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제 3구간을 걷기로 한 날이다. 출발전 미리 자료를 구해 보니 실제 걸어야할 거리가 20km.정도를 걸어야 되는 거리로 좀은 부담이 되는 길이다.
어제도 역시 임랑에서 친구와 만나 한대는 임랑에 주차를 해 두고 나머지 한대로 다시 대변항으로 이동하여 대변 항에서 또다른 친구와 만나 셋이 출발하는 스케쥴이다.
아침 9시 40분 임랑에서 1차 집결, 10시에 대변항 집결 및 출발이다.
그러나 창원에서는 8시 20분 정도에 출발을 해야만 약속시간 보다 조금 먼저 도착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창원에서 임랑으로 가는 길은 불편함이 전혀 없다. 요즘 기장까지 고속 도로가 뚤린 덕분에 신호 받고 뭐하고 할 것 없이 고속도에 올리면 일광까지 바로 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약속 시간에보다 5분정도 빠르게 임랑 해수욕장에 도착을 하니 친구도 때마춰 같은 시간에 도착여 하여 기다릴 틈도 없이 바로 대변으로 이동을 했다.
대변항에 도착 하자마자 대변항으로 바로 와서 기다린 친구와 합류하여 해파랑길 걷기 3코스 3일차 도전에 들어 갔다
출발은 역시 대변항을 상징하는 조형물 앞에서 한장의 사진을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봉래산을 넘어 기장으로 갈 것인가 해안으로 걸어 황학대를 경유하여 갈 것인가를 고민하다 기왕에 걸으러 온 것이니 조금 더 걷더라도 제대로 해안선을 따라 걸어 보자는 의견의 일치를 따라 죽성과 황학대를 돌아 기장 군청 으로 가게 되었다.
죽성은 왜성으로 알려져 있고 황학대의 유래는 그렇다 고산 윤선도가 죽성에서 유배 생활을 할때 황학대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이곳 경치가 너무도 아름다워 중국 양자강 하류 황학루에서 신선이 황학을 타고 하늘로 올라 갔다는데 비유하여 황학대라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황학대 주변의 정비작업 공사가 현재 진행형이라 금줄을 쳐 놓아 출입을 통제 하고 있었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잠시 들렀지만 우리가 가야할 길이 멀기에 옛 선비의 흔적을 느끼는 것 만으로 만족 해야 했다.
황학대에서 기장 군청까지 거리도 만만치가 않다. 원래 해파랑길이 안내하는 지도에는 대변항에서 봉래산을 넘어 기장 군청으로 안내를 했는데 그 거리가 4km 정도로 되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아마도 해안을 돌아서 기장 군청까지 가는 거리가 족히 10km 정도는 되는 모양이다.
또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신앙촌의 해변 점령이다. 황학대에서 해변을 따라 학리를 거쳐 일광으로 가면 되는 데 어림잡아 작은 면 규모의 면적과 해변이 신앙촌의 땅으로 부득이 해파랑길 걷기가 기장군청을 경유해서 일광으로 들어 가게끔 되어 있단다.
그렇게 기장 군청을 지나 차도를 따라 제법 3km정도를 걸어 우리가 도착 한 곳이 일광 해변이다. 일광은 이미 옛날의 조용한 어촌 마을이 아닌 개발의 열기로 용트림 하는 약진 일광이고 천지가 개벽을 했으며 개발 또한 현재 진행형이다.
얼마나 어떻게 더 성장을 할지 상상이 안될 만큼의 뱐화를 불렀고 성장 동력괴 역동성이 이곳 저곳에서 활화산 처럼 분출되고 있는 곳이다.
일광의 구 도심을 따라 가다 작은 하천의 다리 하나를 건너자마자 좌우에 즐비하게 늘어 선 것이 호빵에 만두 집 그리고 국수 김밥집들이다.
때가 때 인지라 우리를 불러 세운 것이 시장끼고 배꼽 시계다 시간이 12시 반을 넘겼으니 그럴만도 할 것이다
일광 맛집에서 맛난거 먹고 가자는 친구의 제안에 NO 라고 이야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누가 먼자 랄 것 없이 호빵집 앞으로 가게 되었는데 먼저 와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호빵은 후순위로 미루고 다음 맛집인 기장의 열무 국수 집으로 가게 되었는데 역시나 맛집은 소문으로 먹고 사는지 그 곳도 역시 줄을 서서 대기를 해야 한다니...
