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풀잎에 차가운 아침이슬이 알알이 맺힌다는 ‘한로(寒露)’입니다. 이슬 같은 요정 손연재도 ‘강남스타일’ 춤을 추던데, 한로 풀잎에 맺힌 이슬들도 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투명한 이슬들이 거울처럼 말춤 추는 군상을 담고 흔들흔들 몸을 흔드는 모습을….
저는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다고 우리나라 음악의 위상이 갑자기 오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싸이가 불운을 극복하고 아이디어를 펼치는 모습에는 경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 지인이 싸이, 즉 박재상이 병역특례 근무를 했다는 회사 사장의 ‘절친’인데, 지인에 따르면 싸이가 근무를 규정대로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론의 흐름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싸이는 한순간에 병역특례를 악용한 ‘약삭빠른 놈’이 됐고 남자들이 꿈에서도 두려워하는 ‘재입대’의 벌을 받습니다. 싸이는 이 역경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마침내 이겼다는 점에서 ‘사나이’입니다.
싸이는 유투브에 동영상을 올리면서 저작권에 따른 수익을 포기하고 패러디 영상을 올리는 것을 독려했는데 이것이 성공요인 가운데 하나일 겁니다. 미국의 래퍼 50센트도 자신의 지적재산권을 포기함으로써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싸이를 닮았습니다.
50센트는 본명이 커티스 잭슨으로 1975년 뉴욕의 할렘가에서 사생아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가 살해돼 고아로 자란 그는 마약 판매로 입에 풀칠을 하다가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징역형을 선고받지만 군 입대로 벌충한 50센트는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나 래퍼의 삶을 삽니다.
그러나 앨범 발매를 앞두고 괴한으로부터 8발의 총탄을 맞습니다. 한 발은 볼을 뚫고 턱을 지나 혀를 스쳐갔습니다. 레코드사가 50센트의 과거를 알고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은 약과였습니다. 수술 뒤 아무리 노력해도 빨리 정확히 노래할 수가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그는 쇳소리가 나는 목소리로 래퍼로서는 다소 느리게 자신의 삶을 노래했습니다. 그 삶이 담긴 가사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50센트는 테이프를 만들 돈도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적재산권을 과감히 포기했고 이 덕분에 뉴욕의 뒷골목에서는 그의 노래가 울려 퍼지게 됐습니다. 이를 백인 래퍼이자 사업가인 에미넴이 알아보고 계약을 했지요. 에미넴 역시 편견과 차별을 이겨낸 세계 최고의 래퍼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힘들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러나 눈감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상이 견디기 어려울 만큼 정말 어려워졌는지, 아니면 우리 스스로의 마음이 약해졌는지를. 오늘 주어진 역경과 시련이 내일의 행복을 위한 재료라고 생각한다면, 그 역경과 시련조차 고마워지지 않을까요?
첫댓글 건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건강해진다는걸 절실히 느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