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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천우지(自天祐之)
하늘로부터 도움을 받아서 순조롭다
自 : 몸 자(自/0)
天 : 하늘 천(大/1)
祐 : 도울 우(礻/5)
之 : 어조사 지(丿/3)
출전 :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上
自天祐之, 吉无不利.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우니 길하여 순조롭지 않은 것이 없다.
공자(孔子)는 ‘자천우지(自天祐之)’를 이렇게 설명한다. “돕는다는 것은 조력(助力)한다는 뜻이다. 조력은 힘써 도와준다는 의미이다. 하늘이 돕는 것은 순응하는 데 있고, 사람이 돕는 것은 믿음을 갖게 하는 데 있다. 스스로 믿음을 지니고 하늘에 순응하기를 생각하며, 또 어진 이를 존경하게 된다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우니 길하여 순조롭지 않은 것이 없다는 의미다.”
◼ 화천대유(火天大有) - 가진 자의 마음가짐
적게 가진 것과 많이 가진 것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이 가진 것을 고를 것이다. 물론 그게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대부분 ‘모자른 것보다는 남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화천대유괘의 大有는 대체 얼마나 많이 있어서 크게 있다는 이름이 붙은걸까? 하늘 위에 태양이 빛나고 있는 모습이니 웅장하기 이를 데 없기는 하다. 말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모양새라 괘사도 아주 단순하다.
大有 元亨
彖曰 大有 柔得尊位大中 而上下應之曰大有 其德剛健而文明 應乎天而時行 是以元亨
화천대유는 양효 다섯개와 음효 한개로 이루어진 괘이다. 음효의 위치가 다른 다섯 괘들이 있지만, 화천대유의 음효는 주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다섯번째 자리에 있다.
그래서 부드러운 것이 존귀한 위를 얻었다 한 것이고, 밝은 태양의 한가운데에 있으며 다섯개의 양효와 서로 잘 호응하고 있는 상황이라 형통하다고 했다.
천풍구 괘의 음효도 다섯개의 양효와 응하는 상황이었으나 그 해석은 매우 다르다. 단 하나 있는 여성이 말단의 자리에 있을 때와 리더의 자리에 있을 때의 차이가 몹시 큰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러면 대유괘의 양효들이 음효와 어떻게 응하고 있는지 효사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初九 無交害 匪咎 艱則無咎
초구는 아무래도 입장 정리를 잘 해야 하는 자리인 것 같다. 좋지 않은 무리와 어울려 다니면 금방 허물이 잡히는 자리고, 근근히 고생을 해야만 겨우 그 허물을 벗어난다.
구호 사업을 하는 단체가 폭력배나 정치범과 관계가 있다면 당연히 허물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사람들이 모아준 성금으로 꼭 필요하지 않은 곳에 거한 지출을 하게 된다면 당연히 비난을 받게 된다.
사람이면 누구나 ‘이왕이면 다홍치마’의 심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그래서는 안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그런 욕구를 억눌러야 한다. 그러니 남들보다 더 조심하고 조심해야만 겨우 허물이 없는 수준이 된다.
九二 大車以載 有攸往 無咎
앞선 초구는 근근히 어렵게 해야 허물을 면하지만, 구이는 그래도 큰 수레에 실어도 된단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갈 바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재물을 크게 얻는다면 자기 주머니만 채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독립운동가 후손을 후원하거나 선천성 심장병에 걸린 환아의 수술비를 지원하는 것들이 물론 마케팅의 한 방법이긴 하지만 사람들은 그 좋은 기억을 잊지 않고 그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재물을 버는 것은 허물이 아니나, 매우 큰 돈을 번다면 그 뒤에는 항상 누군가의 피 땀 눈물이 있다. 그 사실을 알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재물의 일부라도 사용한다면 누가 허물을 잡겠는가.
九三 公用亨于天子 小人弗克
여기서 말하는 公은 천자의 신하인 제후를 의미한다. 또한 亨은 우리가 늘 보던 ‘형통하다’는 의미 대신 ‘제사를 올리다’ ‘드리다’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이해가 될 것 같다.
公이 天子에게 바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소인은 할 수 없다는 것을 보니 인간의 본능과 욕심을 넘어서는 행위인 것만은 분명하다. 내 주머니에 들어오기 전까진 내 돈이 아니라고 하던가.