급할게 없으니 기다리자. 맛집에 사전 예약없이 가서 줄서지 않고 바로 먹는 것은 사치며 맛집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렸다....ㅎㅎ
맛집 이라 그런지 국수집 치고는 생각보다 내부가 제법 넓어 좌석 회전율도 빨라 줄에 비해 생각 보다 그리 오래 기다리지는 않은 듯 하다.
역시 맛집의 명성은 그냥 만들어 지는게 아니다. 세콤달콤 열무 국수 맛이 평범한 면빨의 국수의 맛을 살렸다
면이야 어디를 가나 대동소이 큰 차이가 없겠지만 열무 김치 맛과 국물 맛은 그 누구도 흉내를 낼 수 없는 맛이다.
맛집에 대한 집착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국수 한 그릇 비웠지만 맛집 호빵과 만두에 대한 미련 역시 포기 할 수 없어 또다시 줄을 서서 기다리게 된다.
역시 먼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어림잡아 스무명은 넘어 보이지만 빵을 쪄 내는 솥의 수도 만만치 않은데다 내부에서 분업화된 시스템으로 몇명의 직원이 각자의 역할에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 빵을 담아 내는 손의 빠르기 또한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국수에 호빵까지 허기를 채웠으니 ... 등따시고 배부르면 잠이 온다 했지만 우린 잠 보다는 걷기를 요구 받는다.
출발지 부터 세차게 불어오던 강풍이 여전 하였지만 결코 바람이 우리의 갈길은 잡지 못했다.
해풍이 싸납지만 세월은 숨죽이고 있던 자연을 불렀다. 이곳저곳 개나리 꽃이 만발 했고 매화 목련도 생강 꽃도 아직 꽃잎을 다 떨구지 못한 동백꽃도 우리와 함쎄 하는 시간 이다.
텃밭엔 꽃상추며 시금치 영파에 쪽파 대파 까지 식탁을 넘볼 만큼 제법 자라기를 했고 냉이며 쑥도 아낙들의 손길을 기다리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크고 작은 마을과 작은 항구를 스쳐 지나 우리가 도착 한 곳은 동백항이다. 다른 항과는 다르게 조용한 어촌 마을이다. 군데 군데 생선을 말리거나 미역을 말리는 것이 전부라 우리가 걷기에는 싫지 않은 분위기다.
그리고 걷기를 계속할 수록 멀어져 있던 그림들이 한발 한발 우리 앞으로 다가서고 있다. 바다건너 아스라히 멀리에 있던 고리 원전의 윤곽이 또렷해지기 시작하면서 한구비를 더 돌아 백사장과 항구를 만난 곳이 칠암이다.
평일 이라 그런지 아니면 코로나 19때문인지 판단은 할 수 없지만 옛날과 달리 한적하다는 친구의 이야기다. 칠암은 장어로 유명 한 곳이라는데 ㅎㅎ
그렇게 걷다 쉬어 가기를 반복하며 도착 한 곳이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임랑이다.
칠암에서 임랑까지의 길은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라 다소의 불편함이 있긴 했지만 마음이 가볍다.
임랑의 옛부터 월내해수욕장과 함께 임랑포라 한다 이곳 주민들의 아름다운 송림(松林)과 달빛에 반짝이는 은빛 파랑(波浪)의 두자를 따서 임랑이라 하였다고 한다.
성큼 다가선 고리원전, 푸른 바다 그리고 부서지는 파도에 고운 모래의 백사장 낭만적인 뷰라 해야 할 것이다. 저멀리 해가 기울고 시간은 이미 오후 4시반을 넘겨 달음산이 역광에 잠기는 시간이다.
일광을 지나면서 우리가 자주 볼수 있었던 것이 기장 미역으로 해파랑길 3코스를 걷는 동안의 뷰는 조용한 어촌, 푸른바다 갈매기 소리, 일상에 바쁜 고깃배의 엔진 소리 그리고 항구마다 이루어 지고 있는 미역 작업들... 기장 미역의 유명세를 확인 하는 순간들 이다.
해운대 미포에서 부터 대변항 까지 볼 수 있었던 것이 즐비한 횟집에 커피집들 이었다면 대변항에서 일광은 푸른 바다와 숨을 멋게 하는 해안선의 뷰를 배경으로 하는 찻집들이다
그리고 일광에서 부터 임랑까지 가끔은 새로이 찻집이 들어서 있기도 하지만 아직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힐링 삼아 걸으면서 쉬어가기 좋은 어촌 마을이다.
부두마다 미역을 말리거나 오징어며 장어 또는 멸치 그리고 이름조차 다 알지 못하는 생선들이며 해초류가 말려 지기도 하는 곳으로 일상의 숨가픈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도 좋을 듯 해 보여 내 개인 적으로는 정감이 더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