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쇼다운' 우승 및 세계적 비보이 댄스팀으로 거듭난 진조크루 내에서 멤버 간 성추행·성범죄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이와 더불어 해당 전 멤버 관련해 또 다른 폭로를 내놨던 팬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0일 진조크루 팀 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 전(前) 여성 멤버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부고 소식을 알렸다. 그가 전한 부고 대상은 진조크루의 오래된 팬으로 알려진 이모 씨다.
이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2014년 진조크루 남성 멤버 B씨와 성관계를 맺고 임신한 뒤 낙태했던 경험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씨의 주장에 따르면 B씨는 당시 현재의 아내와 연애하던 중이었는데, 그 사실을 이씨에게 속이고 두 차례 성관계했다. 이씨의 임신 사실을 알게된 B씨는 해외 투어 등을 이유로 연락을 피했고, 결국 이씨는 홀로 임신중절수술을 감당했다.
이씨는 "분명 저에게 여자친구가 없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오래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다. (당시 여자친구가 현재 아내)"라며 "너무 슬프고 화가 나는 상황이지만, 이 사실을 알리기엔 그때 당시 너무 어려서 무섭고 창피한 감정이 들었고, 어디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어도 나로 인해 브레이킹씬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등의 피해가 갈까봐 일을 크게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에게 있던 일이 범죄는 아니다. 성인과 성인이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고, 임신도 그에 따른 결과이기에 무조건 B씨가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금전적, 정신적 피해 보상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도의적으로 고작 21살이었던 내게 책임은 다 뒤집어씌운 채 도망치고, 외면했던 B씨에게 ▲ 여자친구가 없다고 거짓말하고 관계를 한 점 ▲ 임신 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잠적한 점 등 두 가지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을 뿐이다"라고 했다.
끝까지 이씨는 "개인과 개인간의 문제일 뿐이니 소속팀을 더불어 브레이킹씬 전체의 이미지에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진조크루 팬 이씨의 인스타그램
그러나 이씨는 B씨로부터 공개적 사과를 받기 전, 세상을 떠났다. 부고 소식을 전한 A씨는 "나와 함께 용기 내주신 피해자 소식이라 더 마음이 아프다"라며 "직접적인 피해도 아프지만, 2차 가해가 더 아픈 것이라는 것 알아달라. 이씨는 끝까지 사과를 받고 싶어 하셨다. 어떻게라도 사과해 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개로 진조크루는 전 멤버 간 성폭력 사건이 벌어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진조크루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린의 이홍원·정철우 변호사는 11일 "팀 내외부 세력이 결탁해 A씨의 성폭력 피해 주장을 빌미로 진조크루를 와해시키려는 계획을 조직적으로 준비해 왔다는 정황을 인지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진조크루 전 멤버 A씨는 B씨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한 정황과 함께 진조크루가 2차 가해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조크루 측은 A씨에 대한 법적 조치를 철회하고, B씨를 곧바로 탈퇴 처리했다.
진조크루 측은 이 과정에서 A씨와 B씨 및 일부 멤버들이 이른바 '진조크루를 나락으로 보내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스마트폰 메시지 플랫폼 단체 채팅방에서 공유해 이를 실행할 시점을 조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 변호사는 "진조팀을 나가기 위해 먼저 팀을 나간 멤버들과 고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로 역할 분담까지 계획하는 등 사전 기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단체방에서는 팀 선배 멤버들에 대한 욕설을 하는 한편, 팀 회의 사항 및 팀 내 대화 내용을 불법 촬영 녹음해 먼저 팀을 이탈한 멤버들에게 내부 소스라면서 유출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진조크루가 반성할 부분은 확실히 반성하되, 조직적으로 팀의 근간을 흔들고 팀을 와해시키고자 시도하고,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A씨가 성추행 피해 주장 SNS 게시글을 업로드 하는데 가담한 내부 멤버들, 이에 개입한 외부 세력에 대해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하여 엄중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본 법적 절차 공지 후 사실관계 확인 없이 진조크루에 대해 악의적인 글과 댓글을 게재 및 유포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무관용 원칙하에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진조크루는 2001년 결성된 대한민국 비보이팀으로, 2011년 미국 프리스타일 세션 Vol.14 우승, 2012년 UK 비보이 챔피언십 월드 파이널 우승, 2021년 배틀 오브 더 이어 배틀 부문 우승 등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JTBC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다운'에서 우승을 차지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