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나推拿
성백선
내 몸속 엉겨 붙은 꿈조각일까
가려면 붙잡고 누우려면 일으켜 세우는
봉침이 그리는 뻐근한 원 따라
살갗 찢고 뼛속 지나면 '성녀 테레사의 황홀경'*
통증이 응어리져서 반짝인다
지금은 악몽으로 악몽을 넘어
자유 가까이 한 팔 더 뻗어야 할 때
어깨를 둥글게 말수록 그는 갈기 세워
봉두난발 몸부림 끝으로 동결을 밀어부친다
그만 떨어져 줘, 뼈가 살을 놓아주는 동안
한 무리 별똥별이 오르골 소리로 쏟아지고
비명이 흉터를 긁고 붉은 가려움 속으로 사라진다
반라半裸로 포박당한 채 더듬더듬
그의 손가락 사이 치열한 요법을 온몸 받아들이면
밀고 당기는 오랜 성원 끝
살점들의 자유로운 영혼을 찾았으니 이제 안녕
이별은 간결하게,
베드 위 남은 신음이 한의원을 빠져나가자
내 관절낭 깊은 곳 그의 엄지손가락이 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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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화살로 심장이 찔리자 고통과 함께 극도의 희열이 찾아왔다는 베르니니의 조각상.
—《문학청춘》 2012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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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선 / 1965년 충남 예산 출생.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08년 <사이버문학상> 당선, 시집 『분합문』(시와시학,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