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에서 신입 직원을 뽑고 있습니다.
면접을 보는 지원자들의 모습을 지나가다 보았는데요.
한결같이 우리사회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하더군요. ^^
기자 생활을 한 적도 있는 저는 제가 면접을 보던 때 생각이 나고 해서 흐뭇하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방송국이야말로 내부 구성원들의 열악한 처우에 가장 침묵하는 곳이기도해서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쯤되면 예상이 되겠지만, 로스쿨을 가자!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안타까운 현실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회사를 상대로 제 동료 두 명이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5~6년 일한 아나운서에게 퇴직금을 주지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는 회사를 보면서
법을 제대로 공부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유급휴가였던 휴가를 무급휴가로 바꾸고
계약기간 만료 전인데도 프로그램별 계약으로 계약서를 바꾸고 싸인을 종용했는데,
그러한 변화가 다 소송을 진행중인 너희 동료들 때문이라며
그들은 그 잘못의 탓을 회사를 위해 휴일에도 열심히 일했던 제 동료들에게로 돌렸습니다.
한때는 회사의 얼굴이라고 치켜세우던 그들은
소송을 진행하면서부터는 아나운서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다만 시혜를 베풀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심지어 저는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울면서 전화를 드렸고
사전에 경조사 휴가를 허락맡고 다녀왔는데,
다녀오고나니 무단결근처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라고 경조사 휴가 등에 차별을 두어도 되는지 알아볼 예정입니다.
그밖에도 방송국의 CG, FD, 작가들에게 행해지는 부당한 처우.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아마 다른 방송국도 별 차이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언론인을 꿈꾸는 분들께 어두운 미래를 이야기하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타인의 노동을 착취해서 이뤄지는 그 보도가 과연 얼마나 가치가 있는것일지 한번쯤 고민해달라는 겁니다.
그러한 고민이 여러분의 일을 보다 가치있게 만들지 않을까요?
CJ 계열사 채널에서 일하던 신입 조연출 PD의 자살사건, EBS 프로그램의 외주제작PD 두분의 교통사고 등으로
잠시 비정규직 언론인들의 처우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보도가 있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진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글 올립니다.
저도 그 고민끝에 정답은 아니더라도 해답을 찾기 위해 로스쿨로 갑니다.
최근 비정규직 보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내부 반성과 성찰이 먼저여야 하지 않을까요? ^^
방송국 비정규직으로 4년 일하고 정규직으로 1년째 일하는 입장에서 너무 공감이 가고 화가 나네요. 제가 직접 겪어보고 내린 결론은 결국 제밥 그릇 챙기기 때문입니다. 함께 만든 프로그램인데, 내 밥그릇 조금만 생채기날 거 같으면 그렇게 비정규직들을 노예취급하더라고요. 그 좁은 문을 뚫고 들어왔으면 좀 더 나은 환경이 될 수 있게 만들 생각은 커녕, 더 좁은 문을 뚫고 동아줄 잡으려고 주변 사람을 발판으로 삼는 일이 허다합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저래야하나...싶을 정도로... 정규직끼리 모여 낄낄거리며 합리화할 땐 정말이지 역겨워서 토할 거 같습니다.
최근 우리은행이나 강원랜드 등의 채용을 보면 공채란것의 공정성도 보장할 수 없는것 같은데도, 그 정규직이라는 알량한 타이틀로 비정규직을 자기보다 못한 계급 보듯이 하는 눈빛들을 상대할 때의 그 황당함이란...^^;; 정규직 기자를 해보기도해서 그런지 더... 저는 어이가 없었네요.. 암튼... 기존 정규직들도 생각이 좀 바뀌었음 좋겠어요. 서있는 위치가 다르다고해서 그들이 회사는 아닌데 말이죠. 마치 자신은 노동자가 아닌것처럼 회사를 위해 과잉충성하는 사람들이 있죠. 아부나 거짓된 아양 아니고서 스스로의 실력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사람일수록 더 심합니다.
