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데다, 요즘 비소식까지 자꾸만 발목을 잡는다. 모든 것엔 다 양면성이 있는 법이다. 최근엔 날이 많이 가물어서 비가 오긴 와야 하지만......
내일은 모처럼 비가 많이 내릴거라고 한다. 어버이날인 오늘도 날씨가 아침부터 꾸물 꾸물 잔뜩 흐리고 오후에 비소식이 있어서 망설이다가 늦게서야 집을 나선다.
작년부터 틈틈이 걷고있던 고양누리길이 지금쯤 끝났어야 하지만 갑작스런 covid-19 사태로 계속 방콕에만 머무르는 바람에 아직도 몇개 코스가 남아 있다. 오늘은 친구가 살고 있어 예전에 몇 번 가 본적이 있는 동네 근처 '고봉누리길'을 걷기로 한다.
북한산으로 대표되는 고양시는 크고 작은 산이 많아 트레킹 코스도 많은데 대부분이 걷기 좋은 숲길이지만 길 안내가 다소 미흡한 곳이 상당수 있다.
그런데 14개 코스중에 트랭글엔 초창기 6개코스만 있는데, 그나마 최근에 변경된 일부 구간은 반영되지 않았다. 그래도 트랭글에 있는 코스가 길 찾기가 좀 더 수월하다. 하지만 트랭글만 보면서 가다 보면 자칫 스탬프함 위치를 놓칠 수도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인증은 전통적인 아날로그방식인 스탬프북을 사용하는데 스탬프함 위치가 경로상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는 곳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사전에 스탬프함 위치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부근을 지날 때 잘 살피며 지나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최근 고양시에서 어플도 만든 모양인데 아직도 안정화가 덜 됐는지 작동이 원활하지 않고 가끔씩 오류도 난다. 제대로만 가동된다면 고양누리길을 걷는데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고양누리길 9코스 '고봉누리길'은 '전국 10대 아름다운 숲 길에 빛나는 길'로 안내되어 있는데, 안곡초등학교에서 시작해서 안곡습지생태공원을 거쳐 고봉산(206m)과 황룡산(130m)을 넘는 길인데 오늘은 교통편과 동선등을 고려해 역방향으로 걷는다.
경의중앙선 일산역 앞에 재래시장인 일산시장이 있다. 일산시장은 아직도 5일장(3,8장)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마침 오늘이 장날이라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이는 장터 모습이 활기차 보인다.
'일산시장' 정류장에서 7727번 버스로 환승해서 '상감천(上甘川)마을' 정류장에 하차 후 횡단보도 건너 '윗감내'마을 황룡산 자락의 '용강서원'에 이르면 들머리가 있고, 본격적으로 9코스(역방향)가 시작된다.
일산역 앞 일산시장엔 지금도 5일장(3,8)이 열린다. 지금은 더 이상 시골이 아닌 듯한데 장터의 풍경은 영락없는 시골 모습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오늘이 8일이라 장이 섰다.
한켠에선 토끼도 팔고 ......
살아 움직이는 작은 방게도 팔고 .....
여긴 무슨 만물상 같은데? 트레킹을 하면서 살짝 개념없이 음악(주로 트롯)을 엄청 크게 틀고 지나가는 노인들의 작은 카셋트가 바로 저거였군.
이 곳에서 Lucky Seven, 행운의 7이 세 개나 들어있는 7727번 버스로 환승한다.
'상감천(上甘川)마을' 정류장에 내려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옛 이름이 더 정겨워 보이는 '윗감내마을'이다.
윗감내(상감천)마을 초입의 동태전문점 : 왠지 다음 번에는 꼭 한번 들려봐야 할 것 같다.
일산동구 성석동 윗감내 마을 황룡산 자락에 용강서원(龍江書院)이 있다. 홍살문과 사당이 보인다.
용강서원 옆으로 황룡산(130m) 들머리가 있다.
공중으로 지나는 특이한 농수로가 남아있고 ......
황룡산 숲길이 시작된다.
한동안 오르막이 이어지고 ......
능선에 올라서면 걷기 좋은 멋진 숲길이......
오솔길가에 핀 노란 애기똥풀
황룡산 정상부근 쉼터 한켠에 스탬프함이 있는데 경로에서 우측 언덕에 있어 자칫하면 무심코 그냥 지나치기 쉽다.
