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유행하는 말을 보면 원래의 말뜻을 슬쩍 바꾸어 널리 쓰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혼밥. 혼술, 혼영... 거기에 내로남불, 소학행...에 이르기까지
낱말의 뜻을 오해하거나 오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사례 가운데 ‘돌팔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돌팔이’의 뜻을, ‘돌’과 관련지어 생각하고 있습니다.
‘돌멩이를 파는 엉터리 장수’라고 지레 짐작하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그러나 이 말은 원래 남의 직업을 낮추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돌팔이’는 요즘처럼 상설 붙박이 가게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생겨났습니다.
그 시절의 장사꾼 가운데는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바로 그런 사람을 ‘돌팔이’라고 했습니다. 요즘 말로 ‘행상’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니 ‘돌팔이’의 ‘돌’은 돌멩이가 아니라 ‘돌아다니다’의 첫 글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디 ‘돌팔이’는 부정적인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이 말을 부정적으로 쓰다보니까,
요즘에 와서는 ‘돌팔이’란 말에
‘제대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엉터리 사람’이란 부정적인 뜻이 보태진 것입니다.
‘단감’이란 말도 뜻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단감’의 ‘단’이란 말이 ‘달다’, ‘달콤하다’는 뜻인 줄 알고 있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달기로 말하면 단감보다는 연시나 홍시가 훨씬 더합니다.
‘단감’의 ‘단’은 달다는 뜻이 아니라, ‘단단하다’는 뜻입니이다. 단감은 단단한 감이지요.
그와는 달리 완전히 익어서 말랑말랑한 감은 ‘연시’라 하는데,
글자 그대로 ‘연한 감’이라는 뜻입니다.
비슷한 사례를 한 가지만 더 들면, 우리가 자주 쓰고 있는 ‘야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흔히 ‘야산’의 ‘야’가 한자 ‘들 야(野)’ 자에서 온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실제 몇몇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실려 있기도 하다),
사실은 우리말 ‘야트막하다’에서 첫 음절을 딴 것입니다.
그러니까 ‘야트막한 산’이 바로 ‘야산’인 것이지요.
‘단감’과 ‘야산’은 서로 짜임새가 같은 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요즘 널리 사용하고 있는 여러 말들도 시간이 지나면 뜻이 보태지거나 바뀌어서
국어사전에 오르겠지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