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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불리신(影不離身)
그림자가 몸을 떠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자신의 허물을 모르고 엉뚱하게 해결하려 한다는 말이다.
影 : 그림자 영(彡/12)
不 : 아닐 불(一/3)
離 : 떠날 리(隹/11)
身 : 몸 신(身/0)
어떤 물체에 빛이 통과하지 못해서 뒷면에 생기는 그늘은 당연히 일관성이 있다. 그림자를 쫓아가면 도망가고 반대로 도망가면 쫓아온다.
‘굽은 지팡이는 그림자도 굽어 비친다’란 속담에서는 그래서 본디 나쁜 모습은 아무리 분칠을 하고 숨겨 봐도 드러난다는 뜻이다.
한낮에 그림자를 피하고자 한다는 일중도영(日中途影)이라는 말은 한 손으로 하늘을 떠받치는 일수탁천(一手托天)과 같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나 무모한 일을 가리킨다.
그림자가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 성어도 허물이 있을 때 고치지 않고 비난만 해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깨우침을 준다.
우언(寓言)이 넘치는 ‘장자(莊子)’에 이 그림자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림자를 향해 아까는 걷더니 지금은 멈춰 섰다고 꾸짖어봐야 주인이 하는 대로 따라할 뿐이라고 제물론(齊物論)에서 말했다.
사람이 아무리 빨리 뛰어도 그림자는 따라 온다는 비유는 한 어부를 등장시켜 공자(孔子)에게 또 한 말씀하는 ‘어부(漁父)’편에 들어 있다.
유교의 원조인 공자를 향해 천자도 아니고 군주도 아니면서 제멋대로 예악을 손질하고, 인륜을 들먹이면서 백성을 교화시키려 한다고 꼬집는다.
‘어질기는 하지만 몸에 닥칠 화를 피하기 힘들 것(仁則仁矣 恐不免其身)’이라 말한 것을 제자가 전하자 공자가 어부를 찾았다. 어부가 여덟 가지 허물(八疵/ 팔자)과 네 가지 걱정(四患/ 사환)이 있다고 하니 공자는 떨치는 법을 구한다.
人有畏影惡跡, 而去之走者.
옛날 어느 사람이 제 그림자가 두렵고 발자국을 미워해서 그것을 피하려 도망갔다.
擧足愈數而跡愈多,
走愈疾而影不離身.
발을 자주 놀릴수록 발자국이 많아졌고 빨리 뛸수록 그림자는 그의 몸을 떠나지 않았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됐을까. 그늘 속에 있으면 그림자가 없어지고 가만히 있으면 발자국도 그칠 텐데 어리석게도 그것을 몰라 그 사람은 자꾸 달리다 지쳐 죽고 말았다고 했다. 자기 허물을 깨닫지 못하고 엉뚱하게 해결하려는 것을 꼬집었다.
그림자는 실체와 분리하지 못하는 한 몸이다. 떼어내려면 그늘 속에 들어갔을 때 사라진다. 자신의 허물을 아무리 떼려 해도 그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항상 따라다닌다.
잘못은 숨길수록 그림자가 길어지듯 나중에 더 크게 드러난다. 자기 잘못이 아니라며 다른 사람에 덮어씌운다고 없어지지 않고 더 오랫동안 남는 법이다. 그림자가 두려워 도망하는 외영오적(畏影惡迹), 외영이주(畏影而走)도 같은 말인데 피하는 법을 잘 알면 겁날 것이 없다.