천자에게 바칠 물건이라고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수도까지 올라가는 중에 무엇이 얼마나 어디로 사라지는지는 알 수 없다. 마음만 먹으면 여기서 아예 보내지도 않고 중간에 도둑맞았다 해버릴 수도 있는 일이다.
불쌍한 사람들을 가엾이 여겨 모아준 성금을 중간에 가로채 자기 교회나 절을 짓거나 사리사욕을 채운 종교인들이 얼마나 많던가.
공이 천자에게 바쳤다는 것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는 더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과 우리 이웃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다. 그 작은 정성들이 모인 것을 의인은 한 사람 한 사람의 피땀으로 보지만, 소인은 그저 욕심을 채울 기회로만 보는 것이다.
九四 匪其彭 無咎
남이 무엇을 화려하게 하든 소박하게 하든 말을 보태지 않는 것이 미덕이다. 그러나 구사는 화려하면 허물이 되는 자리에 있는 것이다. 상전에는 明辨晢也, 즉 밝게 분별하는 지혜라고 하였다.
누군가의 결혼식장에 신부보다 화려하게 하고 가는 것은 민폐이다. 봉사활동을 하러 가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치장하고 가는 것 역시 민폐이다.
화려한 것은 나쁜 것이 아니지만 자신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치장은 허물이 된다. 있는 것을 굳이 뽐내지 않아도 되는데 그것을 자랑하다보면 구설수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六五 厥孚交如 威如吉
여기까지 계속 허물이 없는 수준이 최선이었는데, 육오에 이르러 드디어 길하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역시 조건이 있다. 믿음이 있게 사귀어야 하고, 위엄이 있어야 한다.
상전에는 象曰 厥孚交如 信以發志也 威如之吉 易而無備也라 하였다. 厥孚交如란 믿음으로서 뜻을 발한다는 것이고, 威如之吉은 쉽게 하면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육오는 여섯 개의 효들 중 유일한 음효이다. 아무래도 양효보다는 부드럽다. 그러나 육오의 위치가 어디인가. 하늘을 밟고 올라선 태양의 정중앙에 있다. 위엄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다섯개의 양효들을 음효 혼자 통솔하는 법은 그들이 자기를 믿게 하고, 자기도 그들을 믿는 것이다. 육오가 믿음을 주는 만큼 나머지 양효들은 그 믿음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니 허물을 잡히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양효들이 만드는 허물은 곧 육오의 흠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삼에서처럼 소인이 있을 수가 있다. 소인에게는 믿음따위 아무런 힘도 없다. 그러니 위엄을 갖추어 그런 소인들마저 통솔해야 한다. 그래야 길하다.
上九 自天祐之 吉無不利
음양응도 되지 않는 자리의 상구는 좋지 않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바로 아래의 5효가 음효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5효를 돕는 것이 아니라 휘두르려고 하거나, 음양응이 되지 않는 자기 짝을 밀어내어 질서를 어지럽히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대유괘의 상구는 그 어떤 효사들보다 길하다. 대체 왜일까?
공자께서는 이 효사를 두고 祐者 助也 天之所助者 順也 人之所助者 信也 履信思乎順 又以尙賢也 是以自天祐之 吉无不利也(祐는 도움이니, 하늘이 도와주는 것은 순응하기 때문이고, 사람들이 도와주는 것은 미덥기 때문이니, 믿음을 이행하여 순응함을 생각하고 또 어진 이를 숭상한다. 이 때문에 하늘로부터 도와서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라 하셨다.
하늘은 하늘의 뜻에 순응하는 자를 돕고, 사람들은 믿음이 가는 사람을 돕는다는 것이다. 하늘의 뜻은 인간의 머리로는 좀처럼 헤아리기 어렵다. 그러니 그저 자포자기인 것을 하늘의 뜻에 순응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구는 자기가 따라야 하는 하늘의 뜻을 알고 믿으며 실천하는 사람이다. 응할 수 없는 구삼도 바로 옆에 있어 그 어떤 양효들보다도 먼저 취할 수 있는 육오도 상구에게는 의미가 없다.
