔大笑),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주(破釜沈舟), 깨어진 그릇 조각을 서로 맞춘다는 뜻으로 이미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고 쓸데없이 애씀을 이르는 말을 파기상접(破器相接),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한바탕 웃음을 일컫는 말을 파안일소(破顔一笑), 옹기나 장독 따위를 깨뜨려서 친구를 구한다는 말을 파옹구우(破甕救友) 등에 쓰인다.
▶️ 山(메 산)은 ❶상형문자로 산의 봉우리가 뾰족뾰족하게 이어지는 모양을 본떴다. 옛 자형(字形)은 火(화; 불)와 닮아 옛 사람은 산과 불이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 듯하다. ❷상형문자로 山자는 '뫼'나 '산', '무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山자는 육지에 우뚝 솟은 3개의 봉우리를 그린 것으로 '산'을 형상화한 상형문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山자를 보면 가파른 능선이 그려져 있어서 한눈에도 이것이 산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山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산의 이름'이나 '산의 기세'나 '높다'와 같이 '산'에서 연상되는 여러 의미로 활용된다. 그래서 山(산)은 (1)둘레의 평평(平平)한 땅보다 우뚝하게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部分). 메 (2)산소(山所) (3)사물이 많이 쌓여 겹치거나, 아주 크거나, 매우 많은 것에 비유한 말, 또는 그것 (4)산이나 들에 절로 나는 것을 뜻하는 말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메(산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뫼 ②산신(山神: 산신령), 산의 신(神) ③무덤, 분묘(墳墓) ④절, 사찰(寺刹) ⑤임금의 상(象) ⑥산처럼 움직이지 아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큰 산 악(岳),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물 수(水)이다. 용례로는 여러 산악이 잇달아 길게 뻗치어 줄기를 이룬 지대를 산맥(山脈), 들이 적고 산이 많은 지대를 산지(山地), 산과 물으로 자연의 산천을 일컫는 말을 산수(山水), 물건이나 일이 산더미처럼 많이 쌓임을 산적(山積), 산과 숲 또는 산에 있는 수풀을 산림(山林), 크고 작은 모든 산을 산악(山岳), 산 꼭대기를 산정(山頂), 산 위에 쌓은 성을 산성(山城), 무덤을 높이어 이르는 말을 산소(山所), 산 속에 있는 절을 산사(山寺), 산과 산 사이로 골짜기가 많은 산으로 된 땅을 산간(山間), 산의 생긴 형세나 모양을 산세(山勢), 산 속에 있는 마을을 산촌(山村), 산에 오름을 등산(登山), 강과 산으로 자연이나 나라의 영토를 강산(江山), 높고 큰 산으로 크고 많음을 가리키는 말을 태산(泰山), 높은 산을 고산(高山),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신령스러운 산을 영산(靈山), 연달아 잇닿은 많은 산을 군산(群山), 조상의 무덤이나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선산(先山), 산에 들어감을 입산(入山), 나무가 무성하여 푸른 산을 청산(靑山), 돌이나 바위가 없이 흙으로만 이루어진 산을 토산(土山), 유용한 광물을 캐어 내는 산을 광산(鑛山), 눈이 쌓인 산을 설산(雪山), 들 가까이에 있는 나지막한 산을 야산(野山), 산을 좋아함을 요산(樂山), 산에서 흐르는 물이 바위를 뚫는다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산류천석(山溜穿石), 산에서의 싸움과 물에서의 싸움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온갖 고난을 다 겪어 세상일에 경험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산전수전(山戰水戰), 산빛이 곱고 강물이 맑다는 뜻으로 산수가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산자수명(山紫水明), 산과 바다의 산물을 다 갖추어 아주 잘 차린 진귀한 음식이란 뜻으로 온갖 귀한 재료로 만든 맛이나 좋은 음식을 일컫는 말을 산해진미(山海珍味), 경치가 옛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산천의구(山川依舊), 산천과 초목 곧 산과 물과 나무와 풀이라는 뜻으로 자연을 일컫는 말을 산천초목(山川草木), 산이 앞을 가로막고 물줄기는 끓어져 더 나아갈 길이 없다는 뜻으로 막바지에 이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산궁수진(山窮水盡), 산의 초목이 자줏빛으로 선명하고 물은 깨끗하다는 뜻으로 경치가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산자수려(山紫水麗), 산은 높고 물은 유유히 흐른다는 뜻으로 군자의 덕이 높고 끝없음을 산의 우뚝 솟음과 큰 냇물의 흐름에 비유한 말을 산고수장(山高水長), 예수가 갈릴리 호숫가에 있는 산 위에서 그리스도 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에 관하여 행한 설교를 일컫는 말을 산상수훈(山上垂訓), 산꿩과 들오리라는 뜻으로 성미가 사납고 제 마음대로만 하려고 해 다잡을 수 없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산계야목(山鷄野鶩), 벼슬이나 속세를 떠나 산골이나 시골에 파묻혀 글읽기를 즐기며 지내는 선비를 이르는 말을 산림처사(山林處士), 산이 울면 골이 응한다는 뜻으로 메아리가 산에서 골짜기까지 진동한다는 말을 산명곡응(山鳴谷應), 산 밑에 절구공이가 더 귀하다는 뜻으로 물건이 그 생산지에서 도리어 더 품귀함을 이르는 말을 산저귀저(山底貴杵)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