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클럽을 무대로 통행금지의 밤을 젊음으로 질주하던 고고밴드'데블스'가 온다. <고고70>은 바로 70년대 기지촌을 전전하던 보컬 상규(조승우)와 기타리스트 만식(차승우), 그리고 그들의 6인조 그룹 데블스의 이야기다. 화려한 무대매너와 카리스마로 고고클럽'닐바나'를 주름잡던 그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되고, 함께 상경한 미미(신민아) 역시 매력적인 춤과 패션으로 동반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화재로 멤버가 사망하는 사건도 벌어지고, 긴급조치 9호로 무대마저 잃게 된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데블스는 다시 열정의 무대를 준비한다. <고고70>은 바로 모처럼 만나게되는 순도 100%의 음악영화다. <다세포소녀> <짝패> <라디오스타> 등을 거치며 쉼없이 달려왔던 방준석 음악감독은 거의 콘서트 디렉터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고고70>에 매달렸다. 늘 촬영현장에 꼭 붙어 있었던 그는 <고고70>으로 들어가는 거대한 문이나 다름없다.
<고고70>은 고고클럽 최고스타 데블스에 관한 영화인 만큼 꽤 많은 공연신이 포함돼 있다. 그 공연들이 신나는 라이브 무대처럼 다가오지 않는다면 영화의 맛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단순히 작곡과 선곡 그 이상으로 영화에 깊숙히 관여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몇년간 음악이 모티브가 되는 영화들을 작업하면서 점차 작업량이나 '강도'가 늘어갔다. 특히 <고고70>은 프리 프로덕션부터 마지막 후반작업까지 전반적으로 개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전 작들과도 상당히 차이가 난다"는게 그의 얘기다. 그렇다면 공연신들은 어떨까. "라이브스러운 것을 고집하자는 것이 원칙이었기 때문에 오디션과 트레이닝부터 신경썼고, 목표는 진짜 '쏘울밴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 들리고 보이게 만들고 싶었고, 리사이틀 장면을 촬영할 때는 카메라 10대가 동시에 돌아가기도 했다. 지금껏 가장 할 일이 많은 영화였지만 그만큼 신나는 영화이기도 했다."
<고고70>의 배경은 한국 록의 1세대들이 치열하게 활동하던 시기다. 방준석 음악감독에게 그러한 맥락은 좀더 영화에 집중하게 만드는 동력이 됐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유는 <라디오 스타> 때 직접 작사 작곡한 <비와 당신이라는 노래 때문이다. <고고70>에도 그런 야심적인 노래가 있냐고 물었더니 조심스레 "야심적이기보다는 영화의 테마가 될 만한 곡이 있다"고 운을 뗀 뒤 <Boilling Blood>(끓는 피)라는 노래를 소개했다. "마지막 엔딩곡인데, 솔직한 노래고 나나 배우들에게 뜨겁게 느껴지는 곡이다. 연습 도중 조승우도 이 곡을 부르다 '형, 아까 느낌이 왔어'라고 조용히 말할 때는 나도 흥분됐다." <고고70>은 올 추석 개봉예정이다. 그 흥분을 안고서 고고클럽의 뜨거운 밤이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
첫댓글 같은 호에 이무영감독과 한대수씨의 인터뷰가 4페이지 기사로 실려있는데, 도저히 베껴올 엄두가 안나네요.
오!쏘울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