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아이들이 아니라 윗집 어른들(아이들 부모)의 발망치 소리ㅠㅠ 애기들이 뛰면 뛰지 말라고 붙잡으러 다니면서 우리집에서 천둥소리나게 만들더라고요. 엄마 아빠 목소리도 다 들려요. 땡땡아, 머머야~ 엄마가 뛰지 말라고 했지? 아랫층에서 이놈~~하고 쫓아온다고 했어, 안 했어? 이런 식으로 다 들려요.
어제가 일요일이라 남편이랑 낮잠 좀 자려 하는데, 또 콩콩콩콩~다다다다~~ 작은 소리에 뒤따르는 쿵쿵쾅쾅~~턱턱턱턱~~~ 애들이 잠깐 뛰는 소리보다, 하루종일 반복되는 어른들의 발망치 소리에 더 화가 나더라구요. 조금 기다리면 잠잠해지겠지 라는 생각에 참고 있다가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윗 집에 항의하러 갔었는데... 세상에!! 아이 둘을 키우면서 매트도 안 깔려있고, 아빠 엄마 두분 다 실내슬리퍼도 없이 맨발이더라고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부분이었지만 그 동안 설마설마 했거든요.
따지듯이 말하는 성격이 아닌지라 웃으면서 자초지종 얘기하고 조심 좀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랫층의 고충을 미처 몰랐다며 미안해 하시더라고요. 전에 살던 집에서는 2층 단독주택 건물의 1층에 살았기 때문에 거실에 따로 매트를 설치하지 않았었고 아이들방에만 안전매트 깔았었다고...지금 사는 곳은 꼭대기층이라 윗층으로 인한 소음이 그렇게 심한지 몰랐다며 조만간 매트 설치하겠다고 하네요.
암튼 서로 좋게 마무리하고 나오려는 순간... 아이들 엄마께서 대뜸 "근데 맨날 뭘 그렇게 맛있는거 해드세요? 진짜 그 집 음식냄새 날 때마다 환장하겠어요." 라네요? 원룸, 오피스텔도 아니고 가족단위로 거주하는 빌라에서 음식도 내 맘대로 못 해먹나 싶어 순간 욱~~하면서 싸우자는건가? 싶었는데...
이건 분명 손맛이 좋은 분이 만드는 냄새다. 김치찌개인지 김치볶음인지 할때마다 군침돌아 죽겠다. 애들때문에 맨~ 안 매운 음식만 하는데, 그 집 음식에선 칼칼한 냄새가 난다. 김도 직접 들기름에 구워드시냐 꼬순내 때문에 미칠 지경이다. 어제는 갈비찜을 하신거냐, 양념갈비를 하신거냐 먹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ㅋ
우리집 요 며칠간 저녁메뉴를 꿰뚫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본의 아니게 음식냄새 풍겨서 미안하다고 웃으면서 얘기하고 집으로 쪼르르 내려와 다른 때보다 좀 이른 시간부터 저녁준비를 했어요. 윗집에 칼칼한 냄새 더 풍기라고 청양고추 숭숭 썰어넣고, 군침돌아 죽겠다는 김치를 팍팍 넣어 냉동실에 있던 고등어를 꺼내 고등어묵은지찜을 했죠. 우리 부부 둘이 먹기엔 차고도 넘치는 많은 양을요.
한참 후에 빈 그릇에 참외를 넣어 가져다주시며 당장 매트시공 알아볼테니 며칠만 참으시라고, 거실슬리퍼는 내일 새벽에 도착하는 걸로 주문해놨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진짜 고맙다고..하루이틀도 아니고 여태 5개월 넘게 어떻게 꾹 참았냐고 하시네요. 부부 둘다 참을성도 대단하시다고...같은 또래같은데 친하게 지내자고 합니다. ㅋㅋㅋㅋ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도 사람좋게 허허 웃으며 '다음에 윗집아랫집 같이 모여 저녁 한끼 하시죠~' 했고요. ㅎㅎ 헛~~점심시간 지났네. 일하러 가야겠어요. 층간소음으로 윗집에 따지러 갔다가 친구 만들고 온 이야기는 여기서 급하게 끝~~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첫댓글 성격 좋은 사람들이라 다행이네
서로 좋은 사람들이라 가능한 이야기 ㅠ ㅠ...
글쓴이 보살이다
와 층간소음땜에 윗층이랑 개싸움할뻔한 내겐 그저 동화같은 얘기네ㅠㅠ 양쪽다 성격 좋다ㅠㅠ
22 진짜 교과서에 나올법한 동화이야기.. ㅠㅠ 훈훈하네 기분 좋아져
서로 좋은사람들이네
나는 아파트1층인데 윗층사람 진심 죽이고싶음
다들 이렇게 힘좀 빼고 살면 웃음 가득할텐데... ㅠ 삶이 참... 팍팍하니 다들 어깨에 머리에 온몸에 힘이 가득
..ㅠ 훈훈하다 이야기ㅋㅋㅋㅋ 그나저나 나도 이웃집에서 맛잇는 냄새나면 맨날 혼잣말로 저도같이먹어요.. 이러면서 중얼거리는데ㅋㅋㅋㅋㅋㅋ사람사는거 다똑같네
나도 층간소음 그냥 참아 그래도 가끔이고 저녁이나 연휴때만 그러는거라... 근데 어딘지 모르는 맛있는 냄새 못참아 이사왔는지 언제부턴가 음식냄새 미쳐
나만 배고파쟛노,,,
저도 한입만 주세요...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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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사람은 빌라 산다는디?
계단타고 올라가나벼~
우리집 아파트인데도 아랫집냄새도 나더라
베란다 창문열어놓으면 다올라와
ㅠㅠㅠㅠㅠ인류애충전.. 음식해주신거 사랑아니야? 울것같애
훈훈한 엔딩이라 좋다 ㅎㅎ
우리 윗집도 애기 콩콩거리는거 잡으러다니는 아빠소리가 더 커섴ㅋㅋㅋㅋㅋ 그냥 뛰게 두라고 했엇어ㅋㅋㅋㅋㅋ 막내애기는 곧 초등학교 가는데 아짓도 귀여워..
진짜 좋은 사람이다 밥까지 해다주고 와..
맛있겠다..
와 난 말해도 못 알아듣길래 그냥 포기함 진짜 말이 안 통해서...
훈훈하다.. 서로 대화가 통해서 진짜 다행
훈훈하네...
옛날 느낌나넹,,,
진짜 옛날 얘기 같다 ㅠㅠ
고등어김치찜....와
와 여긴 정말 둘 다 정상인 사람들이 만났다 ㅠㅜ 그래 이러기만 하면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지나갈 수 있지 ㅠㅠ
보살이다
훈훈쓰..
소설이야 이건....흑
.. 거닛말.. 소설맞죠…?