이글 올린 뒤로 쪽지를 보내주신 분들이 몇분 계신데요. 이런 문제의식으로 로스쿨 진학하신 분들이 저말고도 있더라고요. 그 문제의식을 어떤방식으로 풀어낼지 저마다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우리사회가 그리고 방송환경이 나아지는데 기여하는 법조인이 되실거라 믿어요. 갈길도 멀고 막막하지만 힘이 됩니다.
첫댓글 훌륭한 법조인 되세요^^ 남들 지적질하는 언론사들이 정작 자신들의 허물에는 관대하죠.
잠시나마 방송국에서 인턴기자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아이러니를 떠올리게 하는 글이네요. 사회 정의를 말하는 언론사에서 근로계약서는커녕,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 것이 참 씁쓸했었는데.. 용기있는 결정 내리신 글쓴이 님, 응원하고 또 감사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1.09 19:51
로스쿨 입학 확정이셔요? 와우!!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특히 방송국 근로자들의 처우는 그 어느곳보다 열악하지만 언론에서 가장 묵인하고있는 사각지대죠... 아나지망생으로서 정말정말 응원합니다.🙏
방송국 비정규직으로 4년 일하고 정규직으로 1년째 일하는 입장에서 너무 공감이 가고 화가 나네요. 제가 직접 겪어보고 내린 결론은 결국 제밥 그릇 챙기기 때문입니다. 함께 만든 프로그램인데, 내 밥그릇 조금만 생채기날 거 같으면 그렇게 비정규직들을 노예취급하더라고요. 그 좁은 문을 뚫고 들어왔으면 좀 더 나은 환경이 될 수 있게 만들 생각은 커녕, 더 좁은 문을 뚫고 동아줄 잡으려고 주변 사람을 발판으로 삼는 일이 허다합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저래야하나...싶을 정도로... 정규직끼리 모여 낄낄거리며 합리화할 땐 정말이지 역겨워서 토할 거 같습니다.
최근 우리은행이나 강원랜드 등의 채용을 보면 공채란것의 공정성도 보장할 수 없는것 같은데도, 그 정규직이라는 알량한 타이틀로 비정규직을 자기보다 못한 계급 보듯이 하는 눈빛들을 상대할 때의 그 황당함이란...^^;; 정규직 기자를 해보기도해서 그런지 더... 저는 어이가 없었네요.. 암튼... 기존 정규직들도 생각이 좀 바뀌었음 좋겠어요. 서있는 위치가 다르다고해서 그들이 회사는 아닌데 말이죠. 마치 자신은 노동자가 아닌것처럼 회사를 위해 과잉충성하는 사람들이 있죠. 아부나 거짓된 아양 아니고서 스스로의 실력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사람일수록 더 심합니다.
너무 공감합니다...응원합니다 👏
응원합니다 정말 멋진 분이시네요🙏
공감하고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방송국 다니면서 노무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어요 8월에 2차를 다시 칩니다 품고 계신 문제의식 끝까지 이어가셔서 우리 사회가 우리 일자리가 조금더 따뜻해지길..:)
(댓글은 스터디동료 아이디 빌려서 다는 겁니다^^)
대단하시네요~저는 리트준비에 토익공부만도 벅차던데요! 문제의식도 문제의식이지만 현실적으로 제가 어느정도까지 역량을 갖출수있을지 비법으로서 법학공부를 어느정도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 ^^
맞습니다. 정작 내부는 엉망인 허울만있는 방송. 미디어가 넘쳐납니다. . 이 문젤 아는 이가 나서야할 때입니다. 이제 제대로 공부까지하시니 분명 바로잡는 힘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이글 올린 뒤로 쪽지를 보내주신 분들이 몇분 계신데요. 이런 문제의식으로 로스쿨 진학하신 분들이 저말고도 있더라고요. 그 문제의식을 어떤방식으로 풀어낼지 저마다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우리사회가 그리고 방송환경이 나아지는데 기여하는 법조인이 되실거라 믿어요. 갈길도 멀고 막막하지만 힘이 됩니다.
안녕하세요. 다짜고짜 죄송하지만 메일을 하나 보냈습니다. 바쁘실 테니 꼭 답변을 안 주셔도 확인이라도 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