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을 뒷 동산처럼 오르내려 보겠다는 엉뚱한 생각으로 집에서 부터 걸어서 큰무레골로 비로봉을 오르고,
사다리병창길로 반대 방향인 구룡사 방면으로 하산하여 치악산 둘레길 3구간인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 태종대를
거쳐 다시 집으로 오는 약 32km를 2021.12.5일, 처음으로 걸어본 후 어제 (6월 2일)는 4번째로 그 길을 걷는다.
똑같은 길을 걷고서 그 기록을 비교해 보면 나의 체력상태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총거리 총 소요시간 휴식시간 운동시간 평속 비고
2021년 12월 5일 : 32km 8시간 36분 1시간 23분 7시간 13분 4.4km
2023년 4월 8일 : 32.47km 8시간 45분 1시간 17분 7시간 28분 4.2km
2023년 12월 10일 : 16.24km 5시간 36분 1시간 4시간36분 3.4km 중탈
2024년 6월 2일 : 32.5km 10시간 2시간 8시간 4.0km
비록 날씨 등 몇가지 조건에 따른 변수는 있을 수 있으나 매번 최선을 다했기에 이 결과는 명백히
내 체력상태를 말해주는 것이라 부정할 수 없다.
올해는 해파랑길을 마무리 지을 생각이었는데 기록을 보니 생각이 복잡해지고 심란하다.
2021년 1차 산행기... 블로그에서
https://blog.naver.com/hrd2479/223242547583
2023년 2차 산행기... 블로그에서
https://blog.naver.com/hrd2479/223261276955
4차 산행기...
6월 2일, 며칠 전 하룻밤 사이에 두 번이나 다리경련을 겪으며 날로 약해져만 가는 내 자신에게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 싶어 올해 첫 30km가 넘는 산행을 시도한다.
더구나 이 코스를 3번째 걷던 작년 12월,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을 어쩌지 못하고 중탈했던터라 와신상담하고
도전하는 것이었다.
부곡탐방안내소의 주차장이 20여 대 겨우 주차가 가능했던 예전에 비해 3배 정도의 크기로 확장되었다.
큰무레골을 지나 한참을 오르는데 웬 젊은이가 나를 추월한다.
산에서 내가 추월 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지라 다소 놀랍기도 하면서 내 체력에 대해 또 자신감을 잃는다.
큰무레골 입구에서 1.5km지점에 도착하니 그 젊은이가 앉아 쉬고 있다가 내가 착석하니 일어나서 걷는다.
그리고 2km 지점에서 그 젊은이를 바짝 따라 붙는데 웬지 그의 발걸음에 힘이 없다.
그리고 잠시 후 천사봉 전망대에서 그 젊은이는 털석 주저앉고 만다.
이런 작은 해프닝 하나로 자신감을 잃고, 다시 자신감을 찾는 내 자신이 우습다.
비로봉에 오르니 구름의 모습이 이쁘다.
가시거리도 좋아 멀리 소백산의 모습도 어렴풋하게 보인다.
하산길인 사다리병창길 (2.7km)은 오르기도 힘들지만 내려가기도 힘들다.
잠시 쉬면서 긴 숨을 내쉬는 젊은 커플에게 말을 건넨다.
'오르기 힘들죠? ..... 내려가기도 힘드네요.'
젊은 커플이 웃는다. 그들의 미소가 싱그럽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내리막길이 거칠고 힘들다.
오르는 산객들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내 생애 몇 번이나 이 거친 숨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생각한다.
이런 거친 길은 이제 내 나이에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부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부근 카페를 찾아 휴식을 취한다.
오늘 코스의 중간지점인 학다리골 수레너미교...
3차 도전에서 중탈했던 그 곳... 다행히 오늘은 중탈할 조짐은 없다. 휴~~~
그러나 다리의 근육이 뭉치는 느낌에 점심 때 근육이완제를 미리 먹어두었다.
이제 이 정도의 길도 약을 먹어야만 하는 체력이 되었는가?
마지막 오르막길을 올라 수레너미재 정상에서 잠시 쉬고 이제 막판 스퍼트를 내본다.
그러나 트랭글의 숫자들은 이미 예년의 기록들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며 나에게 분발을 촉구하고 있으나
지쳐가는 몸은 더 이상 스퍼트를 내지 못한다.
조금은 터벅거리는 발걸음으로 태종대를 지나 집으로 온다.
조금은 어수선해지는 내 마음을 달래기 위해
'기록에 나타난 숫자들은 측정의 결과일뿐이며
그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것은 나의 심리적인 기준점의 문제일뿐이다.
건강검진의 각종 지표들의 숫자들은 정상분포를 가정한 기준점의 분포일뿐이고
의사가 그 숫자를 어떻게 해석하여 어떤 소견을 내놓든 그건 나의 관점으로부터 분리된 상대적인 것일 뿐 이듯이...'
................. 라고 나 자신을 합리화해 본다. (이렇게 합리화를 해서라도 심리적으로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그러나 확실한 것은 나의 체력이 예전만 같지 못하니 이제 나의 산행스타일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첫댓글 열심히 하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세윌에 흐름을 잡을자 있을가요 ?
그 나이에도 대단하다는 주변의 칭찬에 제가 잠시 도취되어 있었나 봅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이번주에 치악산을 가볼까 했었는데 사정이 생겨 여의치 않을것 같네요 ㅎㅎ
님코스 언젠가 한번 걸어볼일이 있겠지요.
수고하셨습니다.^^
제 집에 주차하시고 가시면 주차료는 안받습니다. 무료로 셀프세차도 가능합니다.
담금주는 서비스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