상구는 그저 육오가 갖추어야 할 위엄의 든든한 배경이 되며 응함에 상관없이 아래의 효들을 두루 살피고 돕는다. 그러니 길하고 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
대유괘는 많은 사람들이 물질적 소유가 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효사를 하나씩 읽어보면 어렵게 하라, 꼭 가져야 한다면 반드시 써야 할 곳이 있어야 한다, 소인이 되지 마라, 화려하게 하지 마라, 그런 말들이 더 많다. 많이 가질 수 있으니 다 가지라는 게 아니라, 많이 가졌으면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라는 것이다.
요즘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님 한 분의 방송 출연과 부동산 시세 차익 획득으로 말이 많다. 탁발이 불가능한 시대에 스님이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절에 가니 수입이 어마어마 하더라, 스님이 무슨 고급차를 몰더라 하는 이야기들도 고깝게 듣지 않는다.
스님은 산골짜기에서 누더기나 걸치고 풀죽 같은 거나 먹으면서 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깨달음이 무조건 그런 처절한 고행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감히 살 수 없는 삶을 살면서 깨달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기생충에서 ‘돈이 다리미다, 나도 돈 있으면 구김살 하나도 없다’는 말이 나온 것처럼, 아무나 살 수 없는 삶을 살면서 느낀 것을 매일 경제적 문제로, 인간관계로, 육아로, 고부갈등으로 힘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무소유를 예로 들며 법정스님께서 인세가 있으셨기에 하실 수 있었던 말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스님의 가르침을 깎아내리며 가볍게 입을 놀린 것이고, 누구나 쉽게 살 수 없는 고급 주택에서 살며 남들에게는 ‘물질적 소유만이 행복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심한 괴리감을 줄 뿐이다.
화려하다면 자랑하지나 말 것이며, 돈이 많다면 남을 돕는데 쓸 것이고, 부처님을 위엄의 근거로 삼으려거든 남들에게 믿음을 주어야 할 것인데, 그 어떤 것도 솔선수범하지 못하는 스님을 어떻게 멘토로 삼을 수가 있을까.
한쪽에서는 환경 파괴와 난개발과 싸우고 노숙인을 보듬으며 누군가의 애처로운 죽음에 자기 일생을 불사르는 종교인이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그런 분들의 후광을 입고 한가로이 입으로 좋은 소리를 하며 스승 행세를 하는 사람이 있다니, 예수님이든 부처님이든 공자님이든 고개를 저으실 일이다.
크게 가지라는 것은 재물이 아니라 하늘에 순응하는 큰 뜻이며 惠民-사람들에게 베푸는 마음이라는 것을 그 스님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 생각한대로 이뤄진다
마음먹은 대로,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는 지혜를 새해 아침 태양에서 배워야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흰쥐의 해다. 쥐는 12지지(地支) 중 가장 앞에 있는 으뜸가는 동물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생존력이 강하고 번식력도 뛰어나다.
세종실록 등을 보면 흰 쥐가 길한 동물이라는 내용이 있다. 10천간(天干) 중 경(庚)은 오행으로 금(金)이며 흰색, 12지지 중 자(子)는 쥐를 가리킨다.
그렇게 나온 흰쥐의 해에는 예로부터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나왔다. 올해는 한반도 안팎으로 좋은 기운과 현명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4월 총선에서 새로운 인재들이 나올 수 있을지, 답보상태인 남북 관계의 실마리가 풀릴지 등에 관심이 높다.
주역 64괘 중 대축괘(大畜卦)의 해에는 정치적으로 정쟁을 멈추고 서로 같은 뜻이 있는 사람끼리 대화를 통해 상대를 설득해야 한다. 주역의 대가 대산 김석진 선생은 “올해는 ‘산천대축(山天大畜)’에서 ‘산화비(山火賁)’로 변하는 괘가 나왔다. 작년에 어려운 괘가 나와서 걱정했는데, 올해도 어렵지만 작년보다는 나은 괘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럴 때일수록 검소하게 생활하는 것이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는 뜻의 검행위국(儉行爲國)이 필요하다. ‘검행위국’은 백범 김구 주석의 28생활 원칙 중 16번째에 들어있다. 백범도 이를 실천하고자 중요 생활원칙으로 삼았다.
경기 침체가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소득이나 수출로 보면 양적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경제대국이다. 선진국 국민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검약하게 산다면 생활형편이 나아지리라 본다.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은 중요해
2020년 새해가 밝은지 어느 듯 보름이 지났다. 언제나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꿈과 희망, 그리고 계획과 목표를 정해서 실천하려고 다짐한다.