▶️ 影(그림자 영)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터럭삼(彡; 무늬, 빛깔, 머리, 꾸미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景(경; 일광, 영)으로 이루어졌다. 아름다운 일광(日光)의 뜻으로, 나중에 光(광)은 양광(陽光), 影(영)은 음광(陰光)으로 구별해서 쓰이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影자는 '그림자'나 '형상'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影자는 景(볕 경)자와 彡(터럭 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景자는 높은 건물 위에서 햇볕이 내리쬐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햇볕이 건물을 비추게 되면 그림자가 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소전에서는 景자가 '그림자'나 '형상'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해서에서부터는 좀 더 뜻을 명확하기 위해 彡자가 더해진 影자가 '그림자'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景자는 햇볕이 내리쬔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러니까 影자에 쓰인 彡자는 건물 옆으로 진 그림자를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影(영)은 ①그림자 ②환상(幻像), 가상(假象) ③형상(形象), 모습, 자태 ④초상(肖像), 화상(畫像) ⑤햇볕, 햇살 ⑥빛, 불빛 ⑦음덕(陰德), 도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모양 형(形)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의 작용이 다른 사물에 미쳐 반응이나 변화를 주는 일 또는 그 현상을 영향(影響), 그림으로 나타낸 어떤 사람의 얼굴 모습이나 용태를 영정(影幀), 고승의 초상을 모시는 곳을 영각(影閣), 이름난 이의 화상이나 조각상을 모시어 둔 사당을 영당(影堂), 물체가 빛을 가려서 그 물체의 뒷면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늘을 영자(影子), 실제로 근무는 하지 않고 이름만 빌어 가지는 벼슬 또는 그러한 벼슬을 가지는 일을 영직(影職), 원본을 사진 제판으로 복사하여 인쇄함을 영인(影印), 그림자처럼 따라 다님을 영종(影從), 흰 바탕에 연한 푸른빛의 잿물을 올린 도자기 또는 그러한 빛을 영청(影靑), 글씨나 그림을 비치게 받쳐 놓고 그 위에 덧쓰거나 그림을 영사(影寫), 형상을 사진이나 영화로 찍음을 촬영(撮影), 반사로 비친 그림자를 반영(反影), 도장을 찍은 형적을 인영(印影), 지면이나 수면 등에 물체의 그림자가 비침을 투영(投影), 공상이나 환각에 의하여 눈앞에 있지 않은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환영(幻影), 그림이나 사진 따위에 의한 초상을 조영(照影), 뒤에 남은 흔적으로 가시지 않은 지난날의 모습을 잔영(殘影), 크기를 가지고 있는 광원에서 나오는 빛에 의하여 물체가 비취어 그림자가 생길 경우에 다소간 빛이 들어가 있는 부분을 반영(半影), 물체가 그림자를 비추는 일 또는 그 비친 그림자를 사영(射影), 주로 얼굴을 그린 화상 또는 사진을 진영(眞影), 거꾸로 촬영한 모양을 도영(倒影), 섬의 그림자로 희미하게 보이는 섬의 모습을 도영(島影), 최근에 찍은 인물 사진을 근영(近影), 그림자와 형체는 서로 붙어 다님을 일컫는 말을 영형상수(影形相隨), 그림자만 보아도 놀라고 울리는 소리만 들어도 떤다는 뜻으로 잘 놀람을 이르는 말을 영해향진(影駭響震), 술잔 속의 뱀 그림자라는 뜻으로 자기 스스로 의혹된 마음이 생겨 고민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배중사영(杯中蛇影), 먼지에 새기고 그림자를 입으로 분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헛된 노력을 이르는 말을 누진취영(鏤塵吹影), 외로운 몸과 하나의 그림자라는 뜻으로 몸 붙일 곳 없이 떠도는 외로운 신세를 이르는 말을 고신척영(孤身隻影), 자기의 몸과 그림자가 서로 불쌍히 여긴다는 뜻으로 몹시 외로움을 일컫는 말을 형영상조(形影相弔), 한낮에 그림자를 피한다는 뜻으로 불가능한 일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일중도영(日中逃影), 꿈과 허깨비 거품과 그림자와 같다는 뜻으로 인생의 헛되고 덧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몽환포영(夢幻泡影), 바람을 잡고 그림자를 붙든다는 뜻으로 허망한 언행을 이르는 말을 포풍착영(捕風捉影), 모래를 머금어 그림자를 쏜다는 뜻으로 몰래 남을 공격하거나 비방하여 해치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함사사영(含沙射影)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離(떠날 리/이, 붙을 려/여, 교룡 치)는 ❶형성문자로 离(리)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꾀꼬리란 뜻을 나타내는 글자 离(리)로 이루어졌다. '꾀꼬리', '떨어진다'는 뜻으로 쓰이는 것은 剺(리)의 차용(借用)이다. ❷회의문자로 離자는 '떠나다'나 '흩어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離자는 离(흩어질 리)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离자는 짐승의 발자국에 덫을 그린 것으로 '흩어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離자를 보면 그물 위쪽으로 한 마리의 새가 그려져 있었다. 