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이용하여 5박 6일의 일정으로 중국 장가계에 다녀욌다. 떠나기 전에 여행사에서 알려주는 준비물과 주의사항만으로 충분치 않다고 생각되어 인터넷 온라인 상에 적혀있는 많은 사람들의 여행 리뷰를 참고삼아 꼼꼼히 살펴보았다. 어리석게도 그 말을 모두 믿고 준비물을 잔뜩 챙겨갔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사실과 다른 점이 많았다. 속은 느낌이라할까?(여행사라도 정확히 말해줄 것이지)
결론부터 말해보자. 돈은 중국돈이든 달러든 환전할 필요가 없다. 한국돈 잘 받는다. 그렇다고 환율상의 불이익도 거의 없다. 중국 알리폐이앱을 깔고 가라고 해서 어렵게 깔고 갔던니 사용할 일이 없었다. 장가계는 한국 관광객에게 잘 적응되어 있었다. 장가계를 찾는 관광객은 중국 내국인과 한국인이 대부분이다. 일본인, 아시아인, 유럽인, 미주인 눈을 씻고 찾아봐도 거의 없다.
그리고 별로 돈 쓸 일이 없다. 딱히 특산물이랄게 없다. 약은 늘 먹었던 상비약을 챙기고 혹시 물이 달라 설사가 날 지 모르니 지사제와 정장제 정도만 챙기면 된다. 참, 여행 중 상처가 날지 모르니 대일밴드도 챙겨와라.
장가계는 비가 자주 오는 아열대 기후이니 우산과 우비를 챙겨가라. 5박6일 동안 멀쩡한 날이 없었다. (선글라스 괜히 가지고 갔다)신발은 빗물이 새지 않고, 빗길에 미끄러지 않는 가벼운 운동화를 집에서 신고 나오면 되지 여분 샌들이나 슬리퍼를 준비해오면 짐만 는다. 전기는 우리와 같이 220V이니 아덥터는 필요없고 충전기만 준비해오면된다.
음식이 맞지 않을지 모르니 고추장, 김, 라면, 통조림 등 챙겨오라는 말 모두 다 뻥이다. 현지 음식 없어서 다 못 먹는다. 튜브로된 쇠고기 복음 고추장 3개 사가지고 갔다가 하나도 못꺼내보고 도로 가지고 왔다. 장가계에 관광할만한 야시장이 전혀 없는 것은 이니나 기대는 안하시는 것이 좋다. 밤 유흥문화도 기대하시지 마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장가계로 가는 직항로가 없다보니 항공편으로 일단 중국 호남성의 수도 장사로가서 장사에서 장가게까지는 버스로 이동하게 되는데 다섯 시간은 족히 걸려 장가게로 가는 중간 지점 상덕이라는 곳에서 일박하고 장가게로 가기도 한다.
옛날 중국의 동양화를 보면 뭐 저런 곳이 정말 있을까, 아니 중국 사람들이 과대포장하는 기질이 있으니, 과장하여 그린 그림이겠지 생각했는데 장가계에 와보니 중국 동양화에서 보던 진경산수가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어쩌면 그림 보다 더 화려하고 절경으로 가득찬 곳이다. 죽기전에 꼭 한번은 가봐야할 곳이라는 소문은 사실이었다.
장가계에서는 천문산, 천자산, 십리화랑, 황룡동굴, 보봉 대협곡 등 풍경이 장대하고 수려한 명소가 많아 일일이 소개하기 보다는 직접 가서 절경을 즐기고 오는 것이 좋다.
무릅이나 허리가 좋지 않으신 노인 분은 왠만하면 가시지 않는 것이 좋다.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숨을 헐떡이며 까마득한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가거나 하는 코스들이 줄지어 있으니 부모님께 효도관광시켜드린다고 장가계 보내드리고 결과적으로 불효관광 보내드렸다는 원망을 받는 분도 더러있을 것이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고도 천미터가 넘는 절벽 가에 설지된 유리잔도를 걷는 것이 무리라는 말도 겁먹을 것이 없다. 다 무사히 걷게 안전장치가 되어 있고, 절벽 밑이 안보이도록 가려진 길도 있도 있으니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포기하고 돌아간 사람 1도 없다. 끝없이 산으로 오르는 케이블카도 걱정할 것 전혀 없다.
장가계에 와서 풍경도 풍경이지만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연출했던 장예모 감독이 기획한 연출하고 영화 <와호장룡>의 음악감독이었던 탄툰 작곡의 대형 음악극 <천문호선(天門狐仙)> 이었다.
장가계의 천문산 야외무대에서 장대한 천문산 자체를 무대로 활용하고 500여명의 출연진과 초대형 조명과 음향을 활용하여 장가계 지방에 전해오는 나뭇군과 구미호와의 애절한 전설을 스토리로 2,800석의 객석을 압도하는 대형 음악극이었다.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 장가계를 찾는다하지만, 4월부터 10월까지 비싼 관람료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매회 객석을 꽉 채운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내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이런 규모의 레퍼토리 공연을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K-culture로 세계를 놀라게한 우리나라라면 중국보다는 더 재미있고 감동이 있는 대형 음악극을 만들 수 있을텐데 말이다. 공연 기획자이자 제작자로서 오기와 발심(發心)이 용솟음처럼 솟아오른다. 이래서 직업은 속일 수 없다는 말이 나온 것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장가계는 죽기 전 한번은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명소는 맞다. 그러나 젊었을 때 가야 덜 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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