대부분은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계획했던 일이나 목표를 잊고 또는 수정하면서 보내는 경우가 많다. 물론 너무 복잡하고 다양한 일상 속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연초에 가졌던 목표와 계획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프랑스 시인이자 비평가인 폴 발레리(Paul Valery)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연초에 세운 계획과 목표를 늘 생각하면서 그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서 살아간다면 그것은 이뤄지게 된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4강(强)의 신화를 이뤘는데, 그때 ‘꿈은 이루어진다’는 문구가 응원구호와 함께 응원 깃발로 나부끼던 것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벌써 20여년이나 지난 일이기는 하지만 우리 국민 모두가 한목소리로 응원하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선수와 국민 모두가 ‘꿈은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했기 때문에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
누구나 새해가 되면 하고 싶은 일, 계획, 목표 등을 나름대로 설계하는데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떻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또 그 생각한 바를 꾸준히 실천하면 되고 싶은 대로 된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생각한 대로 된다는 것이다.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반대로 어떻게 되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아무런 생각 없이 살게 되면 사는 대로 생각하며 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록 작심삼일이 될지언정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은 중요하다.
법정 스님은 “우리들이 어두운 생각에 갇혀서 살면 우리들의 삶은 어두워진다. 나쁜 음식, 나쁜 약, 나쁜 공기, 나쁜 소리, 나쁜 생활 습관은 나쁜 피를 만든다. 나쁜 피는 또한 나쁜 세포와 나쁜 몸과 나쁜 생각과 나쁜 행동을 낳기 마련이다. 어떤 현상이든지 우리가 불러들이기 때문에 찾아온다”고 말했다.
폴 발레리와 법정 스님은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이고 또한 그 생각하는 것을 실천하면 생각한 대로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결국 좋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면 삶이 만족스럽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나쁜 생각을 하고 늘 부정적인 생각과 어두운 생각을 하게 되면 삶이 불만족스럽고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게 된다.
따라서 어떤 생각을 하고 또 계획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떻게 실천하는가에 따라 그 생각한 대로 이루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이루고 싶은 대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주변 여건이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나 새해 아침에 세웠던 계획과 목표, 즉 마음먹은 대로, 계획을 세운 대로 생각하면서 실천한다면 모두 이뤄질 것이다.
아무리 나쁜 운도, 운용하기에 따라서 변한다. 그래서 주역(周易)의 ‘역’은 바꿀 역(易)자다. 또 주역에는 ‘자천우지(自天祐之)’라는 말이 있다.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는 자를 돕는다’는 뜻이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빛이라면 지금 어렵고 힘든 상황은 어둠이라 할 수 있다. 밤하늘에 별들이 더욱 빛나는 것은 어둠이 있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 아침에 동쪽 하늘에서 희망차게 떠오른 태양도 어둠을 뚫고 왔다. 마음먹은 대로,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는 지혜를 새해 아침 떠오른 태양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다.
◼ 화(禍)와 복(福)은 자초하는 것이다
역경(易經)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길흉은 올바름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요, 천지의 도는 올바르게 보는 것이며, 일월의 도는 올바르게 밝히는 것이니, 천하의 움직임은 올바름 하나이다(吉凶者, 貞勝者也; 天地之道, 貞觀者也; 日月之道, 貞明者也; 天下之動, 貞夫一者也)."
천지간에는 절대적으로 좋은 일도, 절대적으로 나쁜 일도 없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사람이 하기에 달렸다. 이른바 ‘정승자야(貞勝者也)’이다. ‘정(貞)’은 바르다(正)는 뜻이다. 마음이 바르면 나쁜 일도 나쁘지 않고,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좋은 일도 좋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길흉(吉凶)은 올바름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도교(道敎)의 태상감응편(太上感應篇)에 보면 "화복은 문이 없으니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禍福无門, 惟人自招)"는 구절이 있다. 화복은 운명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기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공자가 말하기를 "선도 쌓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고, 악도 쌓이지 않으면 몸을 망치지 않는다. 소인은 작은 선을 무익하다고 생각해 행하지 않으며, 작은 악을 해가 적다고 생각해 그만두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악이 쌓여 가릴 수 없게 되면 죄는 커져 해소할 방법이 없다(子曰, 善不積, 不足以成名, 惡不積, 不足以滅身, 小人以小善爲无益而弗爲也, 以小惡爲无傷而不去也. 故惡積而不可掩, 罪大而不可解)"고 했다.