새가 그물 밖에 그려진 것은 새를 놓쳤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그물이 짐승을 잡는 덫을 그린 离자로 바뀌었고 그물 위로 날아가던 새는 隹자가 되어 지금의 離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離자는 '새(隹)가 흩어지다(离)'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①떠나다 ②떼어놓다, 떨어지다 ③갈라지다 ④흩어지다, 분산하다 ⑤가르다, 분할(分割)하다 ⑥늘어놓다 ⑦만나다, 맞부딪다 ⑧잃다, 버리다 ⑨지나다, 겪다 ⑩근심 ⑪성(姓)의 하나 ⑫괘(卦)의 이름, 그리고 ⓐ붙다, 달라붙다(려) 그리고 ㉠교룡(蛟龍: 상상 속 동물)(치) ㉡맹수(猛獸)(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눌 별(別), 상거할 거(距),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합할 합(合)이다. 용례로는 떨어져 나감 관계를 끊음을 이탈(離脫), 부부가 혼인 관계를 끊는 일을 이혼(離婚), 서로 갈려 떼어짐이나 헤어짐을 이별(離別), 맡은 바 임무에서 떠남을 이임(離任), 인심이 떠나서 배반함을 일컫는 말을 이반(離叛), 떨어져 흩어짐이나 헤어짐을 이산(離散), 비행기 따위가 땅 위를 떠나 떠오름을 이륙(離陸), 물 위에 있다가 물에 떠남을 이수(離水), 두 사람 사이에 하리를 놀아 서로 멀어지게 함을 이간(離間), 사이가 벌어져 서로 배반함을 이배(離背), 직업을 잃거나 직장을 떠남을 이직(離職), 농민이 농사 짓는 일을 그만두고 농촌에서 떠남을 이농(離農), 점과 점 사이를 잇는 직선의 길이 또는 이것과 저것의 서로 떨어진 사이의 멀고 가까운 정도를 거리(距離), 서로 등지어 떨어짐을 괴리(乖離), 서로 나뉘어서 떨어지거나 떨어지게 함 또는 갈라서 떼어 놓음을 분리(分離), 멀리 떨어지게 함을 격리(隔離), 전쟁이나 재해 등으로 세상이 소란하고 질서가 어지러워진 상태를 일컫는 말을 난리(亂離),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을 유리(流離), 따로 떨어져 있는 것 또는 그 일을 유리(遊離), 분명하지 못한 모양을 미리(迷離),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한다는 뜻으로 산업화로 인해 농촌의 인구가 도시로 이동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을 이촌향도(離村向都), 헤어졌다가 모였다가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이합집산(離合集散), 이루는 예전 눈 밝은 사람의 이름으로 몹시 눈이 밝음을 이르는 말을 이루지명(離婁之明), 동문의 벗들과 떨어져 외롭게 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이군삭거(離群索居), 괴로움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이고득락(離苦得樂),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며 빌어 먹음을 유리걸식(流離乞食)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목표물까지의 수평 거리 또는 방송 전파가 방해를 받지 않고 텔레비전 방송을 수상 할 수 있는 거리를 일컫는 말을 가시거리(可視距離),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는 뜻으로 인생의 무상함을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이별의 아쉬움을 일컫는 말을 회자정리(會者定離), 이리저리 흩어져 갈피를 잡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지리멸렬(支離滅裂), 일정한 직업을 가지지 아니하고 정처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는 일을 일컫는 말을 유리표박(流離漂泊), 고기 그물을 쳤는 데 기러기가 걸렸다는 뜻으로 구하려는 것은 얻지 못하고 반대로 엉뚱한 것을 얻게 되었음을 이르는 말을 어망홍리(漁網鴻離), 교제하는 데 겉으로만 친한 척할 뿐이고 마음은 딴 데 있음을 이르는 말을 모합심리(貌合心離), 잠시도 곁에서 떠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잠불이측(暫不離側), 남을 위한 동정심을 잠시라도 잊지 말고 항상 가져야 함을 이르는 말을 조차불리(造次弗離), 남녀 구별이 어렵거나 일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구분하기 힘든 경우를 이르는 말을 박삭미리(撲朔迷離), 사방으로 흩어져 서로 따로따로 떨어짐 또는 그렇게 떼어놓음을 일컫는 말을 사산분리(四散分離),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맑지 않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옳지 않으면 아랫사람도 이를 본받아서 행실이 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즉불리(相卽不離) 등에 쓰인다.
