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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고향팀이 좋당께.”
김종국(30)이 광주일고 동기동창인 박재홍(30)의 팀합류에 유난히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김종국은 지난 9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고려대에 입학해 연세대에 입학한 박재홍과 경쟁관계에 서게 됐다. 이들은 프로에서도 각각 해태와 현대에 입단해 늘 가깝고도 먼 친구로 지냈지만 이제 12년 만에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김종국은 친구가 팀내 취약점인 4번타자 역할을 누구보다 잘해낼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그는 “(박)재홍이의 집중력과 근성은 누구도 못 따라온다. 오랜만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또 “여태까지는 장성호가 내 다음 타석에서 늘 진루타를 쳐줬다. 올해는 재홍이까지 있으니까 내가 홈에 들어오는 횟수가 부쩍 늘어날 것 같다”며 싱긋 웃었다.
김종국은 이번 트레이드에서 현대로 옮기게 된 광주일고 후배 정성훈(23)과의 정든 시간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그 대신 박재홍과 함께 뛸 수 있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김종국은 평소 잔정을 드러내지는 않는 성격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속정이 깊다는 말을 입증하듯 동기생 박재홍을 염려하는 마음은 각별하다. 그는 박재홍이 다른 동료들과 잘 어울리길 바라는 마음에 조금 더 나서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몇몇 선수가 다른 팀으로 옮겨가다보니 분위기를 고려해 혼자 운동하는 박재홍을 일단 한발짝 떨어져 지켜보기만 했다.
김종국은 “얼마 전 트레이드 소문에 내 이름이 나올 때도 심란한 기분이 들었다. 선수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하지만 재홍이도 이제 우리와 함께 뛰다보면 금세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본다. 고향팀이 괜히 좋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