또 ‘삼국연의’에 보면 유비(劉備)가 죽기 전 아들에게 "선한 일이라면 그것이 아주 사소하다 하더라도 꼭 실행하라. 사소한 일이라도 악한 일은 절대로 하지 않도록 하라"고 하는 말이 나온다. 이 뜻은 작은 일이라 해서 대충대충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작은 악이라 해도 그것이 모이면 큰 악이 된다. 사람들은 비록 선한 일이라도 사소한 것이면 해 봐야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중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선은 선의 보답이 있고 악은 악의 보답이 있다. 보답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이르지 않았을 뿐이다."
서양 사람들은, "하나님이 그를 멸망시키고자 하면 먼저 그가 광분하도록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나쁜 계략이 먹혀들어 아주 흐뭇해한다면 하나님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역경(易經) 계사전(繫辭傳)에서 말하기를, "하늘이 도우니 길하지 않음이 없다(易曰, 自天祐之, 吉无不利)"고 했으며, 공자가 말하기를, "하늘이 돕는 것은 순리이며, 사람이 돕는 것은 신의이다. 신의를 행하면서 하늘의 뜻을 생각하고 어진 이를 숭상하니, 하늘이 도와 길하지 않음이 없다(子曰, 祐者助也, 天地所助者順也, 人之所助者信也, 履信思乎順, 又以尙賢也, 是以自天祐之, 吉无不利也)"고 했다.
그런데 그것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부처나 신(神)도 바보가 아닌 이상 한 번 꿇어앉아 절을 한다고 도와주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하나님의 가호를 비니 하나님인들 오죽 바쁘겠는가?
한 장소에서 재판을 하는 원고와 피고가 모두 하나님을 찾으니 하님인들 어떻게 하겠는가? 게다가 사람들은 보살이나 신(神)에게 빌면서 돈은 쥐꼬리만큼 내놓고 바라기는 엄청 바라니 되겠는가?
이삼천 원쯤 들여 바나나나 초를 사서 상을 차려 놓고 부자가 되도록 해 달라, 승진이 되도록 해 달라, 무사하도록 해 달라며 별의별 것을 다 원한다. 세상에 그렇게 수월하게 되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공자는 ‘천지소조자순야(天地所助者順也)’라고 했다. 하늘에 있는 보살이나 신령은 선한 도리에 따라 도와주는 것이지 향을 피웠다거나 절을 했다고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한 번 보자 티베트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부처를 믿고 있다. 그렇다면 마땅히 도둑도 없어야할 것인데, 도둑도 있고, 강도도 있다. 도둑질을 하고 나서 부처님이나 교회나 성당에 가서 무릎을 꿇고 다음부터 절대로 도둑질 하지 않겠다고 참회하면 이런 태도는 순(順)이 아니다.
신을 믿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서 하나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면 반드시 자기가 먼저 옳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모든 사물의 발전은 ‘아래서부터 위로’가 아니라 ‘안에서부터 밖으로’이다. 과일을 한 번 보면 안에서부터 썩는다. 중국 속담에 "반드시 스스로 썩은 후에 벌레가 생긴다"는 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도 반드시 스스로를 욕되게 한 후에 남들이 욕보인다(人必自侮以後侮之)’고 했다.