▶️ 身(몸 신, 나라 이름 건)은 ❶상형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아기를 가진 여자의 모습을 본뜬 글자로 몸을 뜻한다. 형성문자로 보면 人(인)과 申(신)의 합자(合字)인데 人(인)은 뜻을 나타내며 부수가 되고 申(신)이 발음을 담당하는 글자로 본 것이다. 부수(部首)로서는 몸에 관계가 있는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身자는 '몸'이나 '신체'를 뜻하는 글자이다. 身자의 갑골문을 보면 배가 볼록한 임신한 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身자의 본래 의미는 '임신하다'였다. 身자에 아직도 '(아이를)배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게 임신으로 배가 부른 여자를 그린 身자는 후에 '몸의 상태'나 '몸'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아이를 가진 여자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된다는 의미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身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관련된 글자는 없다. 그래서 身(신, 건)은 ①몸, 신체 ②줄기,주된 부분 ③나, 1인칭 대명사 ④자기, 자신 ⑤출신, 신분 ⑥몸소, 친히 ⑦나이 ⑧아이를 배다 ⑨체험하다 그리고 ⓐ나라의 이름(건) ⓑ건독(身毒; 인도의 옛이름)(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물건 물(物), 고기 육(肉),스스로 자(自), 몸 궁(躬), 몸 구(軀),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개인의 사회적인 지위 또는 계급을 신분(身分), 일신 상에 관한 일을 신상(身上), 일신 상의 처지와 형편을 신세(身世), 몸과 목숨을 신명(身命), 몸에 생긴 병을 신병(身病),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건강 상태의 빛을 신수(身手), 몸과 몸의 주위를 신변(身邊), 사람의 키를 신장(身長), 사람의 몸을 신체(身體), 제 몸으로 딴 말에 붙어서 딴 어떤 것도 아니고 그 스스로임을 강조할 때 쓰는 말을 자신(自身), 어떠한 행위나 현상에 상응하는 것이거나 그의 대가임을 나타내는 말을 대신(代身), 무슨 지방이나 학교나 직업 등으로부터 나온 신분을 출신(出身),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을 시신(屍身), 신명을 바쳐 일에 진력함을 헌신(獻身),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몸가짐이나 행동을 처신(處身), 악을 물리치고 선을 북돋아서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수양함을 수신(修身), 몸을 움직임을 운신(運身), 몸을 불사르는 것을 분신(焚身), 모양을 바꾼 몸 또는 몸의 모양을 바꿈을 변신(變身), 사회에 나아가서 자기의 기반을 확립하여 출세함을 입신(立身), 온몸으로 열정을 쏟거나 정신을 집중하는 상태 또는 그때의 온몸을 혼신(渾身), 체면이나 명망을 망침을 만신(亡身),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뜻으로 제 땅에서 산출된 것이라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말을 신토불이(身土不二),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의 몸 전체를 일컫는 말을 신체발부(身體髮膚), 남에게 맡기지 아니하고 몸소 맡아함을 일컫는 말을 신친당지(身親當之), 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뜻으로 몸이 가장 소중하다는 말을 신외무물(身外無物), 홀로 있는 몸이 아니고 세 식구를 일컫는 말을 신겸처자(身兼妻子), 집이 가난하여 종을 두지 못하고 몸소 종의 일까지 함을 이르는 말을 신겸노복(身兼奴僕), 자기 한 몸이 처해 있는 주위에서 일상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적은 수필체의 글을 이르는 말을 신변잡기(身邊雜記),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뜻으로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함 또는 남을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분골쇄신(粉骨碎身), 온몸이 성한 데 없는 상처 투성이라는 뜻으로 아주 형편없이 엉망임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만신창이(滿身瘡痍), 자신의 몸을 죽여 인을 이룬다는 뜻으로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옳은 도리를 행함을 일컫는 말을 살신성인(殺身成仁),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출세하여 이름을 세상에 드날림 또는 후세에 이름을 떨쳐 부모를 영광되게 해 드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입신양명(立身揚名), 성공하여 세상에 이름이 드날림을 일컫는 말을 입신출세(立身出世),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홀몸을 일컫는 말을 혈혈단신(孑孑單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