탄현동(炭峴洞), 숯고개 이야기
황룡산 능선에서 멀리 파주 운정신도시가 조망되고 ......
고양시가 전방임을 일깨워 주는 참호 및 벙커 등이 산 속 곳곳에 눈에 띈다.
소나무 숲길과 황톳길
길은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한동안 길게 이어진다.
6.25당시 민간인 학살 현장이라는 금정굴 /아픔을 간직한 역사의 현장이 고양시에도 있었다.
금정굴에서 고봉로로 내려서니 일과를 마친 듯한 한 무리의 군인들이 지나간다. 고봉로 삼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조금 더 가면 고봉산(206m) 들머리가 있다.
조금 올라왔을 뿐인데 고봉정(高峰亭)이......
다시 한동안 살짝 힘겨운 오르막이 이어진다. 물도 한통없이 맨 몸으로 왔는데 ...... ㅠㅠ
걷기 좋은 능선의 소나무 숲 길.
고양누리길 10코스 '견달산누리길'과 만나는 구간 / 9코스 '고봉누리길'은 '영천사' 방향으로......
고봉산 정상 바로 아래 아담한 암자인 영천사(靈泉寺)
고봉산에서 하산하는 길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고봉산에서 내려서면 안곡습지 생태공원이다.
9코스 고봉누리길 스탬프함.
안곡초등학교 : 고봉누리길 시작점 (역방향일 경우는 종점) / 여전히 빗방울이 오락가락하고, 늦게 시작한 탓에 시간상 조금 무리지만 8코스 경의선누리길도 도전해보기로 한다.
8코스도 마침 트랭글에 있다. 안곡초등학교에서 탄현역(炭峴驛)으로 이동해서 이번에도 역방향으로 걷는다.
고양 누리길 08코스 '경의로 누리길'은 '옛 애인과 걷고싶은 경의선 철길'이라고 되어있다. 왜 지금의 애인이 아니고 옛 애인 일까? 아마도 지나간 추억이 생각나는 길인가 보다.^^
철길 옆으로 걷기 편한 깨끗한 녹지길이 조성되어 있다. 어런 길은 날이 저물어도 비가 와도 걸을 수 있다. 비록 난 우산이 없지만 ......
산책로 한켠에 병꽂들이 예쁘게 피고있다. 풍산역으로 가는 길에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밤가시 공원을 지나 정발산역으로 간다. 이 구간에 산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높은 산은 아니지만 정발산(95m)을 넘어야 한다.
다리를 넘으며 아껴두었던 비상용 사탕으로 에너지원인 당을 보충하고......
정발산엔 비가 오는데도 이 시간에 산책 또는 조깅하는 사람이 몇명 눈에 띈다. covid-19 탓일까?
한참만에 도착한 정발산 정상의 평심루(平心樓) 옆에 8코스 경의선누리길 스탬프함이 있다.
정발산역까진 아직 산길을 좀 더 가야 하는데 날은 저물어 깜깜하고 빗줄기마저 점점 더 굵어진다. 그래도 다행히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어 걷는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마침내 정발산역 3번 출구로 나오니 어느덧 8시가 조금 지나고 있다. 오늘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보조배터리를 사용했음에도 배터리가 아웃되기 직전이다. 이제서야 배고픔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오늘은 괜히 욕심을 부린 탓도 있지만, 앞으로는 조금만 더 일찍 집을 나서야겠다. 다행이 날은 매우 포근하지만 깜깜한 밤중에 봄비까지 맞아가며 이 무슨......
'청승'이라 쓰고 '낭만'이라 읽는다. ㅎㅎㅎ
벌써 두 달 여가 지났고 비록 강력한 거리두기가 생활속의 거리두기로 바뀌긴 했지만 아직 covid-19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방콕만 할 수는 없으니 조심하며 슬슬 걸어야 겠다.
이제부터는 정상적으로 오전에 트레킹을 시작해야지.
트랭글을 이용해서 평화누리길도 걸어야 하는데 ...... ^^
첫댓글 9코스를 홀로이 걸으셨군요.
저는 8코스와 9코스를 걷고 안곡습지공원에서 다시 올라가 10코스를 걸었습니다. 발바닥에 불이 나더라구요.
수고하셨습니다
한 번에 세 코스.
수고하셨습니다.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ㅎㅎ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