▶️ 自(스스로 자)는 ❶상형문자로 사람의 코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사람은 코를 가리켜 자기를 나타내므로 스스로란 뜻으로 삼고 또 혼자서 ~로 부터 따위의 뜻으로도 쓰인다. 나중에 코의 뜻에는 鼻(비)란 글자가 생겼다. ❷상형문자로 自자는 '스스로'나 '몸소', '자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自자는 사람의 코를 정면에서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서는 코와 콧구멍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다. 그래서 自자의 본래 의미는 '코'였다. 코는 사람 얼굴의 중심이자 자신을 가리키는 위치이기도 하다. 우리는 보통 나 자신을 가리킬 때는 손가락이 얼굴을 향하게끔 한다. 이러한 의미가 확대되면서 自자는 점차 '자기'나 '스스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自자가 이렇게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畀(줄 비)자를 더한 鼻(코 비)자가 '코'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自(자)는 어떤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부터, ~에서(~서)와 같은 뜻을 나타내는 한자어. 시간이나 공간에 관한 낱말 앞에 쓰임의 뜻으로 ①스스로, 몸소, 자기(自己) ②저절로, 자연히 ③~서 부터 ④써 ⑤진실로 ⑥본연(本然) ⑦처음, 시초(始初) ⑧출처(出處) ⑨코(비鼻의 고자古字) ⑩말미암다, ~부터 하다 ⑪좇다, 따르다 ⑫인하다(어떤 사실로 말미암다) ⑬사용하다, 쓰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몸 신(身),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를 타(他)이다. 용례로는 제 몸을 자신(自身), 남의 구속을 받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함을 자유(自由), 제 몸 또는 그 자신을 자체(自體), 저절로 그렇게 되는 모양을 자연(自然), 제 몸이나 제 자신을 자기(自己),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어서 죽음을 자살(自殺), 스스로 자기의 감정과 욕심을 억누름을 자제(自制), 스스로 그러한 결과가 오게 함을 자초(自招), 스스로 움직임을 자동(自動), 제 스스로 배워서 익힘을 자습(自習), 자기 일을 자기 스스로 다스림을 자치(自治), 스스로의 힘으로 생계를 유지함을 자립(自立), 자기의 능력이나 가치를 확신함을 자신(自信),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기 몸이나 마음을 스스로 높이는 마음을 자존심(自尊心), 어떤 일에 대하여 뜻한 대로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스스로의 능력을 믿는 굳센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신감(自信感), 스스로 나서서 하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자발적(自發的), 자기의 언행이 전후 모순되어 일치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가당착(自家撞着), 자신을 스스로 해치고 버린다는 뜻으로 몸가짐이나 행동을 되는 대로 취한다는 말을 자포자기(自暴自棄), 스스로 힘을 쓰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쉬지 아니한다는 말을 자강불식(自强不息), 자기가 그린 그림을 스스로 칭찬한다는 뜻으로 자기가 한 일을 자기 스스로 자랑함을 이르는 말을 자화자찬(自畫自讚), 자기가 일을 해놓고 그 일에 대하여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격지심(自激之心),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를 이룸 곧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 일을 이룸을 일컫는 말을 자수성가(自手成家), 자기의 줄로 자기를 묶다는 뜻으로 자기가 자기를 망치게 한다는 말이다. 즉 자기의 언행으로 인하여 자신이 꼼짝 못하게 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승자박(自繩自縛), 잘못을 뉘우쳐 다시는 그런 잘못이 없도록 함을 이르는 말을 자원자애(自怨自艾), 처음부터 끝까지 이르는 동안 또는 그 사실을 일컫는 말을 자초지종(自初至終),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한다는 뜻으로 마음속으로 대화함을 이르는 말을 자문자답(自問自答), 제 뜻이 항상 옳은 줄로만 믿는 버릇이라는 뜻으로 편벽된 소견을 고집하는 버릇을 이르는 말을 자시지벽(自是之癖) 등에 쓰인다.
▶️ 天(하늘 천)은 ❶회의문자로 사람이 서 있는 모양(大)과 그 위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하늘(一)의 뜻을 합(合)한 글자로 하늘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天자는 '하늘'이나 '하느님', '천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天자는 大(큰 대)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天자를 보면 大자 위로 동그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머리 위에 하늘이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하늘은 동그랗고 땅은 네모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天자는 사람의 머리 위에 동그라미를 그려 '하늘'을 뜻했었지만 소전에서는 단순히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天(천)은 (1)하늘 (2)범 인도(印度)에서 모든 신을 통들어 이르는 말. 천지 만물을 주재 하는 사람, 곧 조물주(造物主)나 상제(上帝) 등 (3)인간세계보다 훨씬 나은 과보(果報)를 받는 좋은 곳. 곧 욕계친(欲界責), 색계친(色界天), 무색계천(無色界天) 등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늘 ②하느님 ③임금, 제왕(帝王), 천자(天子) ④자연(自然) ⑤천체(天體), 천체(天體)의 운행(運行) ⑥성질(性質), 타고난 천성(天性) ⑦운명(運命) ⑧의지(意志) ⑨아버지, 남편(男便) ⑩형벌(刑罰)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민(旻), 하늘 호(昊), 하늘 궁(穹),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지(地), 땅 곤(坤), 흙덩이 양(壤)이다. 용례로는 타고난 수명을 천수(天壽), 하늘과 땅 또는 온 세상이나 대단히 많음을 천지(天地), 타고난 수명 또는 하늘의 명령을 천명(天命),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은 상태를 천연(天然),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이 곧 황제나 하느님의 아들을 천자(天子), 우주에 존재하는 물체의 총칭을 천체(天體), 부자나 형제 사이의 마땅히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를 천륜(天倫), 타고난 성품을 천성(天性), 하늘 아래의 온 세상을 천하(天下), 천체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을 천문(天文), 하늘과 땅을 천양(天壤),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재주를 천재(天才), 하늘에 나타난 조짐을 천기(天氣), 하늘이 정한 운수를 천운(天運), 자연 현상으로 일어나는 재난을 천재(天災),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이 썩 좋은 절기임을 일컫는 말을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과 땅 사이와 같이 엄청난 차이를 일컫는 말을 천양지차(天壤之差),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는 뜻으로 성격이나 언동 등이 매우 자연스러워 조금도 꾸민 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천의무봉(天衣無縫), 세상에 뛰어난 미인을 일컫는 말을 천하일색(天下一色),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이르는 말을 천붕지통(天崩之痛), 온 세상이 태평함 또는 근심 걱정이 없거나 성질이 느긋하여 세상 근심을 모르고 편안함 또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 말을 천하태평(天下泰平), 하늘과 땅 사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을 이르는 말을 천지지간(天地之間),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축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뜻으로 너무 바빠서 두서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 또는 어리석은 사람이 갈 바를 몰라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일컫는 말을 천방지축(天方地軸),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이 오래오래 계속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구(天長地久), 하늘과 사람이 함께 분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러움 또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음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천인공노(天人共怒), 하늘에서 정해 준 연분을 일컫는 말을 천생연분(天生緣分), 하늘이 날아가고 땅이 뒤집힌다는 뜻으로 천지에 큰 이변이 일어남을 이르는 말을 천번지복(天翻地覆), 하늘에서 궂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화평한 나라와 태평한 시대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천무음우(天無淫雨), 하늘이 정하고 땅이 받드는 길이라는 뜻으로 영원히 변하지 않을 떳떳한 이치를 일컫는 말을 천경지위(天經地緯), 천장을 모른다는 뜻으로 물건의 값 따위가 자꾸 오르기만 함을 이르는 말을 천정부지(天井不知),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열린다는 뜻으로 이 세상의 시작을 이르는 말을 천지개벽(天地開闢), 하늘은 그 끝이 없고 바다는 매우 넓다는 뜻으로 도량이 넓고 그 기상이 웅대함을 이르는 말을 천공해활(天空海闊), 하늘에 두 개의 해는 없다는 뜻으로 한 나라에 통치자는 오직 한 사람 뿐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천무이일(天無二日), 멀리 떨어진 낯선 고장에서 혼자 쓸슬히 지낸다는 뜻으로 의지할 곳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천애고독(天涯孤獨), 천진함이 넘친다는 뜻으로 조금도 꾸밈없이 아주 순진하고 참됨을 일컫는 말을 천진난만(天眞爛漫) 등에 쓰인다.
▶️ 祐(복 우/도울 우)는 형성문자로 右(우)와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보일시(示=礻; 보이다, 신)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돕다'의 뜻(佑)을 가지는 右(우)로 이루어졌다. '신의 도움'의 뜻이다. 그래서 祐(우)는 ①복(福) ②도움 ③돕다 ④도와주다 ⑤올리다 ⑥진헌하다(進獻--: 임금께 예물을 바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福(복 복, 간직할 부)이고, 반의어로는 殃(재앙 앙), 災(재앙 재), 禍(재앙 화) 등이다. 통자로는 右(오른쪽 우/도울 우)이다. 용례로는 하늘이 내려주는 행운을 가우(嘉祐), 말없이 잠잠히 도움을 묵우(黙祐), 모르는 사이에 입는 신불의 도움을 명우(冥祐), 신이 도움을 신우(神祐), 탈이 없이 편안하도록 도와 줌을 진우(鎭祐), 불타는 나무와 같이 정열로 도리를 닦으면 복을 얻음을 이르는 말을 지신수우(指薪修祐)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